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undohee [Unforeseen]

그 안에는 록도 있고 일렉트로니카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포크가 있고, 결국 포크 음악이라고 설명하게 된다. 전작에서 훨씬 더 넓어진 세계가 정규라는 작품의 크기만큼이나 한꺼번에 몰려오지만, 그것이 결코 낯설거나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eundohee
Unforeseen
2021.07.07

 

개인적으로는 은도희의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전체적으로는 서늘하고 차가운 인상을 주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감정의 폭이 묘하게 진동을 이루고 있다. 얼핏 멀리서 보면 정적인 듯하지만, 그 안에는 따스하다가도 차가운 그런 변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은도희의 음악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많다. 온도에 비유할 수도 있고, 북유럽과 같은 풍경에 빗댈 수도 있으며 가사를 놓고 보면 그가 표현하는 정서를 언급할 수도 있다. 어딘가 미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음악이 들려주는, 그리고 보여주는 사운드스케이프와 풍경만큼은 뚜렷한 음악이기에 은도희의 음악은 좀 더 회화적인 묘사나 문학적 수사가 붙는 데 있어 이질적이지 않다. 만약 내가 훌륭한 문장가였다면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눈에 보이는 풍경을 좀 더 세세히 썼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기에 그저 머릿속에 몇 가지 예술영화만이 둥둥 떠다닐 뿐이며, 꼭 들어보라는 식상한 문장만 쓰게 되어 아쉽다.

 

 

은도희의 첫 정규 앨범은 지난 EP 이후 약 9개월 만에 나왔고, 발매를 거듭할수록 기다린 시간만큼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우선 “Unforeseen”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예측하지 못한, 뜻밖의’라는 의미를 지닌 형용사라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로 앨범은 기존의 은도희를 포크 음악가라고만 알고 있었다면 뜻밖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포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색채를 선보인다. 그 안에는 록도 있고 일렉트로니카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포크가 있고, 결국 포크 음악이라고 설명하게 된다. 전작에서 훨씬 더 넓어진 세계가 정규라는 작품의 크기만큼이나 한꺼번에 몰려오지만, 그것이 결코 낯설거나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특히 은도희의 전작을 즐겨 들었던 이들이라면 그의 세계가 확장되는 이 순간을 목도하는 것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음악적 분출만큼 드러내는 감정의 폭도 커질 법도 한데, 은도희는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자신의 시선을 전달한다. 주로 영어로 가사를 써왔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한글로도 자신의 감성을 풀어내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명료하고 간질간질하게 다가온다. 서정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그는 음악적 완성도도 직접 챙겼는데, 모든 곡을 직접 혼자 썼을 뿐만 아니라 믹싱까지 직접 해냈으며 아트워크도 본인이 직접 작업했다. 아마 그렇기에 더욱 소리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여백과 거기서 오는 감정선, 독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공간감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사운드에 있어서도, 감성의 표현에 있어서도 뛰어난 [Unforeseen]은 꼭 올해가 저물 무렵 여러 리스트에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내가 이토록 이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를 다른 이들도 직접 작품을 들으면서 느꼈으면 한다.

 

 


Editor /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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