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를

  • Artist 전진희
  • Release2020.07.02
  • Genre Ballad
  • Label전진희
  • FormatSingle
  • CountryKorea

1. 우리는 우리를

 


 

전진희 [우리는 우리를]

어느 전시에서 한 사람의 뇌 속을 집으로 형상화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방마다 기억을 담은 상자가 있었다. 커다란 방에 넓게 자리 잡은 상자가 있는가 하면 구석진 방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숨겨져 있는 상자도 보였다. 상자들은 열리거나 닫히기를 반복하며 차곡차곡 정리되어 머릿속에 머물렀다.

전진희의 싱글 <우리는 우리를>을 듣고 있으면 그 전시에서 보았던 중 가장 작은 크기의 상자가 떠오른다. 구석진 좁은 방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숨겨져 있던 것. 지난날을 떠올리다 보면 문득 그런 상자를 하나 발견하게 되는 날이 있다. 전진희는 이번 싱글을 통해 그런 날을, 그런 밤을 불러낸다.
상자 안의 기억은 모두 지나간 일이다. 작은 상자를 열어 안에 든 것들을 꺼내 열어 보면 더는 그 기억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상자를 나눠 가진 이를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다면 더더욱이 그렇다. 생각하면 할수록 기억 속의 일들이 있었던 일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 먹먹해진다. 같은 상자를 갖고 있을 이에게 묻고 싶지만, 더는 그럴 수도 없다.

전진희의 목소리는 이러한 일을 읊조리며 노래의 문을 닫는다. 이 모든 일이 허상인 것 같다고 말하지만 그 뒤로 길게 이어지는 공백이, 문득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공평하게 나눠가진 상자가, 그런 기억이 있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남아있다. 더는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상자를 나눠 갖고 있고 적어도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기억함으로 존재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진희의 노래가 그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준다.

– 박선아

– Credits-

Produced by 전진희
Composed & Lyrics by 전진희
Arranged by 전진희, LambC

Performing by
Vocal, Piano, Synth, Chorus 전진희
Drum LambC
Guitar 정원준
Bass 양시온

Recording /
김일호 (지음 스튜디오)
전진희 (지노의 방)
강효민, 조영재 (Brickwall studio)

Vocal Directed by 강아솔

Mixing by 김일호 (지음 스튜디오)
Mastering by 권남우

Design by 양서로

Management by 전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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