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BLUE ROOM [badbutgood]


마치 비빔밥의 모든 재료가 각각의 맛과 식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맛의 조화를 이루듯 모든 요소가 한 곡 안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며 영감의 스파크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마디 단위로 청자의 귀를 자극하며 재미난 음악 한 그릇을 선사한다.

 


 

BLUE ROOM
badbutgood
2022.02.14

 

마치 비빔밥과 같은 음악이다. 물론,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저녁 메뉴가 비빔밥이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탓도 조금은 있지만, BLUE ROOM (이하 ‘블루룸’)의 이번 신곡은 오늘 저녁 메뉴를 제쳐두고서라도 다양한 요소의 버무려진 폼이 가히 일품 비빔밥에 버금간다 할 수 있을 만큼 갖가지 흥미로운 요소를 가득 품고 있다.

 

 

따뜻한 연주와 담백한 보컬의 조화가 기분 좋은 시너지를 불러일으켰던 지난 12월의 데뷔 싱글 [Not So Far]을 거쳐 더욱더 촘촘한 음악성으로 돌아온 블루룸은 총 7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밴드 리더이자 기획자이며 트럼페터이자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bluebird, 그와 함께 밴드의 시작을 함께 한 재즈 기반의 비트메이커 hueil, DJ겸 프로듀서이자 그룹 ‘CHANNEL 201’의 멤버이기도 한 DAUL과 회사원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팀 내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dvckii, 더불어 bluebird의 학교 동료인 흑인 음악 기반의 베이시스트 hoyoung, 재즈 기타리스트 SiHov,드러머이자 비트메이커인 feel9ood까지. 이렇듯 블루룸 멤버들은 총 7명의 간단한 팀원 소개만으로도 문단 하나를 꽉 채울 만큼 무척이나 다양한 이력과 전문 분야를 자랑한다.

 

이렇게 결코 평범하지 않은 7명의 인원이 한 팀 아래 모였다는 사실 자체도 대단하지만, 누구 하나 묻히는 사람 없이 전부 자기 색깔을 뚜렷하게 내세우면서도 어수선하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점은 놀라울 정도다. 먼저, 재즈 및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능청스러운 그루브는 타이틀곡 ‘badbutgood’과 수록곡 ‘flatline’ 모두에 걸쳐 블루룸의 음악적 무드를 잡아준다. 그 밑단에서 묵직하게 리듬을 이끌어가는 드럼 비트는 은근한 힙합의 향기를 풍기는데, 이러한 느낌을 더욱 짙게 만드는 보컬 dvckii의 작사법과 개성 있는 창법은 랩과 가창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들며 자칫 익숙할 수 있는 사운드에 신선함을 더한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프로듀싱의 노련함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비빔밥의 모든 재료가 각각의 맛과 식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맛의 조화를 이루듯 모든 요소가 한 곡 안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며 영감의 스파크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마디 단위로 청자의 귀를 자극하며 재미난 음악 한 그릇을 선사한다.

 

 

참고로 팀명 ‘BLUE ROOM’은 리더인 bluebird의 이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가 머무는 방’이라는 뜻으로, 단어 그대로의 뜻과 다르게 행복한 방을 의미하는 이들의 음악은 그 이름처럼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로 듣는 사람의 기분을 기분 좋게 끌어올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담이지만, 밴드의 시작을 함께한 hueil과 bluebird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라 전해온 쳇 베이커의 곡 중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행복하고 이상적인 공간에 대해 노래하는 ‘blue room’이라는 곡이 있다. 물론 미리 짜기라도 한듯 이어지는 이 흐름이 우연의 일치인지는 직접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음악을 통해 묻어나오는 희망과 행복에 관한 블루룸의 메시지가 진정성 가득한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는 이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맥락의 일환이리라.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이기만 했다면 블루룸의 음악을 ‘모든 재료를 한 데 모아 푹 끓인’ 스튜에 빗대어 글을 이어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멤버 모두의 소리가 존중 받으며 이루어내는 살아 숨쉬는 조화는 그저 ‘듣기 좋다’라는 수식 만으로는 부족했을 것이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음악을 조금 더 확실히 만끽하고 싶다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두 편의 라이브 비디오를 추천한다. 괜시리 웃음이 지어지는 멤버들 간의 편안한 분위기와 중반부터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의 맛깔스러운 조합에 자연스레 이들의 다음 스탭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Editor / 월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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