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정교하고 세련된 사운드에 담긴 친근한 여유, 프로듀서 합작 그룹 ryojinnjane 인터뷰

발행일자 | 2025-06-25

 

정교하고 세련된 사운드에 담긴 친근한 여유, ryojinnjane 인터뷰

 

오랜 친분을 이어오던 두 사람이 어느 날 함께 음악을 듣다가 자연스럽게 팀을 결성하게 됐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느슨하고도 소박한 시작처럼 들린다. 하지만 아이유, NCT, (여자)아이들, BOYNEXTDOOR 등 굴지의 K-POP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굳건한 입지를 다진 두 프로듀서의 합작 그룹이라는 또다른 이야기는, ryojinnjane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무게와 강렬한 아우라를 더할 지 모르겠다.

 

음악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화려한 이력과 엄청난 작업량 속에서도 ryojinnjane은 결성 1년이 채 되지 않아 벌써 세 개의 작업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놀라운 속도와 정교한 사운드 메이킹, 그리고 세련된 감각이 인상적인 ryojinnjane이지만, 막상 실제로 만나본 두 사람은 예상과 달리 꾸밈없고 소탈하며, 어딘가 낭만적인 기질까지도 품고 있는 듯하다.

 

ryojinnjane이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세 번째 EP [Sooproganda]에 이르기까지,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간의 에피소드를 두 사람 특유의 유쾌한 티키타카와 함께 풀어냈다. 카리스마와 장인 정신 너머에 자리한, 진솔하고 여유로운 그들의 모습을 지금부터 함께 들여다보자.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팀과 멤버별 소개 부탁드립니다.

 

ryo: ryojinnjane (이하 ‘료진제인’)의 ryo (이하 ‘료’)입니다. 기타 연주와 작곡을 맡고 있습니다. 편곡도 주로 제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jeanjinn jane: 료진제인의 jeanjinn jane (이하 ‘장진제인’)입니다. 저는 보컬이랑 작사, 작곡 맡고 있습니다.

 

 

Q. 두 분은 개인 작품도 꾸준히 발매 중이시지만, 사실 프로듀서의 이력 또한 범상치 않습니다. 프로듀서로서의 료, 장진제인도 소개해 주세요.

 

ryo: 지금은 KOZ 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어요. 인터뷰 시점 기준으로 가장 최근에는 아이돌 BOYNEXTDOOR의 [No Genre] 작품에서 기타 연주 및 작·편곡을 맡았어요. 최근 싱글 [오늘만 I LOVE YOU]에 참여했구요, i-dle (아이들) 최근 작품 [We are]에도 기타로 참여했구요. 가끔 작사 활동도 하고 있어요. 연주로는 현재 한로로 씨의 밴드 마스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주는 업무도 하고, 외부 프로젝트도 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jeanjinn jane: 음 저는 NCT 마크의 솔로 작업을 해왔구요, 가장 최근에는 BTS의 진님 곡에 작게나마 참여했어요. 아이유 님과 엑소의 카이 님, 백현 님 작품에도 참여했습니다. 처음부터 케이팝 아이돌 분들의 곡을 만들기 위해 (음악을) 시작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좋은 기회로 종종 작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Q. 프로듀서로 맹활약 중인 두 아티스트가 팀을 결성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두 분이 어떻게 처음 뵙게 됐나요?

 

jeanjinn jane: 처음에 언제 봤더라. 한 7~8년 전 쯔음? 연남동 근처에서 음악하면서 만나게 된 친한 친구들이 있어요. 1년에 한두 번씩은 꼭 대규모로 모여서 술을 마시는 날이 있었거든요. 거기서 광빈이(료)를 아마 처음 봤을 거예요.

 

 

Q. ryojinnjane (이하 ‘료진제인’) 팀을 결성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뭐였나요?

 

ryo: 이사 간 진서형(장진제인) 작업실에 처음 놀러 갔을 때,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하면서 음악을 하나 들려줬었어요. 그 노래를 들으면서 대화를 이어 나가다 보니까, ‘이럴 거면 그냥 같이 하자’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jeanjinn jane: 작업실을 작년 여름 되기 직전에 옮겼어요, 예전 포크라노스, 매직스트로베리 사무실이랑 되게 가까운 위치에 있어요. 그래서 매직스트로베리의 몇 직원 분들이 테라스에 있는 제 작업실을 알고 계시더라고요. 친구가 한번 매직스트로베리 사무실에 방문한 적 있는데, 한 직원 분이 ‘저기 테라스에 늘 누워계신 분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실까?’ 궁금해하셨다고 전해줬어요. (웃음)

 

무튼 작년 5월쯤에 이사한 지 얼마 안 돼서 광빈이가 놀러 왔어요. 그전까지는 같이 작업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같이 술만 마셨지. 처음으로 들려준 곡을 듣고 이놈 이런 놈이였구나하고 멜로디와 가사를 만들었어요. 그게 작년에 발매된 [father nature]의 “언덕”이라는 노래였어요.

 

 

(료진제인과 친구들)

 

Q. 곧바로 료진제인의 데뷔작 [father nature]가 나왔군요. 그렇게 결성된 료진제인은 보통 어떤 스타일로 작업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ryo: 일단 진서 형이 많이 안 바빠요. 제가 진짜 바쁘구요. (웃음) 제가 바쁜 와중에도 노래를 만들어서 진서 형한테 들려주죠. 그러면 진서 형이 곡을 듣고, ‘2~3달 이후쯤에 앨범으로 내자’고 말해요. 그럼 저는 더 빨리 발매하자고 재촉하는 거죠. 보통 그런 식으로 진행해 왔어요.

 

jeanjinn jane: 원래는 작업실을 작업실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집 겸 작업실이에요. 광빈이가 요즘엔 거의 매일 오는 것 같아요. 와서 새벽까지 있다 가고.

 

광빈이는 거의 알람이에요, 광빈이가 직접 현관문 열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막 들어와요. 그다음 커튼을 쳐요. 그렇게 깨어날 때가 꽤 많아요, 중요한 건 저는 알람을 안 맞췄다는 거예요. 그냥 와서 ‘작업해, 작업해’.

 

 

Q. 1년 사이에 벌써 EP 세 건이 발매됐어요. 두 분의 빠른 작업 속도가 곧 서로 합이 잘 맞는다고도 해석되는 것 같아요.

 

jeanjinn jane: 사실 그렇죠. 저는 조금 느려도 된다고 느끼긴 하지만. (웃음) 오늘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도 다음 앨범에 대해 얘기를 했어요. 광빈이가 또 채찍으로 계속 때리면서 왔어요. ‘형 빨리해, 뭐해. 노래 낼거라매’, ‘알았어 알았어, 할게’ 이러면서 왔어요.

 

ryo: 료진제인으로는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 1~2달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원래 진서 형이 올해 7~8월에 발매하자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따지면 이미 작업을 끝내서 보내야 했거든요. 근데 준비가 안 됐으니 말이 안 되잖아요. 어이가 없는 거죠. (웃음)

 

 

 

 

Q. 올해도 [hidden plant]를 발매한 지 3개월여 만에 새로운 EP로 돌아오셨어요. 지난 5월에 발매된 EP [Sooproganda]을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jeanjinn jane: 숲으로 가고 싶어서 만든 앨범이에요. 숲으로간다.

 

ryo: 일단 둘 다 자연을 되게 좋아해요. 물론 다른 분들도 자연을 좋아해도 어쩔 수 없으니 여기 서울에 사는 것도 있겠지만. 풀내음을 좋아하고, 여름에는 어디 바닷가로 떠나고 싶잖아요. 이번 앨범은 숲으로 가고 싶어서 만든 거예요. 트랙을 1월쯤부터 만들기 시작했을 텐데, 그때가 겨울이었다 보니 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썼어요.

 

jeanjinn jane: 봄에 듣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겨울이라 춥지만, 봄이 다가오는 감각을 떠올리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Q. 두 분이 그러면 송 캠프 같은 개념으로 (자연으로) 여행도 떠나고 그러시나요?

 

jeanjinn jane: 제주도도 가고, 지난번에는 횡성에 있는 큰 호수에 다녀왔었어요. 그때 작업했던 곡이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 “기러기”예요. 호수에 있는 두 마리 새를 보면서 작업한 곡이에요.

 

ryo: 그때도 추웠네요, 생각해 보니까. 그래서 장작도 때우고.

 

jeanjinn jane: “주근깨”도 추울 때 만든 게 다시 생각해도 신기해. 그 노래 진짜 더운데.

 

ryo: 그래, 할 수 있어 그렇게. 굳이 직접 가서 느끼지 않아도. (웃음)

 

 

 

 

Q. 료진제인의 음악을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사운드나 구성에서 재치 있는 요소들이 많잖아요. 지난 EP “꼬리”와 “꼬리의 꼬리” 같은 식으로요. 이번 EP의 인트로 “Sooproganda”도 중간에 잠시 끊기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ryo: 일단 ‘꼬리’라는 곡은 원래 진서 형이 emoji라는 작곡가 누나와 자기 이름으로 발매하려고 만들어뒀던 곡이었어요. 근데 제가 그걸 듣고 너무 좋아서 ‘내가 리믹스처럼 작업해 볼래’라고 말해서 보컬만 가져가고 바꾼 곡이에요. 그게 “꼬리의 꼬리”구요.

 

보통 보컬이 존재하는 곡으로 작업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톤으로 잡아놓는 게 있다 보니 떠오르는 아이디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거든요. 근데 ‘꼬리’는 듣자마자 딱 떠오르는 게 있어서 바로 작업했어요.

 

jeanjinn jane: “꼬리”는 전달받고 전달되어지는 사랑에 대한 내용인데, “꼬리의 꼬리”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되었어요. 꼬리의 꼬리의 꼬리의 꼬리의…

 

 

 

ryo: 말씀 주신 ‘Sooproganda’는 애초부터 브레이크를 넣으려고 의도하긴 했어요. 다만 그 정도로 급격한 브레이크는 아니었어요. 믹싱하면서 발전시켰어요.

 

jeanjinn jane: 저희 앨범 마무리 단계에 항상 큰 도움을 주는 iryo라는 아티스트가 있어요, 함께 믹싱 단계에서 그 구간을 들어보니까, 극단적일수록 더욱 좋겠더라고요.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퉁 떨어지듯이 짜릿하게.. 정작 곡을 만들 때는 끊긴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ryo: 끊기긴 끊기는 것 같아. 원래는 잔향이 조금 남아 있었는데, 그냥 끊어도 재미있더라고요. 곡이 처음 시작될 때 풀이 움직이거나 새가 우는, 자연의 소리가 나와요. 악기들과 목소리가 나오면서 어느 순간부터 그것들은 잘 안 들리거든요. 근데 급격하게 끊길 때에 다시 인지하게 되는 거죠.

 

jeanjinn jane: 숲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와중에 곡이 진행되고. 진행되다가 멈추는 구간에서 ‘ 맞아, 나 지금 숲 속을 걷고있었지’ 라는 사실을 깨닫는 거죠.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가 잠깐 숨을 들이쉴 때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Q. 이런 디테일을 추가하는 과정은 보통 작업의 어느 단계에서부터 비롯되나요?

 

ryo: 글쎄요. 사운드 디자인을 할 때, 처음 노래를 만들 때부터 아예 그려놓고 시작하는 것 같아요. 어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릴지 머릿속에 다 정해놓고 그린다고 하잖아요. 저도 똑같은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비유가 쉬울 것 같아요. 앨범이나 트랙을 구상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구성을 신경 쓰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료진제인으로 하나의 앨범을 짜임새 있게 만든 적은 없거든요. 그래서 발매가 좀 늦어질 거라면, 료진제인 안에서 1년짜리 장기 프로젝트처럼 앨범을 만드려는 계획은 갖고 있어요.

 

jeanjinn jane: 중간에 싱글을 내더라도, 정규를 준비해 보려구요.

 

ryo: 사실 비트 만드는 건 반년도 안 걸려요.

 

jeanjinn jane: 자기만 먼저 만들어놓고, 다시 빨리해. 빨리해.

 

 

 

 

Q. 구체적인 트랙에 관해서도 여쭤볼게요. 3번 트랙 ‘룻’에 한로로, JUNNY (이하 ‘주니’) 님이 참여해 주셨어요. 두 아티스트를 섭외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ryo: 일단 로로씨는 깨끗하고 무해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잖아요.

 

jeanjinn jane: 녹음을 할 때도, 믹스을 할 때도 로로 목소리가 정말 순수하고 맑더라구요. 주니와 저는 ‘우리는 너무 더러워’, ‘우리는 세월에게 맞았어’ 하고 한탄했었어요. 물론 주니는 팝스타에요.

 

ryo: 주니가 먼저 2절 파트의 피처링을 맡아줬어요. 정식으로 부탁한 건 아니고, 진서형 작업실에서 같이 수다 떨다가 그냥 들려줬는데 주니가 ‘내가 해볼게’ 하고 그 날 후루룩 가사까지 같이 다 해버렸어요.

 

jeanjinn jane: 로로 씨의 경우도, 광빈이가 공연과 작업을 로로씨와 늘 같이 하니까 자연스럽게 생각났던 것 같아요.

 

ryo: 늘 여자 보컬을 찾고 싶었는데, 주변에 별로 없더라고요.

 

jean jinnjane: 그리고 벌스도 원래 제가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하겠다고 말하는데, 광빈이가 하지 말래요, 자꾸.

 

ryo: 하면 안 되니까. (웃음)

 

jean jinnjane: 로로씨 벌스를 듣고 나서는 제 입을 다물었어요.

 

 

Q. ‘룻 (Rut)’이 무슨 뜻인가요?

 

jean jinnjane: 뿌리(root)라는 뜻도 있고, 갈림길이라는 의미의 route 도 섞고 싶었어요. 그런데 글자도 귀여워서 ‘룻’이라 정했어요.
ryo: 대놓고 route나 root라고 하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발음기호처럼 사용했어요. 장난스럽고 귀엽더라고요, 글자 자체가.

 

 

 

 

Q. [father nature]의 수록곡 “참 stay high”도 영문명은 “calm stay high”으로 지은 게 귀여웠어요.

 

jean jinnjane: 참새.. 참세이.. 참스테이.. 작업실의 테라스에 종종 와서 노래를 해주는 참새.. 썬베드에 누워있는데 어디서 참새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근데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아름답게.

 

ryo: 사실은 그냥 짹짹거리는 거죠. (웃음)

 

jean jinnjane: 근데 너무 잘 짹짹거려요. 그래서 참새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안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곡이에요. (웃음)

 

 

Q. 그래서 앨범 소개글에 참새 부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ryo: 맞아요.

 

jean jinnjane: 저희끼리 떠들다가 이야기로 발전시켰었어요.

 

 

 

 

Q. 다시 이번 앨범으로 돌아와 볼게요. [Sooproganda]는 [hidden plant]와는 사뭇 다른 역동적인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이번 EP에서 사운드 메이킹을 할 때 특별히 고려했던 지점이 있을까요?

 

jean jinnjane: [hidden plant]는 겨울에 만들어진 앨범이고, 곡들이 생동감 넘치진 않아요, 현재보단 기억에 가깝고, 감정을 좀 더 담았다고 봐야겠죠. 제가 계절에 약한 편이라 계절을 많이 타는 것 같아요, [Sooproganda]에서는 각각의 계절 중에서 봄이 가지고 있는 역할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 추위를 물러가게 하고, 생기를 주는 봄의 보이지 않는 힘을 기대하면서 만들었어요.

 

ryo: 비슷하고요. 형이 말한 것처럼 제가 머릿속에 갖고 있는 영상이나 이미지가 실제로 생동할 수 있는 사운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운드 안에 그 모습이 보여야 하는 거죠.

 

 

Q. 이미지/영상 하니까 떠오른 건데, 혹시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는 어떤 분이 제작해 주신 건가요?

 

ryo: 저희 친구 중에 이아일 이라는 형이 있어요. 그 형은 늘 돌아다니면서 친구들 모습이나 풍경을 늘 카메라로 담아주거든요. 그 형 사진이 너무 좋아서 이번 작품은 프로필 이미지도, 앨범 커버도 그 형이 찍은 사진들만 사용했어요.

 

jean jinnjane: 이아일은 카메라를 두 대를 들고 다녀요. 그래서 프로필 이미지는 필름으로, 앨범 커버는 다른 카메라로 찍어줬어요. 이전 앨범들에는 NANAHANKI 라는 아티스트와도 협업해 왔습니다.

 

ryo: 원래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는 둘이 렌즈를 멍하고 보고 있는 셀카로 하려 했거든요. 결국 나무 사진으로 바뀌긴 했는데, 이번 앨범 커버를 확대해 보시면, 그 나무에 저희 얼굴이 희미하게 있어요. 저희가 나무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jean jinnjane: 기존의 저희 얼빡 사진을 앨범 커버로 쓰기엔 저희도 약간 저희가 의심스러워서 숨겨놨어요. (웃음)

 

 

 

(문제의 사진)

 

 

Q. 료진제인 디스코그래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바로 ‘자연’입니다. 확실히 두 분은 도시보다는 자연을 선호하는 사람들에 가까울까요?

 

ryo: 음, 모르겠네요. 갑자기 자연 속에 저를 맨몸으로 떨어뜨려 놓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자연파라고 말하기가 어렵긴 해요. 사실 좋아하는 거지, 살아본 적도 없어요.

 

jean jinnjane: 조웅 님의 “외롭고 시끄럽고 그리워”라는 노래처럼 시골에서 살게 되면 도시가 그립고, 도시에서 살게 되면 자연이 그리운 것 같아요. 자연 속에 살지 않다 보니까 자연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ryo: 여행 갈 때는 사람 없는 곳으로 가는 것 같아요. 나무만 있고, 풀만 있는 곳. 자연만 있는 곳.

 

 

 

 

Q. 지금까지 료진제인이라는 이름으로 1년 사이에 약 16곡 정도가 발매됐잖아요. 사실 이력만 들었을 때는 두 분이 엄청 바쁘실 것 같아요. 개인 작업물이나 작품 활동도 그렇고요. 그런데 료진제인이라는 이름으로 벌써 세 장의 EP가 나왔어요. 작업 속도가 진짜 빠른 것 같아요.

 

ryo: 저도 진짜 빠르다고 생각해요.

 

jeanjinn jane: 조금 느려도 되는데. (웃음)

 

 

Q. 두 분이 생각할 때 가장 마음에 드는 트랙이 뭔지도 궁금해요.

 

jean jinnjane: 저는 “언덕”이요. 맨 처음으로 같이 만든 곡이기도 하고, 가끔 다시 들어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ryo: “꼬리의 꼬리”요. 가사가 정말 좋아요.

 

 

 

Q. 그리고 료진제인의 디스코그래피가 계절의 순환을 담아내고 있다고도 느꼈습니다.

 

ryo: 말씀주신 것처럼 첫 번째 EP는 여름, 두 번째 EP는 겨울, 그리고 세 번째 EP는 봄의 분위기를 내고자 했어요.

 

jean jinnjane: 작년 9월에 발매된 첫 EP도 조금 더 일찍 발매됐으면 좋았을 텐데, 가사 쓰다보니 작업 속도를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원래는 한 8월쯤 생각했는데 늦어졌어요.

 

ryo: 7월에 내자고 했었지. 지금이랑 똑같아. (웃음) 이번에 7월이라고 말하면, 한 9월쯤에 나오겠지.

 

 

Q 더불어 료진제인이 작품을 통해 그려낼 앞으로의 풍경들도 궁금합니다. 넌지시 힌트를 남겨주실 수 있을까요?

 

jean jinnjane: 다가오는 가을에 발매하고 싶은 싱글이 있어서 대략 만들어 두었어요.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가을에 들려드리고 싶어요.

 

ryo: S/S 시즌, F/W 시즌처럼 묶여있는 작품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사운드나 무드가 계절이나 자연을 떠올리게 한다면, 가사는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다른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풀어내지 않을까 싶어요.

 

jean jinnjane: 당장에 확실하게 손에 잡히진 않는데, 자연스럽게 써질 것 같아요. 느릿하면 또 광빈이한테 혼나야죠. (울음)

 

 

 

 

Q. 두 분의 케미스트리가 좋아 보이는데, 혹시 서로가 생각하는 각자의 장점은 어떻게 될까요?

 

jean jinnjane: 광빈이는 명확하죠.

 

ryo: 뭔데? (웃음)

 

jean jinnjane: 빠르고 강하다.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또 은근 섬세해요, 처음엔 호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양이인 것 같아요. 매운 것도 잘 못 먹고.

 

ryo: 왜 먹는지를 모르겠어.

 

jean jinnjane: 그리고 저희 친구들과 최근에 남이섬에서 열리는 에어하우스에 다녀왔어요. 남이섬 앞에 번지점프가 있는데 광빈이만 번지점프를 안 했어요.

 

ryo: 가위바위보를 이겼는데 제가 왜 하냐고요. 이해가 잘 안 돼요. (웃음)

 

 

Q. 료 님이 생각하시는 장진제인 님의 장점은요?

 

ryo: 잘 이해해 주고 잘 웃어넘겨 줘요. 말마따나 제가 맨날 찾아가서 아침마다 깨우고 커튼 열고 그러거든요. 아침 11시쯤, 안 그러면 거의 2시, 3시까지 자거든요.

 

jean jinnjane: 지난번에는 술을 너무 마셔가지고.

 

ryo: 무튼 그러면 결국 하루가 일찍 끝나는데, 해가 뜨는 것도 못 보고 아쉽잖아요. 일찍 일어나면 노래도 만들고 얼마나 좋아. 작업실에 가면 좋든 나쁘든 꼭 노래가 나오거든요.

 

jean jinnjane: 장점 얘기하는 시간.

 

ryo: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동료죠.

 

 

Q. 마지막으로 리스너나 대중을 대상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어보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jean jinnjane: 료진제인..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이 들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ryo: 들어주셔서 감사하죠. 그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좋다고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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