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의 사람

  • Artist 이고도
  • Release2026-09-16
  • Genre RockFolk
  • Label이고도
  • FormatAlbum
  • CountryKorea
  • 1.
  • 2.너는 복도 끝에 서서
  • 3.장화리
  • 4.사과
  • 5.아주 오래 너를 (CD Only)
  • 6.Little bird! Little bird! Little bird!
  • 7.파스타
  • 8.리(李)
  • 9.Plate
  • 10.생일
  • 11.We need to talk about
  • 12.

<외곽의 사람>

 

어릴 적 자주 꾸던 꿈이 있다.

세발 자전거에 동생을 뒤에 태우고 과수원을 달리던 꿈.

기차가 과수원 안으로 들이치려 하고 페달을 굴려 달아나던 꿈.

그 꿈으로부터 나는 얼마나 멀리 지나왔을까.

 

[괄호의 얼굴]

 

차가운 것이 든 유리잔은 운다. 밑바닥엔 언제나 마음이. 말할 수 없는 마음이 흥건하고. 미지근해 지고서야 결국 울음을 그치지. 넌 언제나 가까운 마음이 되고 내가 아는 것은 영영 미지의 얼굴. 닮고 닮다 영 알 수 없게 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는 여전히 순수하고 유치한 꿈의 얼굴. 이 얼굴을 지우려 애썼다. 거울을 보다 문득 많은 말을 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그러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보고 있다는 건 확실한데, 보고 있어도 알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새의 말]

 

때로는 나도 날고 싶었다. 낮에 그림자를 만드는 새들을 보며 생각했다. ‘새가 되고 싶어’. 내가 올려다 본 사람들. 그들은 나로부터 아주 높이 날고 있어서 날개가 나의 하늘을 다 가릴 수 있을 것처럼 커다랗게 보였다.

 

자주 아침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 왜 나의 재능은 이정도밖에 되지 않는지. 나의 삶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 하루는 잠에 든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정해 두었던 커튼봉이 떨어져 강제로 기상을 하게 되었다. 커튼봉이 바닥을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빛이 들이치고, 새소리가 들리고, 이내 창밖으로 떠밀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에 여름의 나무 사이를 헤엄치는 꿈을 꾸었던 것 같다. 작은 새라도 되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내게도 있었다. 한바탕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야 잠에 들었고 퍼붓는 비가 그쳐야 다시 맑아질 수 있었다.

 

[닮은꼴]

 

냉장고 위에서 녹아내리던 늙은 호박처럼. 구더기가 들끓는 베란다의 장독처럼. 자다가도 얼굴 위로 떨어지는 바퀴벌레처럼. 사과 밭을 뒹구는 사과의 마음처럼. 손 뒤로 숨기고 싶은 것은 줄곧 그랬다. 가난의 얼굴.

 

간절기 이불 아래서 사각거리는 꿈을 꾼다. 내 피는 끈적이기 위해서 노력해. 그리고 그걸 거스르는 꿈을 꾸지. 효과를 알 수 없는 헛발질. 꿈에선 늘 발을 동동 구르고 천천히 가고 싶지 않은데 왜 이렇게 느린지. 심장이 이렇게 빠르게 뛴다. 그렇게 달렸는데도 땀 냄새가 안나. 얼굴이 가까워지는데 차라리 얼굴을 보고 싶어. 언제나 그랬듯 입을 벌리는 쓰레기통처럼 아 하고 깨버리지만.

 

나는 한때 자라서 공주가 될 줄 알았다. 아빠는 내가 20살이 되면 공주처럼 하루에 한 켤레씩 신을 수 있도록 7켤레의 구두를 사준다고 했는데 약속은 지켜질 수 없었다. 아빠는 구두를 사줄 수 없었고 나도 구두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 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시간을 너무 빠른 속도로 지나왔다. 어느새 나는 30대 아빠는 60대를 살고 있다. 우리에게는 같은 피가 흐른다. 때로는 그것이 나를 싫어지게 했다. 동생은 아빠를 가족이라는 이유로 왜 용서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글쎄.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이기 때문에 나는 내가 자주 미웠고 아빠를 끝내 미워하지 못했다. 사실 아빠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친구가 아빠를 처음 보고는 너는 아빠 성격을 닮은 것 같다고 할 때도 속으로는 뭘 안다고 저렇게 말하지 생각했는데. 찰나의 순간에도 드러나는 것이었나 보다.

 

그런데 너무 닮았어.

.

.

.

아빠의 뒷목을 보고 있으면 나의 뒷목을 보고 있는 듯하다.

깨끗이 닦아도 늘 신경 쓰이는 자리.

여긴 너무 춥고

나는 언제나 내가 볼 수 없는 것이.

 

나의 과거이자 미래인

아빠에게.

 

나의 무너진 아치. 아침이 되면 발 뒤축이 시큰거렸다.

 

 

‘몸이 잠기고 있다. 나는 언제나 기억 속에. 어제는 시들지 않는 얼굴로 다시 떠밀려 왔다.’

 

1. 게

얼룩진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멈출 수 없는 마음에 대해. 고개를 돌리면 턱 끝까지 그늘을 덮어쓰고 우울을 옮기는 나와 닮은 얼굴이 누워있고.

 

가끔은 옆에서 해주는 위로가 꿈과 같은 이야기임에도 도리어 일어나면 꿈처럼 금세 사라져 버리고 마는 것 같았다.

 

2. 너는 복도 끝에 서서

먼 복도 끝의 빛이 누군가의 눈빛처럼 보였다. 알고 있지만 외면하고 싶은 것.

 

3. 장화리

어른이 된 나는 이제 더 무얼 꿈꿀 수 있는 사람인지. 무엇이 되기나 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의 이야기다.

 

4. 사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사실은 분명 흠이 없는 사과를 골라 놓고서는 밉다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부끄러움이 묻어있는 곡이다.

 

5. 아주 오래 너를(CD Only)

아주 가끔 내게 있는 사랑을 돌아본다. 얇아진 마음은 한참을 부풀어 올랐다가. 자꾸만 어두움으로 가는 삶 속에서도 그래서 숨 쉴 수 있다.

 

6. Little bird! Little bird! Little bird!

“너는 새가 아니잖아. 그러니 새가 될 수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꿈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나도 나를 알고 있으니. 부러진 발목과 더는 자라나지 않는 마음. 유리창 너머의 새가 말을 건다. 두드린다. 사실은.

 

떠밀려 떨어진 하늘에서 헤엄치는 법을 알고 싶다.

 

7. 파스타

파스타로 만든 드레스를 입은 포크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지 않나요. 마주 보고 앉은 식탁 위에서 우리는 잠시나마 슬픔을 잊을 수 있어요.

 

8. 리(李)

나의 몸에 갇혀 사는 낡은 마음과 노래. 대문 밖은 게을리 흐르지 않는 시간들. 나는 입 속의 이처럼 누워 자라나는 낡은 마음을 보네. 먼 과거와 미래의 집에서.

 

9. Plate

깨지면 버려지는 삶이라 생각했다. 내게 묻은 얼룩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싶었다. 매일을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들을. 유연하게 휘어질 수 없을까.

 

10. 생일

생일 기분. 생일 같은 하루가 좋은 건가 싶다. 막상 생일이 되면 특별할 것도 없는데. 늘 그래왔듯 기대했고 또 기대하는 삶을 산다. 그럴수록 외로워진다. 혼자 불러보는 생일 노래.

 

11. We need to talk about

뼈마디 사이사이에서도 모르겠다는 말이 울리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모르겠다. 내가 바라던 삶도 나의 모습도 아니다. 세상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나를 쓸어내리는 노래.

 

12. 짐

매 순간 많은 것들을 탓하며 살아간다. 뒤돌아보면 손 흔드는 얼굴들이 보인다. 나아갈 수 있을까. 가장 버리고 싶은 것은 나였다.

 

Credits

 

1. 게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사공

 

Guitars 사공

Mandolin 사공

Bass 사공

Drums 장재민

 

2. 너는 복도 끝에 서서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이고도, 조형, 류준상

 

Guitars 류준상

Bass 한승목

Drums 장재민

Piano GRAM

Synth GRAM

Lap steel 맹무영

 

3. 장화리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정바스, 이고도, 조형, 류준상, 김준호, GRAM, 최대영

 

Guitars 류준상

Bass 최대영

Drums 김준호

Synth GRAM

Trumpet 권찬기

 

4. 사과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맹무영, 이고도

 

Guitars 맹무영

Mellotron 맹무영

Bass 한승목

Drums 윤태근

Piano 전병욱

Synth 전병욱

 

5. 아주 오래 너를(CD Only)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이고도, 조형

 

Guitars 맹무영

Bass 한승목

Drums 윤태근

Piano GRAM

Synth 이찬진

Sound design 이찬진

 

6. Little bird! Little bird! Little bird!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김준현, 이고도, 조형

String Arranged by 김준현

 

Guitars 류준상

Bass 한승목

Drums 장재민

Piano 김준현

Synth 김준현

 

Vn1 김도훈

Vn2 우나연

Vla 김준헌

Vc 김평안

 

7. 파스타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이고도, 조형, 김준현, 류준상

String Arranged by 김준현

 

Guitars 류준상

Bass 최대영

Drums 김준호

Piano 김준현

Synth 김준현

 

Vn1 김도훈

Vn2 우나연

Va 김준헌

Vc 김평안

 

8. 리(李)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박태욱

 

Guitars 박태욱

Bass 박태욱

Drums 장재민

Synth 박태욱

Chorus 이고도 박태욱

 

9. Plate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황예원, 이고도

 

Guitars 황예원

Bass 최대영

Drums 김준호

 

10. 생일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이고도, 조형

 

Guitars 류준상

Bass 한승목

Drums 김준호

Piano 이태한

Synth 이태한

 

11. We need to talk about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이고도, 조형, GRAM

 

Piano GRAM

Guitars 맹무영

 

12. 짐

Lyrics by 이고도

Composed by 이고도

Arranged by 전진희

 

Piano 전진희

Guitars 혼닙

 

Vocal Recorded by 최준철 (track 1) at Namdong Media Tower, 이상철, 문정환, 민지환 at Tone Studio (track 2, 3, 4, 5, 6, 7, 8, 12), 조형 (track 9, 10, 11) at Feb

Piano, String Recorded by 문정환 at Tone Studio (track 6, 7)

Guitars Recorded by 이상철 at Tone Studio (track 9)

Drums Recorded by B.A. Wheeler at East Seoul Studio (track 1, 2), 이상철, 문정환 at Tone Studio (track 3, 4, 6, 7, 10), 오혜석 MOL studios (track 5, 8), 민상용 studioLOG (track 9)

 

Digital Edited by 이상철, 문정환 (track 1, 2, 3, 6, 7, 8) at Tone Studio, 조형(track 4, 5, 9, 10, 11, 12) at Feb

 

Mixing by 김대성 (track 1, 2, 3, 4, 5, 6, 7), 최민성(track 8) at Tone Studio, 조형 (track 9, 10, 11, 12) at Feb

Mastered by 김대성 at Tone Studio (track 1, 2, 3, 4, 5, 6, 7, 8), Aepmah at AFMLaboratory (track 9, 10, 11, 12)

 

Artwork 김피리

 

Photographer 민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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