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새소년 (SE SO NEON)

발행일자 | 2021-03-05

 

자유를 찾아서

 


새소년이 2021년을 여는 새 싱글 [자유]를 발표했다.

지난 [비적응] EP에서 두려움과 불안에 관해 이야기하던 이들이 약 1년 만에 자유라는 대명제와 함께 돌아온 것.

음악, 비디오, 프로필 이미지를 비롯하여 머천다이즈, 슬로건 플레이까지. 새소년이 설파한 자유는 그렇게 온/오프라인 곳곳으로 스며들어갔다.

그들의 노래가사처럼 어느 자유로운 날, 새소년을 만나 ‘자유’에 관한 깊고 넓은 이야기를 나눴다.

 


 

 

싱글 발매 후 약 한 달 정도가 지났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소윤 / 정신없이 보냈어요. 훌륭하게 소화해야 할 스케줄이 이어지다 보니 아직 쉰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이제 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신곡 ‘자유’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간단한 곡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윤 / [비적응]에서 사회에서 느끼는 혼란이나 두려움, 불안을 노래하고 나서 시간을 보내며 느낀 생각은 각자가 가진 두려움을 마주하는 게 중요한 맥락이라는 것이었어요. ‘자유’라는 노래에는 자유를 찾았다는 완결된 의미보다는 자유를 찾아야 하고, 그것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자유’를 착수하게 만든 결정적인 트리거는 무엇이었을까요?

 

소윤 /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작년 이유도 모른 채로 한동안 침잠하며 보냈던 시기가 있었어요. 단순히 저의 기분이 아니라, 해소되지 않는 어떤 무언가 때문이었죠. 결국에는 제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새끼 고라니처럼 (웃음) 몸을 가누지 못하고 털썩 쓰러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바닥을 치고 올라와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자기비판적 태도를 거두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인정할 건 인정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었어요.

음악적인 부분 역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요. 음악 전반에서 데이비드 보위를 위시한 70년대 클래식 팝/락의 정취를 많이 느낄 수 있는데, 단순히 이것이 재해석이나 오마주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소윤 /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핀포인트를 잡고 작업하진 않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만들어낸 트랙에 가까워요. 물론 데모 트랙에서부터 클래식한 느낌이 있긴 했어요. 클래식은 새소년이 한 번도 다뤄보지 않았던 영역이기 때문에 꽤 조심스러웠죠. ‘너무 올드하게 느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클래식과 올드함은 한 끗 차이니까요. (웃음)

 

소윤 / 네. 심지어 제가 클래식 락에 관해서 깊게 연구를 했던 사람도 아니기에 어쭙잖게 (클래식을) 재해석한 느낌이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새소년이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트랙의 아이디어는 소윤 씨에게서 출발했지만, 노래를 완성하는 데 두 분이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요.

 

유수 / 데모엔 드럼이 없었는데 편곡을 거치면서 드럼을 넣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어요. 처음 데모를 들었을 때, 어떤 방향으로 드럼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상상한 지점을 음악에 그대로 구현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6~70년대에 제작된 스네어나 베이스 드럼 등 말 그대로 클래식한 악기를 좋은 상태로 보존하고 있거든요. 그것들을 일일이 스튜디오에 가져가서 녹음에 들어갔는데, 멤버 모두 선뜻 좋아해 주었어요.

현진 / 저는 유수 님보다 더 나아가서 5~60년대로 갔습니다. (모두 웃음) 딱 10년만큼만 더 갔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려고 앰프를 새로 샀거든요. 제가 생각했던 소리를 잘 내준 것 같아요.

 

트랙명에 관한 얘기도 간단히 나누고 싶어요. 데모에서부터 작품명은 ‘자유’였지만, 최종 제목으로 결정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고 밝힌 바 있어요. 아무래도 ‘자유’라는 단어가 불러일으키는 단어의 무게 때문이었을까요?

 

소윤 / ‘긴 꿈’, ‘심야행’ 다음에 ‘자유’라니. 마치 ‘사랑’이라는 제목을 짓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부담이었어요. (웃음) 그런데 이번 노래에서 느껴지는 함축적인 심상을 떠올려봐도 뭐가 없는 거예요. ‘자유는 자유지, 뭘 빗대’. 약간 이런 느낌이랄까요. ‘자유’가 아닌 다른 후보들도 많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결국 ‘자유’로 결정하자고 다짐했어요.

멤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야, 자유가 좋아, 다른 제목은 좀 아니었어’라는 얘길 하더라고요. 그때 쾌감 쩔었어요. “그래, 아니야. 자유야!”

 

현진 / 소윤이는 늘 답을 찾아오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중간에 저희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었고 답을 찾아왔을 때 그랬죠. “그래, 그건 아니었어.” (모두 웃음)

 

소윤 / 알고 보니까 저 빼고 모든 스탭들은 ‘자유’를 좋다고 생각하고 있던 거에요. (웃음) 자유라는 단어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일상에서 자주 쓰지는 않잖아요? 그렇다 보니 ‘자유’라는 글자를 세상에 내보였을 때 느껴지는 쾌감이 있었어요.

 

배우 유아인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역시 큰 화제가 되었어요. 어떤 계기로 함께하게 되었나요?

 

소윤 / 모임 별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게 됐어요. 아인 씨가 모임 별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어느 날 아인 씨가 재밌는 거 있으면 같이 하자고 먼저 얘기를 해줬고, 그때가 마침 ‘자유’를 발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시기여서 그렇게 같이 작업하게 됐죠. 일련의 작업 과정을 무척 즐겨주어서 정말 고마웠어요. 이번 앨범을 행복한 기억으로 남길 수 있게 해준 인물 중 한 명이에요.

 

 

<놀면 뭐하니?>를 기점으로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었지만, 음악은 보다 모험심이 강해지고 있어요. 이 또한 자유의 일환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소윤 / 저희 셋 모두 ‘인기를 굳히려면 더 쉽고 재밌는 음악을 만들어야 해!’와 같은 작업자들이 아닌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사실 대중적이라는 기준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이 쉬운 말이지만, 굉장히 어렵고 또 중요한 태도이기도 하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대중성이란 개념이 상대적이지만 흔히 ‘대중가요’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스테레오타입들이 있잖아요. 누군가는 타협을 고민하기도 하고요.



소윤 / 갑자기 새소년이 다음 앨범으로 일렉트로닉 드럼을 도입해서 디스코를 해도 저는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대중성의 유무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했는지가 더욱 중요한 측면이라 생각해요. 물론 아예 타협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모순된 말이라 생각해요. 다만, 최소한의 타협으로 새소년의 것을 해내면서 외부를 맞이하는 것이 저희가 지킬 수 있는 태도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새소년이 방송에서 춤을 췄는데 누군가는 ‘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작정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예전 같으면 그런 피드백을 신경 썼을 텐데, 오히려 이젠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모험심이 커지고 있어요.

 

2021년을 살아가는 지금, 새소년이 하고 싶은 것을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어쩔 땐 댄스 커버일 수도 있는 셈이니까요.

 

소윤 / 그렇죠.

 

이어서 질문할게요. <새참>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컨텐츠도 그렇고, I’m Not Cool 댄스 커버까지 끊임없이 새소년만의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러한 소위 ‘느슨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을 대중들이 가진 새소년에 관한 오해를 깨기 위한 일환이라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소윤 / 질문해주신 컨텐츠의 시작도 ‘자유’가 기점인지 모르겠는데, 일단은 재밌어서 시작했어요. 반면 걱정도 조금 있었어요. ‘아, 내 이미지!’ 같은 생각들. (모두 웃음)

 

현진 / 소윤이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있지만, 저희 둘 같은 경우는 아니거든요. (웃음)

 

 

소윤 / 이 오빠들에게는 플러스에요, 완전. 아무튼 저도 사실 입체적인 사람이거든요. 사람의 한 가지 면모만 보여주는 것은 재미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놀 땐 놀고, 작업할 땐 하고 그러는 거죠.

 

팬들의 반응을 포함해 돌이켜보자면, 소윤 씨에게도 플러스가 되지 않았을까요.

 

소윤 / 득과 실을 따져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찍고 있으면 그냥 너무 웃겨요.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랄까요. 저는 이런 컨텐츠가 일종의 광기 같거든요. 무대도 그렇고, 카메라 앞에서 노는 것도 모두 광기라 생각하는데 이게 결국엔 공연을 못해서 이러는 게 아닌가… (모두 웃음)

 

웃고 떠들기도 했지만, 조금은 무거운 질문을 드리려 해요. 한 인터뷰를 통해 셋 모두 새소년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밝힌 바 있어요.

 

소윤 / 지금도 계속 새소년의 테크라이더를 함께 수정해나가고 있어요. 카메라도, 조명도, 악기도 멤버 모두의 이미지가 고루 (대중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소년이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가능한 선택지 역시 많아질 테고, 앞서 질문 주신 것들에 대한 세심한 터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측면에서 유독 이번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어요. 세 명의 멤버가 모두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하모니를 만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거든요. 새소년이 오롯이 컨트롤할 수 있는 운동장에서 즐겁게 합을 맞추는 모습이랄까요. 그러고 보니 <음악중심>에서 엔딩을 각자 나눠 가지기도 했네요. (웃음)

 

소윤 / 재밌는 게, 오히려 음악 방송에서 셋을 골고루 잡아주시더라고요. 편견 없이 대한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어요. 개인 직캠도 따로 있고요.

 

현진 / 본방송에서 저는 1분 30초까지 출연을 안 해요. 그래서 솔직히 (제 모습을) 안 찍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직캠엔 다 담겨 있더라고요. (웃음)

 

 

이번 자리를 빌려, 새소년의 현진과 유수가 아닌 베이시스트 현진과 드러머 유수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라이브에서 신경 쓰는 지점이나 연주관 등 어떤 얘기라도 좋아요.

 

현진 / 공연 당일 악기의 컨디션이나 공연장의 온도/습도, 스트랩 길이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편입니다. 두 멤버에 비해 아무래도 무대 경험이 적다 보니, 퍼포먼스를 위한 연습도 은근슬쩍 하고요. 예를 들어, ‘파도’에서 박자에 맞춰 발을 움직이면 굉장히 촌스럽거든요. (웃음) 그래서, 박자랑 발을 따로 움직이는 연습을 한다든지 두루두루 신경 쓰는 편이에요. 옆에 서 있는 소윤의 기분도 많이 살펴봅니다. (모두 웃음) 공연 전 분위기가 좋아야 공연도 잘 되니까요.

 

유수 / 드럼을 녹음했을 때, 어느 곳에서 들어도 최대한 비슷한 소리가 날 수 있게끔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거 같아요. 학생 때부터 재즈 씬에서도 계속 연주하고 있는데, 스케줄이 없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하고 있어요. 밴드 활동에서 할 수 없는 부분들을 재즈 사이드에서 표현할 수 있어서 해소의 측면도 있죠.

 

소윤 씨는 그 누구보다 냉정한 프론트퍼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좋은 측면에서요. 성공에 쉽게 안주하지 않는 듯해요. 소윤 씨가 바라보는 현재 새소년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소윤 / 저는 아직도 이제 시작 단계라고 생각해요. 결코 지금 자리에 머물러있고 싶어 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지금도 전진 중인데, 그 끝을 정해두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의’ 음악과 애티튜드를 간직하며 타협하지 않은 채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궁금해요.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볼게요. 새소년을 바라보고 있으면 차근차근 한 단계씩 도장깨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천 명을 수용하는 라이브홀에서 단독 공연을 매진시키고, 해외 매체에서 호평을 받고, 이제는 공중파 가요 무대에 올랐어요. 그렇다면 새소년의 가장 가까운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요?

 

소윤 / 셋 모두 공통된 생각이지 않을까 싶은데, 더 큰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싶어요.

 

현진 / 저는 빌보드 1위요. (모두 웃음)

 

유수 / 월드 투어?

 

 

사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월드 투어도 마냥 먼 이야기는 아니었겠지요.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 누구도 훼방 놓을 수 없는 ‘자유’의 일주일이 온전히 주어진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현진 / 건강을 위해서 6시 이후로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어요. 가끔은 좀 찡하기도 하거든요. 왜 이걸 참으면서 사나 싶기도 하고. (웃음) 그래서 일주일 동안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식도락 여행을 다녀오고 싶네요. 그게 저한텐 자유일 거 같아요.

 

유수 / 입대 전, 한 달 반 정도 전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떠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게 안 되더라고요. 물론 1주일이라는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한 번 더 여행을 떠날 거 같아요.

 

소윤 / 저는 실제로 계획했던 일이기도 한데, 묵언수행과 명상을 겸하는 템플 스테이를 1주일간 다녀오고 싶어요. 내적인 디톡스랄까요. 그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네요.

 


인터뷰: 키치킴 (kixx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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