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예림 (Lim Kim)

발행일자 | 2021-08-24

 

세이렌이 건져 올린 김예림의 목소리

 


 

Lim Kim이 [MAGO] 이후 4개월 만에 새 싱글 [FALLING]으로 돌아왔다. 신화 속 존재인 세이렌에서 모티브를 얻어 주조한 [FALLING]에서 Lim Kim은 회상을 통해 기억의 시간축을 움직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끊임없이 횡단한다.

발매로부터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찌감치 뮤직비디오가 1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자신의 파급력을 실시간으로 몸소 증명 중인 Lim Kim. 그를 만나 신곡 ‘FALLING’을 비롯하여 그간 Lim Kim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다.

 


 

4개월 만에 신곡 ‘FALLING’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보내셨나요?


일단 최근에는 싱글 발매 후 여러 가지 활동들을 계속 하고 있고요. 인디펜던트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대부분의 활동에 집중하는 시간들로 많이 보내는 것 같아요.


직접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정신없겠어요.


사실 스케줄 자체가 너무 빡빡해서 힘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웃음). 단지, 제가 직접 출연하는 방송이나 프로그램에서 최대한의 모습을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런 측면에서 에너지들을 많이 쓰게 되네요. 제 스스로의 욕심일 수도 있고요.

 

최근엔 <비긴 어게인>을 통해 오랜만에 TV 출연을 하기도 했죠. 실없는 질문이지만, 가족들이 좋아하셨겠어요. (웃음)

 

네네. 아무래도 엄마 아빠는 다른 활동보다 TV에 나오는 걸 훨씬 좋아하시니까요. (웃음)

 

 

본격적으로 새 싱글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FALLING]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세이렌에서 모티브를 얻은 노래로, 과거에 대한 회상에서 출발해 미래로 자유롭게 나아가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런 측면에서, 과거의 저를 회상하게 하는 목소리가 보컬적인 요소로 들어가게 되었고요.

 

흥미롭게도 최근작인 [MAGO] 역시 한국 신화에 등장하는 마고할미를 주제로 하고 있어요.

 

[MAGO]는 브랜드 미스치프(MISCHIEF)와 함께 발매했던 노래였는데, 당시 미스치프의 컬렉션이 <MAGO> 였어요. (웃음) 그래서 MAGO라는 주제가 처음부터 정해진 상태에서 저의 생각을 담았던 케이스였고, [FALLING]은 ‘회상을 일으키는 노래’를 이미지로 옮겼을 때 세이렌에 다다랐던 경우라 약간 접근이 달랐어요.

 

바다의 여신 세이렌은 신화 속 인물이잖아요. 평소 판타지나 신화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인지, 아니면 어떠한 계기에 의해서 불현듯 세이렌 모티브를 얻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세이렌은 노래로 사람들을 유혹하는데, 사람들의 익숙한 무언가를 불러내어서 유혹하게 될 테잖아요. 그 과정에서 ‘회상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아이디어가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신화 속 세이렌을 그저 신비로운 이미지로만 생각했는데, 그런 비화들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 작업하면서도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예전에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인어 목소리 같다’던 평도 떠올랐고요. (웃음)

 

세이렌의 단편적인 요소에서 한층 더 생각한 고민의 결과물이네요.

 

그렇죠.

 

 

목소리 얘기가 나왔으니, 질문을 또 이어가 볼게요. 전작과 달리 이번 싱글에서는 보컬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되었어요.

 

맞아요, 이 노래엔 회상을 갖게끔 하는 보컬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음악적 측면에서의 회상도 충족하지만, 또 사람들이 기억하는 김예림의 목소리에 대한 회상이기도 해요.

 

목소리가 음악을 완성하는 일종의 도구처럼 사용되었네요.

 

예전 인터뷰에서 얘기한 적 있는데, 제가 지금 말하는 목소리와 노래할 때 목소리가 다르잖아요. 그때그때 작품에 따라 ‘제가 되어야 할 무언가’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게 가사부터 목소리까지 모든 적합한 메이킹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의도한 부분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유독 이번 앨범 댓글에서 예전 김예림의 목소리를 좋아하던 팬들의 반색이 자주 보여요.

 

맞아요. 그런 반응을 보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웃음)

 

 

앨범과 함께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현재 100만 뷰를 돌파했네요. 형식적인 질문이지만 소감이 궁금합니다.

 

어떤 뮤지션이라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질 거예요. 감사한 일이죠.

 

트랙 프로듀서로 DPR CREAM이 참여했어요. 림킴님과의 첫 협업인데,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2~3년 정도 전에 DPR 크루 멤버 중 한 분께 연락이 와 같이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 DPR CREAM씨도 계셨고, 나중에 한 번 기회가 되면 작업하자고 얘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인연이 닿았다가 한동안 서로 연락이 없었는데, 갑자기 DPR CREAM과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DM을 보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FALLING]의 스케치나 데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DPR CREAM이 적임자로 떠올랐을까요, 아니면 어떠한 작업물을 그와 함께 본격적으로 같이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이었을까요.

 

후자인 것 같아요. DPR CREAM과 같이 작업하기로 한 이후로 만날 때마다 계속 작업을 이어갔어요. 어느 날엔 EP (Electric Piano) 만들고, 또 만나서는 보컬 라인 조금 만들어보고. 그렇게 처음부터 같이 두 달 만에 작업한 노래라 할 수 있어요.

 

이전 작품들보다 확실히 인터뷰나 라디오/방송 출연의 빈도가 높아졌어요. [FALLING]을 통해 이전에 많이 만들지 못했던 대중과의 소통을 갖고 싶다는 의중이 있었을까요.

 

그런 측면이 아예 없지 않고, 확실히 출연 횟수가 많아진 것도 맞지만요.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에게 제 모습을 보이고 제 음악을 들려주는 게 저의 직업이기도 하잖아요. 물론 이전에도 일부러 출연을 안 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요. (웃음)

 

 

누군가는 분명 오해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Lim Kim으로 다시금 등장했을 때 모든 것이 달라졌잖아요. 이름부터 시작해 장르적 색채, 음악적 태도까지 전부요.

 

사실 Lim Kim은 저의 영어 이름이기도 해서, 활동명을 영어로만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당시 있었는데 ‘이름을 완전히 바꿨다’고 많이들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마침 음악 스타일도 많이 바뀌다 보니 더욱이 그런 크고 작은 오해들이 생겼던 것 같고요. 저는 시리어스한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되게 열려있는 사람이거든요 (웃음). 이런 오해들을 앞으로 더 쌓지 않으려면 저의 오픈된 모습을 더욱 보여드려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SAL-KI]가 워낙 임팩트가 컸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이렇게 소통할 기회도 많이 없었고, 오래 쉬다가 갑자기 이런 음악을 시도하다 보니 (웃음) 그런 오해가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이번 싱글을 발표하면서, 음원 플랫폼 내 아티스트명을 “Lim Kim”에서 “김예림 (Lim Kim)”으로 병기 표기했어요. 지금까지 얘기 나눴던 내용들과 맞닿아있는 지점이라 생각해도 좋겠네요.

 

네. 사실 저는 그냥 Lim Kim이면서 김예림이기도 하잖아요. 이름도 김예림이고 (웃음). 오늘 한 TV 프로그램 사전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요. 작가님께서 “Lim Kim을 부캐라고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인간 김예림의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나타내는 방법이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구분하진 않았으면 해요.

 

[SAL-KI]와 [GENERASIAN]을 발표하던 2019년 당시에도 그 생각은 같았을까요.

 

항상 제 마음에 충실했던 거 같아요. 제가 가장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음악으로 발표하고 싶었고, [SAL-KI]와 [GENERASIAN]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때 당시에 제가 너무나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다 토해냈어요. 원래 사람이 화를 내고 나면 힘을 소진하고 고요해진다 하잖아요. (웃음) 저에게 지금 그런 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인간 김예림으로서 생각했을 때, 어떻게 보면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고요. 사람은 계속 변화하고, 그러한 흐름에 저는 계속 충실해지는 것 같아요.

 

(WONDER! by Lim Kim 바로가기)

 

이제는 조금 가벼운 질문을 드리려 해요. 포크라노스의 플레이리스트 컨텐츠인 <WONDER!>를 통해 여러 음악들을 선곡해 주셨지요. 빛과 소금이나 유재하의 음악들이 빌리 아일리시나 브록햄튼과 같은, 소위 트렌드한 넘버들 사이에 섞여 있어 흥미로웠어요.

 

음악은 예전부터 장르 상관없이 다양하게 들어왔어요. 주제가 ‘저녁에 혼자 방 안에서 있을 때 시간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다 보니, 그에 걸맞은 음악들을 선곡하게 됐던 것 같아요. 요즘 활동기에 노래를 부를 일이 많았다 보니 보컬 중심의 팝을 많이 듣기도 했네요.

 

여가는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제가 별거 안 하긴 하는데요. (웃음) 혼자 시간을 보낼 땐 산책하거나 커피 마시러 카페에 주로 가요.

 

평이하네요. (웃음)

 

혼자 처리해야 할 것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서 여러 행정적인 업무까지 아우르고 있는데, 힘에 부치진 않아요?

 

인디펜던트의 단점이라 말하는 그런 일련의 업무들이 물론 혼자 다 해내기엔 어려운 일들이긴 하지만 ‘못할 일은 아니다’. 딱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웃음)

 

인터뷰도 어느덧 막바지입니다. 차기작을 비롯해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활동과 조금씩 병행하면서 꾸준히 신곡을 작업하고 있고요. 정규 앨범 단위의 규모 있는 앨범에 관해서도 항상 고민 중이에요. 코로나로 해외 활동에 여러모로 제약이 있지만, 내년에는 해외 페스티벌을 비롯해서 더 넓은 음악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Interview | 키치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