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oul Delivery [FOODCOURT]

한국은 더 이상 프리 내셔널스(Free Nationals) 같은 밴드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이제 소울 딜리버리 보유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Soul Delivery
FOODCOURT
2022.03.18

 

잼은 참 흥미롭다.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지고, 각자의 무기를 계산 없이 꺼내들면서도 함께 하는 서로가 자유롭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잼이라는 대화 방식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기에 구성원이 놀라울 만큼 각자의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그리고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악을 지향하거나 좋아한다면 그 잼은 훨씬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다. 소울 딜리버리(Soul Delivery)는 자타공인 최고의 세션, 최고의 연주자를 넘어 각자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모였다. 그리고 ‘음악으로 대화한다’는 상투적 표현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앨범을 통해 알려준다.

 

 

선공개된 “Driving into Magic Hour”를 지나면 앨범의 타이틀곡인 “넋 NUGS”이 등장한다. 소울을 한국어로 하면 넋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보통 넋이라고 하면 스피리추얼한 걸 떠올리기도 하니 호기심이 가득해질 것이다. 사실 곡은 ‘소울풀하다’는 표현 외에 더없이 적합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소울 음악 특유의 여유는 따마의 보컬이라는 소리가 하나 더해졌음에도 오히려 더욱 크게 만들어졌다. 곡을 구성하는 소리가 하나 더 채워지면 좀 더 타이트해질 법도 한데, 함께 곡을 끌고 나가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그 여유를 만들어낸다. 서로 눈치 보는 게 아니라, 정말 모두가 그 바이브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곡 하나만으로 알 수 있다. 이어 등장하는, 마찬가지로 먼저 공개된 “노가리”를 지나 “Fresh Air”와 “Dirty Table”, 그리고 “Colombia”까지 들으면 이 밴드 안에는 소울을 기반으로 힙합, 알앤비뿐만 아니라 재즈, 훵크 등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표현 방식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하늘정원”, “Breaktime”, “The Last Day”가 이어지는데,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세 곡이 이어져 있어 함께 감상하면 각각의 곡을 감상했을 때와 또 다른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다. 이어 슬레타(Sletta)와 함께 한 “Life Soup” 역시 소울 충만한데, 뒤에 등장하는 “Delivery to Soul”은 더 만만치 않다. 소울 음악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갈래를 유연하게 담아내면서도 2022년의 네오 소울까지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앨범을 마무리하는 “Rhythm, Hope, Love”는 앨범 곳곳의 소리를 재해석하여 만든 샘플링 곡이라고 하는데, 소스를 직접 만들고 직접 샘플링이라는 방식을 통해 작업하여 더욱 흥미롭다. 앨범 전체를 유심히 들은 이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질 마무리다.

 

한국은 더 이상 프리 내셔널스(Free Nationals) 같은 밴드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이제 소울 딜리버리 보유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통 트랙 바이 트랙으로 앨범 리뷰를 쓰면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을 때도 있다. 앨범 전체가 가진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각각의 곡이 정말 매력적인 만큼 하나 하나 귀를 기울여 들어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와 같이 썼다. 앨범 전체에 관한 감상은 이 글을 읽거나 앨범을 듣는 각자의 몫으로 돌리는 것으로 하겠다. 요즘 알앤비, 요즘 재즈, 요즘 음악에 귀가 밝은 편이라고 자부한다면 꼭 체크해보자. 후회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ditor /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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