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구원찬

 

켜켜이 쌓일 구원찬의 발자국

 

구원찬이 돌아왔다. 몇 차례의 피쳐링을 거쳐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곡 ‘표현’으로 성공적인 컴백을 알린 그는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새로운 모습이다. 모두가 사랑해 마지않는 따뜻한 감성과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섬세한 표현이 선사하는 기분 좋은 낯섦은, 그렇게 구원찬이라는 아티스트의 새로운 막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인 셈이다. 지나온 모든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하나의 과정으로 설명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하나하나 모이고 모여 분명 빛나는 여정으로 이어질 구원찬의 뚝뚝한 발자국을 따라가 보았다.

 


 

Q. 정말 오랜만에 솔로곡으로 돌아오셨어요. 물론 전역 차례의 피쳐링에 참여하시기도 했지만 2 만에 솔로곡으로 컴백하신 소감은 남다를 같아요.

 

아무래도 많이 떨렸고요. 사실 6개월 전에 이미 완성한 노래라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앨범을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워낙 해보고 싶었던 장르이기도 해서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Q. 신곡과 더불어서 지난 11월에 공연으로 팬분들께 인사드리기도 했어요. 2 만에 무대에 오르신 소감도 부탁드립니다.

 

제 노래 중에 ‘Long Time No’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 가사(“변한 건 아닌데 뭔가 낯설기는 해 / 여전하네 네 느낌 더 뚜렷해졌네”)처럼 원래 제가 가지고 있던 모습들에서 조금 더 진해진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물론 가사를 떠나서 그냥 공연을 2년 만에 하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멘트를 잘 못 하거든요. 뭔가 우물쭈물하고 어리숙하고. 그런 부분들은  ‘Long Time No’ 가사처럼 여전히 그대로인데 노래적인 부분에서는 사람들이 더 좋아졌다거나 탄탄해졌다는 피드백들 많이 해주셔서 마치 ‘가수가 노래 가사 따라간다’라는 말처럼 가사 내용대로 공연이 전개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어요. 아쉬움이나 이런 것 없이 그 자체가 좋았습니다.

 

 

Q. 본격적으로 이번 싱글 [표현]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곡에 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표현’이라는 노래 자체는 사랑 노래에요. 그런데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그 감정이 너무 벅차서 ‘사랑한다’라는 말 안에 다 안 담기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미를 담은 곡이에요. 뭔가 벅찬 감정을 최대한 음악적으로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요. 가사가 너무 짧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게 사실 단어로 표현이 안 돼서 음악으로 표현을 한 거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었어요

 

Q. 이야기를 들어보니 뮤직비디오에서 그런 감정이 많이 묻어나는 같아요. 이번 영상도 같은 맥락에서 작업하셨던 건가요?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영상 감독님과도 얘기를 많이 했는데 최대한 음악적인 무드와 영상적인 무드가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일차적으로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멋이 있는데 어떤 음악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뮤비가 나와서 그게 하나의 멋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1차원적으로 바라봤던 것 같아요. 정말 이 영상이 음악이랑 잘 어울리는 무드였으면 좋겠다는 게 1차 목표였어요.

 

 

Q. 전방위적으로 많은 고민이 들어간 곡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군복무 중에도 틈틈이 작업을 이어오셨다고 들었는데 혹시표현 경우도 미리 구상하신 곡이었나요?

 

‘표현’ 같은 경우는, 노래 자체는 2018년도에 만들었고 이후에 프로듀서 ‘haventseenyou’와 디벨롭하는 과정을 전역하자마자 진행했어요. 물론 복무 중에도 작업을 계속했어요. 이제는 군대 안에서도 휴대폰 반입이 돼서 그 안에 ‘개러지 밴드’ 같은 음악 프로그램들을 깔아서 녹음도 많이 했죠. 전역하자마자 음원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protonebula’나 ‘PJNOTREBLE’ 피쳐링 같은 경우는 다 군대 안에서 진행했던 작업이고요, 복무 중에 나온 ‘Fisherman’ 피쳐링 같은 경우는 입대 전이 이미 만들었던 곡이에요. 그리고 전역하자마자 ‘Hoody (후디)’님께 연락이 와서 바로 앨범 피쳐링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Q. 복무 중에도 꾸준히 작업을 멈추지 않으셨던 만큼 창작에 대한 갈증이 심하셨던 같네요.

 

갈증보다는 불안함이 컸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시기적인 문제로 군악대가 아닌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보니 음악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일이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것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일반병으로서 작업을 이어가고 싶었고 여러 루트를 찾다 보니 휴대폰으로 녹음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 전역하시고 나서도 밀도 있게 작업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혹시 민간인으로서의 자유를 즐기셨다거나 하는 여유는 없었나요?

 

사실 그게 지금도 제가 아쉬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에요. 제 일상이 작업 따로, 일상이나 쉼 따로가 아니라 생활 자체가 작업이거든요. 예를 들어 작곡을 할 때도 “어 이거 좋은데” 하면서 떠오른 것들을 바로바로 옮기고 녹음을 하는 행위들이 일상 곳곳에 녹아 있어서 굳이 구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그것들의 구분이 조금 필요하다는 생각을 최근에서야 하게 되었어요.

 

Q. 최근에 작업을 이어오시면서요?

 

네, 이번 앨범 만들기까지. 물론 일상과 작업이 분리되면 정말 베스트겠지만 그게 안 된다는 가정하에 한 달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쉬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전역하고 나서 바로 작업에 들어간 이유는 그게 일상이기도 했거니와 괜히 빨리 돌아가고 싶은, 빨리 일을 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던 것 같고 되게 복합적인 마음들이 작용한 것 아닌가 싶네요.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번아웃 상태가 왔었는데도 인지하지 못 하고 그 상태에서도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어요. 근데 결국에 힘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힘이 없으면 일상생활도 안되고. 그러한 지경까지 갔었던 것 같아요. 그런 상황들을 ‘@konartg’ 라고 팬들이랑 소통하는 제 또 다른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데 거기에 솔직한 상황들을 적기도 하고 그랬어요.

 

 

Q. 일과 삶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셨던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군대를 다녀왔으니까, 군대는 확실히 일과하고 쉬는 시간이 구분이 돼 있잖아요. 그래서 전역을 하고 나서의 생활도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삽시간에 원래대로 돌아오더라고요. 아무래도 군대에서는 계속 그 경계를 구분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런 것들이 잘 안 되다 보니 번아웃이 왔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음악이 잘 나왔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조금씩 넘어가 볼게요. 최근지큐 코리아 기고하신 글에서 입대 전에 내셨던 작업들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시기도 했어요. 여기서의 아쉬움은 어떤 종류의 것이었나요?

 

예전에 ‘Tyler The Creator’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거기서 타일러가 예전에 ‘내가 왜 이런 음악을 했었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물론 그 정도까지 제 지난 음악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마음이 들었던 같아요. 그냥 다시 들어봤을 때 ‘아 지금 들으니까 좋네’ 하는 것도 있었고, ‘편곡을 왜 이렇게 했지?’ ‘가사를 왜 이렇게 썼지?’ 하는 부분의 아쉬움들이 상대적으로 눈에 많이 띄었어요.

 

Q. 디테일적인 부분들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네. 과거의 음악 전체를 다 부정했다기보다는, ‘이때 이랬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후회스럽다’라고 표현된 것 같아요. 사실은 후회까지는 아니지만 괜한 아쉬움들이 좀 내포되어 있는 거죠.

 

Q. 그 아쉬움들이 이번 작품에 반영되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네, 그래서 이번 노래에서는 최대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중에 포인트가, 생동감을 많이 넣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 음악에는 최대한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라이브감을 불어넣고 싶은 생각이 강했어요. 이번 곡은 기존 작업 방식과 다르게 전부 리얼 세션으로 녹음을 받아서 작업했는데요, 전부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죠.

 

 

 

Q. 사실 복무라는 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삶에서 통째로 들어내어 지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작업관이라던가 하는 전반적인 부분에서도 혹시 달라지신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어떻게 보면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음악을 만드는 방식에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제가 곡을 다 만들어 놓고 편곡이 되는 작업의 방향이 하나 있고요. 아니면 비트를 받아서 그 위에 제가 멜로디를 써서 만드는 방향의 두 가지가 있는데 그 두 가지도 계속 유효해요. 물론 그 방식 안에서 좀 더 유연하려고 하는 편이죠. 근데 어떠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면, 예전에는 군대라는 조금 확실한 챕터 이전의 음악 생활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아 내가 하고 싶은 거 하자, 어차피 갈 건데’ 이런 생각이었던 것과 다르게 이제는 아무래도 더 이상 갈 데가 없으니까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에요.

 

Q. 입대 전까지 꾸준히 밀어오신행성 대한 스토리텔링도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개인의 이야기를 많이 해보겠다고 언급하신 내용도 인상적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 행성 이야기도 제 삶, 제 인생을 행성과 우주선, 그리고 그곳을 유영하는 여행자로 비유한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 삶이라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건데 행성 이야기는 어쨌든 그것을 은유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거죠. 그래서 뭔가 첫 번째 행성, 심지어는 375번째, 1200 몇 번째 같은 디테일까지 표현하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은유적으로 돌려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이제 조금 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제 성격의 변화일 수도 있는데요, 물론 그런 디테일에서 오는 느낌들도 너무 좋다고도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것보다도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가감 없이 얘기하는 게 요즘의 저의 성격과 더 맞닿아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어쨌든 같은 이야기이지만 직설적으로 풀어내는 거죠.

 

Q. 그러한 성격의 변화에 혹시 군대 영향도 있을까요?

 

네, 그 영향도 있는 거 같아요. 제가 간부한테 들었던 되게 좋은 말 중의 하나가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지 말라는 거였어요. 누가 “뭐뭐 했어?”라고 물어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했을 때 그분이 “‘그런 것 같습니다’라는 건 없다. 그냥 그렇다고 말을 해라”라고 하셨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가 제 의견에 조금 자신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이후로는 ‘그렇다’, ‘아니다’로 얘기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그 행성 이야기가 그렇게 와닿지 않았어요. 그런데 사실 전역 후에 생활 패턴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처럼 요즘 성격도 조금씩 부딪히는 것 같긴 해요. 그래서 또 어떠한 계기가 있다면 다시 행성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죠. 지금은 그러진 않아요.

 

 

Q. ‘변화 대해서 굉장히 유동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같아요.

 

뭐랄까 어쨌든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나는 그대로라면 저는 퇴보한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물론 좋은 쪽으로의 ‘그대로’일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프로듀서가 아닌 송라이터고 작사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변화에 좀 더 유연한 포지션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 한 시대에 어떤 사운드가 대세라고 한다면 그 사운드를 제 노래에 적용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셀프 프로듀싱 아티스트들에 비해 훨씬 유연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그 변화적인 부분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은 없어요. 그렇다고 제 뿌리가 변하는 건 아니니까. 그것에 대해서 제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가 오히려 음악의 중심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음악의 중심이라고 표현하신 부분이 마치무슨 옷을 입든 이건 구원찬 음악이야라고 외치시는 것처럼 느껴져요.

 

저는 작곡을 한다는 게 고유한 인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트렌드나 변화 같은 것들은 ‘옷’이라고 생각을 해요. 어떤 옷이 그 시대에 조금 안 어울리면 다른 옷을 입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그 사람 자체는 변하지 않으니까. 그런 맥락으로 변화를 바라보는 것 같아요.

 

 

Q. 레이블에 들어오면서 음악이 달라졌다는 피드백을 언급하신 적도 있어요. 실제로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들어오기 , 후로 음악이 달라졌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레이블에 들어오고 나서 나온 앨범들은 되게 많은 의도가 들어간 앨범들이었어요. 그 전의 앨범들은 진짜 원초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원초적이라는 건, ‘누가 들어줬으면 좋겠다’ 혹은 ‘나 이걸로 성공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그냥 그때 당시에 너무 좋다고 생각했던 음악들을 담았다는 뜻이고요. 아무래도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가 전부터 되게 들어가고 싶어 했던 레이블이었고, 더불어서 개인 아티스트가 어떤 회사 소속의 아티스트가 됐다는 건 되게 많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변화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스스로의 기대에 일조할 수 있는 음악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뭔가 멋있는 음악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대중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어필이 되면서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그런 노래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슬퍼하지 마’ 같은 노래가 나온 건데 그 곡들도 어떻게 보면 그 ‘기대’라는 의도에 의한 노래이기 때문에 스스로 110% 만족하는 노래는 아니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거는 사실 아직도 딜레마에요. 정말 웃긴 게, 그 의도한 노래들이 제 음악 커리어에서 제일 잘됐어요. 생각해보면, ‘아 나는 어떤 음악을 해야 될까’에 대한 고민도 군대 갔다 오면 끝일 줄 알았는데 그냥 계속되더라고요. 레이블에 들어오고 나서 나온 노래들이 굉장히 많이 밝아졌다는 피드백도 있었고 단순해졌다거나 조금 더 이지리스닝에 가까워졌다는 피드백도 받았어요. 이전의 음악들은 좀 차분하지만 나름의 멋이 있었고요. 그래서 이번 신곡 ‘표현’에서 그 두 부류를 모두 만족시키고 싶었어요. 물론 문제는 또 문제를 낳고 고민은 또 고민을 낳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제가 아직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Q. 그기대라는 부분이 단순히 단순히 듣기 편한 음악인 것만은 아니겠죠?

 

그렇죠.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말 그대로 사람들의 귀에 걸리는걸 캐치하다고 표현을 한다면 캐치하고 조금 더 단순하면서도 그냥 사람들이 계속해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아까 말했듯이 고민은 고민을 낳기 때문에 또 다른 고민과 이유로 장석훈 형이랑 냈던 ‘너에게’가 나왔었는데요. 그런데 이전에 확 왔던 많은 반응들이 ‘너에게’에서는 없으니까 또 거기에서 고민이 생겼어요. 지금 정리해보면 엄청나게 방황을 많이 했던 그런 시기였던 것 같네요.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한 가지 기로를 정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어요. 어떨 때는 빨간색, 어떨 때는 파란색이라면 ‘이 사람은 어떤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냐’ 라는 질문을 받아도 저조차 제대로 설명을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죠.

 

 

Q. 이기로라는 , 원찬님 음악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이신가요?

 

그렇죠. 그러니까 제가 만든 음악은 그대로인 거예요. 예를 들어 그런 거죠. 만약에 제가 한복만 입는다고 했을 때 그 한복이 디벨롭된 옷을 쭉 입고 나온다면 ‘얘는 한국과 관련이 된 사람이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복 입었다가 기모노 입었다가 치파오 입었다가 한다면 ‘이 사람은 뭐다’라고 한 마디로는 정의할 수 없잖아요. 근데 또 팝 시장을 보면 다른 얘기이긴 해요. 어떤 옷을 입든 어울리는 사람들도 있는 거죠.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스트릿 패션만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정장만 어울리는 사람이 있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제 음악은 어떠냐에 대한 대답은 아직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Q. 그런 고민들이 계속되신다는 것은 아직도 레이블에 들어오기 전의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도 많기 때문이겠죠?

 

네, 특히 피셔맨이랑 같이 만든 앨범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진짜 많아요. 어떻게 보면 그게 정답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어요. 근데 어쨌든 저도 한 명의 창작자로서 그냥 개인으로서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그 작품들은 어떻게 보면 하프 앤 하프로 만든 창작물이잖아요. 근데 그것들 말고 그냥 ‘구원찬’ 하나로 고유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고 있어요.

 

 

Q. 위에서 시장을 예로 들어주셨는데, 그럼 원찬님은 원찬님 스스로 종류의 옷이 어울리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시는 편이신가요?

 

저도 그런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무래도 피아노로 작곡을 하다 보니까 이게 어울리는 옷들이 또 노래마다 각각 다른 거예요. 제 개인적으로는 한 옷이 어울리는 아티스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그렇게 문장으로 설명될 있는 아티스트가 있길 바라시는 거군요?

 

네. 한 장르로 묶이는 아티스트였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힙합이면 힙합, 알앤비면 알앤비, 발라드면 발라드처럼 하나의 장르로 묶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웰메이드 앨범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Bruno Major(브루노 메이저)’의 To Let A Good Thing Die 앨범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 식으로 한 앨범을 냈을 때 장르가 바뀌어도 한 마디로 설명될 수 있는 그런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이런 욕구가 앞으로 음악 방향성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좌지우지하지 않을까 싶네요. 따지고 보면 피셔맨이랑 만든 앨범도 그랬었고요. 그래서 그 앨범 같은 경우는 특정 트랙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앨범 전체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죠.

 

Q. 앞에서변화 대해 유동적으로 생각하신다는 내용도 그렇고 이야기를 들어보니변화라는 키워드 앞에서 단순히 어떤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도 과거의 것까지 전부 끌어와서 하나로 아우르려는 모습으로 보여요.

 

네, 그것들이 전부 다 과정처럼 보였으면 좋겠어요. 이런 것도 했었고 저런 것도 했었지만 결국에 가장 최신의 것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전부 담겨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완성형 아티스트가 아니라 계속 진행이 되고 발전하면서 모든 걸 융합하고 결국 고유한 것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로 비쳤으면 좋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난 것들을 더더욱 부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Q. 결국 말씀하신 것처럼 과정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거군요.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가지 방향에서 고려하셔야 것들이 굉장히 많을 같아요.

 

아무래도 그 고민은 예술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한테는 필수적인 지점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것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반면에 아예 그냥 돈이 되는 것만 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제 환경에는 그 두 가지 경우들의 사람들이 전부 주변에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각자의 삶 자체가 다르고 추구하는 게 다른 거죠. 그리고 저는 그 두 가지를 전부 가지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어떻게 하면 영리하게 캐치 할 수 있을까 하는 게 요즘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에요.

그리고 저는 제가 가진 무기가 어떻게 보면 이쪽이랑도 어울리고 저쪽이랑도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비트씬의 음악이라고 한다면 그런 음악에 속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김동률, 이소라 음악처럼 발라드 음악을 하고 있다고 해도 속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죠. 사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그 중간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확실한 건 지금보다 더 큰 사람이 되려면 어쨌든 그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아요.

 

 

Q. 그게 아까 말씀하신기로 관련된 내용이겠네요.

 

어떻게 보면 ‘표현’이라는 노래도 저는 굉장히 만족하지만 ‘아 이거 상업적인 노래야’ 라던지 ‘이 곡 진짜 멋있는 노래야’라는 감상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노래인 것 같거든요. 물론 말씀드렸다시피 너무 마음에 드는 트랙이긴 하죠. 사실 지금까지 낸 노래 중에서 제일 좋아해요. 그렇지만 만족감과는 별개로 더 큰 사람이 되려면 아예 한 가지 기로를 정해야 할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는 거죠. 진짜 상업예술의 끝을 보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독고다이로 갈 것인가. 근데 그렇다고 대중적인 것만 한다고 예술가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모순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저는 현재 딱 중간에 서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결국에는 음악도 업이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것도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Q. 일종의 장인정신 같다고도 느껴져요.

 

네, 저는 둘 다 멋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한 길로 가야 뭔가 납득이 되고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아요.

 

Q. 결국 과정 전체를 납득시키는 것이 목표이신 거군요.

 

그래서 이제 제가 해야 할 숙제가 그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저만의 앨범을 내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 저의 디스코그라피에 있어서는 특정 앨범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많아도 제가 걸어온 모든 디스코그라피를 두고 ‘와 진짜 미쳤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거든요.

 

Q.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이전에 내셨던 모든 작품이 마치 발자국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그렇죠. 나중에 그것들을 전부 아우르는 작품이 하나 나온다면 지금까지의 과정이 전부 설명이 되는 거죠.

 

 

Q. 준비한 질문도 어느덧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앞서 언급하시기도 했던 원찬님의 개인 계정을 많이 참고했는데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적어 놓으셨더라고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비밀이 없는 성격이신가요?

 

저는 혼자 가지고 있는 비밀은 많이 없어요. 최대한 공유를 하려고 하고 그게 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어쨌든 그 계정은 팬들을 위한 계정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제 성격상 공식 계정에 그런 생각을 적는 게 개인적으로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계정을 파고 그 안에서 저의 진짜 솔직한 생각을 남기게 됐어요. 그리고 진짜로 저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계정을 팔로우한다고 생각을 해서 더 솔직한 마음들이 담겼던 것 같네요.

 

Q. 이전 원찬님 음악을 들었을 때도 그렇고, 예를 들어서 사랑 노래를 한다고 해도 진짜 사랑을 하는 사람이 썼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런 솔직한 성격이 음악에도 반영된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엄청 돼요. 그게 어떤 포인트냐면, 제가 예전에 음악을 만들고 작사를 할 때 픽션을 되게 많이 썼단 말이에요. 물론 그 과정에서 실제로 발매까지 이어진 곡은 거의 없지만 작사를 하면서 이상한 허무함이나 후회 같은 것들을 느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힙합이라고 가정했을 때, 금목걸이 있고 비싼 차 끌고 다닌다는 가사들이 사실은 다 픽션인데 그런 것에 대해 덧없는 감정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최대한 내 솔직한 감정을 적는 게 훨씬 설득력 있고 와닿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솔직한 내용을 많이 담으려고 일기장처럼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어요. 음악에 자전적인 얘기를 많이 담았던 이유도 다 그런 것들 때문이고요.

 

근데 이게 또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다 보니까 표현적인 부분들에서 최대한 중의적으로 적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상황에 그 노래가 적용될 수 있도록.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게 아니라,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각자의 상황에도 적용되게끔 가사를 쓰려고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직설적으로 쓰는 거죠. 특히 저는 사랑 노래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오히려 더 안되더라고요.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그 감정 자체를 그대로 담는 걸 선호해서 제 사랑 노래는 좀 많이 직설적인 것 같아요.

 

Q. 그래서 이번 곡을 듣고 가사 이렇게 짧냐는 피드백이 나온 수도 있겠어요.

 

그렇죠. 그런데 이번 노래는 사실 개인적으로 가사가 짧다고는 생각 안 하긴 했어요. (웃음)

 

 

Q. 모두가 공감할 있는 지점을 마련하는 정말 중요하면서도 신경 부분이 많아 보이네요.

 

그렇죠. 제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 중에 가사 때문에 제 음악을 듣는 분들도 꽤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가사를 쓸 때도, 예를 들어서 ‘그는’, ‘그가’, 그를’ 같이 글자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최대한 중의적으로 쓰려고 하다 보니까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쓰게 되는 거죠.

 

Q. 마지막 질문을 드리면서 인사드릴게요. 앞선 내용에서 번에 설명될 있는 아티스트, 그리고 문장으로 설명될 있는 앨범 관해 이야기해주셨어요. 그것들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그려보고 계신 모습이 있을까요?

 

일단은 장르가 그 설명에 대한 키라고 생각해요. 조만간 앨범을 하나 작업할 텐데 그 앨범을 한 프로듀서랑만 작업할 계획이에요. 그게 한 마디로 설명을 할 수 있는 키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제가 조금 더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도 생각해요. 현재는 여러 사람 중에서 제안할 프로듀서를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Interview | 월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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