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의 모든 순간을 음악으로 남길 수 있다면, 찰리빈웍스 [LIVE!] 발매 기념 인터뷰
라이브에는 그날만의 날씨가 깃든다. 같은 악기를 들고,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공간의 컨디션과 현장의 기류, 연주자의 감정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연주가 끝나면 그때의 공기와 온도 역시 서서히 기억 속으로 사라진다. 라이브 앨범은 그렇게 한 번뿐인 순간을 음악 안에 남겨두는 기록에 가깝다.
부산과 서울, 그리고 제주. 서로 다른 공간에서 만들어진 라이브의 기록에는 완벽하게 정돈된 연주보다 그날의 호흡과 마음가짐, 작은 실수와 예상하지 못한 상황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자리를 함께했던 이들에게는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이 되고, 처음 마주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공연이 된다.
지나간 기억을 다시 현재로 불러오는 앨범. [LIVE!]에 새겨진 자취를 따라 찰리빈웍스가 남겨두고 싶었던 장면과 그 시간을 함께 완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Q. 안녕하세요, 찰리빈웍스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드팝과 로큰롤을 건강히 권해드리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찰리빈웍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찰리빈웍스의 음악을 올드팝과 로큰롤이라고 소개해 주셨는데, 장르 방향성을 이와 같이 정하게 된 히스토리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 Queen을 들으며 음악을 시작했고, 1950년대 Elvis Presley의 로큰롤부터 The Beatles, The Rolling Stones를 비롯한 영국 밴드들의 음악까지 정말 좋아했어요. 또한 아날로그적인 질감과 디지털 사운드가 혼재하던 80년대 시기의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요. 이후 다른 장르도 여러 방면으로 시도해 봤지만, 어딘가 제 옷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러다 30살에 발표한 ‘우리 사랑은!’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올드팝과 로큰롤이 곧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Q. 올드팝과 로큰롤 하면 떠오르는 대표 뮤지션을 같이 언급해 주셨어요. 그중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음악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를 꼽는다면 단연 Queen인 것 같아요. 지금도 작업을 하다가 막히거나 답답함을 느낄 때면 Queen의 음반을 처음부터 쭉 들어보곤 해요. 그러다 보면 어릴 때, 이 음악을 들으며 설렜던 감정을 다시 발견하게 되고, 앞으로 어떤 창작을 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도 얻게 됩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음악이지만, 그 안에는 지금 들어도 놀라울 만큼 과감한 아이디어가 많거든요. 그런 시도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도 조금 더 과감해져 봐야겠다’는 자극을 받아요. Queen은 음악을 시작하게 해준 아티스트인 동시에, 지금도 제 창작에 계속해서 영향을 주는 존재입니다.
Q. 음악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Queen의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보컬을 따라 해보고 싶었지만,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고요. (웃음) 제 음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영향을 꼽는다면 Brian May의 기타 주법인 것 같아요. 차용했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제 음악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타 화음을 한 단, 두 단, 세 단씩 쌓고, 여기에 더블링을 더해 빈 공간을 기타 사운드로 채웠을 때 오는 쾌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방식의 기타 사운드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Queen 특유의 과감한 코드 진행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 음악에도 그런 진행을 사용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Queen 만큼 대담하게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웃음) 결국 제 음악을 듣는 분들이 기대하는 부분에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지리스닝의 성격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Queen에게서 받은 과감한 아이디어를 제 음악 안에 가져오되, 너무 복잡해지지 않도록 적절히 덜어내며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Q. Queen 앨범 중에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만약 노래를 하나 고르자면 ‘Good Old – Fashioned Lover Boy’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5집 앨범에 수록되어 있고, 아직까지도 일이 막힐 때나 어디 여행 갈 때, 길을 나설 때, 이 곡을 가장 먼저 찾아 듣게 됩니다. 그래서 꼭 추천드립니다.

Q. ‘찰리빈웍스’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Charles Chaplin의 ‘Charles’와 Mr. Bean의 ‘Bean’을 조합해 처음에는 ‘Charlie Bean’이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여기에 공장처럼 끊임없이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싶어서 ‘Works’를 붙였고요. 당시에는 이름 뒤에 ‘웍스’를 붙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라 저도 가볍게 붙여봤는데, 지금은 몇 안 되는 살아남은 ‘웍스’가 됐습니다. (웃음)
어릴 때는 ‘내가 보고 듣는 것은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Charles Chaplin의 <Modern Times>나 Mr. Bean의 코미디를 많이 봤는데, 어설프고 우스꽝스러운 행동 속에도 사회를 향한 풍자와 뼈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자신의 방식으로 소신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는 음악을 통해 제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태도를 닮고 싶다는 마음도 ‘찰리빈웍스’라는 이름 안에 함께 담겨 있어요.
Q. 현재 제주에 거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언제부터 머물게 되셨고, 제주로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30살 무렵에 울산에 완벽히 이주해 살다가 32살쯤 제주로 내려왔어요. 울산이 고향이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의 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 두세 명을 제외하면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저는 계속 음악을 만들며 살아왔고, 주변 친구들은 정상적인 과정을 따라 살아오다 보니 서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어요. 그런 부분 때문에 스스로 많이 힘들어했고, 심적으로도 꽤 흔들리던 시기였습니다.
그 무렵 제주 애월에서 ‘마일스’라는 바를 운영하는 영길이 형이 자주 놀러 오라고 권해줬어요. 지금 웬즈데이오프(Wednesday Off)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형인데, 제주에 오면 함께 공연해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한 번씩 놀러 가서 공연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제주에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생겼고, 점점 이곳에서 지내는 일이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결국 그 인연들을 따라 자연스럽게 제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Q. 많은 사람들이 제주살이를 로망으로 여기는데, 막상 직접 거주하시면서 느꼈던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는 제주살이에 정말 만족하고 있는 편이라 크게 힘든 점은 없습니다. 제가 지내고 있는 곳은 전농로 근처인데,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동네는 아니지만 차 타고 10~20분만 나가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펼쳐지고, 그 풍경으로 힐링을 잔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행복한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귀여운 강아지도 키우고 있어 제 34년 인생 중 가장 안정적이고, 평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제주에서 공연을 자주 하고 계시나요?
생각보다 정말 자주 공연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친구들을 한두 명씩 사귀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대에 설 기회도 많아졌고요. 감사하게도 제주에서 공연하면 여행객뿐만 아니라 현지에 거주하는 분들도 많이 찾아와 주세요.
요즘은 밴드 멤버들과 계절마다 한 번씩 제주에서 공연해 보는 것도 계획하고 있어요. 멤버들은 모두 서울에 살고 있어서 공연이 있을 때마다 함께 제주로 내려오는데요. 다 같이 저희 집에서 지내고, 공연이 끝나면 맥주도 한잔하는 그런 낭만이 있어요. 음악뿐만 아니라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과정까지 좋아서, 제주에서의 공연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Q. 밴드 멤버분들에게도 제주에서의 공연은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특히 공연 일정이 많은 시기에는 제주에 내려오는 것 자체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공연은 한 시간 남짓 진행하지만, 이후에는 함께 맥주도 마시고 각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거든요. 멤버들이 공연뿐만 아니라 제주에서의 시간까지 즐기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요. 먼 곳까지 기꺼이 와주는 일이 늘 고맙기도 하고요.

Q. 본격적으로 이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발매하는 앨범의 제목은 [LIVE!]입니다. 공연을 할 때마다 멀티트랙을 받아 꾸준히 보관해왔는데요, 그중 완성도가 높고 기억에 남는 무대들을 음원으로만 간직하기보다, 당시 현장에 함께했던 관객분들과 다시 추억할 수 있는 앨범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직전에 발매한 LP가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것도 제작을 결심한 계기 중 하나였어요. 보내주신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컴퓨터와 플러그인 등 음악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새롭게 마련했고, 이를 활용해 직접 라이브 앨범을 완성해 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여러 공연의 녹음 가운데 저희가 행복하게 연주했고, 라이브의 완성도 또한 높았던 곡들을 선별해 총 16개 트랙을 담았습니다. 저에게는 공연의 순간들을 기록한 앨범이자, 그 자리에 함께했던 분들과 당시의 기억을 다시 나누기 위해 만든 작품입니다.
Q. 음악으로 받은 사랑을 다시 음악으로 돌려드린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LIVE!]는 찰리빈웍스에게 어떤 의미가 담긴 앨범일까요?
예전 멀티트랙을 다시 꺼내 들었을 때는 당시 제가 어떤 감정으로 공연했는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작업 프로그램을 켜고 본격적으로 믹스를 시작하니, 그날의 분위기와 감정들이 조금씩 되살아나더라고요. 작업하는 내내 지난 공연들을 참 많이 회상했던 것 같아요.
동시에 저희의 연주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되기도 했어요.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반대로 저희가 잘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더 부각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거든요. 지난 시간을 기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 저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앨범에 수록된 트랙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셨나요?
현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생생하게 담겨 있는지도 중요했지만,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녹음 소스의 완성도였어요. 실제 공연은 무척 좋았더라도 음원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소스도 있었거든요. 결국 앨범은 귀로 감상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연주와 보컬은 물론 멀티트랙의 음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별했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부산 KT&G 상상마당 공연 때, 라이브가 가장 많이 수록됐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날 노래를 잘 부르진 못했지만, 연주자들과의 합이나 현장의 분위기, 멀티트랙 소스의 퀄리티가 모두 좋았어요. 개별적인 아쉬움보다는 공연 전체가 가진 완성도를 중요하게 봤고, 그래서 수록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앨범 트랙 리스트를 공연의 셋리스트 그대로 따른 것 같진 않아요. 수록 순서를 이처럼 배치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기본적으로는 실제 공연의 셋리스트를 바탕으로 순서를 구성했어요. 다만 한 공연에서 녹음한 소스를 들어봤을 때, 음원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공연에서 연주한 같은 곡의 소스를 찾아 대체했습니다. 그마저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없으면 수록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러 공연의 기록을 조합했고요.
또 모든 분이 앨범을 1번부터 16번 트랙까지 순서대로 듣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어요. 원하는 곡을 한 곡씩 꺼내 들어도 자연스럽도록 신나는 곡은 앞쪽에, 비교적 잔잔한 곡은 뒤쪽에 배치했습니다. 앨범 전체를 순서대로 들었을 때는 하나의 공연처럼 흐르면서도, 개별 트랙으로 감상했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려고 했어요.
Q. 13번부터 16번 트랙은 CD Only로 수록하셨는데, 한정 트랙으로 수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공연 중에 제가 가사를 크게 실수했던 곡이에요. 그런데 그때의 현장 분위기가 무척 유쾌했고, 관객분들과 함께 웃었던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아 꼭 앨범에 담고 싶었어요. CD를 구매해 듣는 분들께서도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처럼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수록했습니다. 나머지 CD 한정 트랙 역시 음반을 구매해 주신 분들과 공연장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일종의 선물처럼 구성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대충 만들어 가볍게 넣은 것은 아닙니다. (웃음)
Q. 가사 실수처럼 완벽하지 않은 순간까지 라이브의 일부로 담으셨어요. 수정하거나 덜어내지 않고 그대로 담고자 한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메인 트랙들에서도 가끔씩 제가 가사를 틀리거나 연주가 살짝 어긋나는 부분들이 있을 텐데, 그런 걸 찾아 듣는 라이브 앨범만의 묘미가 또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Q. 라이브는 무대 위의 연주자뿐 아니라 그날의 관객과 공간이 함께 만드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찰리빈웍스의 공연에서 관객은 어떤 존재인가요?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긴장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올라 관객분들을 마주하면, ‘세상에 멋진 뮤지션이 이렇게 많은데 이분들은 왜 나를 보러 와주셨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시나무 떨듯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두세 곡쯤 마치고 나면 비로소 긴장이 풀리고 공연에 푹 빠져들게 되고요.
평소에는 제 음악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막연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공연장에서는 제 음악을 듣는 분들을 실제로 눈앞에서 만나게 되잖아요. 제 노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찾아와주셨다고 생각하면 그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활동을 준비하다 보면 힘들거나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아요. 그런데도 제가 계속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제 음악과 공연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에게 관객은 음악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가장 감사한 존재입니다.
Q. 지금까지 선보인 무대 가운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찰리빈웍스님의 인생 공연은 언제였나요?
상투적인 표현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모든 공연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제 음악에 관심을 갖고 공연장까지 찾아와주신 분들 앞에서 저라는 아티스트를 보여드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특별하거든요.
그럼에도 하나를 꼽는다면, 최근 광주 오웬기념각에서 진행한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오웬기념각은 선교사 Clement C. Owen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공간인데, 과거에는 예배당으로 사용됐다고 해요. 개인적으로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장소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 다니던 교회 역시 나무 의자가 가득했고, 공간에는 은은한 나무 향이 배어 있었어요. 오웬기념각에 들어섰을 때, 그 시절의 기억과 향수가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그런 공간에서 노래하다 보니 평소보다 한층 감성이 풍부해진 상태로 공연했던 것 같아요. 장소가 지닌 분위기와 제 개인적인 감정이 맞닿았던 무대라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Q.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보니 객석이 한 지점을 향하도록 배치되어 있었어요. 이러한 공간 구성이 공연에서 더욱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을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공연장 측에서 서까래를 받치는 나무 기둥을 중심으로 기존과 반대 방향을 향하도록 의자를 배치해 주셨어요. 저는 큰 십자가를 마주한 채 노래하는 위치에 서 있었는데요, 공간의 구조와 시선이 한곳에 모이는 객석의 배치가 어우러지면서 평소의 공연과는 다른 경건하고 신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Q. 오웬기념각이라는 장소를 어떻게 섭외하게 되셨는지 그 과정도 궁금합니다.
원래는 다른 장소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급하게 새로운 곳을 찾아야 했어요. 그러던 중 오웬기념각을 알게 되었고, 공연팀을 통해 미팅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다만 오웬기념각은 본래 대중음악 공연을 목적으로 대관하는 공간은 아니라고 들었어요. 저는 제주에 있어 직접 미팅에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연팀에 제가 직접 쓴 손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공간에서 꼭 공연하고 싶다는 마음을 편지에 담아 전했는데, 감사하게도 그 진심을 좋게 봐주셔서 진행할 수 있게 됐어요.
Q. 이번 앨범에는 KT&G 상상마당 부산, 연남스페이스, 더홀스승마센터에서의 공연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각 공간별 규모나 분위기에 따라 연주 스타일이나 퍼포먼스 에너지에 차이가 있었나요?
전체적으로는 음원에서 들었던 사운드를 최대한 유지하되, 라이브로 돋보였으면 하는 부분은 새롭게 편곡하는 방향으로 준비했어요. 다만 실제 무대에서는 당일의 현장 컨디션이나 공간의 특성, 제 감정 상태에 따라 연주와 가창이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믹스 과정에서도 각 공연장이 지닌 분위기와 개성이 잘 드러나도록 신경 썼습니다.
KT&G 상상마당 부산 공연은 감정적으로 특히 고조돼 있던 무대였어요. 부모님과 평소 가까운 관계는 아니지만, 본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공연하게 된 만큼 한번 보러 오시라고 초대했거든요. 공연하는 동안 부모님이 실제로 객석에 와 계신지 계속 신경이 쓰여 평소보다 많이 긴장했고, 여러 감정이 뒤섞인 상태로 노래했던 것 같아요. 라이브 앨범에서도 당시의 떨림과 감정이 어느 정도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남스페이스에서는 인이어에 문제가 생겨 공연하는 내내 꽤 어려움을 겪었어요. 반면 공간과 관객에게 전달되는 사운드가 정말 좋았고,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럴수록 정신을 집중해 연주와 노래에 더 신경 쓰려고 했어요. 오히려 긴장감이 높아져서인지 관객분들과 나누는 멘트도 자연스럽게 잘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홀스승마센터는 함께 작업하고 있는 영상팀 ‘스튜디오 뀰’에서 찾아준 장소예요. 장비를 모두 직접 챙겨가 공연했는데, 연주하는 동안 새가 날아다니고 옆에서는 말 울음소리가 들리는 등 일반적인 장소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펼쳐졌어요. 무엇보다 공간의 자연스러운 울림이 무척 좋았고, 그 잔향이 마이크에도 아름답게 담겼습니다. 장소가 가진 분위기와 소리가 모두 특별해서 이곳에서의 라이브는 꼭 앨범에 수록하고 싶었어요.

Q. 직접 튠과 믹스, 마스터링을 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생생함을 살리는 것과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어디까지 다듬고, 어떤 부분은 그대로 살리려고 했을지 여쭤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정식으로 엔지니어링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니에요. 작곡 회사에서 일할 때, 다이내믹이나 음역대 정리하는 방법을 어깨너머로 배웠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생각한 사운드를 기술적으로 모두 구현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각 공연에서 연주자들이 느꼈던 감정과 현장의 분위기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일이었어요. 공연마다 멤버들의 컨디션과 감정이 달랐을 테고, 그런 차이까지 라이브의 일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지나치게 매끈하게 정제하기보다는 각 소스를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현장감이 살아 있도록 음역대와 밸런스를 정리했습니다.
다만 공연장에서 듣는 소리와 음원으로 감상하는 소리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청취 과정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은 적절히 보완했어요. 현장의 거친 결은 남기되, 앨범으로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까지 다듬는 것이 이번 작업의 기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스튜디오 앨범과 라이브 앨범은 제작 과정부터 곡이 전달되는 방식까지도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직접 작업하시면서 느낀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스튜디오에서 곡을 만들 때는 피치와 악센트, 강약을 세밀하게 조절하며 최대한 정교하게 다듬어요. 반면 라이브에서는 제가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노래하는지가 훨씬 생생하게 담기는 것 같아요. 노래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함께 격앙되거나, 곡 안으로 깊이 빠져드는 순간이 생기는데요. 저는 그 순간을 정말 좋아해요.
제가 종종 사용하는 표현이 있는데, 라이브를 하다 보면 세상과 제가 완전히 분리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눈을 감고 노래하는 순간에는 세상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저와 제가 부르는 노래만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스튜디오에서는 정교하게 곡을 완성해간다면, 라이브에서는 노래와 제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몰입의 순간이 저에게는 라이브가 주는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라이브 앨범은 현장에서 연주자들이 만들어낸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앨범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하는 밴드 멤버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공연 전에는 각자의 파트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면 멤버들이 준비한 것 이상의 100%보다 높은 500%의 에너지를 보여주거든요. 같은 멜로디와 편곡으로 연주하더라도 그날의 분위기와 컨디션, 감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데, 그런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라이브 앨범의 큰 매력인 것 같아요.

Q. 현재 함께하고 있는 밴드 멤버분들과 합을 맞춘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연주자 친구들이랑은 이제 3~4년 정도 된 것 같아요. 4년 넘은 친구도 있고요. 드럼 치는 영훈이랑 제일 처음 같이 시작했고요, 그다음에 기타 치는 명석이, 건반 치는 신웅이, 베이스 치는 정호까지 모였는데, 다들 프로 뮤지션이거든요. 연주 실력에 비해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커요. 이렇게 소중한 동료들을 만나 행복합니다.
Q. 밴드 멤버분들과는 어떻게 한 팀으로 자리 잡게 되었나요?
찰리빈웍스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에는 공연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처음에는 영훈이와 저를 비롯해 현재 Snozern (스노전)으로 활동하는 승호 형, 빈지노의 드럼 세션으로 활동했던 민성이와 함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이후 각자 일정이 바빠지면서 멤버 구성이 몇 차례 달라졌고, 영훈이와 계속 호흡을 맞추던 중 명석이, 신웅이, 정호까지 합류하게 됐어요.
정호가 들어온 뒤에는 제가 멤버들에게 부탁을 했어요. 이제는 이 멤버 고정으로 가고 싶고 대신할 사람을 구하지 말아 달라고요. 공연마다 대체 연주자를 구하기보다, 이 멤버들과 하나의 팀으로 꾸준히 호흡을 쌓아가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지금의 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활동명은 찰리빈웍스이지만 실제로는 한 명의 아티스트와 세션 연주자들의 관계라기보다 하나의 밴드에 가깝게 움직이고 있어요. 공연 페이도 동일하게 나누고, 스케줄도 함께하고 있고요. 지금은 이 멤버가 아니면 굳이 라이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저한테는 보물 같은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Q. 찰리빈웍스의 곡은 성광님을 통해 시작되지만, 무대에서 선보이는 음악은 밴드 멤버 모두가 함께 해석하여 완성되는 것 같아요. 각 멤버분들의 연주와 개성이 찰리빈웍스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강신웅 (건반) : 함께 모여 있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것이 툭툭 튀어나오거나 습관처럼 하던 연주가 좋은 아이디어로 이어질 때가 있어요. ‘FLOWS’가 끝난 뒤 라틴 분위기로 넘어가 솔로를 연주하는 편곡도 그런 과정에서 나왔죠. 멤버 중 세 명은 5분 동안 대화 주제가 스무 번씩 바뀔 정도로 생각이 자주 튀는 편인데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것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고명석 (기타) : 성광이 형을 제외한 네 명의 연주 스타일은 각자 가장 자신 있는 곡에서 특히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베이스를 맡고 있는 정호는 유쾌하고 끼 넘치는 에너지가 강점인데, 그 매력이 ‘ SSE! SSE! SSE!’에서 정말 폭발합니다. 또 힙합과 R&B 같은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영훈이 형은 ‘MR.MILES’에서 특유의 그루브를 정말 멋지게 만들어주고요. 신웅이는 섬세한 화성과 사운드를 잘 다루는 친구라 ‘발버둥’이라는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극대화해줍니다. 저는 ‘그때도 나’처럼 감정이 크게 폭발하는 곡에서 성광이 형의 노랫말을 이어받아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다이내믹한 연주를 보여드릴 수 있고요. 결국 멤버 모두가 잘하는 영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다양한 개성이 성광이 형의 폭넓은 음악과 만나면서 셋리스트를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Q. 함께 무대를 만들어오면서 서로가 곡을 해석하는 방법, 그리고 연주로 표현하는 방식도 달랐을 것 같아요. 라이브를 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점에 두시나요?
홍영훈 (드럼) : 성광이 형의 곡은 이미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는 곡이 가진 감정과 흐름을 가장 단단하게 받쳐주는 역할에 집중합니다. 드럼이 과하게 앞에 나서지 않고, 곡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편이에요. 라이브에서도 변주를 많이 넣기보다는 음원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무게감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찰리빈웍스의 음악은 한 곡이 끝난 뒤 남는 울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라이브에서는 멤버마다 곡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가 모였을 때 음원과는 또 다른 생동감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개성을 두드러지게 드러내기보다는 하나의 방향으로 모였을 때 찰리빈웍스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강신웅 (건반) : 성광이 형의 노래는 곡마다 희로애락이 진하게 담겨 있으면서도 편곡이 참 정갈해요. 음원에서는 같은 곡을 백 번도 반복해 들을 수 있도록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공연에서만큼은 맛소금을 팍팍 넣어서라도 자극적인 경험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메인 셰프인 성광이 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요.
장정호 (베이스) : 저는 찰리빈웍스의 곡을 연주할 때 성광이 형의 호흡과 감정, 다이내믹을 생각하며 연주합니다. 곡에서 감동을 주는 지점이나 형이 노래를 부르며 울컥하는 부분을 캐치해서 형이 그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연주하려고 해요. 베이시스트인 저는 가사 없이 연주하지만 베이스로 노래를 부른다는 생각으로 연주합니다. 그런 노력이 형의 음악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하나의 팀처럼 시너지를 만들고, 좋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명석 (기타) : 저는 다른 아티스트의 세션을 할 때 원곡의 해석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그 안에 제 색깔을 조금씩 녹여 내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성광이 형의 음악은 한 곡 한 곡이 정말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오히려 형의 연주를 90% 이상 그대로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습할 때도 ‘왜 이렇게 연주했을까?’, ‘이 프레이즈에는 어떤 의도가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연주를 그대로 재현하다 보면 라이브가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저희는 멤버 모두 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곡을 완전히 몸에 익힐 만큼 연습해요. 그래서 공연에서는 연주를 재현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성광이 형의 감정선을 따라가고,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결국 저희 공연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디지털 음원이 중심이 된 환경에서도 꾸준히 피지컬 앨범을 제작하고 계십니다. 찰리빈웍스에게 음반이라는 형태는 어떤 의미인가요?
디지털로도 음악의 흔적을 남길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리적인 결과물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갈증이 늘 있었어요. 다만 처음 피지컬 앨범을 제작하기 전까지는 저도 확신이 없었습니다. 음반 매장에서 제가 어떤 아티스트인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잘 모르는 분이 앨범을 발견해 구매할 수도 있잖아요. 그분이 음악을 듣고 만족할 만큼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지 스스로 확신하기 어려웠어요. 그러다 정규 2집을 발매하면서 ‘이제는 나도 피지컬 앨범을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제 음악의 기반이 올드팝인 만큼, 음반을 직접 고르고 꺼내 듣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까지 함께 전달하고 싶었어요.
Q. 공연 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이 앨범을 통해 그때의 순간을 상기시키며 추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에 이 앨범을 처음 듣는 분들에게는 어떤 상황과 방식으로 감상하기를 권장하고 싶으신가요?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하고 싶어요. 실제 공연의 셋리스트를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지만, 한 편의 공연처럼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트랙 순서를 구성했거든요. 최대한 공연장에서 무대를 관람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제 공연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라이브 앨범이 발매되는 날이 곧 온라인 공연 날이라고 생각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LIVE!] 앨범을 듣는 순간만큼은 제 공연을 보러 온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하실 수 있게끔 준비했습니다.
Q. 이 앨범을 통해 리스너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기술적으로 엄청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화려한 예술과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이 앨범에는 제 부족한 모습도 많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박자를 놓치고, 음역대가 맞지 않는 것처럼 실수하고, 틀리고, 삐걱거려도 “뭐 어때!” 한 번으로 웃어넘기곤 하는 것처럼 다들 뭐든 그냥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날 것 그대로를 담은 앨범이고, 이 앨범을 듣는 분들이 자신 스스로와 서로를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Q. 찰리빈웍스가 음악을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원동력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있는 것은 아니고요, 그냥 매일 하는 것 같아요. 매일 작업실에 가서 일을 계속하는 거죠. 외주 작업이 있으면 그 일을 하고, 별다른 일정이 없는 날에는 개인 작업이나 미리 계획해둔 일을 하고요. 그렇게 매일 시간을 쏟고 자리를 지키면서, 그날 제게 주어진 일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결국 음악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은 특별한 동기라기보다, 하루하루 작업을 이어가는 꾸준함에 있는 것 같습니다.
Q. 앨범 소개 글에서 ‘늘 그 자리에, 언제나 돌아보면 있는 찰리빈웍스가 되길 바란다’라고 하셨어요.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이어갈 사람으로서 지키고 싶은 모습이나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대가 변하고 음악이 세상에 퍼져나가는 방식이 달라지더라도 제 음악적 색깔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어쿠스틱한 올드팝과 로큰롤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전하고 싶어요. 아마 제 외형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고요. 다이어트는 더 하고 싶은데 살을 빼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웃음) 친절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불친절한 제 캐릭터 역시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 제 음악을 찾아와주시는 분들께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더라도 주변의 환경이나 분위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본질적인 것들을 지키며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찰리빈웍스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저 아직도 감사하면서도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웃음) 세상엔 정말 좋은 음악도, 저보다 잘생기고, 노래 잘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고고학 들으십시오. 형님들 음악 진짜 짱입니다!
이런 부족한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며 삽시다!
Interview | 구은영
사진제공 | 찰리빈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