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Jflow [노랑]

이 앨범을 누군가는 네오 소울로 부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재즈의 발라드 넘버를 떠올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힙합, 알앤비의 범주로 분류하겠지만 그보다는 제이플로우라는 사람이 긴 여정을 거쳐 획득한 지금의 작법과 그 과정이 만든 결과라는 측면에 집중해서 들어봤으면 싶다.


 

Jflow
노랑
2021.10.29

 

제이플로우가 지나온 음악적 여정은 꽤 길었다. 머니메이커즈라는 듀오부터 와비사비룸에 히피는 집시였다까지, 래퍼로서도 프로듀서로서도 오랜 시간 꾸준히 음악을 해왔고 민제, 소마, 오션검, 짱유, EK, 제이통까지 많은 이들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여정을 쭉 관찰하다 보면 특히 음악의 구성적 측면에서 점점 더 담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히피는 집시였다는 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두 사람만의 색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앨범 [노랑]은 그가 실로 오랜만에, 프로듀서로서 사실상 처음으로 발표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랩이 아닌 곡을 통해 자신의 색채를 드러낸다. 제이플로우의 첫 앨범 [노랑]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란빛을 닮아 있다. 노란빛은 따뜻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자연 곳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다, 밤공기, 발자국, 품처럼 곡의 제목에 있는 단어가 주는 심상도 노랑과 닮아 있다. 온도와 상관없이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만큼은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각자의 일상이나 마음 한켠을 바라볼 수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들은 모두 제이플로우와 연관 있는 이들이다. 특히 짱유와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만큼 짱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이 앨범이 지닌 분위기에 잘 담겨 있다. 반대로 진저와의 호흡은 서로에게 조금씩 각자의 음악적 자리를 내어주며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든 듯하다. 이미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지바노프와 만든 곡의 탄탄함을 어느 정도 익숙하게 받아들일 무렵, 브라운이 참여한 두 곡은 짙은 서정성을 자랑하며 감탄을 불러온다. 진저와 함께 한 ‘밤공기’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곡에 리듬이 크게 없다는 것도 특징인데, 특히 ‘품’의 경우 짧지 않은 호흡이지만 곡 중간에 들리는 동물의 소리와 일상을 담은 듯한 소리, 현악기가 조성하는 분위기와 기타 연주의 자연스러운 연결까지 감상할 수 있는 부분도, 그 안에 빠져들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자연, 심성,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다가오는 이번 앨범의 매력은 온전히 제이플로우의 음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참여진의 가창은 역설적으로 정말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기도 하다. 이 앨범을 누군가는 네오 소울로 부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재즈의 발라드 넘버를 떠올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힙합, 알앤비의 범주로 분류하겠지만 그보다는 제이플로우라는 사람이 긴 여정을 거쳐 획득한 지금의 작법과 그 과정이 만든 결과라는 측면에 집중해서 들어봤으면 싶다. 물론 담백하고 아름다운 일곱 곡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다. 그가 인터뷰에서 직접 이야기한 것처럼 평소 쉽게 지나치는 작은 돌멩이 위로 빛이 떨어지면 주인공이 되듯, 우리가 평소 무심하게 넘기거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눈을 두면 소중함이 발견되고는 한다. 앨범은 이런 이야기를 높은 완성도의 음악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ditor /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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