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더 굿 보이즈 (The Good Boys) [Rehearsal]

발행일자 | 2018-04-11

 

“트랩, 멈블랩, 랩싱잉의 시대인 2018년에 이들이 불쑥 던져놓는 80~90년대풍의 올드스쿨, 붐뱁의 바이브는 누군가에겐 새로울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힙합의 태동기부터 황금기(Golden Era)로 이어지는 근사했던 시절의 향수를 새록새록 불러일으킬 것이다.”

 


 

더 굿 보이즈 (The Good Boys)
Rehearsal
2018.04.04

 
2018년 현재, 힙합은 바야흐로 랩싱잉, 멈블랩의 전성시대다. 랩과 보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종종 오토튠까지 동원하여 연출되는 보컬 퍼포먼스는 의도적으로 발음을 뭉개어버리기도 하고 가사적으로는 의미와 맥락을 축약, 비약하거나 혹은 아예 거세해 버리기도 한다. 이 경향은 트랙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MC가 박자 안에 언어를 쪼개어 넣는 방식의 다양하고 개성적인 변주로 이른바 고유의 ‘스킬’을 만들어내고, 그 어법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통적인 랩의 형식에 비해 보컬이 비록 트랙의 중심에 서있으되 전면에 도드라지기보다는 곡이 추구하는 (대체로 칠(chill)한) 무드를 조성하는 악기 중 하나로 기능하는 면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듯 느껴진다. 한편 역시 최근의 대표적 경향 중 하나인 클라우드랩 역시 랩의 스킬보다 특유의 무드를 조성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는 점에선 대동소이하다.

 

 

국내외를 구분할 것 없이 이러한 트렌드가 압도적 주류가 되어버린 요즈음, ‘마르슬랭’, ‘리미티드’, 그리고 ‘선호탄’의 3인조 랩 콤보인 ‘더 굿 보이즈(The Good Boys)’의 데뷔 싱글 ‘Rehearsal’은 이 흐름을 전면으로 역행, 되려 신선함을 안긴다. 심플한 붐뱁 리듬 위로 세 사람이 짧은 호흡으로 라임을 주고 받는 유기적인 벌스 디자인과 라이브를 염두에 둔 듯 힘차게 떼창하는 심플한 훅이 만들어내는 올드스쿨 힙합의 무드, ‘더 굿 보이즈’의 음악은 마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캘리포니아의 슈퍼그룹 ‘쥬라식 5(Jurassic 5)’, 혹은 국내로 한정하자면 ‘일 스킬즈(Ill Skillz)’와 같은 올드스쿨 힙합을 컨셉트로 했던 그룹들을 필연적으로 상기시킨다. 더불어 ‘선호탄’과 ‘리미티드’가 뱉어내는 각기 다른 바이브를 지닌 날카로운 하이톤 보컬 사이사이에 ‘마르슬랭’의 묵직한 저음이 적절하게 자리하며 만들어내는 균형감각, 또한 이를 통해 비로소 멤버들 각자가 지닌 개성이 최대치로 도드라지며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낸다는 점 또한 앞서 비교대상으로 언급했던 그룹들과 자연스레 공통분모를 형성하는 지점이다. 여하튼 트랩, 멈블랩, 랩싱잉의 시대인 2018년에 이들이 불쑥 던져놓는 80~90년대풍의 올드스쿨, 붐뱁의 바이브는 누군가에겐 새로울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힙합의 태동기부터 황금기(Golden Era)로 이어지는 근사했던 시절의 향수를 새록새록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더 굿 보이즈’의 존재는 이제 고작 첫 걸음인 이 시점에서 이미 꽤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앞으로 이들이 무엇을 보여줄지 왠지 기대해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끝으로 이들이 이 곡의 정식 발매를 앞두고 티져 격으로 공개했던 ‘OMT’라는 트랙의 짤막한 뮤직비디오를 소개한다. 세 엠씨가 호기롭게 뱉어내는 ‘프레쉬한’ 라임을 듣고 있노라면 당신 또한 나처럼 ‘BACK TO THE OLD-SCHOOL’이라는 저 유명한 프레이즈를 문득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Editor / 김설탕
sugarules@poclan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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