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코포니 (cacophony)
2018년 정규 1집 [和]를 발매하며 갑작스럽게 음악씬에 등장한 카코포니는 억눌려왔던 감정을 폭발적으로 쏟아내었다. 강렬한 감정과 과감한 음악은 평단과 대중을 놀라게 했고, 유튜브 채널 Reattothek에서 올해의 노래 1위로 선정, 한국대중음악상 팝 음반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그 음악성을 인정받아왔다.
2019년 [夢]과 2021년 EP [Reborn]을 통해 개인적인 과거와 어두운 내면을 충분히 탐험한 그녀는 이제 자신의 음악에 새로운 방향성을 부여하려 한다.
이번 싱글 [황홀한 실종]은 완벽하게 매혹적이다. 관능적인 거누의 기타리프로 시작하여, 더 성숙하고 더 오묘해진 카코포니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놓인다. 브라스 악기와 세련된 리듬 위에서 카코포니는 춤을 추듯 노래한다. 노래를 듣다 보면 온몸과 온 마음으로 노래한다는 그녀의 무대를 우리는 황홀하게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곡의 주제가 가벼워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카코포니’스럽다. 전작 EP [Reborn]의 ‘에일리언’이 자기 자신이 없는 사랑이라면, 이번 ‘황홀한 실종’은 상대방이 없는, 상대방이 실종된 사랑이다. 상대방을 사랑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본질을 실종시키고 자신의 이상을 주입한다는 그녀의 발상은 그녀가 얼마나 다양한 시각으로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지 가늠하게 한다.
성별이 상실되어 있던 카코포니의 노래들이 분명한 색을 띠기 시작했다.
카코포니는 ‘천재 아티스트’에서 ‘디바’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