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미로 속을 헤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WINee의 새로운 싱글 [미로]

테이블 위에서 한 연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서로를 탓하지만, 마치 거울처럼 닮아버린 두 사람은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돌며 엉켜버린 미로 안에 갇혀있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Credits

Lyrics by WINee (위니), GOKAT

Composed by WINee (위니), GOKAT

Arranged by GOKAT

Keyboard, Synthesizer by GOKAT

Guitar by 정홍교

Bass by Noogi Park

Chorus by WINee (위니), 우영롱

Mixed by 전진

Mastered by 전진

 

 

Teho4


 

머리글

 

11월 16일 목요일

 

온종일 비가 내렸다. 오후에 잠시 코인 세탁소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스며든 한기가 시간이 지나도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았다. 나중엔 두통도 더해졌다. 건성으로 저녁을 차려먹고 매트리스로 기어들어갔다.

 

꿈에서 나는 어느 목조 주택의 중정에 서있었다. 안뜰이라기보다는 옥외 수전이 있는 시멘트 마당이었다. 간유리가 끼워진 흑단색 미닫이문들이 마당을 디귿자로 둘러싸고 있었다. 밤이었고 간유리 너머로 형광등 조명 아래 흐릿한 실내를 누군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다. 그중 열려있는 문 앞으로 다가가서 결국 그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스웨트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삼십 대쯤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인상이 좋은 한국계 혼혈의 얼굴이었다. 국적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언젠가 당신이 한 번 들를 거라고 요셉이 얘기했어요, 그녀가 한국어로 말했다. 문간에서 잠시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곧 나는 집안으로 초대되었다. 쪽마루와 연결된 문턱을 그녀가 손으로 짚을 때 백금 반지 두 개가 각기 다른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걸 보았다. 하나는 작고 빨간 루비가 박혀있었다. 안에서 기다리던 한국인 어머니가 나를 반겼다. 우리 셋은 함께 이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나무 계단 입구 왼쪽 붙박이 책장에 낡은 책이 빽빽이 꽂혀있었다. 이층에 도착했을 때는 화창한 한낮이었다. 방 전체가 밝은 크림색 무광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다. 활짝 열어둔 여닫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의 각도와 맞은편 건물 풍경을 보자마자 나는 직감적으로 이 집이 흐로닝언 광장에서 마티니 성당 북쪽으로 이어지는 아우드에빙 스트라트에 놓여 있다는 걸 알았다. 지금은 오월 중순이라는 것도. 창가에는 나무 요람이 놓여있었고 모녀가 나를 그 방으로 데려온 이유는 갓난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아기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다가섰다. 몸집이 새처럼 작고 귀여운 아기였다. 그뿐만 아니라 자세히 보니 정말로 몸이 새와 같았다. 처음에 포대기 담요로 보였던 것은 사실 검정과 은은한 갈색 그리고 윤기 있는 회색과 흰색이 섞인 깃털이었고, 가늘고 연붉은 다리와 몸의 비례에 잘 맞는 조그맣고 귀여운 사람 아기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나는 양손을 모아 샘물을 떠마시는 모양으로 조심히 아기를 감싸 들어 올렸다. 아기는 들릴 듯 말 듯 조용한 숨을 쉬며 내 두 손안에 폭신하게 누워 잠들어 있었다.

 

꿈은 거기까지였다. 나는 안대를 풀고 시계를 확인하고 다시 돌아온 십일월의 이쪽 세계를 고개 돌려 한 바퀴 둘러본다. 아기새, 혹은 새아기, 무엇으로 불러야 할지 모를 그 어린 것의 보드라운 느낌과 온기가 손에서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 몇 분간의 얼떨떨한 시차 적응 끝에 나는 아무래도 저쪽이 꿈, 이곳에 거주하는 상황이 현실이 맞는 것 같다, 고 마음을 굳혔다. 어느새 양손에는 다시 냉기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 아차, 테호의 새 음반 소개 텍스트를 오늘까지 유통사로 넘겨야 한다. 그런데 아까 그 꿈에 어떤 메시지랄까 그런 게 있었나, 전송 단추를 누르기 직전에 그런 생각이 끼어든다. 잘 모르겠다. 암시는 현실의 문을 통과할 때 비로소 암시로 드러나곤 한다. 즉흥음악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는가, 어찌 보면 꿈에 대한 질문과 비슷하다. 많은 부분 무의식과 얽혀있고, 의미나 기능이 꽤 분명해 보일 때조차 소스 코드 분석이 어렵다. 즉흥음악에 따라붙는 표제나 해설은 아무리 잘 써도 사후약방문 혹은 쩨쩨한 변론처럼 읽힌다. 차라리 나는 필립 로스의 <왜 쓰는가>를 인용하고 싶어졌다. ‘순전한 장난기’와 ‘죽을 듯한 진지함’은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입니다, 라는. 나는 앞서 작성했던 글을 모두 지우고 대신 오늘의 꿈 이야기를 쓴다. 이제야 테호의 음악과 비슷해졌다. 마침표. 전송.

 

(김성완)

 

Credits
작곡 민상용 깅성완 이태훈 진수영

편곡 민상용 김성완 이태훈 진수영

Recorded at studioLOG

Mixed and Mastered by 민상용 at studioLOG

BEFORE


 

 

“BEFORE”

PERC%NT & 장예지

 

 

 

 

Credits

Producer PERC%NT

 

All songs written by PERC%NT,장예지

Arrangement PERC%NT,이태성

 

 

Piano 이태성

Guitar 최원석

 

 

 

Mixing Engineer PERC%NT

Mastering Engineer PERC%NT @PERC%NT LAB

 

 

 

Album Illustration & Design & Artwork PERC%NT

 

Publishing by POCLANOS

 

Blurry But Beautiful


 

소개글
우연히 소리들을 찾기 시작하였고 모든 질감과 소리에는 캐릭터가 있었으며, 그에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드는 과정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최소한의 사운드만 담지만, 깊이 있는 느낌으로 만들어졌으며 대부분 잼에서 시작된 이영우와 송준호의 첫 듀오 공동 프로젝트이다.

 

“Collection of happy accidental discoveries of sounds”

 

Youngwoo and Junho song has shared over 10 years in friendship but stumbled upon making a duo project for the first time.

 

Every sound led to another and every process was organic.

They wanted to capture minimal sounds but wanted be to left with a deep feeling.

 

This is a sum of their jam orchestrated.

 

 

 

Credits

[Blurry but Beautiful]

 

All compositions written and produced by R01 Parlour [Youngwoo Lee & Hayane]

Engineered by Youngwoo Lee

Mixed by Youngwoo Lee

Mastered by Matthew McQueen

Artwork by Hayane (Junho Song)

 

All instrumental performance by Youngwoo Lee and Hayane (Junho Song)

 

Additional performance

Guitar by Sangjun Ahn [Track1,2]

Bass by Jaeshin Park [Track7]

 

고민해결


 

 

매일이 새롭게 궁금한 재즈팝 싱어송라이터 복다진

오는 12월 발표될 두 번째 앨범 [너만 알고 있지]의 선공개 싱글 ‘고민해결’

 

“집에 오래 있는 걸 못 견디는 나는 일을 만들어서 밖을 나선다. 일이 많을 때는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투정을 부린다. 어쩌면 사소한 고민부터 미래를 위한 고민까지, 고민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고민하며 매일을 보내고 있다.”

 

 

 

 

Credits

 

작곡, 작사, 편곡 _ 복다진

현악 편곡 _ 복다진

 

노래, 코러스, 피아노 _ 복다진

드럼 _ 박재준

콘트라베이스 _ 노태헌

쉐이커 _ 전유동

바이올린(1st) _ 송태진

바이올린(2nd) _ 우현경

비올라 _ 양혜경

첼로 _ 윤성연

미디 프로그래밍 _ 복다진

 

레코딩 _ 고인호, 문성준 @서경대학교 스튜디오

피아노, 현악 레코딩 _ 천학주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디렉팅 _ 복다진, 전유동

믹싱, 마스터링 _ 김영식

 

커버 아트 _ 복다진

제작 _ 복다진, 오소리웍스

음원 배급 _ 포크라노스

 

Christmas miracle


 

사람들은 흔히 크리스마스에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죠.

기적은 그 단어가 가진 뜻 그대로 쉽사리 생기지 않는 일이겠지만,

이번 성탄절에는 우리 모두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요.

 

 

 

 

Credits

Produced by Luca minor

Composed & Written by Luca minor

Arranged by Luca minorVocal and Piano – Luca minor

Alto Saxophone – 김상범

Recorded by
이병석 @Rêve Music Studio

Mixed & Mastered by

김지엽 @Delight Sound

Artwork by 김성민 and Luca minor

 

Extraordinary


 

소개글
삶을 여행하며 노래하는 김유진은 한국의 재즈 싱어송라이터로, 그녀의 음악적 여정은 2022년 첫 번째 정규 앨범인 “한 조각 그리고 전체”를 통해 시작되었다. 또한, 2023년 제20회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한 조각 그리고 전체”로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을 수상하고 올해의 신인으로 노미네이트되며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김유진은 다양한 언어와 장르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을 창작하며, 모든 수록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노래하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다. 2020년에는 성수동 재즈 클럽 포지티브제로라운지 3주년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된 곡 “괜찮은 이유 (feat. 선우정아)”의 가사와 작곡을 맡아 활약하며 보컬리스트로서만이 아니라 작곡가 및 작사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김유진의 두 번째 정규 앨범 “Extraordinary”는 각자가 자신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녀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로써 소통하며, 다양성과 평등, 공존에 대해 노래한다. 이 앨범은 김유진의 성장과 진심이 담긴 메시지로 가득 차 있으며, 재즈와 다양한 장르의 결합을 통한 김유진의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앨범은 총 9곡의 수록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수록곡은 그녀가 직접 작사, 작곡하였다.

 

“Evolve”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Don’t tell me”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믿고 따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앨범의 타이틀곡 “Continuum”은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고 변하지 않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했고, 또 다른 타이틀곡인 “Extraordinary”는 자신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우리 모두가 고유하고 특별한 존재임을 노래한다. “Whisper of Devil”은 클래식 작곡가 바그너의 작품 ‘Tristan und Isolde’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으로, 악마의 속삭임과 록의 색깔을 결합한 신선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또한, “Somewhere a better place”은 힘들고 어두운 순간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을 노래하며, “Shaking blues”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설렘을 담았다. “Natur”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행복한 모습을 노래하며, “Earth”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김유진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은 김유진과 5명의 멤버 송인섭, 송준호, 임은지, 이수정, 송하연이 함께 했으며 그중 피아니스트 임은지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각 곡은 김유진의 자작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악기와 장르를 활용하여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번 앨범은 김지엽 엔지니어와 함께 레코딩 작업 후 David Darlington과 협업하여 앨범의 믹싱, 마스터링 작업을 완료했다. 또한 포토그래퍼 Abi Raymaker와의 앨범 프로필 촬영 및 디자이너 한석규와의 협업으로 앨범 커버와 피지컬 앨범 디자인을 작업했다.

 

 

[ 아티스트 노트 ]

 

우리는 모두 다른 노래를 부르며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내 안에도, 너의 안에도, 그리고 다른 모든 이의 안에도

다양한 가치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다양성이 우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때로는 다름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시작됩니다.

서로 다른 노래가 어우러져 화음을 이루듯,

우리의 다양성이 서로를 끌어안고

하나로 어우러지면 더 큰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고유한 특성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다양한 악기가 각자의 소리를 내듯,

우리도 각자의 역할과 가치를 가지고 이 세상에서 공존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특별한 아름다움입니다.

 

그래서 나는 소망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끌어안고, 우리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각자가 가진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 김유진 Yujin Kim

 

 

[ 라이너 노트 ]

 

‘Extraordinary’는 확장된 주제와 발전한 연출의 다이내믹을 바탕으로, 먼저 화자의 미학과 이야기를 선명하게 펼치고 있다. 이전 앨범에서 자신의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며 세상과 소통했던 김유진은, 이번 앨범에서는 세계를 대하는 목소리로써 자기 자신을 내보인다. 스스로 중요하게 여기는 주체적인 아름다움, 고뇌해온 다양성과 평등, 공존이라는 가치, 음악과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대한 사랑을 솔직하게 담았다. 이 앨범은 분명, 나름의 지혜와 여전한 투명함을 동시에 취함으로써, ‘두 번째 앨범’의 미덕을 발휘한다. ‘비범함’(extraordinarity)을 통한 ‘보편 가치’의 사유로 ‘한 조각’과 ‘전체’를 한데 얘기한 첫 앨범의 태도를 이어받는다.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Extraordinary>의 비범함은, 그것이 두 번째 앨범임에도, 하고 싶은 말을 잔뜩 쌓아 둔이의 첫 앨범처럼 열정적 수다와 오리지널리티에 진심이라는 점이다.

 

– 정병욱 (Byungwook Chung) /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Produced by : 김유진, 임은지

 

All Songs Composed & Words by : 김유진

Vocal : 김유진

Piano : 임은지

Bass : 송인섭

Drums : 송하연

 

Saxophone : 이수정

 

Guitar : 송준호

 

Recorded by : 김지엽 @Eumsound 이음사운드

 

Mixed & Mastered : David Darlington @ Bass Hit Recording, New York

 

Artwork : 한석규 Seokgyu Han

Photograph : Abi Raymaker

 

기 울 인 체


 

언젠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다녔던 적이 있다. 누군가는 ‘모든 것’이라고 대답했고, 누군가는 ‘수학’이라고 대답했으며, 누군가는 질문을 피했고 누군가는 그런 걸 왜 물어 보냐고 반문했다. 때때로 ‘자본주의로부터의 탈출’ 같은 대답을 들으며 놀라기도 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신기하게 어떤 대답을 들어도 그것을 얄밉게 비껴가는 예술 작품들이 떠올랐다.  가령 ‘모든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에는 ‘그렇다면 코로나도 예술인가?’ 따위의 질문이 생각났고, 그러다 백 번 쯤 물어보았을 때에 그 질문은 더 이상 대답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어느샌가 그 질문은 ‘너랑 5분 정도 쓸데없지만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친해지고 싶어’ 정도의 얼굴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당장 서울 하늘 아래에는 수천개의 콘서트홀, 미술관, 클럽, 극장이 있지만 내가 가장 자주 경험하는 가볍고도 기술집약적인 문화 활동은 역시 숏폼 비디오 시청이다. 수천년 전 극장을 채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던 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이제 ‘탕후루냐 당뇨냐 그것이 문제로다’만큼 심금을 울릴 수는 없고, 이제 5초 안에 이목을 사로잡지 못하는 거의 모든 비디오/오디오 컨텐츠들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두시간 분량의 영화, 5분 남짓의 노래들이 30초짜리 ‘하이라이트’로 정리되는 요즘, 남메아리밴드의 <기 울 인 체>는 철저히 느린 호흡의 미괄식 구성을 취한다. 예술이 무엇이냐고? 5초 안에 설명 못해 일단 앉아서 들어봐봐.

 

문득 정신을 차려 주위를 둘러보면 아침 햇살이 눈부신 나의 고향 남쪽나라. 한 눈에 숨이 막히는 화려한 절경은 아니건만 그토록 도달하고 싶었던 노스탤지어임을, 동시에 영원히 도착할 수 없는 유토피아임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은 종종 속절없이 나타나 영원할 것 같은 감동을 주며 불시에 소멸한다. 그렇게 소리로 존재하기에 끝없이 유한한 세상을 마주하고 나면 절로 고개가 삐딱해진다. 기울인 체 견디는 우리는, 주변의 불안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시에 그 예민함에 스스로 피로해지기도 한다. 어쩔 도리가 있나. 그저 주어진 숨이 다할 때까지 북치고 장구치며 풀어제낄 수 밖에.

 

‘머무는 바다’의 기타리스트는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당신의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된 사람들 앞에서 들이는 뜸의 달콤함이란. 어쩌면 인류의 역사 보다도 무한할 음악의 여정에서 잠시 머무는 공백. 5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이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각자의 장단으로 고유히 뛰놀다가도 같은 멜로디 안에 머물며 함께 아름다워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아, 더 이상 무슨 전진이 필요할까? 부처님 말씀하시길 모든 시공간은 선형이 아닌 원형이다. 그 속에서 드럼, 건반, 베이스, 그리고 기타는 제각각의 색깔을 뽐내며 둥글게 꼬리물고 어우러진다.

 

마침내 앨범은 소중히 숨겨온 하이라이트를 내민다. 여기까지 들어준 당신, 고맙습니다. 긴 호흡의 이야기가 당신의 인내에 보답하는 방식은 사뭇 순수하기 그지없다. 남메아리 밴드에게 처음 주어진 야외 무대에서 기타리스트 신현빈은, 그 자리에 앉아 우리의 음악을 기다려줄 관객 여러분들에게 손을 내밀어 라스트 댄스를 제안하기로 한다. 황금색 태양이 하루의 끝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일 때의 아득한 안도감. 이 느리고 우아한 세상에 완전히 녹아든 당신은 도리어 이 노래가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해가 지면 어둠 속에서 초 하나가 켜진다. 누구나 각자의 초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켜는 것 역시 각자의 몫이다. 지금 막 켜진 이 촛불은 남메아리의 Jan Hammer와 Jeff Beck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피어올라 드럼으로 옮겨붙어 활활 타오른다.  사자후같은 날숨이 가져다주는 긴장에 흠뻑 몸을 적시다보면 어느 새 시공간은 연주에 몰입하고 있는 네 명의 뮤지션 앞으로 이동한다. 어차피 사라질 소리를 위해, 어차피 지나갈 순간을 위해, 어차피 아무것도 아닐 모든 것들을 위해 퉁기는 현, 누르는 건반, 울리는 북, 진동하는 고막.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고 하질 않던가.

 

‘한 명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 줬으니 그걸로 됐다.’ 추천사를 쓰기 위해 가졌던 사전 인터뷰를 마치며 남메아리는 이렇게 말했다. 후회없이 쏟아부은 예술가의 개운하고 겸손한 심중소회는 도리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안달나게 만들기도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갔으면 하는 나의 조급한 바람은 새삼 ‘다섯 걸음’속 소박한 하모니 앞에 차분히 부끄러워진다. 편법 없이, 요령 없이 묵직하고 길게 풀어낸 이 이야기가 지닌 멋과 향은 가볍게 끌어안을 수 없기에 더욱 또렷하게 울린다.

 

글 슬릭

 

 

 

 

Credits

Keyboard-Meari Nam 남메아리

Guitar-Hyunbin Shin 신현빈

Bass-Garam Han 한가람

Drums-Sunghwan Hwang 황성환

 

1,2,3,6,7 Written by Meari Nam

4 Written by Garam Han

5 Written by Hyunbin Shin

7 Chorus by Meari Nam, Hyunbin Shin 이로빈 장재영 강경만 이지윤 이혜인 조연우 박고운 유은지 윤소연 배수민 김지은 김태영 주은채 유은지 서연우 이서영 이아현 조민경 임현주 김채희 김경덕 김하경 임유빈 김율 이유탁 배수민 윤소연 유예진 문가을 황다은 이유빈 장유나 김지은 임현근

 

Recording by 남동훈 at CJ Azit

Mixing by 박병준

Mastering by Vlado Meller

Photo by 김소진, 공태정

Cover Design by 강문식

 

 

 

Mirrored Life


 

[Mirrored Life] – EP

 

삶을 거울에 비춰봤을 때,

그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 자세히 들여다보곤 했다.

하지만 나의 삶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 때,

나는 그 어떤 것도 가질 수 없었고,

그 어떤 것도 버릴 수 없는 – 어쩌면 여러 구멍이 난 존재였다.

나의 시간, 나의 소중한 것들은 그 구멍 사이로 흘러간다.

결국 그 구멍 주위에 남은 조각들 뿐이었다.

구멍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난 다시 거울을 비춰본다.

거울에 비친 남은 조각들을 들여다본다.

난 그 조각들도 놓치고 싶지 않아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것이 거울 밖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by. deadpaints

 

 

 

 

Credits

 

All Music & Words Written by deadpaints

Arranged by deadpaints & 종연

Vocals & Instruments Recorded at Jongyeon’s & Mingginyu’s

Drums Recorded by 김주훈 at Tone Studio Seoul

Mixed by 종연 (Track 1), 문정환 at Tone Studio Seoul, Gogi (Track 2, 3, 4, 5)

Mastered by 최민성 at Tone Studio Seoul

Art by deadpaints & yeoyou

 

Produced by deadpaints

Executive Producer 종연

 

조각 (Pieces)

deadpaints – Vocals, Acoustic Guitar, Piano

종연 – Electric Guitar, Piano

 

셰필드 (Home)

deadpaints – Acoustic Guitar, Whistle, Piano

종연 – Electric Guitar, Bass, Piano

김건 – Drums

 

다른 시간 (Different Times)

deadpaints – Acoustic Guitar

종연 – Bass

김건 – Drums

홍성현 – Saxophone

 

졸업 (Graduation)

deadpaints – Electric Guitar

종연 – Electric Guitar, Bass

김건 – Drums

 

축제 (Carnival)

deadpaints – Acoustic Guitar, Piano

종연 – Electric Guitar, Bass, Piano

김건 – Drums

 

 

풍운아/사랑을 찾아서


 

소개글
묵묵(silence)은 영화감독, 배우, 음악가, 디자이너가 함께 하는 집단으로 영화와 음악을 만듭니다. 싱글 앨범 <풍운아/사랑을 찾아서>는 묵묵이 2023 11월 11일에 연주/상영하는 영화에 대한 음악입니다. 묵묵은 과거의 침묵하는 이미지와 남겨진 소리를 연주합니다.

 

Instagram : @mukmuk_silence

 

<묵묵>

: 괴인의 정체, 아편차, 두만강

 

@플랫폼엘 플랫폼 라이브(B2F)

 

2023.11.11. 토요일 저녁 7시

 

영화 연출…박세영(괴인의 정체), 연예지(두만강), 유지완(아편차)

작곡, 편곡, 연주…정수민(콘트라베이스), 한인집(드럼), 연예지(보컬, 크로마하프), 유지완(피아노, 오르간), 김성완(색소폰)

음악/무대 감독…유지완

음향감독, 사운드 엔지니어링…김근채

조명감독…염신열

디자인…김소라

기획…유지완

 

1. <묵묵>은 세 편의 사라진 조선 무성영화를 다시 만든다. 그리고 무성영화와 함께 연주하고 노래한다.

 

2. <묵묵>은 사라진 영화의 시나리오, 변사의 유성기 음반, 스틸 이미지 혹은 영화에 대한 신문기사로부터 영화를 재구성한다.

 

3. 나운규의 풍운아(1926), 사랑을 차자서(1928), 김수로의 괴인의 정체(1927)는 각각 아편차/두만강/괴인의 정체(2023)로 연출, 상영된다.

 

 

 

 

Credits

 

Track 1 composed by 유지완 / arranged by 묵묵

Track 2 composed by 정수민 / arranged by 묵묵

Producer 유지완

 

E.P, Piano, Organ, Synthesizer 유지완

Contrabass 정수민

Drum 한인집

Guitar 유태관 (Track 2)

 

Sampling

김정구_항구의 선술집 유성기 음반 (Track 1)

성동호_사랑을 찾아서 영화설명 유성기 음반 (Track 2)

 

Recording 박병준, 김우현 @One studio

Mixing 유지완

Mastering 엡마

Album Design & Artwork 김소라

M/V

왕지은, 유지완 / D.I.박세영 (Track 1)

연예지 (Track 2)

 

Publishing by Poclanos

 

NUSHROOM project #1


 

소개글
NUSHROOM의 첫 번째 프로젝트 싱글앨범

앞서 발매했던 EP앨범 ‘Salt’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연주곡이다.

세밀하고 타이트한 작,편곡에 다양한 스타일의 연주자들이 모여 사운드를 구축했다.

 

 

 

 

 

Credits

Compose : NUSHROOM

Arrange : NUSHROOM, 윤장한

Moog(bass) : NUSHROOM

Drums : BROSTON

Rhodes & Moog & FX : 신예찬

Hammond SKX : 이진협

Nord(e.p) : 이찬진

Guitar : 윤장한

Sax : 조경영

Trumpet : 윤효윤

Percussion : Rickiove

Mix & Mastering : ganguk

 

Ontology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20대 후반의 청년에게는 이르게 찾아온 불안이다. 아니다. 어쩌면 녀석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늘 주변에 서성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유채색 이정표를 발견하기까지 잿빛 세상을 6개월 정도 헤매었다.

 

그대들의 이정표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Credits

 

Produced by 김강빈

All Composed & Arranged by 김강빈

 

Double Bass by 김강빈 (All Tracks)

Tenor Saxophone & Clarinet by 김기범 (All Tracks)

Drums by 이석현 (All Tracks)

 

Recorded by 강효민, 문일오 @Brickwall Sound

Mixed & Mastered by 강효민

 

Artwork 이하늘

 

Published by POCLAN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