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eundohee

차가워 보이는 입김이 따뜻한 것처럼

 

은도희라는 음악가는 특별하다. 포크음악을 하지만 전자음악의 성격을 띠고 있고, 처음 발표한 정규 앨범 [Unforeseen]에서는 그보다 조금 더 넓은 스펙트럼을 들려준다.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입혔지만 그것이 모두 포크 안으로 귀결되는 듯했고, 그의 포크 음악은 본 이베어(Bon Iver)처럼 자연스럽게 확장을 꾀하는 듯했다. 은도희의 첫 앨범 관련 인터뷰를 위해 가을에 그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미안하게도 인터뷰는 한참이 지나 공개되었고, 그래서 새롭게 발표하는 싱글 “Barefoot”에 관해서도 짧게 들어봤다. 그래도 은도희의 디스코그래피와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는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앨범 발매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제가 원래 앨범 내고 나면 작업을 안 해요. 기타도 안 치고 아예 오디오 인터페이스 전원을 꺼놓고 안에 넣어두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한 두 달 지내다가 쉬고 이제 개인적으로 해야 되는 일들 하다가 요즘에 다시 곡 쓰고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Q. 첫 정규 앨범이잖아요. 그러면 좀 신경도 많이 쓰셨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다른 앨범에 비해 마음가짐이나 이런 게 좀 달랐는지도 궁금합니다.

 

좀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좀 더 제가 하고 싶었던 작업들, 옛날부터 하고 싶었던 음악들 위주로 하려고 하고 그래서 이제 믹싱도 혼자 한 게 좀 컸던 것 같아요. 좀 더 제가 원하는 거를 그래도 90% 정도 끌어내고 싶어서 편곡도 좀 혼자 많이 해보려고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Q. 지니 매거진이 올라왔을 때 보니까 한 7개월 정도 작업하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긴 시간이기도 한데 그 시간 동안 좀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셨는지, 어떻게 보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때 제가 잠시 본가에 내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제 근처에 작업실을 찾고 그냥 틈날 때마다 작업실 가서 녹음하고, 생각보다 다른 앨범보다는 좀 편하게, 마음도 편하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대신에 결과는 생각하지 말자 뭐 이런 생각으로 좀 편하게 작업했어요.

 

 

Q. 그러면 수록곡 중에 처음 만들어진 곡이 “혀”하고 “오래된 말”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한국어 가사가 먼저 나온 거잖아요. 그렇게 작업하게 된 이유가 있으실까요? 워낙에 영어로 작업도 하셨었으니까 한국어 가사가 좀 더 먼저 나왔다는 게 궁금해서요.

 

정규를 내면 한국어 곡을 많이 들어가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어 곡이 두 곡 정도 더 있었는데 작업하다가 뭔가 너무 똑같더라고요. 내용도 좀 비슷하고. 그런 곡은 서로 비슷해서 빼고. 그리고 나서 이제 그 중간에 들어가는 “Les Augen”이라는 두 곡을 대신 넣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들어갔던 방향이랑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혀”하고 “오래된 말” 작업하고 나서 다른 곡들을 계속 쓰셨던 거잖아요. 그러면 계속 그 뒤의 곡들을 쓰면서 조금 고민했던 거나 ‘이렇게 써야겠다’ 하셨던 게 좀 있으셨나요?

 

그런 건 없었어요. 제가 그때 12월에 이제 하던 일도 코로나 때문에 한 달 동안 강제로 쉬게 돼서 한 2주 동안 아무것도 안 하다 연말에 거의 그 정규 앨범에 있는 곡들을 한 2주 동안 되게 열심히 다 썼어요. 그래서 이제 그때 다 만들고 나서 버릴 거 버리고 가질 것 가지고 그렇게 하다가 한 3월쯤에 곡 구성이나 컨셉 같은 것들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조금 앨범 안에서 순서 배치나 이런 것들은 좀 어떤 기준으로 배치하셨나요?

 

그게 엄청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 그 반대였어요. 원래 처음에 한국어를 다 넣고 이제 뒤쪽에 영어 곡들을 넣으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공들인 걸 위에 넣어야 된다고 해서 그래서 그거 위주로 위에 올렸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앞이 확실히 좀 더 공을 들인 곡이군요.

 

네 좀 더 그런 것 같아요.

 

Q. 사실은 이전에 이제 [모든] 냈을 때도 그렇고 약간 한국어로 된 곡이랑 영어로 된 곡이 조금 뭔가 다르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앨범은 앨범 안에 있는 곡들이 되게 그래도 다 같은 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기존 작품하고는 다르다 생각했어요. 한국어 가사를 쓸 때 어떤 부분을 좀 더 고민하셨는지 이런 것들도 좀 궁금했어요.

 

사실 한국어 곡을 쓸 때의 가사가 다 제 이야기나 아니면 제가 겪었던 일들이 많아요. 그래서 혹시 그걸 누군가가 알아채거나 그 곡에 나왔던 대상이 그걸 알까봐 저는 그게 항상 많이 걱정이 돼요. 그래서 이제 한국어 가사를 쓸 때는 좀 더 무모하게 바꾸거나 다양한 해석이 나오게 바꾸려고 해요.

 

 

Q. 첫 번째 곡 얘기부터 해볼 텐데 첫 번째 곡 “Uncertainly”는 아무래도 좀 짧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사운드스케이프가 워낙 명확하고. 도입부라는 것을 좀 의식하고 곡을 썼을까요?

 

원래 첫 번째 인트로로 들어갈 곡이 다른 곡이 있었어요. 근데 그걸 작업하다가 재미없어서 사실 도중에 쓴 곡이었어요. 근데 썼는데 뭔가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을 하다가 보컬을 녹음하고 마음에 안 들어서 한동안은 안 들었어요. 한참 동안 안 듣다가 버스에서 들었는데, 인트로 곡으로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다시 작업을 했어요.

 

Q. 이게 어떻게 보면 전대한님 소개글에도 쓰여 있듯이 약간 다운템포 느낌도 있어요. 그리고 예전에 쓰신 글들을 봤을 때도 처음에는 연주해줄 사람이 없어서 에이블톤으로 작업을 하셨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 곡에서 만들어지는 그런 사운드스케이프는 전자음악의 방향으로 고민을 하신 건가요, 아니면 작업하다 보니까 그렇게 나오신 걸까요?

 

제가 이제 대학교 때 전자음악 전공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아마 제가 그때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쓰는 곡들은 지금 혼자 할 수 있는 것들로만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아마 학생 때 좀 패드 들어가고 엠비언트 사운드, 좀 많이 느린 다운 템포 음악만 써서, 많이 있었던 게 그렇게 나왔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이전에는 그런 음악들을 좋아하시고 만들고 하셨나요?

 

네 맞아요. 신스가 많이 들어가거나 아니면 아예 피아노만. 왜냐하면 제가 그전에 기타를 못 쳤어요. (웃음) 기타를 못 쳐서 이제 또 배울 힘이 없길래, 그래서 이제 신스 위주의 곡을 많이 썼어요.

 

Q. 그러면 궁금한데, 연주해줄 사람이 없어서 에이블톤을 택했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처음에는 전자 음악 하시다가 나중에 그런 연주로 된, 세션을 쓰거나 이런 것들로 넘어가게 되신 건가요?

 

네 왜냐하면 처음에 이제 학교 준비를 할 때는 그냥 ‘이걸 해야 되니까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다가 학교에 가서 제가 듣는 음악을 들었는데 죄다 밴드 음악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팀을 같이 해서 그 전에 잠깐 밴드 하다가 다시 혼자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금 하는 세션분들이랑 같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Q. 그러면 원래 처음 좋아했던 곡 음악들은 좀 어떤 음악들이었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는 지금 생각하니까 팝 음악도 많이 들었고 한국 음악도 많이 사실 많이 들었었는데 그때 그냥 저희가 지금 들으면 되게 익숙한 팝 음악들 있잖아요. 그런 것도 되게 많이 들었었던 것 같아요.

 

Q. 지금 세션들이 워낙 고정적으로 오래 해 오셨잖아요. 세션들하고는 어떻게 연이 닿게 된 건지도 궁금하거든요.

 

혼닙 씨는 그냥 친구 소개로 알게 되었다가 기타를 너무 제 스타일로 치길래 잡아놔야겠다 해서 계속 같이 연주를 하고, 드럼 치는 분은 혼닙 씨랑 학교 동기였어요. 뭔가 잘 어울릴 것 같다 해서 같이 작업하고. 베이스 치는 친구는 학교 친구의 친구여서 이제 너무 오랫동안 알던 친구다 보니까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서 부탁하기 편해서 계속하고, 또 사운드도 되게 제가 원하는 느낌으로 잘 잡아줘서 같이 하고 있어요.

 

Q. 그러면 작업 방식은 주로 어떻게 되나요? 아예 만나서 이렇게 녹음을 같이 받으시는지, 아니면 녹음을 따로 받아서 그냥 작업하시는지.

 

제가 제 곡에 좀 집착이 강해요. (웃음) 그래서 처음에 데모를 제가 먼저 다 만들어요. 기타 메인 라인이라든지 드럼 메인이든 베이스 메인 할 것들, 꼭 바꾸지 말아줬으면 하는 것들을 미리 다 찍어서 그거를 보내주고. 기타는 녹음실에서 안 하고 혼닙 씨가 그냥 혼자서 작업실에서 해서 보내주고 드럼은 주로 녹음실에서 받아요. 그때 베이스도 같이 받고. 아니면 베이스는 이제 저희 집에 가서 옆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Q. 그러면 녹음된 걸 받으실 때도 있지만 직접 가셔서 이렇게 디렉션을 주실 때도 있는 거네요.

 

근데 주로 이제 세션분들이 다 원하는 느낌을 아셔서 딱히 디렉션을 안 하고 그냥 같이 빨리빨리 잘 끝나는 것 같아요.

 

 

Q. 내용이 약간 건너뛰는데, 밴드 음악을 좋아하셨다고 하셨는데 또 어쨌든 전자음악으로 입학하게 되신 거잖아요. 그럼 전자음악으로 입학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왜냐하면 제가 처음에 작곡을 배우고 있었는데, 건반으로 안 치는 게 재미가 없고 싫은 거예요. (웃음) 사실 어떻게 큐베이스라는 걸 보고 시작했는지 기억은 안 나요. 근데 그냥 컴퓨터에서 드럼을 내가 찍을 수 있고, 미디를 찍을 수 있다는 걸 어떻게 해서 안 다음에 이제 ‘아, 나는 저기도 재밌을 것 같다’ 생각해서 하게 되었어요.

 

Q. 그러고 나서 자연스럽게 전자음악에도 좀 관심 있으셨나요?

 

전자 음악은 사실 잘 몰랐어요. 학교 준비하면서 선생님이 이것저것 알려주셨는데 그때 제가 처음 들었던 게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 포티스헤드(Portishead),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이런 사람들이었는데, 밴드 느낌도 나고 좋아서 듣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사실 영향을 받은 음악가나 음악이 어떤 건지 되게 궁금했거든요. 예전에도 노보 아모르(Novo Amor)나 코난 모카신(Connan Mockasin) 같은 음악가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그러면 좀 더 팝에 가까운 음악을 좋아하시나 궁금했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되게 자주 바뀌어요. 뭔가 조금만 마음에 들어도 그 아티스트의 앨범만 한두 달 정도 계속 듣거든요. 근데 꾸준히 계속 들었던 건 영국 밴드 도터(Daughter)의 음악을 제일 많이 들었고, 베스 기븐스(Beth Gibbons) 솔로 앨범이 포크 앨범이에요. 그래서 그 앨범만 계속 꾸준히 들었던 것 같아요.

 

Q. 많은 음악을 또 좋아하시고 거쳐오셨는데, 그 가운데 포크를 조금 더 중심에 둔 이유 같은 게 있나요?

 

제가 듣는 음악들 보니까 통기타가 많이 나오고 보컬들이 힘이 다 빠져 있는 그런 것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런 걸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Weak] 앨범이 제가 제일 하고 싶었던,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앨범이었어요.

 

 

Q. “Time” 같은 경우에도 어쨌든 라이브 클립으로도 나왔는데 악기들 간의 밸런스 같은 것들이 되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구현할까, 이 밸런스를 어쨌든 한 공간에서만 녹음하지는 않을 거니까 제작할 때는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을까 했는데 집착이 비결이었군요. (웃음)

 

근데 그 세션분들이 제가 노래 부를 때 목소리가 작아서 드럼도 되게 살살 쳐주시고 기타는 그리스도 다 살살 쳐주세요.

 

Q. 그렇게 하면서 섬세함이나 이런 게 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음은 “Songbird”인데 제일 애착이 간다고 꼽은 곡이기도 하지만 곡의 전개도 그렇고 드럼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은도희 님의 음악 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했던 그런 것들이 이 곡에 집약돼서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에는 원래 지금의 곡처럼 안 만들었어요. 사실 그냥 옛날 팝 느낌, 90년대 팝 느낌처럼 쓰고 싶어서 만들었던 건데요. 뭔가 괜찮다는 느낌만 있고 막 좋다고 느끼지 못해서 되게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그리고 또 제가 좋아했던 음악이 찰리 푸스(Charlie Puth) 같은 그런, 어쿠스틱 기타와 같이 전자 드럼이 나왔던 음악도 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야지 하다가 중간중간에 그냥 제가 좋아했던 것들이 다 섞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에 코러스가 끝나고 이제 악기만 나오는 부분이 있고, 거기도 그래서 그냥 평소에 좋아하던 그런 게 나온 것 같아요. 어울리는 사운드도 넣어보고,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저도 다 넣어서 좋아했던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면 좋아하시는 음악 중에는 사실 하이파이에 가까운 음악도 많은데, 앨범을 들어보면 완전 로우파이하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앨범만의 질감이 강하게 있어서 신기하네요. 앨범 안에 담겨 있는 질감이나 지금까지 작품을 발표했을 때 그때 그 질감들이나 이런 게 결이 꾸준하게 유지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초반에 냈던 앨범은 믹싱을 제가 하지 않았어요. 근데 이후에 그 앨범들에 맞춰서 제가 하는 곡들을 비슷하게 믹싱하려고 했고 또 기타 세션은 계속 혼닙 씨가 쳐줬고 한 사람이 계속 작업을 해줘서 그 느낌도 계속 이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Q. 사실 믹싱이 어떻게 보면 한없이 길어질 수 있는 작업인데요. 믹싱 레퍼런스를 둘 수도 있지만 어떤 날에는 마음에 들어도 다음 날 들어보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잖아요.

 

예전에는 믹싱에 대해서 뭔가 좀 약하다고 느꼈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뭔가 제가 그냥 제 기준점을 정한 것 같아요. ‘이 정도면 됐다’. 그래서 주변에서 조금만 더 해보라고 하는데 그러면 해 놓은 것이 무너질까 봐 좀 걱정이 돼서, 제 기준에서 좋다 까지는 아니어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느끼면 거기서 멈추는 것 같아요.

 

 

Q. 이후 “Les Augen” 두 곡이 연달아 있는데 사실은 뭐 앨범 안에서도 그렇고 나름 어떻게 보면 되게 파격적인 곡이잖아요. 곡의 생김새도 그렇고 뭔가 다른 장르가 좀 더 전면에 드러나는 느낌인데, 이런 걸 좀 넣어야겠다 생각하고 구현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사실 이거는 다른 팀으로 내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 이름으로 3, 4도 있어요. 근데 다른 팀으로 낸다는 게 많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제 이름으로 낼까 고민하다가 “Songbird”랑 조금 더 어울릴 것 같아서 뒤에 연달아서 넣었어요.

 

Q. 그러면 다른 프로젝트들도 계속 준비하거나 고민하시는 게 있으신 건가요?

 

네. 고민은 하고 있는데, 제 이름으로 내는 거랑 별반 다르지가 않아서 이걸 프로젝트로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그냥 제 이름으로 내야 하나 아직도 고민이 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Q. 잠깐 다른 얘기로 넘어와서, 그 전에 이제 2016년에 크레센트라는 밴드를 하셨잖아요. 그때 음악은 제가 들어보니까 완전 일렉트로팝 느낌이더라고요.

 

학교 친구 중에 목소리가 되게 좋았던 친구랑 같이 만들어서 팀으로 활동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한 홍대에서 두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공연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까 제가 하고자 했던 방향과 밴드 친구들이 하는 방향이 좀 달라져서 저 혼자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를 했죠.

 

 

Q.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은도희님 음악을 들으면 사람들이 겨울, 유럽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더라고요. 곡을 쓸 때 이런 분위기를 내야겠다 의도하신 건지 아니면 좀 자연스럽게 그런 이미지가 이렇게 쌓인 건지도 궁금했거든요.

 

[Weak] 앨범 내고 나서 다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조금 신기하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곡을 쓸 때 뭔가 이미지를 생각하거나 뭔가 그런 걸 안 하고 그냥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작업을 하거든요. 근데 제가 2016년에 아이슬란드 뮤지션들 음악만 계속 들었을 때가 있어요. 그런 비슷한 사람들의 음악만 계속 듣는데 그분들 사운드가 제가 되게 좋아하는 느낌이에요. 뭔가 저음이 많이 없고 좀 몽글몽글한 소리가 있는. 그래서 그걸 저도 만들고 싶다 생각하다 보니까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나 하고 생각은 했던 것 같아요.

 

Q. 포크 음악에도 되게 애정이 있으신 것 같은데 어쨌든 포크 음악이라고 하면 사실 한국에서는 아직 전통적인 형태의 곡들이 더 많은데요. 보통 포크 하면 이제 그런 음악을 떠올리는데 그런 것들과 조금 다른 결을 갖고 있으세요.

 

맞아요. 그리고 왜 한국어로 안 쓰냐고, 한국어로 가사를 써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 주시는 분도 있어서 뭔가 써보고 싶은데, 사실 그래서 앨범 작업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인디 포크 신이 있었다는 것도 2015년인가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그전에는 한국 포크 음악이 어떤 건지 잘 몰랐어요. 그래서 좀 지금도 일부러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직도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Q. 2016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언플러그드에서 공연을 했을 때는 전통적인 형태의 포크 음악에 가까운 편성으로 하셨어요.

 

그때 이제 제가 처음에 포크 음악을 썼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혼닙 씨랑 둘이서만 작업을 하기도 했었고 그냥 제가 아는 방식이 그거여서 저도 이제 그렇게 그냥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기타와 건반 중 곡을 쓸 때는 어떤 악기가 좀 더 쓰이나요?

 

요즘은 기타로만 쓰는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원래 피아노가 훨씬 더 편하거든요. 기타로 치면 약간 좀 힘들 때가 많아요. 계속 똑같은 것만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근데 좀 더 제가 기타를 혼자서 배웠고, 가끔씩 혼닙 씨가 가르쳐줘요. 보다가 답답해서. (웃음) 코드 잡는 걸 좀 가르쳐줘서 그걸로도 치고, 또 잘 모르는 건 그냥 귀로 들으며 만들어요.

 

Q. 그러면 뭔가 혼닙 님께 원하는 형태의 퍼포먼스를 얘기하면 알아서 구현해 주시는…?

 

네. 부탁을 하면 원하는 사운드를 잘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특정하게 ‘이렇게 해줘’라고 구체적으로 부탁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그 딱 느낌으로 해 주더라고요.

 

 

Q. “혀”는 어쨌든 단어 자체가 직설적인 느낌이 들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좀 고르신 이유가 있으신지도 궁금했거든요.

 

전부터 말을 혀가 한다고 생각을 자주 했어요. 그냥 혀가 움직이니까 그걸 오랫동안 왠지 모르겠지만 많이 생각했고, 이 가사를 쓰면서 곡에다가 ‘혀’라는 가사를 넣었는데, 그 곡을 다 쓰고 나서 계속 ‘혀’가 제 머릿속에는 많이 남았어요. 뭔가 입이라든지 목보다는 저한테 혀가 그냥 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혀가 주는 이미지도 그렇고.

 

Q. 마지막 곡은 본인이 아닌 신온유 님이 부르셨는데, 그렇게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그 곡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참 뒤에 썼던 곡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제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아예 하지를 않았는데 후에 좀 마음이 괜찮아져서 그 곡을 썼어요. 그리고 노래도 뭔가 다른 사람이 그냥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하게는 나보다 좀 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온유 목소리가 제가 좋아하는 밴드 보컬이랑 확실히 다른데 저는 뭔가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빅 티프(Big Thief) 밴드의 메인 보컬이랑 언어도 다르고 다 다른데 그냥 뭔가 제가 느꼈을 때는 소리가 좀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본인한테도 부탁을 했던 것 같아요.

 

 

Q. 저는 사실 그 라이브 클립 보면서도 좀 되게 감탄했던 것 중의 하나가 질감이나 사운드 스케이프가 라이브에서도 그렇게 드러난다는 거였거든요.

 

제가 사실 그거를 그냥 너무 좀 간단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영상을 찍으면서 오히려 고생을 하고 녹음은 괜찮았어요. 라이브 믹싱도 제가 해서 곡과 비슷한 느낌이 났고, 스튜디오 로그에서 민상용 감독님께서 워낙 잘 받아주셔서 그랬던 것 같아요.

 

Q. 계속 소리에 관해서 얘기를 했는데요,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가사를 보면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가사들이 있잖아요. 근데 그러면서도 관계의 대상보다는 화자인 주체가 더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관계를 얘기하다가도 결국 스스로의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주로 곡을 쓸 때, 기분이 안 좋거나 그럴 때는 작업을 아예 안 해요. 그래서 다운이 된 게 다시 올라오고 걱정했던 일들이 다 해결이 되면 이제 그걸 가사로 많이 써요. 그래서 아무래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보다 다 끝나고 나서 제가 느낀 것을 많이 쓰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Q. 반면에 “Time”은 굉장히 밝은 가사였어요. 그런 건 기분이 좋을 때 쓰시는 편인가요?

 

그럴 때도 쓰긴 하는데, 중의적으로 남겨둘 때도 많아요. “Time”을 썼을 때는 제가 신나기도 했지만 해야 할 일을 일부러 외면하고 친구 만나고 맛있는 거 먹고 이랬던 것들도 좀 담고 싶었어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도 있고요. 일부러 그렇게 쓰려고도 했어요. 곡 분위기가 밝으니까요.

 

Q. 정규 앨범 내기 한 8개월 전에 세 곡이 담긴 앨범을 발표하셨어요. 데이먼스 이어(Damons Year)도 참여했는데, 그때 코멘터리를 보면 그 앨범 내고 힘이 많이 빠졌다는 얘기를 쓰셨어요. 아무래도 2019년에 너무 꾸준히 발표해서 그랬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저는 작업하고 곡을 내는 거는 스트레스는 안 받아요. 곡을 내는 건 재밌는데 이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꾸 내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좀 마음에 들면 자꾸 내니까 지나고 나서 제가 못 듣겠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내가 계속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좀 지쳐서 프랑스로 도망갔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정규 앨범은 그래도 돌아봤을 때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에 차시나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가끔씩 듣기도 하고. 아쉬운 게 있기는 한데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했어’라는 마음이 들어서 홀가분해요.

 

Q. [모든] 작업기를 공개하셨을 때 이게 거의 한 1년간의 기록이더라고요. 그래서 보통 작업 과정이나 이런 게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했어요.

 

저는 곡을 뭔가 써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그냥 뭔가 지금 뭔가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는 신기하게 나올 때가 많아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메인 리프라든지 멜로디랑 가서 어느 정도 만들어 놓고 그걸 되게 오랫동안 들어요. 이거를 낼까 말까, 낼까 말까를 계속 고민하면서 한 몇 주 아니면 몇 달 정도까지 듣다가 앨범 발매 날짜를 잡고 작업을 보다 하는 것 같아요.

 

Q. 그렇게 해도 나중에 내고 나서는 만족을 못 하시는 경우가 있군요.

 

네 그런 경우는 제가 작업을 하면서 좀 힘이 빠져서 덜 신경을 썼던 부분들, 그런 부분들 때문인 것 같아요.

 

Q. 확실히 사운드에 있어서 디테일에 많이 신경 쓰시는 편이시군요.

 

좀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제가 원했던 그 느낌이 있으면 그거를 어떻게든 내고 싶어서. 정규 앨범 첫 번째 트랙은 내고 싶었던 느낌이 너무 명확해서 그거는 좀 오랫동안 만졌던 것 같아요.

 

Q. 어떻게 보면 후반 작업이 되게 좀 긴 편이네요?

 

맞아요. 한 곡 작업이 조금 긴 것 같아요.

 

Q. 앨범을 내실 때마다 그래도 작업기나 이미지나 이런 거에 있어서 공을 되게 많이 들이시는데, 그런 거에 에너지 쓰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이미지나 콘텐츠 같은 것들도 준비하시니까요, 그런 것들도 좀 힘들지 않았는지 궁금했어요.

 

저는 이미지나 커버 작업 같은 건 되게 좋아해요. 왜냐하면 제가 음악을 고를 때 앨범 커버를 보고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제일 중요한 게 어떤 사람의 앨범을 듣고 나서 이 사람의 색깔 같은 걸 제가 떠올렸을 때 앨범 커버 색깔을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게 무의식에 크게 반영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커버도 그렇게 많이 공들이지는 않아요. 그냥 제 음악을 계속 듣다가 앨범을 보거나 아니면 뭐 사진을 부탁할 때 딱 눈에 띄는 게 있으면 이걸로 해야겠다고 그냥 빨리 결정을 하는 편입니다.

 

Q. 프로필도 계속 찍으시잖아요. 그런 거는 좀 어색하거나 이런 건 없으셨나요.

 

아니요. 너무 힘들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안 찍었어요. 제가 평소에 화장이나 머리를 할 때도 10분 이상 공을 들이지 않아요. 그냥 호다닥 하고 나가는데 그걸 몇 시간 동안 하고 있으니까 너무너무 힘도 들고. 카메라 앞에 있다는 것 자체가 제 자신이 어색해서 조금 힘든 것 같아요.

 

Q. 이번 정규 때도 찍으셨잖아요.

 

네 그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Q. 되게 자연스러우셔서 그런 것들을 편하게 잘하시는 줄 알았어요.

 

아니에요. 가서 최대한 길게 안 하고 싶어서 ‘이렇게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짧게 하려고 했어요. 사실 그것도 정규 앨범 커버 때문에, 눈이 이렇게 비껴가는 이미지를 하고 싶어서 그것 때문에 찍은 거였거든요.

 

Q. 외에도 이제 다른 얘기를 조금 해볼 텐데요, 두 편의 단편영화 음악 감독으로 참여를 하셨어요.

 

제가 학생일 때 그런 걸 해보고 싶었어요. 영상 음악이라든지… 그래서 둘 다 제가 먼저 공고 글 같은 걸 보고 연락을 드렸어요. 두 번째로 했던 단편 영화는 사실 [Weak] 앨범에 들어간 사진을 찍어 주신 언니였는데, 그 영화는 아직도 안 나왔어요. 근데 그때 영화 소재라든지 그런 게 흥미로워서 했어요.

 

Q. 앞으로 나올 음악은 또 어떤 느낌일지, 정규의 연장 선상인지 그런 것들도 궁금합니다.

 

새로 낸 음악(“Barefoot”)은 포크 음악이에요. 그리고 다른 곡을 내려고 했는데 그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요. 신스팝을 만들고 싶은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노래하는 것도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일단은 조금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먼저 하고 그 뒤에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테임 임팔라(Tame Impala)도 좋아하고 MGMT도 좋아하고 사이키델릭 쪽도 좋아해요. 그래서 좀 더 그런 느낌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음악도 하고 싶어요.

 

Q. 음악도 그렇고 인터뷰하실 때 되게 정적인 분인데 또 음악을 이렇게 얘기하실 때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어요. 그런 본인의 성향이나 성격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네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또 되게 밝거든요. 그래서 음악은 그 중간인 것 같아요.

 

Q. 주로 이제 집에서 작업하시잖아요. 그럼 작업하실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요.

 

작업할 때는 사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요. 그냥 ‘녹음을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녹음을 하고. 근데 약간 스트레스를 풀려고도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재밌게 하는 것 같아요.

 

 

Q. 이번 곡 “Barefoot”은 어떤 곡인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는 대구에서 서울 쪽으로 올라왔어요. 어렸을 땐 지방에 있는 것이 답답해서 빨리 음악 공부를 하고 활동을 해야지 생각하며 성인이 되고 올라왔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니 대구에 있는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그립고 생각이 많이 나서 쓰게 된 곡이에요.

 

Q. 당분간은 계속 이러한 느낌의 포크 음악이 이어질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두 달 뒤쯤 또 다른 포크 음악을 내려고 해요. 비슷하다면 비슷하다 할 수 있는데 악기 편곡이 조금 달라질 것 같아요. 그 뒤로는 어떤 음악을 낼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음악을 계속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놓고 뭘 하고 싶은지 보고 있어요.

 

Q. 끝으로 이번 곡에 보컬 믹싱이나 코러스 등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쓰신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는지 궁금해요.

 

맞아요. 이 전에 아이슬란드 아티스트들을 이야기하면서 말한 저음이 많이 없고 고음역대 사운드가 부드러운 포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악기, 보컬, 코러스 등에 그런 느낌을 많이 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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