The 2nd EP

1. 오예
2. 근데 나 졸려
3. Nothing Without You
4. Don’t Let Me Go
5. 모닝콜

 


 

10cm [The 2nd EP]

십센치의 두번째 EP를 들었다. 첫 트랙 “오예”의 전주가 시작되었고 그동안 십센치 음악에서 들어본 적 없었던 사운드로 까닭모를 엇박자의 섹션들이 펼쳐졌다. 그리고는 권정열의 과장된 목소리만 남아 필요 이상의 농염한 가사들을 쏟아냈다. 내 마음이 혼란스러운 사이에 곡은 벌써 절정까지 흘러갔고 ‘철쫑이~; 라며 기타솔로를 시작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말았다. 너무 부끄러워서 였다. “근데 나 졸려”는 유럽풍의 트랜디한 편곡이 돋보였다. 이건 분명 십센치가 가진 역량 이상의 너무 잘 한 편곡이었다. 함께 작업한 밴드 멤버들의 고생이 안봐도 눈에 훤해진다. 하농을 연상케하는 간주와 후주도 인상적이다.

이번 앨범은 전작들보다 보컬의 사운드가 더 힘있고 매력있게 느껴졌다. “Nothing without you”에서 권정열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목소리의 매력이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안가는 곡이다. “Don’t let me go” 도 새롭다. 강한 리듬에, 소소한 가사에, 브릿팝 스타일의 피아노 라인에, 독특한 코러스와 신스 사운드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트랜디한 느낌을 내며 어우러져 있다. “모닝콜”은 그동안 대중에게 각인된 가장 십센치스러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를 듣고 나도 모르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라고 “죽겠네”를 부르고 말았다면 자신을 진정한 십센치 매니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옆에서 지켜본 십센치의 창작과정은 한가롭고, 치열하다. 계산보다는 자신들의 기분이 우선이고, 멋있는게 나오면 그것을 발표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한국 인디밴드 최초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만큼 몸집이 커진 그들이 2집이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고, 콘서트를 불과 몇 일 앞둔 애매한 상황에서 왜 이 미니 앨범을 발표했는지는 들어보면 알 수 있다. 1집에도 없고 2집에도 없는 무엇인가가 이 미니앨범에는 있다. 나는 이 작품이 단연코 십센치 최고의 명반이라고 말하고 싶다. – 자유기고가 고영배 (from 소란)

친하게 지내자

1. 399
2. 고래같은 마음
3. 애정만세
4. 특별한 사람
5. 사람 또 사람
6. 나는 나일 뿐인데
7. 실패자

 


 

사람과 사랑, 너와 나, 우리의 오늘을 위한 솔직하고 특별한 이야기들! 차가운 겨울
모두의 체온을 따뜻하게 지켜줄 ‘사람 또 사람’의 첫 번째 EP [친하게 지내자]

사람 또 사람! 도대체 밴드의 이름으로는 알쏭달쏭 하기만한 ‘사람 또 사람’. 이 생소한 이름의 신인은 대구 지역에서 ‘건훈씨’라는 이름의 싱어송라이터로 오랫동안 활동한 오건훈(보컬, 기타)과, 흰소음, 잠가게 등의 락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정소임(보컬, 건반)양이 만나,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반주 위에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를 혼합한 색깔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혼성듀오다. 인디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게다가 대구 지역의 사람이라면 ‘건훈씨’라는 이름에 멈칫했을지도 모른다.

화염병. 클린업 트리오. 보이즈 온더 독스 등 강력한 펑크 밴드의 베이시스트 출신으로 2007년 데모 시디를 3주 만에 전량 매진시키고, 그 해 셀프타이틀 EP와 2008년 1집 [병든 마음 치료하자]까지 완판, 지역 인디 뮤지션으로는 주목받을 만한 성과를 이뤄낸 대구의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이 바로 ‘건훈씨’이기 때문이다. 정소임양 역시 초기부터 세션으로 참여해왔기에 ‘사람 또 사람’ 또한 ‘건훈씨’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놀랄 만큼 더 조화로워졌고, 따뜻해졌으며, 그들의 노래도 개인의 이야기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더 큰 공감으로 다가온다. 그들의 이름이 ‘사람 또 사람’인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친하게 지내자] ‘사람 또 사람’의 첫 번째 EP의 제목이자, 주로 대구지역에서 활동해왔던 그들이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와 만나 우리 모두에게 수줍게 전하는 첫 번째 마음이기도 하다. 소중하고 중요했던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인 “399”로 시작해, 낡고 닳은 마음들이 나아지길 바라는 “고래 같은 마음”과, 연애의 시작 고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인 “애정만세”를 지나, 우리 하나 둘이 셋이 모두 다 특별하다고 위로하는 “특별한 사람”, 결국 또 떠오르는 건, 사람 또 사람이라고 다시 한 번 위로하는 “사람 또 사람”, 서로의 차이에 관한 귀여운 투정 “나는 나일 뿐 인데”, 죽어버리자고 말하지만 다시 한 번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실패자”까지, ‘사람 또 사람’의 첫 번째 EP인 [친하게 지내자]에는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과 위로가 가득하다.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면 ‘사람 또 사람’에게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맙다고, 우리 친하게 지내자고.

특별한 사람! 언젠가부터 홍대 인디음악의 중심에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나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뮤지션들의 음악에는 더더욱. ‘사람 또 사람’처럼 어쿠스틱과 신서사이저의 활용을 주로 했던 뮤지션들 역시 꽤 존재했다. 하지만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지금까지의 국내 인디 어쿠스틱 음악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그 중심에는 흘러간 우리의 가요들이 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사람 또 사람’의 신서사이저 활용은 요즘의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라운지 음악에의 그것을 활용하는 뮤지션과는 반대로 옛 가요의 느낌이 진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소 투박하지만 솔직하고 재치 있는 우리말 가사는 덤이다. 굳이 외국 음악의 그것을 끌어오지 않아도 세련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그래서 더 특별하고 소중하다. 곧 발매될 그들의 정규 1집이 기대된다.

‘하지만 그래 정말로 그래 조금은 특별하단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하지만 그래 정말로 그래 우리 하나 둘이 셋이 모두 다 특별할지도 몰라.’ 사람 또 사람 “특별한 사람”, 우리 모두가 특별하다고 위로하는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우리 모두가 차가운 겨울을 준비하는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2.0

1. 그대와 나
2. Fine Thank You And You
3. 한강의 작별
4. 냄새나는 여자
5. 너의 꽃
6. 고추잠자리
7. 오늘밤에
8. 그러니까…
9. 마음
10. 이제.여기서.그만
11. Corona
12. Tonight (Clean Ver.)

 


 

십센치 2집 [2.0]

‘분명히’ 10cm(십센치)는 이 시대 하나의 아이콘이다. 질펀한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로 우리들을 사로잡은 전대미문의 듀오 10cm. 인디 신에서 튀어나온 이 엉큼한 2인조는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재가 됐다.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아메리카노”로 이름을 알린 2010년에는 홍대 신의 ‘통기타와 젬베’ 열풍을 설명하는 척도였고, 2011년 2월에 나온 정규 1집 [1.0]으로는 소속사도, 별 홍보도 없이 하루 만에 초도 1만 장을 매진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MBC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에 출연한 뒤에는 자연스레 전국구 스타가 됐다. 무엇이 그렇게 특별했을까? 그 대답은 우리의 가슴을 간지럽힌 이들의 음악에서 찾을 수 있겠다.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를 듣고 미소 짓지 못한다면 당신은 얼마나 메마른 삶을 살아온 것일까? 10cm의 노래는 10cm답게 강했다.

10cm는 이제 그 활동 무대를 어느 한 곳으로 가둘 수 없을 만큼 거물급 스타가 됐다. 대형 음악 페스티벌의 단골손님이 된 지 오래고, 1집 [1.0]은 무려 3만 장이 넘게 팔렸다. 유명 가수들도 채우기 힘든 올림픽홀, 블루스퀘어 등의 공연장을 차례로 매진시켰으며, 전국투어도 성황을 이뤘다. 최근에는 각종 싱글 및 피처링 곡으로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아이돌그룹을 제치고 상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대중들에게는 슬슬 ’10cm 풍’의 멜로디가 각인됐다. 이쯤 되면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을 법하다. 10cm 본인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거창한 수식어가 붙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지지리 궁상이든, 욕정을 드러내든 간에 자신들의 순수한 이야기를 던지려 했다. 그런데 2집 [2.0]을 감상해보면 이들이 애티튜드 외에 음악적인 욕심이 생겼음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2.0]에 담긴 음악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성숙해진 10cm다.

첫 곡 “그대와 나”부터 변화가 감지된다.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별을 진지하게 그리는 모습이 조금은 낯설다. 특히 소박한 연주와 노래는 최근의 트렌디한 인디 포크보다는 80년대 가요의 진득한 감성이 느껴진다. 복고풍의 감성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마음”에서는 10cm가 존경하는 세시봉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피아노로 시작하는 타이틀곡 “Fine Thank You And You?”에서는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난 올드팝 사운드가 귀를 잡아끈다. 이 곡에서는 60년대 비틀즈의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해 빈티지 악기와 마이크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처럼 2집에서는 음악의 장르적인 특징을 표현하는 어법이 한층 유려해졌다. 라 벤타나가 함께 한 “한강의 작별”에서는 탱고의 감성과 권정열의 끈적대는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과거 10cm의 “뽕끼”에서 키치가 느껴졌다면, 이 곡에서는 성인가요의 농익은 무드가 잘 살아있다.

기존에 10cm가 보여줬던 감각적인 멜로디와 가사도 여전하다. “고추잠자리”에서는 권정열의 달달한 노래와 앙증맞은 뮤트 트롬본 연주가 대화를 나누듯이 어우러진다. “그러니까”에서 눈물을 삼키는 듯한 절절한 감성 위로 ‘난 최고 멍청이’라고 노래하는 수더분함이 10cm답다. 또한 2집에서는 10cm의 골수팬들이 앨범에 담기길 고대해왔던 곡 “Corona”를 만나볼 수 있다. 기존에 기타 한 대로 연주되던 것과 달리 클라리넷과 드럼의 브러쉬 연주가 더해져 회화적인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은 섬세한 악기 편곡은 이전과 다른 10cm의 성숙해진 모습이다. 한편 야한 가사가 일품인 “냄새나는 여자”, “오늘밤에”에서는 엉큼함을 고수하는 10cm의 뚝심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오늘밤에”에서는 10cm가 처음 시도하는 댄서블한 비트와 윤철종의 내레이션 연기도 만날 수 있다.

10cm의 음악은 ‘분명히’ 성장 중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타이틀곡 “Fine Thank You And You?”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 친구를 탐하던 짓궂음이 떠나간 연인에 대한 애틋함으로 바뀐 것. 특히 이 곡의 가사는 30대로 접어드는 10cm의 변천사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가사의 변화, 그리고 악곡의 다채로움은 기존 10cm의 팬들에게 생경하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음악 앞에 진지해지는 것은 지극히 본능적인 행위다. 이 앨범을 처음 듣고 그 음악들이 10cm답지 않다고 느꼈다면, 다시 한 번 집중해서 들어보길 바란다. 우리의 가슴을 간질이던 그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

1. Bina
2. Oh Darling
3. Frauen Verlassen
4. Casual Advice
5.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
6. Requiem For A Queen
7. Heels To The Board
8. Almost Done
9. Der Ertrag
10. Too Young
11. Ophelia
12. Take Care Of Him

 


 

Kat Frankie (캣 프랭키)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

통산 세 번째 정규작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를 통해 캣은 싱어송라이터로서 전 작 [The Dance of A Stranger Heart]와는 또 다른 뭔가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한다. 호주 태생으로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그녀는 좀 더 날것 그대로의 질감이 살아 있는, 또 동시에 보다 섬세한 사운드의 음악을 원했고 2012년에 공개한 본 작은 그녀의 이런 열망의 결과물이다.

본인의 세례명 ‘Bina Harmonium’에서 제목을 가져온 첫 곡 “Bina”는 요절한 희대의 재즈 뮤지션 조지 거쉰 음악의 열렬한 팬이었던 33살 그녀의 목소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마치 북유럽의 겨울을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근사한 곡이다. 한편 앨범 명과 동명의 곡인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는 다층적으로 쌓아 올린 청아한 코러스가 아카펠라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으로 이러한 색채는 앞서 싱글로 공개된 “Frauen Verlassen”, “Too Young” 등의 곡에서도 이어지며 앨범 전체에 음악적인 일관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멜랑콜리한 감성이 물씬한 포크 송인 “Ophelia”는 앨범에서 가장 팝 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는 곡이라 할 만하다.

우연히 유튜브로 그녀를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고약한 심리가 발동했다.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자랑하면서도 끝내 그 이름을 알려 주지 않았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나는 연인을 빼앗긴 것처럼 배가 많이 아프다. _요조 (뮤지션)

그녀는 그닥 달콤하지도, 별로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을 들으면 내가 굉장히 판타스틱한 공간에 있음을 느낀다. 그녀는 매우 특별한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_정차식 (뮤지션)

심플하면서도 많은 상상력을 불러오는 사운드, 동시에 뜨겁고 러프하게 쏟아지는 목소리. 쿨하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이상적으로 다가온다. 어쿠스틱과 신스가 다채로운데도 공통적으로 그려 지는 이미지는 판타지한 대자연이다. 마법 같은 언니. _선우정아 (뮤지션)

Love is in the ear

1. Sincerely
2. Dear J
3. Moonlight
4. Blueberry Dream
5. Last Lullaby

 


 

남녀공룡 [Love Is In The Ear]

‘남녀공룡’ 특이한 이름이다. 다분히 장난스럽고, 충분히 새롭지만, 조금은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 이름이다. 이미 지구상에는 없는 동물인 공룡과 현재 지구상에 넘쳐나는 남녀의 조합은 시공간을 초월한 기분마저도 들게 만드는데, 거기에 남녀공룡의 음악마저 귓가에 울리면, 익숙하지만 뭔가 현실감은 떨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희미한 꿈속에 들어와 있는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남녀공룡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서 남녀 그리고 공룡까지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데, 현재는 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음악과 영상을 결합한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중이다.

손에 잡힌다면 몽글몽글할 것 같은 질감의 일렉트로닉. 여러 효과들을 남용하지 않으면서도 아련한 공간감과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파리스 매치의 우아한 고독과 패션 피트의 날렵한 스텝 같은 비트가 교차되는 동안 보편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앨범이다. – 차우진 (Weiv). 마음속의 아날로그를 두드리는 일렉트로닉 – 조원선 (Musician). 충치가 생기기 딱 직전까지의 당분만 함유된, 영민하게 곱고 아름다운 음악 – 허지영 (Super Color Super). [Love is in the Ear] ‘사랑은 귓속에 있다’. “Sincerely”. “Dear J”. ‘Can You Hear This Song?’ 갑자기 사라져버린 친구에게서 몇 년 만에 온 주소 없는 편지에 대한 답장.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Moonlight” 무조건적인 꿈에 대한 동경. “Blueberry Dream”.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해보지만… “Last Lullaby”. 헤어지는 발걸음에서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들.

Grow to Glow

1. The Way
2. Free
3. Go (Album ver.)
4. Noisy Childhood
5. Vibes
6. Summer (Album ver.)
7. I’m Here (Album ver.)
8. Last Night in my dream
9. Time to Grow
10. Grow to Glow
11. Time to Grow (Acoustic Piano Ver.)

 


 

만성 성장통이 버거워진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
루싸이트 토끼의 세 번째 정규앨범 [GROW TO GLOW].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1년만 흘러도 우리 주변의 것들은 우습도록 쉽고 빠르게 바뀌어 간다. 하지만 이런 격변하는 흐름 속에서도 잘 바뀌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언제까지고 어리광이나 부릴 것 같은 자라다 만 자신이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순간순간을 담는 음악’을 하기 위해 이번 3집에선 필연적으로 성장을 노래해야만 했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이들의 사운드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앉아서 노래하는 데 완전히 지쳐버린 이 듀오는 제법 강한 비트를 끌어다 놓고 그 위에 전자기타와 신스 사운드, 더 이상 맑지만은 않은 보컬을 쌓아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미 싱글로 발표되었던 [GO, I’M HERE]와 [SUMMER]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한층 더 풍부한 느낌으로 재탄생 되었다.

그 동안 이들은 지난 2007년 첫 정규 음반 [Twinkle Twinkle]을 발표하며 유희열, 조규찬 등 선배 아티스트들과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가 하면, 에픽하이, 마이큐, 에피톤 프로젝트 등의 피처링 참여와, 영화 ‘내사랑’,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MBC 드라마 ‘우리들의 해피엔딩’, SBS 드라마 ‘식객’ OST, 테트리스 OST에도 작곡, 작사 및 가창으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도 꾸준히 쌓아가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송라이팅, 프로듀싱, 편곡, 레코딩, 제작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과정을 두 멤버가 감당하며 완성한 이번 앨범은 곡들이 담은 메세지 뿐 아니라 과정마저도 빛으로 자라고 싶은(grow to glow) 마음을 담은, ‘성장’ 그 자체의 기록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프지 않은 성장이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아프고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앨범은 그런 성장의 여러 면을 담고 있다. 누가 뭐라던 내 길을 가겠다며 당당하다가도(“THE WAY”) 때때로 맞닥뜨리는 벽 앞에서 자유롭고 싶다고 외치고(“FREE”), 과거라곤 없는 듯 해맑은 얼굴로 다 괜찮다 장담하다가도(“GO”) 문득 어리석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탓하고 마음을 다잡는(“TIME TO GROW”) 성장의 모든 이야기가 앨범 곳곳에 방금 내린 빗물처럼 신선하게 스며있다. 그러나 이런 몰아치는 감정의 끝자락인 마지막 트랙에 이르러서(“GROW TO GLOW”) 결국 이들은 자기자신에게 스스로 담담한 진단을 내리고, 신나게 노래하며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라나고 헤쳐 나갈 것을 다짐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 속에서 더욱 무르익어갈 이 듀오가 성장 앞에서 두려워하는, 성장 중인, 이미 성장한 이들과 새로운 걸음을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동경소녀

1. 동경소녀 (feat. 김윤주 of 옥상달빛)
2. 동경소녀 (Inst.)

 


 

[동경소녀] 요조 (Feat. 김윤주(옥상달빛))
음악을 ‘동경’하는 뮤지션 김광진의 동경소녀, 요조에 의해 두 번째 재탄생

얼마 전 sbs 컬쳐 클럽에서 함께 촬영하며 요조가 리메이크한 김광진의 동경소녀가 디지털 싱글로 발매됐다. 최근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와 계약한 그녀는 같은 소속사인 옥상달빛의 김윤주와 함께 새로운 느낌의’동경소녀’를 방송에서 보여주었다. 새로운 느낌의 동경소녀를 들은 김광진은 새로운 편곡과 감수성 짙은 그녀의 목소리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이번 디지털싱글 발매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평소에도 이 노래는 그냥 왠지 슬프게 들렸다는 요조는 작정하고 이 곡 속에 들어있는 애절함만을 뽑아 낸듯하다. 담담해서 더 안타깝게 들리는 요조의 보이스와 김윤주의 절제된 피아노, 어쩌면 이 곡에서 가장 슬픔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듯한 멜로디언의 선율이 방송을 본 시청자들에게도 여운이 오래 남아 음반으로 계속 듣고 싶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고. 이미 버스커버스커에 의해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김광진의 동경소녀, 이제 요조에 의해 다시 한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차례다.

내가 부른 그림

1. 나를 기억할까 (feat. 조예진 of 루싸이트 토끼)
2. 언제나 그렇듯
3. 봄의 고백
4. 비 내리던 날
5. 하품
6. 그저 그런 오후
7. 이제는 옛날 이야기지
8. 별 수 없는 마음
9. 안녕, 삐
10. 봄이 오면 (feat. 김윤주 of 옥상달빛)
11. 25

 


 

싱어송라이터 이영훈 첫 번째 앨범 [내가 부른 그림]
루싸이트 토끼와 옥상달빛의 참여로 더욱 풍성해진 데뷔앨범

이영훈, 그 만의호흡. 어떤음악과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을 동시에 알면, 음악이 주는 느낌의 단서를 자연히 그 사람에게서 찾게된다. 이영훈의 노래를 들으면 특유의 과묵함과 얼굴표정, 관심없는것 같다가도 오타처럼 사소한 것을 지적하던 싱거움이떠오른다. 축구얘기에 잠시 말수가 늘었다가 고교선배나 탔을법한사이클을 타고 집에 가던 모습들도 겹친다. 그런모습은 가사 어디에도 없는 것들인데, 그의 음악의 어떤면이 그를 닮은것일까?이영훈은 무엇보다 천천히 넉넉히 연주한다. 그러한 템포와 호흡이 그와 왠지닮았다. 세상의 속도에 개의치않고 유지하고 있는 자기템포랄까. 어쩌면 아주 평이하게 연주될 수도 있는소박한 곡들도있다. 하지만 이영훈의 손과 목소리를거치면, 곡들이그 여백들 사이에 충분한 여유를 지닌 채 넓은 풍경을 그려내기 시작한다. 언젠가 시끌 벅적한 호프집에서 조용히 노래를 부를때도그랬다. 그 어수선한 공간에서도 그의 기타와 목소리 뒤로 떠오른것은 잔잔한 오케스트라였다.

“그때는몰랐던것들”을 닮은노래. 가사와 더불어 그가 만들어내는 정서 또한 노래와 우리 사이에 넓은 시간적 간격을 만든다. 그 넓어진 공간엔 언제나 무언가 내리거나 피어 오르고, 듣 는이를 뿌옇게 처리된 어느시절로 안내하는 정서가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서투르고 이기적이었지만 사랑에 잠못들던 예민한 소년의독백이 있다. 영화 ‘봄날은간다’의 주인공 상우가 음반을냈다면 이런느낌이아닐까? 비야 피하면은 그만이잖아요 “봄이오면”, 나만의봄이되어줘 “봄의고백”와같은화법들을 보라. 언젠가 그와 대화하며 ‘어떤 날’이나 ‘조규찬의 초기작들’이 지닌 정서에 공감했었는데, 그의 음악은 그 음반들이 지녔던, 조용히 몰입한듯한 세련된 감성을 이어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집중할때 더 빛을 발하는음반. 내가 알기로 이영훈이 공연을 통해 음악을 들려준건 꽤 오래되었고, 이 1집 음반은 긴 시간, 여러번의 시도를 거쳐 나왔다고 한다. (심지어 이영훈의 음반이 눈앞에 있어야 발매를 믿겠다는 지인들도 있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음악을 천천히 다듬어왔고, 내가 그와 처음 인사를 나누었던 올해 여름은 이미 그에게 있어, ‘한발내디딘’ 외출을 한 시점이었던것같다. 이영훈이란 음악가를 안지 얼마 안되어 그의 음악을 이렇게 음반으로 듣게 되었다니 행운이다.

* 조용히 집중할때 더욱 빛을 발하는 이음반을들으면, 주위의 부산스러움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마치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떠올리고 있는듯한 표정으로 노래하는 그의 모습이 겹쳐진다. – 김목인

* 머뭇거리지만 결국 내지르고 마는, 약하지만 고집스러운 데가 있는 남자의 목소리. 나는 소신 있는 목소리가좋다. 외롭고 쓸쓸한 마음일 때에는 더욱그렇다. – 요조

* 나른한 일상의 권태를 환하게 비추는 우아한 서정이 담긴 음악 – 정준일(메이트)

* 이영훈의 노래는 한 장의 수채화다. ‘비 내리는 날’처럼 빗방울로 채색한듯한 그의 감성이 우리의 맘도 조용히 젖어 들게 한다 – 옥상달빛

Summer

1. Summer

 


 

일상 속의 환상을 전하는 팝 듀오 루싸이트 토끼의 새 디지털 싱글, [SUMMER].

지난3월, 2년만의 싱글앨범’SELF’로 돌아온 루싸이트 토끼가 이번 여름 새 디지털 싱글[SUMMER]를 선보였다. 1,2집과는 사뭇 다른 감성, 다른 사운드를 들려줬던[SELF]에 이어 이들은 새 싱글을 통해 제2의 행보를 조금 더 과감히 내보이고 있다. 작. 편곡 및 믹싱과 프로듀싱, 커버촬영까지 도맡아 하며 한층 더 자립적인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이번 싱글에서는 기존의 곡들에서 보여줬던 꿈에서 들은 듯 편안하게 다가오는 멜로디라인과 감성적인 가사, 독특한 코러스라인에 더해 강한 기타와 심장을 울리는 듯한 리듬, 몽롱한 아르페지에이터 등 새로운 사운드들을 끌어와 더 깊고 성숙해진 이미지를 남긴다. [SUMMER]는 제목 그대로 여름에 관한, 여름을 위한 노래이다. 이들 듀오의 눈을 통해 본 설레고 어지럽지만 어딘지 쓰린 여름의 풍경을 여러분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푸른 빛 마저 옮겨오는 듯한 바닷바람 사이에서도 스며들던 땀. 낮의 뜨거운 태양이 긁고 지나간 자리의 열기가 채 식어들지 않던 밤의 해안. 어떤 위험의 예감도 멈추게 할 수 없었던 흔들리는 손짓, 혀끝의 쓰림. 그 해 여름만이 가질 수 있는 환상의 강렬함.
이 모든 것을 담아낸 루싸이트 토끼의 첫 디지털 싱글 [SUMMER]  – 자유기고가 김 모탈

28

1. Dalmoon
2. 안부
3. 없는게 메리트
4. 보호해줘
5. 그래야할때
6. 25
7. 수고했어, 오늘도
8. 똥개훈련
9. 고요한
10. 옥탑라됴2
11.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
12. 그래야할때 (String Ver.)

 


 

2010년 EP앨범 [옥탑라됴]를 통해 위트 있는 가사와 무공해 사운드를 보여준 포크 듀오 옥상달빛은 인디신의 가장 핫한 존재로 떠올랐다. 2011년 여전히 따뜻한 위로의 음악과 풍부해진 사운드를 들고 첫 번째 정규앨범 [28]을 선보였다. 전보다 정교하고 섬세해진 음악, 그 속에 담긴 28살 청춘의 성장기에 놓였던 그녀들이 담아낸 공감의 이야기와 위로의 한마디는 많은 이들에게 치유의 묘약이 되었다.

냉혹한 현실에서 불안한 미래를 가져야만 하는 청춘들에게 없는게 메리트 라며 유쾌하게 토닥여주는 “없는게 메리트”와 EP앨범 [옥탑라됴]의 감성을 좋아했던 팬들에게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트랙 “수고했어, 오늘도”, “보호해줘” 그리고 누군가는 한 번쯤 진심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그 말들을 대신 해주어 정말 고마운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까지 공감과 위로의 노랫말들이 멋부리지 않은 미니멀한 사운드 안에서 크게 울려 퍼진다. 이렇게 옥상달빛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전달된 것은 간결한 사운드와 아름다운 멜로디, 전체적인 밸런스 유지가 섬세하게 이루어진 프로듀싱이 뒷 받쳐져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은 옥상달빛의 1집 [28]은 앨범 초판 물량이 모두 매진되며 인디 뮤지션으로는 드물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좋은 기폭제가 되었고, 많은 팬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옥상달빛의 음악은 감성에만 젖어 노래 하는 것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를 그대로 드러내 노래하며 위로하기에 감동이 찾아온다. 삶은 TV드라마가 아니다 처절한 슬픔에 잠겨 펑펑 울어버린 날도 배는고프고 화장실은 가야 한다. 그래서 옥상달빛의 현실적인 위트가 담긴 위로의 음악은 쓴웃음을 짓게 하면서도 돌아서면 눈물이 흐를 만큼 가슴을 울린다. 그렇기에 옥상달빛의 [28]속 음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힘이 들 때 꺼내 들어야만 하는 치유歌임이 분명하다. 그것은 소박한 그녀들의 음악에서 청춘의 성장판이 아직 열려있다는 성장의 현재를 알려주는 따뜻한 온기가 담긴 위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Self

1. Go
2. Thief
3. I’m here

 


 

상냥한 팝 듀오, 좀 더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달려 나오다.
싱글앨범 [Self]로 1년 반 만에 돌아온 루싸이트 토끼!

[Self]라는 타이틀처럼 송라이팅과 연주, 프로듀싱과 믹싱을 스스로 소화해내며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약간은 두렵긴 해도 설레는 마음으로 당당히 나아가고 싶은 나. 흘러가기만 하는 시간이 두려운 나. 어느새 세상과 타협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나.
20대 초반을 꼬박 함께 달려온 조예진과 김선영, 두 사람의 복잡하게 얽힌 속마음을 3가지 색의 곡으로 솔직하게 표현했다.

– 루싸이트 토끼

단 세 곡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루싸이트 토끼의 신곡들은 기존의 이미지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기존의 정적이고 느긋한 음악으로 쳐놓은 바리케이트를 뛰어넘은 것 같다.라는 타이틀 그대로, 작곡과 작사, 연주를 비롯해 프로듀싱과 믹싱까지 
모든 과정을 제 스스로의 힘으로 감당했다는 사실도 이런 인상을 지탱한다. 감각적으로 다듬은 “Go”의 비트는 경쾌한 속도감을 그대로 반영하는 한편, 
전기기타가 주도하는 “Thief”의 까끌한 후렴구에는 20대 중반의 강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데모 버전으로 수록된 “I’m Here”의 미니멀 한 구성은 
이들의 내적 변화를 들여다보는 가사에 집중하게 만든다. 누구나 돌아갈 수 없는 곳을 지나고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때 어떤 자는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고 되돌아가고 싶기도 하겠지만, 모쪼록 나는 이 친구들이 절대로 비겁해지지 않으면 좋겠다. 언젠가의 바리케이트를 훌쩍 뛰어넘은 것처럼, 그러니까 보란 듯이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이 글은 그런 격려다.

-글,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1.0

1. Kingstar
2.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
3. 그게 아니고
4. Talk
5.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6. Beautiful
7. 죽겠네 (Album Ver.)
8. 살
9. 곱슬머리
10. Rebirth
11. Hey Billy
12. Beautiful Moon

 


 

뉴욕 맨하탄 스타일의 밴드 10cm의 첫 번째 정규앨범 [1.0]

2009년 홍대의 몇몇 클럽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10cm는 어느덧 2년 차의 경력을 자랑하는 밴드가 되었다. 2010년 4월 발매된 첫 번째 가내수공업 EP앨범과 컴필레이션 앨범 [Life]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를 통하여 어쿠스틱 음악신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10cm는 그해 8월 “아메리카노”라는 말도 안되는 디지탈 싱글의 발매로 말도 안되는 인기를 누리는 밴드가 되었고, 피시방비와 담뱃값을 충당하기 위해 길거리 공연을 서슴치 않던 10cm는 어느덧 수 천명 규모의 페스티발에서도 환영 받는 존재가 되었으며 용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먹고 살만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러나 정작 10cm는 누가 봐도 대견 해할만한 이 분위기를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10cm의 대표 곡이라고 할 수 있는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나 “아메리카노”등의 싱글들은 10cm 음악의 지향점에 있는 곡들이라고는 할 수 없었고, 논란 그득한 EP앨범의 사운드는 너무나도 예의가 없었다. 모든 것이 거품이라는 것을 느낀 10cm는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귀차니즘을 극복해내고 마침내 정규앨범 작업에 돌입했으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개월의 작업기간을 거쳐 이제 첫 번째 앨범을 내놓았다. 두 멤버의 부모님들께 차마 들려드리기 힘들 것이라는 문제의 노래 “킹스타”가 하필 앨범 첫 트랙으로서 포문을 열고, 재밌지만 그만큼 씁쓸한 가사의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밴드 사운드의 발라드 넘버이자 주변 지인들의 눈물을 쏙 뺐다는 타이틀곡 “그게 아니고” 를 지나 기존의 사운드로 표현해낸(그렇지만 차원이 다른 질을 자랑하는)”Talk”와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까지 들었다면 이 앨범을 위해 두 멤버가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 알 수 있다.

보컬 권정열이 노래를 어디까지 야하게 부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윤철종의 기타는 어디까지 섬세할 수 있을 것인가를 시험하는 듯한 노래 “Beautiful”이 10cm의 19금 노래의 맥을 이어가고, EP앨범의 수록 곡 중에서도 가장 저질의 사운드로 녹음되었던 “죽겠네”가 앨범버전으로 완전히 재 녹음되어 기존 음원의 곡을 하나도 수록하지 않겠다던 두 멤버의 은근히 지조 없는 면이 드러난다. 목소리를 키보드의 패드 사운드처럼 사용하여 더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살’ 손발이 오그라드는 재기 발랄한 가사의 “곱슬머리”, EP앨범에 실렸을 법한 단촐한 구성의 곡 “Rebirth”를 지나면 절대 녹음하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앨범의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해 가볍게 원 테이크로 녹음된 “헤이빌리”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곡 답게 굉장히 따뜻한 사운드로 녹음된 “beautiful moon”을 끝으로 이 앨범의 감상은 훈훈하게 막을 내린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굉장히 편안한 악기 구성과 무난한 듣기 좋은 사운드를 자랑하지만 이것이 본래 10cm를 아는 이들에게는 충격적일 수도 있겠다. 이전의 앨범에서는 한번도 들을 수 없던 드럼소리, 베이스 소리, 심지어 일렉기타의 소리까지 태연하게 담아놓았기 때문. 그러나 소규모 라이브 사운드의 대명사로 불리던 메리트를 과감히 포기하고, 음악적 감동을 창조해내는 것에 주력, 자유로운 편곡을 서슴지 않은 이 앨범은 10cm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만, 추운 한겨울에 발매하기 위해 준비되었다던 이 앨범이 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야 완성되어 나온 것이 애석하고도 애석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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