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Flatshop [Khundi Panda Vs Damye Vs Viann Vs Noogi]

발행일자 | 2021-06-01

앨범의 백미는 단연 뮤직비디오지만, 앨범을 한 바퀴 돌리고 나서 나오는 감탄은 비단 재미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리라 확신한다. 네 사람의 포지션은 모두 소중하니 어느 한 사람 빠짐없이 소중한 만큼 플랫샵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일회성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Flatshop
Khundi Panda Vs Damye Vs Viann Vs Noogi
2021.05.27

 

솔직하게 말하면 있는 그대로 내가 느끼는 버전, 그리고 다른 사람 눈치를 본 버전(?) 두 가지 글을 쓰고 싶었다. 누가 봐도 뚜렷한 컨셉의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 그리고 결을 함께 하는 앨범 소개글과 가사, 여기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분위기의 곡까지 가볍고 유쾌한 이런 작품을 진지하게 글을 쓰려니 솔직히 이 앨범을 두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정해져 있는 듯하다. 그래서 네 사람의 커리어와 이번 앨범의 특징,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여러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굳이 더 꺼내자면 상당히 해맑고 귀여운 느낌의 뮤직비디오와 커버, 그리고 어딘가 찌질하면서 귀여운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내용까지 상대적으로 무해하면서도 밝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요소들이 흥미롭고, 김치국을 마시는 “K-juice”부터 사랑에 빠지는 감정을 부드럽게 전달하는 “아이스스케이팅”, 킬링포인트 한 바가지인 “두유노”, 갑자기 분위기 하드코어 힙합의 “…가질 수 없다면”, 여기에 좀 더 센치해지는 “사랑 따위”에 마지막으로 강렬한 드럼과 함께 전달하는 팝 록의 무드가 담긴 “Brozone”까지, 앨범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부터 프로덕션까지 방향도, 의도도 뚜렷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프로덕션과 컨셉을 구현하는 능력, 결과적으로 드러난 퍼포먼스까지가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사랑을 목전에 둔 찌질한 남성의 이야기를 결코 우스워 보이지 않게 만들어낸 네 사람은 결국 훌륭한 퀄리티라는 탄탄한 기반이 있었기에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러한 컨셉과 가사를 가져가면서 음악적 능력이 없었다면 이토록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없다. 워낙 얼터너티브한 음악을 잘 해내는 담예의 보컬과 랩은 그동안 오히려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웠을 뿐인데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되어서 기쁠 따름이다. 여기에 랩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도 잘하는, 다양한 분위기와 이야기를 수용할 수 있는 쿤디판다 또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연스럽게 증명해냈다. 비앙과 누기는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가져오는 얼터너티브한 음악을 만들고 또 조율하며, 연주하며 이 앨범이 가능하게 탄탄한 뒷받침 역할을 했다.

 

앨범의 백미는 단연 뮤직비디오지만, 앨범을 한 바퀴 돌리고 나서 나오는 감탄은 비단 재미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리라 확신한다. 끝으로 쿤디판다, 담예, 비앙, 누기 네 사람의 포지션은 모두 소중하니 어느 한 사람 빠짐없이 소중한 만큼 플랫샵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일회성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군백기가 있다는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6월 6일 오후 네 시, 모데시에서 쇼케이스 공연이 열린다고 하니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라이브 공연만큼은 꼭 가보자. 공휴일을 빼앗긴 아쉬움까지 날릴 수 있지 않을까.

 

 


Editor /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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