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S

  • Artist ZIN CHOI
  • Release2026-07-07
  • Genre PopElectronic
  • Label22
  • FormatSingle
  • CountryKorea
  • 1.sick of fun
  • 2.alike

낮과 밤, 방과 바깥, 삶과 영원의 경계에서 노래하는

진초이(ZIN CHOI)의 여름

 

내가 만난 진초이는 조숙하다. 역시 조숙했던 내가 진초이와 같은 나이, 만 17세 여름에 무얼 했는지 떠올린다. 나는, 방에 있었다. 반에서 혼자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듣지 않았다. 여름 내내 방에서 음악을 듣고 춤을 췄다. 사람들이 햇빛 아래로 향하는 계절, 어떤 아이들은 방에서 나오지 않길 선택한다. 진초이도 그럴까?

 

‘sick of fun’은 일 년 중 가장 빛나는 계절을 문 너머에 둔 채 시작한다. 진초이는 방 안에서 빌보드 차트 속 노래에 맞춰 혼자 춤을 춘다. 곁에 있는 건 멍멍 짖는 라이너스 뿐. 조숙한 아이는 비대칭의 세계 속에서 산다. 시시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한 바깥 세계. 바깥 세계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크고 아름다운, 누구도 알지 못하는, 그렇기에 언제라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사라질 것 같은 자신만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sick of fun’을 채우고 있는 몽롱한 신스 사운드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 일렁이는 아지랑이 같다. 또는 늘어질 듯 권태로운 세계의 주변 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 위에서 진초이는 서늘한 목소리로 연달아 ‘i wanna be sick of fun’이라 노래한다. 질릴 만큼 재미있고 싶어. 조숙한 아이는 재미에 뛰어들기 전에 한 발 물러서 자기를 본다. 지금 진초이는 그 경계를 허물고 질릴만큼 순수한 재미의 세계에 빠지고 싶다. 그의 바람은 바깥 세상을 향한다. 공놀이를 하고, 물풍선을 터트리고, 소리 지르고, 태양을 쫓아 제트 스키를 타고.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방 안에서 거대한 나는 바깥세상에선 작아진다. 그럼에도 사랑 받고, 나 자신으로 남고, 재미있을 수 있을까?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파티가 끝나고, 밤이 찾아온다.

 

밤의 노래라 하기엔 ‘alike’는 발랄하다. 곡을 지배하는 비트는 강렬한 여름 햇빛 아래 놓여야 하는 마이애미 베이스다. 얄궂기도 하지. 이젠 익숙하다. 진초이의 코어는 모순이니까.

 

진초이는 더 이상 바깥을 보지 않는다. 사랑받고 싶어 하던 아이는 새벽 세 시, 누군가를 기다리며 구애를 보낸다. 비대칭의 세계는 나와 상대, 둘의 관계로 좁혀진다. 이 사랑은 어딘가 기괴하다. 멈춘 심장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퇴마사에게 이 사랑을 방해하지 말라 으름장을 놓는다. 이렇게 강하게 마음을 보내도 불안하다. 상대는 괴물이라도 본 듯 자신을 피하고, 아무리 원해도 닿을 수 없다. 집착하듯 상대에게 사랑을 구하던 진초이는 방법을 바꾼다. 너를 살아있게 만드는 전략(make you feel alive)에서 닮아지는 전략으로(make you feel alike).

 

상대가 대체 누구길래 진초이는 이러는 걸까.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귀여운 꼬마 유령 캐스퍼다. 캐스퍼가 진초이를 닮게 된 걸까. 진초이가 캐스퍼와 닮게 된 걸까. 캐스퍼는 오히려 진초이를 보고 유령이라 부르고, 둘은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을 꿈꾼다.

 

‘alike’를 들으며 진초이의 나이 때 즐겨 봤던 ‘꼬마 흡혈귀’ 시리즈가 생각났다. 어린 소년 안톤이 흡혈귀 루디거와 친구가 되고 그의 여동생 안나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뒤늦게 작품의 결말을 찾아보니 두 가지 버전이 있다. 2015년에 출간된 본래 작품의 결말은 현실 세계에서 소외된 안톤이 안나와 같은 흡혈귀가 되기를 선택하며 끝난다. 2024년 재판에서 안톤은 인간으로 남기를 선택하고, 둘의 사랑은 영원한 우정으로 남는다. 나를 바꾸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렇다면 ‘alike’에서 진초이와 캐스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낮과 밤. 바깥을 향한 갈망과 안으로 끌어당기는 집착이 한 쌍을 이루는 더블 싱글의 제목은 . 무엇의 약자일까. S가 Summer인 건 분명해 보인다. 진초이는 데뷔 후 쉴 새 없이 음악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겨울엔 크리스마스의 심상을 담은 를, 만우절에는 사턴코와 거짓말 같은 EP를.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엉뚱한 상상을 담은 ‘UFO’를. 그리고 올 여름엔, 어딘가 기이한 여름을. 부지런한 진초이 덕분에 그의 모든 계절과 성장을 엿보는 기분이다.

 

혼자 방에서 놀던 여름, 내가 음악을 만들 줄 알았다면 이런 노래를 만들었을까. 그랬다면 좋았을 것이다. <TGIFS>에 담긴 두 곡 ‘sick of fun’과 ’alike‘는 누군가에게는 뜨겁기보다 서늘한 여름의 순간을 잘 담아내고 있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다음 어떤 계절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노래의 온도는? 일단 올해 여름은 <TGIFS>를 들으며 나기로 한다.

 

글/ 하박국(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대표)

 

 

01-sick of fun

Lyrics by ZIN CHOI

Composed by ZIN CHOI, Hitchhiker

Arranged by Hitchhiker

 

Keyboard: Hitchhiker

Vocal: ZIN CHOI

 

Recording: Hitchhiker @ 22 Studio

Mixing: Hitchhiker @ 22 Studio

Mastering: Hitchhiker @ 22 Studio

 

Producer: ZIN CHOI, Hitchhiker

 

02-alike

Lyrics by ZIN CHOI

Composed by ZIN CHOI, Hitchhiker

Arranged by Hitchhiker

 

Keyboard: Hitchhiker

Vocal: ZIN CHOI

 

Recording: Hitchhiker @ 22 Studio

Mixing: Hitchhiker @ 22 Studio

Mastering: Hitchhiker @ 22 Studio

 

Producer: ZIN CHOI, Hitchh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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