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1. 오로라

 


 

Cardean 2nd Single [오로라]

 

두 번째 싱글 [오로라]는 평범한 일상 속에선 잡히지 않던 환상을

어느 푸른 밤 우연치 않게 눈을 감고 마주하며 펼쳐지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Credits-

카딘 (Cardean) members / 조이민, 양지완, 김하진, 선한울

 

  1. 오로라 (Composed by 양지완 Lyrics 양지완, 조이민 Arranged by 카딘)

Produced by 카딘 (Cardean)

Recorded by 카딘 (Cardean)

Mixed by 김하진

Mastering by 전훈 @SonicKorea

blue

1. blue

 


 

내쉰 모든 숨이 하얗게 흩어지는 새벽.

김다니엘의 첫 싱글 [blue]

 

내쉰 모든 숨이 하얗게 흩어지는 새벽.

푸른색의 따스함을 지닌 김다니엘의 첫 싱글 [blue]

 

모두가 각자의 타인으로 얼어 있는 풍경의 거리를, 당신이 아무런 걱정 없이 걷기를 바란다. 아침이라는 축복은 우리에게서 거두어지지 않았기에.

 

우리는 지나치게 닮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 서로에게 나누었던 체온이 오히려 가슴을 시리게 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생각할수록 결론에서 멀어지는 아이러니다. 나는 멈추기로 한다.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나. 만나서 다행이었다는 위로나. 이런 것들을 내 안에 남겨두지 않기로 한다. 우울감이 가슴 속의 차가운 결정이 되었던 때마저 따스했던 당신을, 그것만을 기억하기로 한다.

 

[blue]는 새벽을 걷는 당신에게 보내는 쪽지다. 차가운 당신의 위로가 ‘나’를 녹이듯, ‘나’ 역시 당신을 녹인다. 같은 우울을 지닌 우리는 서로의 위로자다. 그러니 이 노래를 들으며 웃을 수 있기를. 당신이 오늘을 어제보다, 내일을 오늘보다 푸르게 느낄 수 있기를. 조금이라도 좋으니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이소권

 

-Credits-

김다니엘 1st. single [blue]

 

Music & Words by 김다니엘

Produced by 심우진, 김다니엘

Recorded by 심우진, 김다니엘

Mixed by 심우진, 김다니엘

Mastering by 이재수 @소노리티 마스터링

Artwork by 홍승기, 김다니엘 @we are not 0

Official Commentary by 이소권

Publishing by POCLANOS

호소(虎訴)

1. 타래
2. 나의 기쁨
3. 호소(虎訴)
4. 아홉수
5. Devotion
6. 여정
7. 데려가줄께
8. 욕망의 눈 (2018 ver.)
9. 보라보라보라

 


 

두 장의 EP앨범 발매 이후 약 2년만에 정규 1집과 함께 돌아온
3인조 록 밴드 ‘호랑이아들들’의 첫 정규 앨범 [호소(虎訴)]

그 간의 경험들과 생활 속에 유영하는 생각들을 전작들과 비교해 좀 더 무게감 있는 작법으로 그려내

진화형 느와르 록 밴드, ‘호랑이아들들’

지금 한국 대중음악 생태계는 EDM과 힙합이라는 두 지배종이 군림하는 거대한 정글이다. 이 정글에서, 타 장르는 에너지의 전부를 쏟아내도 겨우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정도로 보일 만큼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정글 생태계는 굳건하기만 하니, 변화를 넘어선 진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록음악은 한 때 음악의 모든 것처럼 여겨졌으나, 이제는 영광이 아닌 존재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실제로 전국의 열혈 록 음악팬은 3만에서 5만여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설. 여름마다 전국 각지에서 잠 못 드는 밤을 찬란하게 수놓는 록페스티벌에서도 록의 지분은 매년 줄고 있다.

여전히, 록음악에 인생을 온전히 바치려는 신예 아티스트는 있다. 모든 아티스트는 의식 속에서 혹은 무의식의 단계에서 자신만의 레퍼런스를 지니고 있다. 아메리칸 스탠더드 록음악을 기초로, 70년대 한국 록의 정서가 레퍼런스인 신예 록 밴드가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멜로디는 12음과 5음계가 뒤섞여 있고, 리듬은 우직한 정박의 연속으로 엇박 그루브는 시도조차 없다. 관념에서는 이물감이 있는데, 실제 사운드는 그렇지 않은 팀이 있다. ‘호랑이아들들’.

‘호랑이아들들’은 그렇게 현재 진화형인 신예 록밴드다. 이들은 거칠지만 착실하게 정글 생태계에 발을 내딛었고, 그 여정 속에서 과거 록음악의 찬란한 전통은 다양한 얼굴로 진화되고 있다.

스탠더드 록음악이라면 4인조가 기본이다. ‘호랑이아들들’은 기타(보컬), 베이스, 드럼 이렇게 단촐한 3인조. 그런데 사운드는 박력만점이다. 화려할 땐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는 않고, 소박하고 정갈해 잡미가 없다.

청춘인데 느와르가 있다. 암울한 세기말을 노래하던 어두운 뒷골목의 연기 자욱한 느와르가 아니라, 록이라는 음악의 제전에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진지함의 느와르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지나치게 보일 정도로 성실하기 그지없다.

발표하는 거의 모든 곡의 송라이터이자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조성민은 팀의 리더이다. 그는 하루하루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새벽근무를 마치고 아침 첫차에 피곤한 몸을 실으면, 홍대에서 기타를 메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종종 억울하게 베짱이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딱히 분노하지도 실망하지도 않았다. 매일매일 일을 했고 습관처럼 곡을 만들었고 연습을 했고, 그 모든 에너지를 모아 멤버들과 녹음을 했다.

그렇게 탄생한 ‘호랑이아들들’의 첫 정규 1집 [호소 (虎訴)]. 첫 디지털 싱글을 낸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세상에 던진 풀렝스 앨범이다. 총 9곡으로 구성된 정규1집 [호소 (虎訴)]는 8곡이 미발표 신곡이다. 신예 밴드 특유의 에너지로 밀어붙였다기보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느와르 청춘들이 만든 성실한 결과다.

‘호랑이아들들’은 이미 2017년 록신에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대수의 재림’이라고 불렸던 ‘마음의 바닥’이 2017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노래>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신인상 후보가 아니라 최우수 록-노래 부문 후보였다. 한국적 스탠더드 록을 충실하게 재현해 21세기의 감성을 적절하게 섞을 줄 알았던, 이 신예밴드는 1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신곡으로 충만한 앨범제작에 쏟아 부었다.

1번 트랙 “타래”는 기타리프의 강력한 호소로 시작한다. “앨범전체의 톤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느낌의 제1주제를 피날레까지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 일체의 기계음이 섞이지 않은, 정직하다 못해 날것의 질감이 즐거운 곡이다.

타이틀곡 3번 트랙 “호소”는 앨범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화려하다. 화려하다고 했지만 신예밴드가 빠지기 쉬운 실수, 영혼 없는 기교를 뽐내지는 않았다. 차분하고 수수하게 팀컬러인 느와르를 잠시도 포기하지 않는다. 느긋한 블루스 느낌으로 시작하는 곡도 있다. 5번 트랙 “devotion”은 앨범 전체의 톤에서 잠시 빠져나와, 베이스로 잠시 숨을 고른더니 이내 ‘호랑이아들들’의 시그니처 같은 제1주제를 차분하게 반복한다. 스탠더드 록의 정석이다.

이 앨범을 음식으로 비유하면, 정교하게 계산된 코스요리라기 보다는 정성스러운 한상차림에 가깝다. 트랙 순서로 서사를 만들어내는 기술대신에 단숨에 모든 음식을 올리는 한상차림을 선택했다. 모든 곡이 식욕을 적당하게 자극하는 우직한 느낌. 계산했다면 영리한 전략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정직한 선택이다. 어느 쪽이든 특유의 미감이 멋지다.

이 한상차림 앨범의 9번 트랙 ‘보라’는 별미 같은 느낌이다. 가사의 대부분을 ‘보랏빛 하늘’이 차지하고 있지만, 경쾌한 멜로디 전개로 무거운 보랏빛이 코랄 핑크처럼 화사하게 느껴지는 착각도 든다.

타이틀곡이자 앨범 전체의 타이틀이기도 한 [호소 (虎訴)]가 주는 메시지도 가볍지 않다. ‘호랑이아들들’은 어떤 곡의 어떤 가사에서도 말랑말랑한 젊음의 일상을 관성적으로 노래하지 않았다. 젠체하며 사변적인 풍자도 없다.

그저 세상 어느 한 지점을 향해, 일직선으로 “우리의 음악을 들어보라” 호소(呼訴)할 뿐이다. 정성스레 준비한 음원도 좋지만, 역시 얼굴을 맞대고 ‘호랑이아들들’의 음악을 들어보라는 호소. 이들의 음악에 쿨함을 넘어선 느와르가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다.

진화형 느와르 록밴드, 호랑이 아들들. 단언하건대 록은 죽지 않는다. 시대를 거치며 벼리고 다듬어질 뿐이다. [호소 (虎訴)]는 그렇게 벼리고 다듬어진 ‘호랑이아들들’의 선물이다.

공태희 │ OBS경인TV 음악PD /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Credits-
호랑이아들들(Sons of Tiger) 정규1집 [호소 (虎訴)]

호랑이아들들(Sons of Tiger) members / 조성민, 조성현, 최형욱

Produced by THE VALIANT
Recorded by 박재현 @Platform Changdong 61
Mixed by 홍기 @Sound Hong
Mastering by 강승희 @Sonic Korea

Management / THE VALIANT
Executive producer / 김성수
Chief Manager / 김성수
A&R works / 김성수
Management works / 김성수, 오경덕

Artwork by 곽원지 @에고펑션에러
Design by 곽원지 @에고펑션에러
M/V edited by 석희운 @Candid

Official Commentary by 공태희 (OBS 경인TV PD,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Press work by 김성수
Publishing by POCLANOS

지난 여행

1. 지난 여행
2. 지난 여행 (Inst.)

 


 

팝적인 편곡이 돋보이는 록 밴드 ‘위버멘쉬’의 새로운 도전
디지털 싱글 [지난 여행]

‘위버멘쉬’. 이름만 들어서는 유럽 변방의 아트 록 밴드이거나 프로그레시브 록을 하는 팀일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무겁고 낯선 이름을 사용하는 이 밴드의 음악은 기대만큼은 아닐지라도 꽤나 철학적이고, 난해한 분위기를 풍겨 왔던 게 사실이다. 15년 발매했던 싱글 타이틀은 [귀곡]이었으며, 14년에 발매했었던 첫 EP는 무려 [불확실성]이었다. 이만하면 그들의 밴드명과 큰 궤를 같이하는 ‘무거운’ 행보라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지난 여행]은 제목부터 캐주얼하기 이를 데 없다. 곡 자체도 전작들에 비해 훨씬 편해졌다. 다양한 미디 사운드가 적절히 배치된 이번 곡은 록 밴드의 곡이라기에 매우 말랑하다. 흔히 말하듯 팝 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지난 여행]은 헤어진 연인과의 마지막 여행을 추억하며, 지난 연애를 여행에 빗대어 노래한 곡이라고 한다. ‘위버멘쉬’ 음악의 정체성이자 특징이랄 수 있는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가사들은 매우 간결한 일상의 언어로 대체되어 있다. 일반 대중가요의 언어와 큰 차이 없는 아픈 이별의 고백과 특유의 드라마틱한 곡 진행은 누구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밴드 ‘문’의 프론트맨인 ‘문동혁’이 편곡에 참여함으로써 보다 세련되고 안정적인 곡 구성을 성취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 여행]은 말하자면 ‘위버멘쉬’ 스타일의 록 발라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년 1월. [지난 여행]을 필두로 이들은 격월로 싱글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어려운 음악이 아닌,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행보에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Credits-
‘위버멘쉬 (Ubermensch)’ 디지털 싱글 [지난 여행]

Produced by 문동혁, 신동호, 최정원, 박진석, 최항
Composed by 신동호, 최항
Lyrics written by 신동호
Song arranged & programmed by 문동혁, 신동호, 최정원, 박진석, 최항
Recorded by 김병욱 at Seoul Jazz Academy, 이평욱 at Booming Studio
Mixed by 이평욱 at Booming Studio
Mastering by 이평욱 at Booming Studio
Artwork by 신주리
Design by 신주리
Publishing by POCLANOS

진눈깨비

1. 진눈깨비
2. A Look Back
3. 진눈깨비 (Instrumental)

 


 

억지로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스몰타운이 그리는 겨울의 수채화 “진눈깨비”

 

“진눈깨비”는 포털사이트 웹툰에서 연재 중인 <진눈깨비 소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곡이다. 평소 쥬드 프라이데이 작가의 팬이었던 스몰타운은 ‘웹툰에도 영화처럼 엔딩 크레딧이 있다면 이 곡을 주제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녹음 작업에 들어갔고 작가에게 직접 연락하여 허락을 구했다.

 

흔들리며 내렸다가 금새 녹아 사라져버리는 진눈깨비처럼 아련하고 포근한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Instrumental 트랙도 함께 수록되었다. 비사이드곡 “A Look Back”은 지난 날을 되돌아보며 느낀 상실감을 노래한 곡으로 처음으로 기타 한 대와 노래만으로 담아낸 어쿠스틱 넘버다.

 

-Credits-

Smalltown

김대희 Vocal, Guitar

이지현 Bass

 

Support Members

장동민 Guitar

김대현 Drum

 

Music/Words by 김대희

“진눈깨비” Words by 김대희, Jude Friday

Arranged by Smalltown

Additional Instruments (Keyboards) by 에몬 (“진눈깨비”)

Produced by 신재민 @Philo’s Planet

Recorded, Mixed, Mastered by 신재민 @Philo’s Planet

 

Illustration by Jude Friday

Cover Design by Smalltown, 정은영(소매)

Rise From The Ashes

1. Light Beside You
2. 깊은 밤 깊은 바다
3. 선인장 꽃
4. 나비
5. Oasis

 


 

밴드 ‘바이 바이 배드맨’, ‘서울문’, 그리고 ‘이성경X이루리’의 멤버,

이루리의 첫 번째 솔로 앨범 [Rise From The Ashes]

 

전체적으로 사막이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채로 곡 작업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살고 있고 영향 받는 도시의 삶은 사막이 주는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솔로 앨범이지만, 밴드 활동을 통해 음악을 함께 만들며 제 자신이 성장해왔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밴드에게 받은 영향과, 그들 안에서 담아낸 제 정체성과 감성이 드러나도록 이번 앨범에 담고 싶었습니다.

 

  1. Light Besides You: 잿더미에서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태워져야 한다는 문장을 보고 가사를 썼습니다. 제가 함께 활동하는 밴드 ‘Bye Bye Badman’의 첫 번째 정규앨범의 제목에서 곡명을, 후반부에서는 함께 하는 밴드인 ‘서울문’의 ‘새벽’이라는 곡의 메인 리듬을 따온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하는 밴드들이 가진 요소들을 솔로 앨범에 많이 사용해서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속에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는 록 음악을 기반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한 곡입니다. 파워코드와 드라이브톤의 기타 연주를 곡에 꼭 사용해 보고 싶어서, 그 사운드 중심으로 작업했습니다.

 

  1. 깊은 밤 깊은 바다: 지우고 싶은, 나쁘거나 슬픈 기억들에 잠겨 힘들어하는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슬픈 기억을 품고 열심히 살고 계신 모두를 위한 곡입니다. 악기의 구성이나 연주를 생각나는 그대로를 담고 싶어 흐르는 대로 편안하게 작업했습니다.

 

  1. 선인장 꽃: 가시로 가득한 선인장에서 꽃이 핀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에 선인장 꽃이라는 소재를 떠올렸습니다. 하룻밤 사이 피고 지는 선인장 꽃을 기다린다는 상상을 하며 가사로 썼습니다.

 

  1. 나비: 이 곡에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주체인 ‘나’는 과거로부터 나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밤’은 현실, ‘나비’는 과거, ‘도시’는 미래를 의미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현실, 희망을 버릴 수 없는 미래, 아름답게 기억되는 과거>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1. Oasis: 사막 한가운데에서 지평선 너머의 오아시스가 희미하게 보이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오아시스는 사막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이미지였습니다. ‘안될 걸 알면서도, 안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제 머릿속을 항상 지배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가장 우울하고 절망적인 순간마다 저는 ‘사막에서 우물 파는 심정’이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평선 너머의 우물을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을 담아 곡을 썼습니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 곡이 된 ‘Oasis’는 제가 함께하는 밴드 ‘Bye Bye Badman’의 두 번째 정규앨범 ‘Authentic’의 ‘Horizon’이라는 곡에서 영향 받아 코드 진행과 마지막 키보드 멜로디 라인을 차용했습니다.

 

-Credits-

Produced by 이루리(Lulileela)

Composed by 이루리(Lulileela)

Written by 이루리(Lulileela)

Arranged by 이루리(Lulileela)

 

Recorded by 이루리(Lulileela) @ Seoulmove

Mixed by 이루리(Lulileela) @ Seoulmove

Mastering by Nahzam Sue @ Wormwood Hill Studio

 

Performed by

이루리(Lulileela) – Vocal, Bass, Guitar, Chorus & Midi Programming

 

Executive / Magic Strawberry Inc. (MSB)

Management / PEACHES LABEL

Executive producer / Soda

Executive supervisor / 신동익

Head manager / 홍달님

Management work / 정준구, 안성문, 이예든, 김민희, 한정현, 임형나

Press work / 최혜미

Management support / 선우진아, 장유리, 신혜진

 

Artwork by Mandoo Yo, Rie, Donghun Kang, Yerin Baek

Photo by Yerin Baek

Stylist by Yerin Baek

 

Published by POCLANOS

 

Thanks to

항상 저를 지켜주시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 아티스트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온 힘과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계시는 존경하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피치스레이블, 포크라노스, 캐스퍼! 우리 회사의 모든 분들, 지금까지의 모든 소중한 기억들을 함께 겪은 바이 바이 배드맨과, 수만 가지 감정을 공유하는 서울문 멤버들, 모든 시간을 함께 하고픈 성경이와 세희, 사랑하는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멋진 아티스트 예린이, 바쁜 와중에도 마스터링 해주시고 배드맨 곡 믹스도 해주신 나잠수 오빠, 편안한 보금자리 같은 예쁜 공간 플라스틱 파크의 디자이너 만두 언니, 동훈 오빠, 재밌게 작업해주시고 아이디어 듬뿍 담아주신 리에 언니, 늘 든든하게 만들어주시는 하나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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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시고 기회를 주시고 지켜봐 주시는,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

이 모든 분들 덕분에 매 순간 용기 내어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PVC

1. PVC
2. 사랑열차
3. 그리스도

 


 

정제되지 않은 내밀한 서스펜스

밴드 푸르내의 김성준이 선보이는 첫 솔로 싱글 [PVC]

 

현대인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물질들 중 하나가 플라스틱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볼펜이나 휴대전화기, 컴퓨터 등 온갖 물건들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PVC가 그 중 하나다. PVC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보통 파이프를 많이 떠올린다. 하지만 PVC가 파이프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면 PVC는 과거 장난감 재료로 사용되었지만, 간과 신장에 손상을 입힌다는 사실이 밝혀져 아이들과의 접촉 빈도가 높은 물건에 사용하는 것이 규제되어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즉 PVC는 장난감들의 옷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옷이 PVC라면?

 

김성준의 싱글 [PVC]의 첫 곡 ‘PVC’는 화자가 과거 연인과의 추억 속에서 난데없이 PVC를 연상한다는 이야기의 노래다. 과거 연인의 기억 속으로 찾아 들어가지만 정작 그곳에 연인의 모습은 안 보이고 연인이 입고 있던 PVC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을 본 화자는 연인과의 기억을 매개해주는 PVC를 부르짖는다. “니가 입고 있던 PVC”는 현재의 화자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PVC로 만들어진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포근해지듯, 연인과의 과거가 나에게 포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 과거는 PVC처럼 간과 신장에 손상을 줄 정도로 독성을 품고 있다는 것일까? 판단은 듣는 사람의 몫이다. 어쨌든 이 노래는 플라스틱 같은 딱딱하고 건조한 기타 사운드로 가득 채워져 있다. 반면 멜로디 라인은 은은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사운드의 이런 이중성은 PVC가 은유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어지는 곡 ‘사랑열차’는 90년대 펑크/얼터너티브를 연상시키는 강력하고 지저분한 사운드가 두드러지는 곡이다. 화자는 열차 타고 자꾸 어디 간다고 하다가 육신 빼고 다 죽어간다고 울부짖는다. 희망과 절망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가사는 지저분한 기타 리프 위에서 먼지처럼 떠다닌다. 이 열차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꽃길? 아니면 황천길?

 

마지막 곡 ‘그리스도’에서 김성준은 차분하게 진행되는 드럼 비트와 자글거리는 기타 리프 위에서 성스럽게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른다. 세속의 인간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그리스도를 애도하다가 결국 인간에게 이용 계속 당하라고 냉소해버리는 이 불길한 전개. 그 와중에 드럼은 심벌 한 번 치지 않고 묵묵히 달린다. 중간중간 불현듯 나타나는 키보드 음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복음의 소화불량을 유발할 것만 같다.

 

밴드가 쉬는 기간 동안 각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물은 밴드를 할 때는 온전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그 멤버의 개인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마찬가지로 김성준의 첫 솔로 작업물인 [PVC]는 푸르내에서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곡들을 담고 있다. 물론 푸르내에서도 건조하고 냉소적인 그의 모습이 어느 정도 나타나긴 했으나, [PVC]에서는 그런 면들이 다른 색깔로 분출되고 있다. 드럼을 제외한 모든 파트가 홈레코딩으로 진행된 [PVC]는 정리되지 않은 다소 거친 모습으로 전개되긴 하지만, 그만큼 김성준의 정제되지 않은 내밀한 속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18년은 황금개의 해. 개띠 김성준의 첫 솔로 싱글 [PVC]가 주는 서스펜스를 즐기면서 무술년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Credits-

All songs written, played, recorded, mixed, mastered by 김성준

Except all drums played and recorded by 천용산 in Flying Carpet Studio

Album designed by 김기종

마네킹 식탁

1. 마네킹 식탁

 


 

Q.Q의 첫 번째 싱글 [마네킹 식탁]

 

[Credits]

Q.Q. ‘마네킹 식탁’

 

[Q.Q member]

Lee Daebong 이대봉

Park Innn 박인

Lee Juhong 이주홍

 

[Producer and Director]

Q.Q

 

[Recording engineer]

Ryu Hosung 류호성 (Arc Union studio)

Lee Yungchae 이영채 (Timesound studio)

 

[Mixing engineer]

Kwon Daesung 권대성 (Mistroom)

Ryu Hosung 류호성 (Arc Union studio)

 

[Mastering engineer]

Ryu Hosung 류호성 (Arc Union studio)

 

[Recording studio]

Arc union studio 아크유니온 스튜디오

Timesound studio 타임사운드 스튜디오

 

[Album art work]

Park Innn 박인

 

[Distributor]

Poclanos 포크라노스

273

1. 273

 


 

전기뱀장어의 보컬 황인경이 들려주는 열두 가지 이야기 ‘12 stories, 12 concerts’

#5 273

 

– 나의 스쿨버스, 273

 

‘273’은 서울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 노선 번호입니다. ‘대학생의 스쿨버스’라는 별명이 있기도 한 노선이죠. 저의 주된 활동지인 홍대 인근도 이 버스가 지나가고 제가 다녔던 대학 앞에도 273이 서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갈 때, 데이트가 있을 때, 영화를 보러 갈 때 273을 타는 일이 많았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지내면서 가장 많이 탔던 버스라서 “273은 곧 버스의 대명사”라는 혼자만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홍대 부근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이 적지만, 대학 생활과 밴드 일을 병행하던 때에는 합주나 공연을 마치고 기타를 짊어진 채 273에 올라타는 일이 많았습니다. 운이 좋으면 앉아서 가고, 그렇지 않으면 우두커니 서서 창문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 무표정한 사람들

 

저 같은 경우, 버스를 타는 동안에는 조금은 편한 기분이 됩니다. 긴장을 늦추고 눈을 내리깔고 있어도 버스는 무리 없이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일단 버스에 올라탄 이상 목적지까지 열심히 가는 방법은 없지요. 하루에 얼마 되지 않는,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랄까요.

 

누구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지요. 잠시 뒤면 헤어질 낯선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온전히 혼자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버스 안의 사람들은 대부분 무표정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무표정이 싫지 않아요.

 

– 인생의 회전목마

 

종점이 가까울수록 버스 안 사람은 줄어들고, 창문 밖에는 부드럽게 어둠이 깔립니다. 저에게 273의 창문은 창문이면서 스크린이기도 했습니다. 창문은 환한 동네를 보여주기도 하고, 비 내리는 어두운 골목길 입구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자신의 얼굴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백석이 흰 바람벽에서 보았을 그런 얼굴.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의 OST 중 한 곡인 ‘인생의 회전목마’를 특히 좋아하지요. 왈츠풍의 이 곡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버스 창가에 앉아 차가운 창문에 한쪽 이마를 기댄 채 이 곡을 듣는 것입니다. 제가 새롭게 발표하는 왈츠풍의 노래 ‘273’도 그런 순간을 기다리며 여러분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황인경

 

-Credits-

황인경 싱글 ‘273’

 

작사, 작곡, 편곡 : 황인경

프로듀싱 : 황인경

기타 연주 : 황인경, 백주인

아코디언 : 최솔

녹음 : 황인경(스쿠터클럽 스튜디오), 황인경(유니온하우스), 황나래(하이투힘)

믹싱 : 신재민(필로스플래닛)

마스터링 : 김상혁(소노리티 마스터링)

사진, 아트워크 : 이응

제작 : 황인경(스쿠터클럽)

유통 : 포크라노스

You’re always right about love

1. You’re always right about love

 


 

<You’re always right about love>

Yeah, you’re always right about love

 

[Credits]

Bye Bye Badman

정봉길 Vocals / Chorus / Guitars

곽민혁 Guitars / Chorus

이루리 Bass / Chorus

cloud (고형석) Keyboards / Chorus

 

Songs Written by Bye Bye Badman

Lyrics Written by 정봉길

Drums 김동현

Arranged by Bye Bye Badman

Performed by Bye Bye Badman

 

Recorded by 박병준 @CJ아지트 광흥창

Assisted by 강은구 @CJ아지트 광흥창

* 본 음원은 CJ 문화재단 튠업 스튜디오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Mixed and Mastered by Nahzam Sue @Wormwood Hill Studio

 

Executive / Magic Strawberry Co., Ltd.

Management / Magic Strawberry Sound

Executive Producer / Soda

Chief Manager / 홍달님

A&R / 김민희

Management Works / 정준구, 안성문, 이예든, 한정현, 임형나

Press Work by 신동익, 최혜미

Management Support by 선우진아, 장유리, 신혜진

 

Design by 김에테르

M/V Directed by 안지현, 황지수

Official Commentary by Bye Bye Badman

 

Publishing by Poclanos

52Hz

1. 무덤덤
2. 걷는 사람
3. 무관심
4. 흔적 (Wonderland)
5. Overflow

 


 

조금은 흐리게 그리고 깊게, 누군가에겐 솔직한 이야기가 될 PLAN X의 EP [52Hz]
몽환적인 밴드사운드를 기반으로
첫 디지털 싱글 ‘걷는 사람’ 선공개 후 ‘흔적 (Wonderland)’ 등을 수록한 첫 EP 발매

PLAN X는 ‘계획 없이 자유롭자’를 모토로 한다.
‘X’는 ‘없다’와 ‘미지수’ 중의적 의미가 있다.
앨범명 ‘52Hz’는 세상 가장 외로운 고래 이름이다. 일반 고래들은 12~25Hz로 소통하는 반면 이 고래는 52Hz로 깊은 바다 속을 혼자 헤엄쳐 다닌다. 모두가 이 고래는 외롭다 하지만, 사실 고독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PLAN X의 장병기는 이 고래와 같은 고독 속에서 자신의 상황을 뒤돌아본다. 2016년 일상에서 느꼈던 불투명한 미래, 경쟁 구도, 양극화 등 사회 전반적 문제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느꼈던 감정들을 앨범에 고스란히 실어낸다. 보컬 톤은 힘없고 허무함 마저 느껴지지만 모던하고 락킹한 사운드 속엔 우울과 화(火)가 묻어난다.

1, 2, 5트랙의 편곡, 믹싱은 대중음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라경외가 [52Hz] 앨범 사운드의 기반을 다져주었다. 2, 3, 4트랙 일렉 기타엔 밴드 안녕의 온도 기타리스트 이수진이 사운드에 무드를 맡아 멜랑꼴리한 PLAN X 사운드를 만들어주었고, 1, 2, 3트랙의 베이스와 2, 3트랙 믹싱에는 드렁큰타이거 앨범과 윤미래 콘서트, Bizzy 싱글 등에 베이스기타로 세션 활동 이력을 갖고, 현 JFS Mastering Studio에 속해 있는 허건회가 참여하였다. 4, 5트랙의 베이스는 세션으로 활동 중인 장정호가, 드럼에는 현 전인권 밴드 드러머 신성민이 참여하였다.

-Credits-
All Produced by 장병기
Composed & Lyrics(except 5) by 장병기
Record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2 Vocal & 4, 5 Drum)
라경외 @LAGOON’S LAB (1, 4, 5 Vocal)
Mastered by 성지훈 Francis Jihoon Seong @JFS Mastering

Track01 – 무덤덤
힘들고 슬픈 감정은 일상에서 남들 앞에 드러내기 힘든 듯합니다.
그런 하루를 담아봤습니다.
장병기 : Vocal
라경외 : Arrange, Programming, Synth, Guitar, Mixing
허건회 : Bass

Track02 – 걷는 사람
반복되는 일상들로 인해 느끼는 허무함을 표현했습니다.
이상향이 있다면 그곳에서도 이럴까? 라는 물음을 코러스와 엔딩에 던져봤습니다.
장병기 : Vocal
라경외 : Arrange, Programming, Synth, Guitar
허건회 : Bass, Mixing
이수진 : Guitar

Track03 – 무관심
모든 것이 내게서 멀어질 때 느끼는 감정을 써봤습니다.
장병기 : Arrange, Vocal
허건회 : Bass, Mixing
이수진 : Guitar

Track04 – 흔적 (Wonderland)
영화 ‘똥파리’ 주인공 상훈의 과거 원망과 트라우마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Wonderland는 상훈의 어릴 적 잔혹동화입니다.
장병기 : Arrange, Programming, Vocal, Mixing
신성민 : Drum
장정호 : Bass
이수진 : Guitar

Track05 – Overflow
사랑이 끝나는 찰나를 담았습니다.
장병기 : Vocal
Danny : Lyrics
라경외 : Arrange, Programming, Synth, Guitar, Mixing
신성민 : Drum
장정호 : Bass

[Album cover]
Photography and art by 구자호 @TAP LAB
[Album Design]
Design by 박은주

[M/V credit]
Director by 구자호 @TAP LAB
Actor : 이규성

Publishing by POCLANOS

EGOLOG

1. #54+#55 (Fall Down…Being Alone)
2. #20 (Man Under The Moon)
3. #24 (The Earth)
4. #51 (Field Howler)
5. #50 (Optimizer)
6. #16 (Top Of The Mountain)
7. #1 (Nut’s Poetry) (Feat. 신지수)
8. #14 (Red Lighthouse)
9. #2 (Theme Song)
10. #18 (Egolog)


스키니죠 [EGOLOG]
어떤 청춘의 단면

청춘이 범람한다. 사방에서, 쉴 새 없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불안한 시선만을 나누던 청춘의 무리들은 오늘 밤도 제멋대로 엉겨 붙어 서로를 위안한다. 한 편 청춘은 말라 붙었다. 푸르름을 상실했다며 한탄하는 시절이 내뱉는 한숨이 시도 때도 없이 귓가를 스친다. 이상한 일이다. 누구도 잃지 않았지만 모두가 잃어버린 청춘의 잔상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 매일 같이 쌓여만 간다. 마치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는 소문처럼 고요히 그러나 성실하게.

스키니죠의 [EGOLOG] 역시 그러한 퇴적층을 토양으로 자라난 앨범이다. 곡을 쓰고 노래하는 김지호, 기타의 신전승, 드럼의 이찬영 세 사람으로 결성된 밴드는 활동을 시작한 지 아직 채 2년이 되지 않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인 밴드다. 그런 이들의 첫 앨범 [EGOLOG]는 2016년 6월 첫 싱글 ‘New phase’ 발매부터 길게는 1년 짧게는 4개월의 기간을 두고 꾸준히 디지털 싱글을 발표해 오던 이들이 처음으로 의기투합해 완성한 앨범 형태의 작업물이다.

각자의 학업과 병행하느라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김지호가 만드는 곡이 가지고 있는 묘한 매력은 짧지 않은 제작 기간 동안 멤버들을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단단한 구심점이었다. 실제로 앨범 전체를 감싸고 있는 나른한 우울의 기운은 내내 이 세 청춘이 무엇에 이끌려 스키니죠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소리를 내게 되었는지를 나지막이 설득한다.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드럼을 기본으로 종종 키보드를 얹는 정도가 전부인 단출한 구성은 야망이 느껴지기 보다는 흘러가는 지금을 담아 놓기 위해 애쓰는, 무언가를 집약해 놓았다기 보다는 그저 흐르는 대로 풀어놓은 인상이 강하다. 길면 3분, 짧게는 2분을 넘지 않는 비교적 짧은 곡 길이도 그런 인상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다.

덕분에 일견 가벼운 습작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노래들은 그러나 노래를 탄생하게 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결코 잊는 법이 없다. ‘Offer me a devil’s tragedy’라는 첫 소절을 읊는 것만으로 곡의 전체적 심상을 단번에 전하는 첫 곡 ‘#54+#55 (Fall Down… Being Alone)’에서 내 안의 우주에서 일어나는 갖은 감정의 동요를 살피는 ‘#24 (The Earth)’, 곡이 전하는 메시지에서 분위기까지 90년대 어디쯤의 얼터너티브록 전성기를 떠오르게 하는 ‘#14 (Red Lighthouse)’와 어두운 날들 문득 찾아온 한 줄기 빛을 바라보는 여린 심상을 그리는 마지막 곡이자 타이틀곡 ‘#18 (Egolog)’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가만히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 이 새로운 노래들의 시작점이 어디인지를 조금쯤 짐작해 나가게 된다.

스키니죠의 음악을 들으며 느껴지는 이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감정은 아마도 앨범에 담긴 찰나의 순간들이 우리가 생의 어딘가를 저릿하게 만들었던 순간들과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시대 청춘의 우울은 배부른 소리일 뿐이라며 목청을 높이는 아우성의 한 편 흘러 넘치는 청춘을 애써 주워 담느라 바쁜 이들의 모습 위로 차분히 노래하는 스키니죠의 모습이 겹친다. 이것이 나의 청춘이라고, 당신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어떤 청춘의 단면이라고. 나도 몰래 잠시 마음이 기운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확실히 이 음반은 친절하지 않다. 뜻 모를 숫자로만 기재된 제목들과 전부 영어로 쓰인 가사,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돌연 전환되는 편곡의 흐름까지. 듣는 이에겐 다소 설명이 필요한 장치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창작자의 주관이 뚜렷이 담겨있다는 뜻이 된다. 신지수와 함께 작업한 [#1(Nut’s Poetry)]를 비롯한 세 장의 싱글이 이에 대한 청사진이었다면 첫 번째 정규 [EGOLOG]는 보다 명확하다.

여기에 담긴 건 ‘어떤 공간’이다. 순간을 담고 있는 장소라 하기엔 복잡하고, 드넓은 우주라 표현하기엔 개인적인. 이것은 담백하고 세련된 모던 록 사운드를 통해 그려진다. ‘#20’과 ‘#24’에 붙은 부제들은 모두 우주와 관련이 있지만, 이것을 부드러운 선율과 살랑거리는 편곡으로 담아내 오히려 개인적인 감상을 불러오기에 적합하다. 반대로 ‘#51’은 일렉트릭 기타의 거친 질감과 넓은 공간감을 만드는 앰비언트 사운드를 활용해 이차원(異次元)을 소환하며 감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러한 양가적인 외피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은 그의 목소리다. 다양한 편곡으로 다이나믹을 그려내는 각각의 노래 사이에서도 그는 무덤덤한 음색으로 일정한 진폭을 유지한다. 트랙리스트 중 가장 록 적인 요소를 부각해 생동감 있는 ‘#50’에서도, 어쿠스틱 편곡으로 보컬 멜로디에 집중하는 ‘#14’에서도 그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이다. 이 휘둘리지 않는 태도는 마무리를 장식하는 ‘#18’의 몽환적인 드림 팝 사운드와 맞물려 빛을 발한다.

우직함, 혹은 묵묵함. 이것은 이 결과물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들일 수 있다. 전부 직접 작사/작곡했다는 점과 높은 완성도를 가진 앨범 구성에서 그가 쏟은 정성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그는 자신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철저히 스스로를 담금질한 후에 세상에 내보였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강민정

[Credits]
ALL SONGS WRITTEN, PRODUCED BY KIM JIHO
ALL VOCALS PERFORMED BY KIM JIHO

MIXED BY JAMES H. LEE AT MOON STUDIO. SEOUL. KR
MASTERED BY KANG SEUNG HEE AT SONIC KOREA. SEOUL. KR

ENGINEERED BY LEE CHANMI , KIM KEEYEON , JUNG HAN PIERRE , OK JIHAE

EXECUTIVE PRODUCER / KIM JIHO
CO-EXECUTIVE PRODUCER / KIM HYUNHO
A&R DIRECTION / AROUND RECORDS
MANAGEMENT / PARK UIMOK
ARTWORK / CHO SOOHYUN
DESIGN / KIM HYUNHO

KEYBOARD / KIM JIHO (4,5) , KWAK MINKYUNG (1,7)
GUITAR / KIM JIHO (1,3,4,5,6,7,8,9,10) , SHIN JEONSEUNG (2,3,4,5)
DRUM / LEE CHANYEONG
BASS / KIM J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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