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그야말로 돌연변이 같은 등장, 인스타그램 채널 AoB (밴드 붐은 온다) 인터뷰

발행일자 | 2025-03-01

 

그야말로 돌연변이 같은 등장, 인스타그램 채널 AoB (밴드 붐은 온다) 인터뷰

 

좋은 음악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방식은 더욱 간단해지고 있다. 역설적으로 아티스트들의 어깨는 조금씩 더욱 무거워지기도 한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발매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음악을 소개하는 방식까지 고민하는 것이 당연해진 시대다. 그러한 와중에 ‘인스타그램 매거진’이 돌연 등장했다. 스낵 콘텐츠 형식으로 가볍고 손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면서도, 각 채널의 성격과 톤앤매너에 따라 각자만의 재치 있는 방식으로 각종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긴 셈이다.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큐레이션된 음악을 홍보하고 또 소비할 수 있는 매체임에 틀림없다.

 

음악 분야에서 대표적인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채널 ‘밴드붐은온다(@ageofband)’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23년에 만들어진 해당 채널은 밴드 음악을 소재로 재치 있는 밈(meme)을 사용하거나 큐레이션하며, 더욱 거대한 규모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굿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난 1월에는 ‘돌연변이’라는 컨셉으로 첫 번째 컴필레이션을 발매하기까지 이르렀다.

 

팬들 사이에서 장난스럽게 쓰이던 문구 ‘밴드 붐은 온다’가 정말로 최근의 흥미로운 담론이 되어버린 요즘. 밴드 음악을 소개하는 채널을 넘어서 하나의 음악 커뮤니티를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법한 해당 채널은 어떠한 관점으로 밴드 음악을 바라보고 있을까. 채널 ‘밴드 붐은 온다’의 운영자를 만나 컴필레이션을 제작하게 된 배경부터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운영 방향성, 그리고 밴드 음악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국내외 밴드 소식을 흥미로운 포맷으로 전달하는 AoB 밴드 붐은 온다 채널(@ageofband) (이하 ‘밴붐온’)의 운영자 김이준입니다.

 

 

Q. 밴붐온 채널이 놀라운 점이 매번 새로운 밈을 바로 콘텐츠화한다는 건데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혹시 비결이 있으신가요?

 

독립적인 채널이다 보니 별 다른 저항 없이 올릴 수 있어서 신속한 편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회사가 있는 계정에 올라가는 콘텐츠들은 워싱도 필요하고,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하잖아요. 아티스트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귀엽네’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로 선을 잘 지키는 게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웃음)

 

 

 

 

Q.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밴붐온 채널을 운영하게 된 본격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채널을 운영하기 전에, 그러니까 2023년 5월, 11월에 친구 두 명과 함께 두 차례 대학동아리 락 페스티벌을 DIY로 만들었어요. 팀 이름은 ‘Noisy Neighborhood’였구요.  각 대학에서 잘하는 밴드 동아리들을 찾고 DM으로 섭외해서, ‘생기 스튜디오’랑 ‘복합문화공간 에무’ 두 곳에서 페스티벌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계속 지속하기가 어렵더라구요. 테라스와 무대가 같이 있는 공연장을 서울에서 찾기가 어렵기도 하고, 사업적 노하우도 전무하다 보니 돈을 벌기도 쉽지 않았어요. 그때 즈음 팀원들이 대학을 졸업할 시기였어서 페스티벌 기획은 중단하고 다른 길을 찾고 있었어요. 결국 친구 두 명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이 쪽 일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겨서 여러 가지 궁리들을 하게 됐죠. 인터뷰 기회를 빌려 함께 페스티벌을 만들었던 제 친구 강동천, 곡여민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쑥스러워서 직접은 못 말하거든요. (웃음)

 

그러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저 밈(meme)을 올리는 채널을 만드는 거죠. 채널명을 거창하게 짓지 않은 이유도 지금의 모습이 될 거라 전혀 예상 못해서였어요. ‘밴드 붐은 온다’라는 말은 그 당시에도 쓰고 있었던 말이었고. 이미 ‘밴드 붐은 온다’라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유명하기도 했구요.  ‘힙합플레이야’, ‘호두아카이브’처럼 밈을 정말 잘 활용하는 힙합 채널도 있었어요. 그래서 밴드를 주제로 가벼운 콘텐츠를 올리면서 자기만족용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올리게 됐어요. 그렇게 23년 12월 1일에 밴붐온 채널이 시작된 거죠.

 

 

Q. 어느 시점부터 채널이 잘 되고 있다고 인기를 실감하셨나요?

 

제가 집 밖을 잘 안 나가요. (웃음)  사실 맨날 일 하기도 바쁘구요, 공연장에서도 그냥 지인들이랑 조용히 공연만 보고 오고, 그래서 사람들이 밴붐온 채널을 보는 걸 본 적도 없어요. 아직 잘 실감이 안 나요. 이따금씩 매체들에서 다뤄주시면 ‘신기하다’, ‘감사하다’ 정도인 것 같아요.

 

 

Q. 채널을 들어갈 때마다 팔로워가 쑥쑥 늘고 있더라고요.

 

질문에 답변하기가 부끄럽네요. (웃음)

 

 

Q. 어느덧 7.8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계신 덕분인지, 유튜브나 커뮤니티 사이트 등 다른 채널들도 만들어졌어요. 최근에는 블로그도 개설하셨잖아요.

 

각 채널마다 만들어진 목적이 있긴 해요. 가장 먼저 만들어진 건 커뮤니티예요. 원래 오픈 채팅으로 만들려 했는데 아무래도 팔로워들이 연령대가 어린 편이다 보니 관리가 안될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  디시인사이드라는 플랫폼 자체가 진입 장벽이 높긴 하지만, 찾아보니 갤러리 만드는 게 정말 간편하더라고요? 채널을 보는 사람들도 정보를 생산하면 더욱 재미있겠다는 취지로 간단하게 개설해봤어요. 일종의 실험이였죠. 만들어놓고 사실상 방치했는데, 얼마 가지 않아 자생력을 잃더라고요. 이후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어요. 분량 제한이 없으니, 확장성이 높잖아요. 공연 영상이나 길이가 긴 플레이리스트를 올릴 수도 있고, 여러모로 만들어두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채널을 유심히 보면  예전보다 톤이 점점 차분해지고 주관이 점점 덜 개입되고 있어요.  채널이 커질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캐주얼하기만 하면 채널에 의미 있는 협업을 풀어내기 어렵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캐주얼한 콘텐츠는 아예 블로그에서 풀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블로그는 최근에 밴붐온 채널에 들어오신 에디터 분께서 밴붐온 ‘외전’ 느낌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주고 계십니다.

 

 

 

 

Q. 밴붐온 채널에서 포크라노스의 음악이 많이 소개되는걸 봤어요. 음악을 디깅하는 방법으로 포크라노스 홈페이지를 언급하기도 했구요. 되게 반가웠어요. 최근에도 좋게 들은 음악이 있으신가요?

 

penguin apt 정규 앨범  좋았어요. 이 밴드는 밴드캠프에서 찾아듣곤 했는데 포크라노스에서 보니 더 반갑더라고요. 행간소음의 정규 앨범도 좋았고, BABO의 [b]도 너무 좋게 들었어요.

요즘은 싱글 위주로 나오니까 아무래도 EP나 정규를 좀 더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Q. 채널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느낌입니다. 최근에는 컴필레이션 앨범 [AoB 컴필레이션 앨범 Vol.1 : 돌연변이]까지 제작했어요. 앨범을 제작하기까지의 배경도 궁금합니다.

 

어느 날 을지로에서 지인과 맥주를 마시다가 컴필레이션 앨범 얘기가 나왔어요. 혹시 2012년에 발매된  [Seoul Seoul Seoul]이라는 컴필레이션을 아시나요? 서울에서 음악활동을 영위하는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은 컴필레이션인데, 라인업이 되게 멋있어요.

 

 

Q. 모임 별의 트랙이 수록된 검은색 커버의 앨범인가요?

 

네 맞아요. 암전된 대한민국 지도에 불이 켜져 있는 컴필레이션인데요. 너무 좋아해서 CD도 갖고 있거든요. 말고도 제비다방 컴필레이션, 포크라노스 컴필레이션 등이 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앨범의 방식으로 소개해야 가장 시끌시끌하게(?) 알릴 수 있겠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뭔가 ‘컴필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멋져 보였어요. (웃음) 공식적인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 찰나에, 지인이 “컴필레이션을 내보면 어때?”라고 말해준 거죠.

 

처음에는 ‘컴필레이션’이 되게 거창한 단어처럼 느껴져서 채널에서 발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용기를 내 봐야겠다 싶더라고요. 텔레포트 컴필을 제작하셨던 승준 님께도 여쭤보면서 도움받았던 것 같아요.

 

 

 

 

 

Q. 평소 컴필레이션 앨범에 관심이 많으셔서 그런지, 밴붐온 컴필레이션 앨범의 컨셉도 꽤나 독특했어요.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제목이 모든 걸 설명하는 앨범이긴 해요. 포크라노스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알 수 있지만, 세상에 정말 많은 음악이 나오고 있고, 밴드도 많잖아요.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귀에? 띄는 분들이 계셨어요. 평소 디깅하면서도 관심 있게 보고, 뭔가 같이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 분들이 계셨죠. 되게 독창적인 음악을 하고, 본인의 컨셉이 확실한 분들이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돌연변이 도감’으로 모아 사람들에게 소개해보면 좋을 것 같아 제작하게 되었어요.

 

Q. 밴붐온 측에서 먼저 기획하고, 이후에 섭외에 들어간거죠? 실제로 처음 발매를 해보니 어떠셨어요?

 

완전히 섭외로 이루어졌어요. 연락을 드려서 이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참여해 주실 수 있는지 제안드렸어요. 아무래도 유통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 보니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경된 부분도 있었고요. ‘기발매’ 컴필레이션을 제작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웃음) 에디터분이 컴필레이션을 제작하던 중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이미 업계 경력이 있으셨던 분이라 나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어요.

 

 

 

 

Q. 말씀 주신 것처럼 라인업은 독창적인 프로덕션을 진행하는 분들로 꾸려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말 그대로 ‘돌연변이’ 같은 분들을 섭외했어요. 각자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그 판단 기준에는 기획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잖아요. 다행히 발매 후에는 여러 매체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많이 알릴 수 있었어요. 당연히 모든 몫이 아티스트 분들한테 전부 돌아갔으면 좋겠고요.

 

 

Q. 1번 트랙 ‘돌연변이’를 제외하고는 이미 발매된 음원들인데요. 기발매곡들은 어떤 기준으로 큐레이션했는지 궁금합니다.

 

에디터 분과 함께 조정 과정을 많이 거쳤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5번 트랙 “에로틱웜즈익스히비션 – pickle me..”랑 7번 트랙 “고고학 – 파도”까지로 연결되는 흐름이에요. 모든 트랙이 최대한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게 배치했어요. 그러면서도 참여하신 분들의 디스코그래피 중 ‘대표곡’ 느낌의 곡들을 위주로  셀렉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대표곡은 가장 리스너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곡들일테니까. 수록된 곡들로 하여금 아티스트의 다른 곡들에 관심이 생기게 기획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Q. 1번 트랙 “김승주 – 돌연변이”는 이번 컴필레이션을 위해 제작된 곡이잖아요.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긴 해요. 예전에 짜두었던 순서가 있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진행 흐름이 조금 바뀌기도 했어요. 원래는 인트로 없이 “도시폭격”를 수록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승주 님 측에서 도시 폭격에 어울리는 인트로를 제작할 수 있다고 의견을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기적적으로 일이 진행이 잘 돼서, 새로 발매된 인트로 트랙까지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됐어요.

 

 

 

 

Q. 컴필레이션을 듣는 분들이 어떤 포인트를 중점적으로 듣는다면 좋을 것 같으세요?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기발매 트랙들이다 보니 유기적인 구조를 완벽하게 짜기가 어렵고, 또 리스너 입장에서 50분에 달하는 앨범을 끝까지 듣기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럼에도 노래들을 새롭게 발견한다는 느낌으로 모든 트랙을 끝까지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음악이 마음에 든다면, 아티스트 분들의 다른 곡들도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컴필레이션은 플레이리스트라기보다는 큐레이션에 가깝기도 해요. 제가 의도한  건 함께한 밴드들의 다른 곡을 들어보는 거거든요.

 

 

Q. 컴필레이션 제목에 Vol.1 표시가 붙었어요. 앞으로의 컴필레이션도 기대해 봐도 좋을까요?

 

넵. 계속할 것 같아요. 정확한 시기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매년 한 번씩은 꼭 하고 싶어요. 이번 컴필레이션이 총 12곡이거든요. 10곡이 넘어가는 규모이다 보니 제작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아예 새로운 트랙으로 3~5곡짜리 EP 분량으로 제작하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Q. 채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 이제는 인스타그램 매거진이 아티스트들한테 주요한 마케팅 수단이 됐잖아요. 매체 자체가 주목받는 만큼 운영에의 고충도 있을까 싶어요.

 

많죠. 채널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콘텐츠를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채널 이탈률을 방지하면서 다양한 밴드들을 조명하고 싶어요. 갈수록 채널에서 다루는 아티스트의 범위가 좁혀진다고 부정적인 반응도  있어요. 실제로는 채널을 유심히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나름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비난을 받으면 마음이 아프죠. ‘도대체 얼마나 좁혀지길 원하나’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요즘은 인스타그램 매거진이 정말 많은데, 매거진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정 장르나 분야를 타이트하게 다루는 채널도 많아졌어요. 채널에서 그런 매거진들을 소개하면 오히려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채널의 규모와 개성에 맞게 콘텐츠를 뾰족하게 다루고, 매거진마다 각자의 색깔을 만들어가면서 각자의 콘텐츠에 충실해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실제로 음악계에 어떤 소식이 생기면 여러 채널이 우르르 모든 소식을 동일하게 올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전부 동일한 정보가 소개되는 거죠.

 

맞아요. 실제로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 뉴스도 다루되 좀 더 정성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인스타 매거진’이라는 형태가 제작 접근성이 좋다 보니 잘못되거나 가벼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는 인스턴트한 정보만 담기지 않도록 더욱더 자료 조사를 확실히 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채널을 운영하면서 팬들의 반응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어요. 현재의 밴드 씬에 있어서 여러 밴드 팀이 참고할 만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공식 계정이 첫인상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음악만 만들기도 정말 바쁘시지만, 요즘엔 SNS 계정 역시 챙겨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공식 계정이 생각보다 더 중요하거든요. 처음 보는 밴드를 인스타그램에 검색했을 때, 팔로우하고 싶게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명확한 음악적 컨셉을 갖고 센스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도 다 신경 쓰거든요. ‘되게 감각적이다’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게요.

 

사실 공연 포스터나 여러 정보를 올려야하니 톤앤매너가 흐려지기 쉽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자체 콘텐츠도 만들고. 본인들이 채널에 매거진 형식으로 올릴 수도 있는 거고. 커버나 릴스를 찍는 것에 대해서는 열려 있는 밴드도 있고, 내 창작물이 아닌 걸 내 채널에 올리는 것에 부정적인 밴드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해서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한 명이라도 홍보하는 게 의미가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이 세상에 너무 많죠.

 

지금 잘 되고 있는, 혹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밴드들은 하나같이 음악뿐만 아니라 다들 비주얼적 센스들이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밴드 자체도 기믹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컴필레이션에 소개된 김승주 님도 소년만화 컨셉을 제대로 활용하고 계시고, 유령서점도 본인들만의 귀엽고 컬트적인 기믹이 있거든요. Leaveourtears나 고고학도 마찬가지고, 본인들만의 컬러가 확실해야 될 것 같아요. 사운드와 비주얼적 부분들이 일관된 플로우를 가지고 있다면  분명 그 컨셉에 매력을 느끼는 고정 팬들이 점점 늘거라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아시아 페스티벌에 대한 콘텐츠도 다루고, 협업도 다양하게 하고 계세요.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잘하고 있는 관점에서 봤을 때 포크라노스는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웃음)한국 인디 씬에 관심 있는 외국 사람에게는 포크라노스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게 가장 좋은 디깅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RYM이나 밴드 캠프 역시 많이들 사용하는 추세지만, 포크라노스는 원체 브랜딩이 정말 잘 되어 있는 유통사잖아요. (웃음)

 

 

 

 

앞으로의 ‘밴드붐은온다’라는 채널 혹은 하나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나아갈까요? 궁극적인 운영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채널에 꽤 많이 모여계시잖아요. 올해는 정말 라이브 음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말은 즉 공연 및 오프라인 이벤트를 의미하는 거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공연을 정말 만들고 싶어요. 저 역시도 오프라인 활동을 더욱 많이 경험하고 싶구요.

 

채널의 유형을 단정 짓지 않는다는 부분이 밴붐온 채널의 강점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사실 목표를 정확하게 짚기 어려워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도 예측이 힘들기도 하고, 정해놓으면 뭔가 생각이 막히는 느낌이에요. 밴드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소개하고픈 마음은 여전하고, 공연이나 팝업, 오프라인 행사의 형태로 팬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어요. 더 큰 매체들에 출연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었으니, 다음 차례는 공연인가 보군요.

 

직접적으로 라이브를 본다는 감각이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에 공연을 볼 일이 있었는데 밴드 라이브를 처음 경험하는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다녀왔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공연을 보고 오더니, 이후로부터 그 기획공연에 출연한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찾아 듣는 거예요.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인디 밴드들은 각자의 색깔이 정말 확실하잖아요. 평소 밴드 사운드에 생소하셨던 분들에게는 라이브 밴드 사운드가 주는 파괴력이 강렬하게 와닿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유효한 포인트가 오프라인 경험이라고 느껴졌달까요.

 

 

 

 

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의 하나가 공연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네, 라이브를 보는 것. 이런 오프라인·공연의 문화가 생소한 분들은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관심은 있지만 주변에 갈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혼자 보러 간다는 개념 자체가 무섭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이런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춘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결국 오프라인 행사까지 고민할 수 있는 이유는 온라인상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생산한 덕분인 것 같아요.

 

그런가요? 채널이 확장되면서 저 역시도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조금은 덜 자극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웃음)

 

 

어느덧 인터뷰가 끝나가는데요. 밴붐온 채널을 보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들어보면서 인터뷰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밴붐온 채널이 단순히 운영하는 사람의 기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회라고도 생각해요. 그래서 채널 자체를 하나의 사회 현상처럼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사회 현상을 응원해 주시고 무엇보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조금 유쾌하게 채널을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채널 뒤에 사람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채널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면 좋겠고, 앞으로도 재미있는 것들을 열심히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지금도 좋게 봐주시는 부분에 대해 너무 감사드리고, 다 같이 멋진 밴드들을 응원하고 이 여정에 함께해 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인터뷰 기회를 주신 포크라노스에게도 감사합니다.

 

 


 

사진제공 | AoB (밴드 붐은 온다) (@ageofband)

Interview |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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