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Please Call My Name)

1. #72 (Please Call My Name)

 


 

사랑은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스키니죠(Skinnyjoe)의 ‘#72 (Please Call My Name)’

사랑이란 따뜻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 자체로도 충분하다.
다정한 눈빛으로 따뜻하게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자.
서로를 아끼면서, 복잡한 머릿속 증명할 것도 없이 함께하자.
그리고 같이 이 노래를 부르자.

-CREDITS-
EXECUTIVE PRODUCER / KIM JIHO, KIM HYUNHO
A&R DIRECTION / AROUND RECORDS
MANAGEMENT / PARK UIMOK

VOCAL / KIM JIHO
KEYBOARD / CHO MINJI
GUITAR / SHIN JEONSEUNG
BASS / KIM JIHO
DRUM / LEE CHANYEONG
VIOLIN / KIM SOHEE
VIOLA / LEE YOUHYUN
CELLO / HAN DONGYOON
PRODUCED / KIM JIHO
RECORDED / PARK HYUNGGEUN, PTECC
MIXED / JAMES H. LEE
MASTERED / JAMES H. LEE

COVER DESIGN / KIM HYUNHO

Dear Mal

1. Dear Mal

 


 

다신 볼 수 없는 ‘너’에게 보내는 메시지.

예전 그때의 여름, 바다, 수평선을 그린다. 지금의 초라하고 너 없인 아무것도 아닌 나.
사계절을 보냈고, 아직도 내가 누군지 길을 잃어 버렸다.

이제는 밴드로써 새로운 발돋움을 준비하는 챈스(Chance)의 새 싱글 [Dear Mal]은 이전의 앨범들의 색과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앞으로의 작업들과 활동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만큼 멜로디와 가사, 연주에 집중했다.

-Credits-
챈스(Chance)_현석, 창이, HAIL, Chuck
Composed by Chance
Lyrics by Chance
Produced by Chuck
Mixed by Chuck
Mastering by 강승희(Sonic Korea)
Photo by 희류(hee_ryu)

Publishing by POCLANOS
With Conne Records

무의미의 축제

1. One more time
2. America (new mix)
3. 구름에 가려진 달처럼 
4. 어제와 다르게
5. 농담
6. Punctum (new mix)
7. 불빛 아래서 (new version)
8. Take me out (remastered)

 


 

2013년 10월 1집 발표 이후 지난 4년의 시간을 정리하는 EP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우리가 지나쳤던 무의미한 것들에 대한 찬가
올 하반기에 나올 정규 2집을 가늠케 할 로큰롤라디오의 뼈있는 농담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 하지 않는 곳에서도, 그러니까 공포 속에도, 참혹한 전투 속에도, 최악의 불행 속에도 말이에요.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그걸 인정하려면, 그리고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밀란 쿤데라 <무의미의 축제>

EP [무의미의 축제]
2017년 9월 앞서 선공개된 싱글 [America]를 시작으로 EP [무의미의 축제]에 이르기 까지 로큰롤라디오는 지난 4년을 정리하며 그간 보잘것없이 하찮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 되짚어보았다. 당시엔 모른 채 누렸던 기분 좋은 행운들과 드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애써 외면했던 나라는 존재에 대한 미약함. 한 때는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지금은 실없는 농담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떠나가버린 수많은 인연들에 대한 미안함. 늘 진지하고 무거웠던 시선 속에서 무의미하고 가볍게 지나쳐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Credits-
Produced by RNRR
All songs and words written by RNRR

Recorded by RNRR @RNRR Studio
**Take me out – Recorded by Toby Hwang @Love X Studio
Mixed by Jinkyu Kim @RNRR Studio
**Take me out – Mixed by JD Lee @Monsturf Studio
Mastered by Gus @Skyonion
Art work by DISCOWARD

MW-38423

1. Why Don’t You Know Me? 
2. Bomber Man
3. Hi, Idiots!
4. Break Down
5. 하나, 둘 (2018 ver.)
6. 축배 (2018 ver.)
7. Kick It (2018 ver.)
8. Are You Ready?
9. Fxxx The Definition
10. What Can I Do
11. SBSK

 


 

SKA와 PUNK로 듣는 이들의 답답한 머리 속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5인조 스카펑크 밴드 루디건즈(Rudyguns)의 정규1집 <MW-38423>

2012년 활동을 시작한 이후 무려 7년만에 내놓은 첫 정규 앨범
11개의 강한 메시지와 신나는 리듬으로 꽉 찬 트랙들의 행진

홍대 라이브 씬의 태동의 단계에서 펑크록의 역할은 꽤나 중추적이었다. 크라잉넛, 노브레인을 위시한 펑크밴드들은 드럭이라는 작은 공간에 아지트를 만들어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날 것 같이 살아 숨쉬는 라이브 및 스타일에 많은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그 이후 레이지본, 럭스, 버닝햅번, 게토밤즈 등 뒤를 잇는 펑크록커들의 질주는 드럭을 거쳐 스컹크헬로 옮겨졌고 스트릿트 펑크쇼, 쌈지사운드페스티벌 등 점점 더 많은 관객들과의 공감을 시도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드럭, 스컹크헬, 클럽 스팟과 같은 펑크밴드들이 주로 공연하는 아지트 격 공연장들의 역할이 컸다. 그들은 공연이 있건 없건 공연장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시며 친구가 되었고 공연 날엔 서로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관객이 되어주었다. 같은 라이프스타일과 철학을 공유했으며 이를 드러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의 덕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부침이 있듯, 펑크록 씬에도 많은 일들이 겹치며 힘든 시기를 갖게 되었다. 그 중 가장 결정적인 일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공연장들의 폐업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던 클럽 스팟과 롸일락이 문을 닫고 많은 펑크 밴드들은 설 무대를 잃었다. 그 때 생겨난 공간이 망원동 384-23 클럽 샤프이고 이 앨범의 제목 [MW-38423]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이 앨범의 주인공인 루디건즈는 5인조 스카펑크 밴드이다. 2012년부터 활동을 하여 현재 7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윤태양, 조기철, 나기, 이재웅, 김성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속한 레이블인 더 발리안트가 만들어지고 지속되는데에 많은 역할을 한 멤버들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소리치고, 뛰고, 마시며 공연을 해 오던 이들의 주 터전 역시 클럽 스팟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 공연을 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함께 하던 그 공간이 사라지고, 새로운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되며 이들은 결국 정규1집의 타이틀마저 공간의 주소로 정하기에 이른다. 지극정성이다. 그만큼 이들에겐 소중한 공간인 것이다.

이번 앨범은 80년대말에서 90년대에 미국 서부지역에서 유행하던 스카펑크의 작법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이들이 데뷔 초기 커버했던 팀들의 리스트를 봐도 Operation Ivy, Rancid 등 그 당시의 뮤지션들인 것을 보면 주로 작곡을 하는 윤태양의 레퍼런스는 그 시기를 향해 있음이 틀림없다.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첫 트랙인 ‘Why Don’t You Know Me?’ 는 이들의 가치관을 제대로 보여준다. 70년대 암울한 사회분위기에 ‘에라 모르겠다’ 혹은 ‘다 뒤집어 엎어버리자’ 류의 펑크록이 아닌 ‘남들 시선 뭐! 어차피 사는 거 미친 채로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자!’의 메시지가 가사 및 멜로디에서 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Verse 파트 보컬을 담당한 키보디스트 나기의 담담한 보컬 톤과 윤태양의 힘있는 코러스파트의 대비가 매력적인 곡이다. 두 번째 트랙 ‘Bomber Man’은 앞 트랙과는 다르게 반전(Anti-War)의 메시지를 담는다. 남의 나라 전쟁 시켜놓고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는 양아치들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곡이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코러스에선 Your bomb을 destory하자고 외친다. 빠른 템포의 스카리듬과 후렴에서의 스트레이트한 질주, 루디건즈의 대표적 구성이자 이들의 우상들이 활동하던 그 시절 그 때의 작법이다.

초록불꽃소년단의 보컬리스트이자 루디건즈의 기타리스트인 조기철이 작곡한 ‘Hi, Idiots!’는 초록불꽃소년단의 음악을 아는 팬들이라면 조기철의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는 트랙이다. 누구나 정의로운 척하지만 옳고 그름의 정의는 절대적인 게 아니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고 존중 받아야 함을 풀어낸 메시지가 강렬하다. 루디건즈의 재미있는 점이기도 한 것이 주로 곡을 쓰는 윤태양과 이재웅, 조기철의 스타일이 각각 달라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막상 앨범으로 묶어 놓으면 위화감이 없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두 트랙 ‘Break Down’과 ‘하나, 둘’은 이재웅의 곡이다. 개인적으로 이재웅의 멜로디 메이킹 능력과 곡 구성 능력을 매우 높이 사는 편이다. 펑크를 익숙하게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도 별 무리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를 만들면서도 본질을 잊지 않고 타격감을 주는 곡 구성을 만들어 내는 데에 아주 탁월하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곡들은 지난 2014년 발매 되었던 EP앨범에 수록되었던 ‘Kick It’과 ‘축배’이다. 먼저 Kick it은 Time-ticking같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비트에 스카리듬과 펑크리듬이 섞인 구성과 셔플의 느낌을 주는 베이스 리프의 반복이 인상적이다. 축배는 뒤에 이어지는 ‘What Can I Do’와 함께 루디건즈의 음악을 처음 듣거나 스카펑크를 오랜시간 들어오지 않은 리스너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피아노 소리와 함께 잔잔히 깔리는 기타 스트록에 현실적인 고단함과 다 이겨내자라는 밝은 메시지를 동시에 가진 가사가 듣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그러나 이들은 루디건즈다. 오랜 시간 편안함을 주지 않는다. 다음 트랙 ‘Are You Ready?’는 이제 쉴 만큼 쉬었지? 또 뛸 준비 되었지? 라고 물어보듯 포고펑크에 가까운 빠른 리듬과 1분대 초반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으로 정신을 빼놓고 9번트랙인 ‘Fxxx The Definition’으로 넘어간다. 이 트랙은 이들이 데뷔초에 만들어 라이브에서 꾸준히 선보인 곡으로 세상에 정의(Justice)는 정의(Definition)가 아니다. 남이 정의한 정의는 필요 없다, 나만의 정의를 정의하자고 부르짖는다.
앞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What Can I Do’ 역시 이재웅의 곡이다. 이거 보시라. 이 친구 잘한다. 축배와 마찬가지로 편안한 멜로디와 현실 밀착형 가사로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곡이다.

대단원의 막은 SBSK라는 전형적인 스카펑크 트랙이 맡았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저게 무엇의 약자인지 짐작했을 수도 있다. 맞다. 상욕이다.
상욕은 나쁜 것이고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상처를 입게 한다. 주로 동물에 빗대거나 상대의 부모 또는 소중한 사람 등을 언급하여 하는 모욕이기에 지양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어디 세상사가 그러하랴. 정말 상욕도 아까운 인간들이 천지에 깔려있다. 이 노래로 그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시원하게 질러봄이 어떨지.

루디건즈는 펑크밴드이다. 스카와 접목 되어 있는 펑크의 하위 장르인 스카펑크를 주로 구사하는 팀이다. 펑크를 라이프 스타일로 삼고 살아가는 이들이 항상 주창하는 DIY(Do It Yourself). 앨범 프로듀싱을 위해 각자 일을 해서 돈을 모으고, 힘 합쳐 모여 만든 공간에서 곡을 만들고 합주를 하고 공연을 하고, 카메라 렌탈샵에서 카메라를 빌려 뮤직비디오를 직접 찍고. 이건 뭐 DIY의 극이다.

이들의 손에서 7년만에 나온, 이들이 사랑하는 공간을 품고있는 정규1집 [MW-38423].
반드시 크게 들어봐야 할 앨범이다.

[Credits]

Produced by 루디건즈(Rudyguns)
Record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s
Mixed by 홍기 @Sound Hong
Mastering by 강승희 @Sonic Korea

Management / 더 발리안트
Executive producer / 김성수(더 발리안트)
Chief Manager / 김성수(더 발리안트)
A&R works / 김성수(더 발리안트)
Management works / 김성수, 오경덕(더 발리안트)

Artwork by 박민정
Design by 박민정
M/V edited by 윤태양 @Rudyguns

Official Commentary by 김성수(더 발리안트)
Press work by 김성수(더 발리안트)
Publishing by POCLANOS

해 뜰 때까지

1. 해 뜰 때까지

 


 

여성 3인조 밴드 서울문의 2018 첫 신곡 ‘해 뜰 때까지’

심플하고 담백한 사운드 속 묵직한 기타 솔로가 인상적인 곡으로, 해 뜨기 전의 붉은 달을 보고 만든 곡입니다.

사랑이란 감정이 피어오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해 뜰 때까지’는 노래 가사와 악기 사운드를 이용해 ‘감정의 흐름’이라는 것을 표현해보았습니다. 곡의 처음과 끝을 비교하시며 들으시면 더 재밌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혜미 (보컬)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설렘, 그날의 분위기에 취해 해 뜰 때까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솔직한 가사와 미디엄 템포의 드럼 비트로 심플하면서 포인트만 살린 곡입니다. – 신혜미 (드럼)

전체적인 악기 구성을 간단하게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록 밴드라는 정체성을 가지면서 가볍게 듣기 편한 곡으로 완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곡을 완성했습니다. – 이루리 (베이스)

-Credits-
서울문 (Seoulmoon) D/S [해 뜰 때까지]
서울문 (Seoulmoon) members
김혜미 (Hyemi Kim) / Vocals, Guitars, Chorus
신혜미 (Hyemi Shin) / Drum, Chorus
이루리 (Luli Lee) / Bass, Chorus, Midi Programing

Song Written, Lyrics, Arranged by 서울문 (Seoulmoon)
Produced, Recorded by 서울문 (Seoulmoon)

Mixed by 이루리 (Luli Lee)
Mastered at “Soundmax Studio” Seoul, Korea
Mastering Engineer 도정회
Assistant 박준

Artwork by 서인지 (Inji Seo)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

1. 모든 게 덧없이
2.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
3. 아무 생각 없어 좋겠다
4. 쉬지 말고 흔들어
5. 미친 사람들
6. 그댄 나보다
7. 알 수가 없네
8. 이상한 기분
9. 함께할 수 있어

 


 

이제 비로소 김간지와 하헌진의 음악
김간지x하헌진 2집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

블루스 기타리스트/싱어송라이터 하헌진과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등 다양한 밴드에서 활동해온 드러머 김간지로 이뤄진 듀오 ‘김간지x하헌진’의 두번째 정규 앨범. 1집 [김간지x하헌진] 이후 4년만에 나오게 되었다.

첫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모든 게 덧없이”의 도입부, 대범한 기타 리프와 묵직한 드럼의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위풍당당함과 간결하면서도 굵직한 직선을 그리는 곡의 구성은 역시 김간지x하헌진이구나 싶은 1집에 대한 기시감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익숙함은 두번째 트랙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로 이어지며 이내 무너진다. 차분하면서도 훵키한 리듬을 전개해가다가 하드록을 연상케하는 격정적인 기타의 솔로와 드럼의 필인으로 이어지는 구성, 1집에서의 간결함과는 다르게 역동적이다.

그렇게 26분의 러닝타임이 흐르고 오르간이 전면에 나서서 백업 보컬과 함께 영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지막 트랙 “함께 할 수 있어”까지 지나면, 확실히 느끼게 된다. 기타와 드럼, 그리고 보컬이라는 (심지어 베이스마저 빠진) 최소한의 요소로 정통 블루스를 구현하고자 했던 1집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

1집을 내고 나서 자신을 블루스 드러머로 한정시키는게 불만이었던 김간지에게 이것은 블루스로 한정할 수 없는 새로운 리듬의 음악이다. 반면 음악을 시작한 이래 오로지 블루스를 해오면서 그 안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뭔가 다른 것을 만들고자 꾸준하게 고민해왔던 하헌진에게 이것은 새로운 블루스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둘의 지향점이 하나로 모여 만들어 낸 앨범이 바로 김간지x하헌진의 2집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다.

사실 1집을 낼 때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고, 이게 밴드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프로젝트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김간지x하헌진’이 만들어진 것은 이후 이어진 수많은 라이브 무대였다.

1집 발매 직후 가졌던 일본 투어, 태풍으로 인해 흥행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10명도 채 안 되는 무관심한 관객 앞에서 오기가 생겨서 “안 흔들고는 못 배기게 해주겠다.”며 전에 없이 강렬한 연주를 선보였고, 결국 관객들을 나자빠지게 했던 경험은 그들의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보다 많은 즉흥이 더해졌고, 점차 강렬한 에너지들이 더해지면서 비로소 김간지x하헌진의 ‘오리지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대략 한달 만에 원테이크로 뚝딱 만들어냈던 1집과 달리 2집은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만들어졌다. 그 사이 LOL, 오버워치, 포켓몬고, 인스타그램, 비트코인 등의 수많은 악재 속에서 파x존x 피자와 함께 김간지x하헌진의 오리지널은 점점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직접 프로듀서를 맡은 하헌진은 미시시피 프레드 맥도웰 (Mississippi Fred McDowell) 등 델타블루스의 거장을 참조하는 고전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그 사이 본인의 솔로 작업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다양한 악기와 비트를 실험하면서 새로움을 불어넣으려고 했고, 김간지는 블루스의 전형적인 셔플 리듬에서 벗어나 스틸리 댄(Steely Dan)부터 툴(Tool)과 같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밴드, 심지어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까지 의외롭고 다양한 사례들을 적용시키는 한편 “미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의 가사를 쓰고 드럼 외에 오르간과 피아노를 연주하는 등 그 새로움을 한층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사이 하헌진이 겪은 심경의 변화는 노랫말에서도 1집과 다른 정서를 자아낸다. 세상 사는 데 딱히 희망은 없고 그렇게 즐겁지도 않다는 건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살아보겠다는 거침없음이 묻어나왔던 1집에 비해서 2집의 노랫말들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 자신의 노랫말에는 은유 같은 게 없으니 쓰인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하헌진의 얘기대로 노래를 듣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2집 작업을 하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은, 어떤 장르를 가져다 써도 하헌진이 만들면 그것은 결국 블루스인 것이고, 블루스를 한다고 해도 김간지가 드럼을 치면 그건 전형적인 블루스는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김간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도 블루스의 전통적인 부분들도 잘 절충해냈다고 생각한다. 블루스라는 장르의 동어반복에서 벗어난 새로운 면이 있으면서도 기존 블루스의 팬들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블루스. 이런 면이 듣는 이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하헌진)

“명반에 하나쯤은 들어 있는 발라드곡”이라는 하헌진의 농담 섞인 얘기처럼, 2월 21일(수)에 먼저 공개된 싱글 “그댄 나보다”에서 뭔가 달라진 것 같다는 예감은 있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이제 공개된 2집, 다양한 스타일로 다채로워졌으면서도 그 정서와 리듬은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이 앨범에서 확실히 실현된 듯 하다. 이제 비로소 김간지x하헌진의 오리지널을 듣고 즐기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34번째 작품. 프로듀서 하헌진. 녹음은 박열 (스튜디오 던바), Brad Wheeler (Union Studio), 이호진 (링고 스튜디오). 믹싱/마스터링 Brad Wheeler. 커버 아트는 박수환의 사진을 바탕으로 섬광이 디자인했다. 앨범 발매 후인 4월 21일(토)에는 발매 단독 공연 ‘김하쇼2’가 벨로주 홍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예매 오픈은 3월 26일(월) 저녁 8시 멜론 티켓에서.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Credits]
김간지x하헌진 Kim Ganji x Ha Heonjin
김간지 (drums) Ganji Kim
하헌진 (guitar / vocal) Heonjin Ha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no. 34
김간지x하헌진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
Kim Ganji x Ha Heonjin [ Don’t Want Nothing In This World ]

작곡 _ 하헌진 Heonjin Ha
All Songs Written by Heonjin Ha
작사 _ 하헌진 (track 5,9 김간지)
All Lyrics by Heonjin Ha(except 5, 9 by Ganji Kim)
편곡/연주_ 김간지x하헌진
Arranged/Performed by Kim Ganji x Ha Heonjin

프로듀서 _ 하헌진 Heonjin Ha
Produced by Heonjin Ha

녹음
Recorded by
박열 (스튜디오 던바)(track 1,5,7,8)
Yeol Park(Studio Dunba)
Brad Wheeler(Union Studio) (track 2,6)
이호진(링고 스튜디오)(track 3,4,9)
Hojin Lee(Ringo Studio)

믹싱/마스터링
Mixed & Mastered by
Brad Wheeler (Union Studio)

사진 _ 박수환
Photo by Swan Park
커버 아트워크/디자인 _ 섬광
Cover Design by Seomkwang

제작 _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Executive Producer Chris Go (BGBG Record)
A&R매니지먼트 _ 박상민
A&R, Management by Sangmin Park
회계/정산 _송대현
Accounting by Daehyun Song

B.E.A.utiful

1. B.E.A.utiful

 


 

직관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다.
[B.E.A.utiful]

우리는 아름답다라는 말에 익숙한가. 어떤 대상에 대해 아름답다고 표현할 때 우리는 어떤 언어로 표현을 하고 있을까. 흔히 우리는 멋지고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표현할 때 직접적으로 “멋지다.”,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는 데 익숙한가. 아름다운 대상을 아름답다고 할 때, 그리고 그것을 강조하고 싶을 때에 우리는 왜 그 한마디를 다른 말로 치환해서 표현할까.

보컬 BURN은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의 주인공 ‘브루스 놀란’의 명대사에 주목했다. 브루스 놀란은 아름다운 대상과 상황에 깊은 감명을 받거나 심지어 비관적인 상황을 반어적으로 표현할 때에도 한자씩 강조하면서 또박또박 외친다.
“B, E, A, utiful!”

지난 EP [Kitch Works]의 발매를 발판으로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라이브 공연을 통해 차근히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펀시티는 이번 싱글을 통해 제목 그대로 주목하는 대상 본연의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사운드적인 부분에서도 이전의 앨범보다는 비교적 Synth 사운드의 비중은 줄이는 대신 담백한 본연의 밴드 사운드 표현과 편곡에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펀시티 만의 색채를 잃지 않고 더욱 빛나게 표현될 수 있도록. 펀시티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강조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소중한 대상들에게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Credits-
펀시티(The FunCity) Digital Single [B.E.A.utiful]

members / Burn, 이선환, 박준영, 김성도

Produced by The FunCity
Recorded by 신재민 at Philos Planet
Mixed by 신재민 at Philos Planet
Mastering by 신재민 at Philos Planet

Artwork by 김혜리, The FunCity(펀시티)
Design by 김혜리, The FunCity(펀시티)
Calligraphy by 김혜리, The FunCity(펀시티),
Photo by The FunCity(펀시티)
M/V edited by 권영창

Publishing by POCLANOS

외골수

1. 외골수
2. 외골수 (Inst.)

 


 

초인이 되지 못한 이방인의 노래
디지털 싱글 앨범 [외골수]

위버멘쉬가 무슨 뜻인지 가끔 질문 받는다. 그럴 때마다 별 의미 없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다. 니체의 위버멘쉬 사상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초인쯤 되지만, 완벽한 번역이랄 수 없어서 학계에서는 원어를 살려 ‘위버멘쉬’라고 쓴다… 블라블라…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고, 나도 그쯤 말하다 만다.

어려서부터 꽤 냉소적인 성격이었지만 그래도 사춘기 시절엔 제법 경도되어 있던 것들이 있다. 록(Rock)이 나를 매료시켰고 철학, 예술의 각 분야마다 영웅이 한둘쯤은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니체에 경도되어 있었다. 그의 책 대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간혹 눈에 띄는 시크하고 쿨한 선언들은 어린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위버멘쉬’라는 말도 그랬다. ‘초인’이라고 번역되어 있던 오래된 책을 읽으며 난 어렴풋이 미래를 예감했다. 교복을 걸치고 원치 않는 삶을 강요 받으며 꾸역꾸역 살아내는 지금은 낙타에 지나지 않지만, 이 굴레에 과감히 도전하여 스스로 거듭나기 위한 싸움을 하는 사자가 될 것이며, 나아가 새로이 탄생하는 아이가 되겠다는 거창하지만 실은 흔한 ‘중2병’스러운 선언을 마음 속에 새겼던 것이다.

그로부터 15년 정도가 흐른 후 ‘외골수’라는 곡을 쓰게 됐다. 사자가 되겠다며 물불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이십 대를 보냈고, 덕분에 한편 자초하고 또 밀려온 풍파에 시달린 어느 날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낙타로 태어나 낙타로 삶을 마감하고, 소수가 사자가 되어 체제와 운명에 도전하지만… 소수 중에 대부분은 싸움에 지치고 다쳐 스스로를 낙오자로 낙인 찍고 비관하며 세상의 그림자가 되어가는 장면을 몇 번이고 목격한 이후였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전철을 밟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던 어느 날이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싸움이고, 무엇을 위한 싸움이었나. 그저 싸울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싸웠던 것 아니었나… 오래된 회의가 다시 날 삼키고 있었다. 이방인은 그렇게 스스로를 ‘외골수’라 낙인 찍으며 자조적으로 노래한다. ‘그러니 애써 포기하려 하지마. 좀 더 외로우면 돼.’ 초인이란 인간을 뛰어넘는 피지컬을 소유한 ‘슈퍼맨’이 아니다. 이런 비참함과 자조의 강을 수백 번, 수천 번 뛰어넘어 고통과 그늘 속의 자신을 긍정하고 새롭게 정의하는 강인하며 위대한 패배자. 그가 찰나의 위버멘쉬이며, 더 자주는 외골수고, 늙은 사자다.

글. 신동호

-Credits-
위버멘쉬 (Ubermensch) 디지털 싱글 [외골수]

Produced by 문동혁, 신동호, 최정원, 박진석, 최항
Composed by 신동호
Lyrics written by 신동호
Song arranged & programmed by 문동혁, 신동호, 최정원, 박진석, 최항
Recorded by 김병욱 at Seoul Jazz Academy, 이평욱 at Booming Studio
Mixed by 이평욱 at Booming Studio
Mastering by 이평욱 at Booming Studio
Artwork by 신주리
Design by 신주리
Publishing by POCLANOS

드럼맨

1. 드럼맨

 


 

Q.Q ‘드럼맨’

-Credits-

<Producer and Director>
Q.Q

<Recording engineer>
Ryu Hosung 류호성 (Arc Union studio)
Lee Yungchae 이영채 (Timesound studio)

<Mixing engineer>
Kwon Daesung 권대성 (Mistroom)
Ryu Hosung 류호성 (Arc Union studio)

<Mastering engineer>
Ryu Hosung 류호성 (Arc Union studio)

<Recording studio>
Arc union studio 아크유니온 스튜디오
Timesound studio 타임사운드 스튜디오

<Album art work>
Oh dohahm 오도함

<Distributor>
Poclanos 포크라노스

미내리

1. My Turn
2. 내버려둬

 


청춘의 빛나는 흔적, 미내리의 ‘My Turn’

“긴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미내리”

짜지만 영롱하게 빛나는 소금꽃처럼 오랜 고통과 방황의 아픔이 올올히 아로새겨진 음악은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뉴 밀레니엄(2000년)이 도래하던 홍대의 인디 신에 완전한 날 것 형태의 록 사운드로 강력한 에너지를 뿜으며 등장했던 앳된 모습의 ‘미내리’.

그러나 당시 인디계에 그가 던져준 음악적 신선한 파문은 모던 록과 모던 포크라는 트렌드의 물결에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그 후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의 펍(Pub)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몇 년간 기타의 내공을 쌓았고 그 이후에는 국내로 돌아와 이방인으로 구성된 ‘We Need Surgery’라는 밴드를 결성하여 메이저 음반사(유니버설)와 계약, 캐나다에서 화려한 출발을 하는 듯했으나 80년대 신스팝과 록을 가미한 스타일의 음악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수술실(?)로 실려가고 만다.

그 후유증은 미내리에게 오랜 음악적 침체와 방황을 가져다주었고, 한편으로는 록 음악 불모지인 한국의 음악 현실 역시 끝없는 좌절을 가져다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긴 방황의 터널의 끝을 지나서 타이틀곡 ‘My Turn’처럼 미내리는 다시 일어나 무대로 귀환했다. 참으로 긴 시간이었지만, 이제 그의 음악은 안으로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졌다. 개러지 스타일인 것 같지만 록의 기본에 충실한 타이틀곡 ‘My Turn’을 들어보면 분명해진다. 타이트하면서 강력한 인트로에 호소력 있는 보컬은 듣는 이의 가슴에 강력한 록의 파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그의 빼어난 기타 연주는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모던 록 스타일의 트랙, ‘내버려둬’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청춘의 미열과 방황이 지난 후의 미풍처럼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운 마음의 그림자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창 밖을 바라보며 듣게 된다면 그 누구라도 지난 상념에 젖게 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미내리라는 밴드가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음악 토양이 절실한 작금의 현실이다. 한 나라의 수준은 문화의 다양성에 있다 할 것이다. 대중음악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 음악밖에 모르고 살아온 미내리의 올곧은 열정이 당신 앞에 소금꽃으로 피어났다. 짜지만 아름다운, 아프지만 깊은 청춘의 외침을 이제 음미해 볼 시간이다.

글: 이재환 (전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팝 평론가)

-Credits-
미내리(Mineri) ‘My Turn’

미내리(Mineri) members / Mineri(임정규 Guitar/Vocal)

Session by Blair lee(Bass), 최욱노(Drums)

Produced by Mineri(임정규)
Recorded by B.A.Wheeler@Union studios
Mixed by B.A.Wheeler@Union studios
Mastering by B.A. Wheeler@Union studios

미내리(Mineri) ‘내버려둬’

미내리(Mineri) members/Mineri(임정규 Guitar/vocal)

Session by Toby Hwang(bass), Jonathan Jacobson(drums), Annie Ko(backing vovals)

Produced by Mineri(임정규)
Recorded by Toby Hwang@Love X Studios
Mixed by Hwang@Love X Studios
Mastering by Hwang@Love X Studios

Artwork by 이재환
Design by 이재환
Photo by 이재환
M/V edited by 황성빈(My Turn)
김종빈(내버려둬)
Publishing by POCLANOS

 

To Me From Me

1. To Me From Me

 


 

‘FAKE UNIVERSE’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
거울에 비친 또 다른 자기 자신과의 이야기 ‘To Me From Me’ 수록
‘FAKE UNIVERSE(페이크 유니버스)’의 모토는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작은 우주를 끝없이 탐험하는 것에 있다’에서 출발한다. 보컬 ‘강병권’, 베이스 ‘이유’로 구성되었고, 서울 재즈아카데미 학사과정 13학번 동기들이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밴드 노모(NOMO)에서 같이 활동했던 멤버들이기도 하다. ‘FAKE UNIVERSE(페이크 유니버스)’는 자기 자신이라는 작은 우주 속에 여러 감정들을 몇 분 동안의 드라마로 추구하는 밴드이다.

‘FAKE UNIVERSE(페이크 유니버스)’의 이름으로 발표한 그들의 새로운 작품 [To Me From Me] 안에는 거울에 비친 또 다른 자기 자신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은 순간, 끝없이 자기 자신을 회피하고 싶은 순간의 감정을 담은 곡이다. 멈추지 않는 시간처럼 행진하는 리듬과 베이스 위에 울렁이는 기타 사운드, 한 줄기 구원의 빛 같은 신스 사운드 위에 때로는 나른하면서 때로는 호소적인 보컬이 믹스되어 있는 곡이다.

-Credits-
All Produced by FAKE UNIVERSE(페이크 유니버스)
Composed by & Lyrics by FAKE UNIVERSE(페이크 유니버스)
Arranged by FAKE UNIVERSE(페이크 유니버스)
Recorded by John @studio ‘HBC SOUND’ (Vocal, Guitar)
Mixed by John @studio ‘HBC SOUND’
Mastered by John @studio ‘HBC SOUND’
Design by 이유 @FAKE UNIVERSE

Publishing by POCLANOS

EGO FUN SHOW

1. 에고펑쇼
2. Lazy Cat
3. 잔다리보행기
4. 단속사회
5. 기분
6. 말괄량이 가시나
7. 난 모른다오
8. 참다랑어
9. Psychedelic Love
10. 비로소,별
11. 바보들의 왕

 


 

당찬 여성의 에너지로 가득찬, 자유롭지만 탄탄한
4인조 싸이키델릭 펑크록 밴드 Ego Function Error(에고펑션에러)의 정규2집 <EGO FUN SHOW>

2015년 첫 정규에 이어 3년만에 내놓는 새로운 정규 앨범
11트랙으로 이루어진,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마음 놓고 풀어내

에고펑션에러(Ego Function Error)의 음악에는 메시지가 있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이런 음악을 만들고 이런 노랫말을 쓰게 하였는지 곡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다 보면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때로는 어스름히 달빛이 비치는 창가에서 생각에 잠기어, 때로는 여러가지 외부적 편견들로 인한 스트레스로 다 때려치우고 싶은 날에.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우리네 일상 그 어느 곳에 스미어도 이상하지 않은 트랙들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에고펑션에러(Ego Function Error)는 기타리스트인 ‘김꾹꾹’을 중심으로 보컬리스트‘김민정’, 베이시스트 ‘이승현’, 드러머’곽노자’로 이루어진 4인조 록 밴드다. 이들은 스스로를 싸이키델릭 펑크록 밴드라고 규정한다. 음악적 색깔에서 싸이키델릭 록의 작법을, 메시지와 표현법에서 펑크 록의 솔직함과 거침없음을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활용하여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소화해낸다. 지난 2015년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한 이후 EP 앨범 발매, 해외 투어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밴드의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이들의 음악적 자아에는 기능적 오류가 있는 듯 하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오류이다. 아티스트가 작업을 해 나갈 때에 간혹 빠질 수 있는 장르적 클리셰나 매너리즘을 이들에게선 찾아 볼 수 없다. 스스로를 규정지을 때 활용하는 싸이키델릭과 펑크록이라는 장르적 갈래는 단지 편의상의 구분이라고 말하는 듯, 누구보다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 나간다. 반면에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김꾹꾹의 완벽함에 대한 추구는 그 자유로움을 산만함으로 이어지지 않게 결속한다. 카랑카랑하게 날을 세우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담담하게 노랫말을 읊조리기도 하는 김민정의 보컬, 리듬파트를 버라이어티하지만 탄탄하게 채워내는 이승현과 곽노자의 베이스&드럼은 프로듀서의 이러한 추상을 구체의 세계로 옮겨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들의 정규2집 <EGO FUN SHOW>는 그러한 멤버들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써내려 가 비로소 꺼내놓은 일기장이다.. 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며 실제 이들의 라이브 셋 리스트의 첫 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에고펑쇼’는 일기장의 겉표지처럼 듣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낸다. 60-70년대의 빈티지한 기타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리프에 반복되는 보컬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이어 두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 트랙인 ‘Lazy Cat’은 에고펑션에러의 기발함을 한껏 드러내는 트랙이다. 곡을 전개하는 시선을 반려묘와 인간의 시선으로 분리시켜 각자의 고민과 나른함을 토로한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있어 심정적 부유(浮遊)’와 나른함은 어쩌면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동시에, 시간에 치이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치이다보면 절실히 원하게 되는 것들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을 노랫말과 음악으로 잘 풀어낸 트랙이다. ‘잔다리보행기’는 이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홍대를 걸어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시선의 흐름대로 풀어낸 곡이다. (잔다리는 서교, 동교동의 옛 지명이다) 화려한 베이스라인과 통통 튀는 김민정의 보컬이 화창한 날 좋아하는 동네를 신이 나서 돌아다니는 소녀의 시선을 선명히 그려낸다.

‘단속사회’는 앞선 곡과는 달리 약간 무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관습적으로 굳어진 성 역할에 대한 편견과 주객이 전도된 채 정답인 양 만연해 있는 도덕관념에 대한 도전 그 자체이다. 조소 섞인 노랫말과 비트감 있는 드럼 플레이로 이들의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함이 느껴진다. 이들의 저항은 조금 더 차분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기분’이라는 곡으로 이어진다. ‘단속사회’가 차별을 일삼는 대상에 대해 장난기 섞인 조롱과 청개구리 같은 반항이라면, ‘기분’은 보다 관조적이며 진지하다. 오랜기간 참고 참아왔던 불만에 대해 담담히 말을 꺼내다가 울컥해져서 폭발해버리는 듯한 곡의 구성이 듣는 이로 하여금 메시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한참동안을 쏟아 붓던 이들은 ‘말괄량이 가시나’,’난 모른다오’,’참다랑어’ 세 트랙으로 잠시 한 숨을 고른다.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하는 듯한 가사와 친숙한 리듬의 ‘말괄량이 가시나’/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현실에서 오는 여러 고민들에 대해 대놓고 무시해버리자는 ‘난 모른다오’/ 참다랑어 찬가 그 자체 ‘참다랑어’ 이 세 트랙에서 짐짓 너무 무거워 질 수 있던 분위기를 이들 답게 보기 좋게 한 판으로 메쳐버린다.

이어지는 ‘Psychedelic Love’ 는 기타리스트 김꾹꾹이 꽤나 오래전에 만들어 둔 곡을 다시 다듬은 트랙이라고 한다. 빈티지한 기타의 톤과 리프 위에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것들을 생경하게 표현해 낸 독특한 가사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정신없이 치닫던 이 앨범의 끝자락에 ‘비로소,별’이라는 서정이 자리하며 또 한번 구성상의 낙차를 만들어 낸다. 지난 사랑에 대한 추억과 아직은 남아 있는 아쉬움, 허전함 등을 흐린 창 밖으로 보이는 별 하나에 투영하여 나지막히 속삭이는 이 트랙은 그 간의 에고펑션에러의 음악 스타일과 다소 다를 수 있으나 이 역시 이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 오류 중 하나일 뿐이다. 마지막 트랙인 ‘바보들의 왕’은 스마트한 세상 속 나만 바보인가 하고 좌절할 지도 모르는 세상 모든 바보들에게 보내는 메시아의 손길과도 같은 노랫말이 눈길을 끄는 곡이다. 앨범이 끝나는 아쉬운 마음을 이들만의 유쾌한 화법으로 위로해주며 웃으며 안녕하는 듯하다.

에고펑션에러는 변함없이 목소리를 내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거창하거나 이들만의 세계에 갇힌 이야기가 아닌, 듣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어떤 길이 바른 길인지, 어느 길이 멋있고 재미있는 길인지 함께 고민해 갈 것이다.

[Credits]

Produced by 김꾹꾹(Ego function error)
Record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s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s
Mastering by 강승희 @Sonic Korea

Management / 더 발리안트
Executive producer / 김민정(Ego Function Error)
Chief Manager / 김성수(더 발리안트)
A&R works / 김성수(더 발리안트)
Management works / 김성수, 오경덕(더 발리안트)

Artwork by 곽원지(Ego function error)
Design by 곽원지(Ego function error)
M/V edited by 이건희 @Hard luck film

Official Commentary by 김성수(더 발리안트)
Press work by 김성수(더 발리안트)
Publishing by POCLA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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