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Poclanos Festival : vol.1 와다다다] DAY 1&2 라인업 소개

2021 Poclanos Festival : vol.1 와다다다

 

다양한 장르의 전도유망한 아티스트를 발굴하며 그들과 동행하는 뮤직 딜리버리 브랜드 포크라노스가 첫 번째 페스티벌을 개최합니다.
‘새롭고 신선한 음악’이라는 포크라노스만의 방향성을 공유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라인업 뮤지션들을 소개합니다.

 


 

사라카야콤슨 (SarahKayaComson)

 

모호하고 근본 없는, 편안한 음악을 지향하는 힙합, 알앤비 기반의 아티스트. 개성 있는 발성과 작사법은 뚝심 있는 행보로 이어진다.

 

01. 싱글 [가족] (21.08.04)
02. EP [Crumbs of…] (21.05.14)
03. EP [Canto De Amor] (21.01.21)
04. 싱글 [If There Is No Love] (20.12.01)
05. EP [The Therapy] (19.08.08)

 

 

06. 싱글 [검은 (From All To Human Remix)] (18.07.20)
07. 싱글 [Jaccuzi Freestyle (From All To Human Remix)] (18.06.08)
08. 싱글 [Hawaii (From All To Human Remix)] (18.02.20)

 

 

@sarahkayacomson

 


사뮈 (Samui)

 

찰나에 느낀 감정으로부터 시작된 사뮈의 음악은 저음역의 목소리를 통해 깊이 있는 울림을 준다. 일상의 사소한 감정을 일깨우는 노랫말은 덤.

 

01. 싱글 [본] (21.05.29)
02. 정규 [농담] (20.04.03)
03. 싱글 [두통 없는 삶] (19.10.30)
04. EP [마음은 언제나 여러 개가 있지] (18.10.31)
05. 싱글 [찌그러진 동그라미] (18.04.19)

 

 

06. 싱글 [춘몽] (17.05.18)
07. EP [새벽 지나면 아침] (16.12.21)

 

 

@3amui

 


Offing

 

오핑의 음악은 장난삼아 시작되었다. 그래서인지 현실적인 주제와 꾸밈없는 가사가 돋보이는 그의 음악 세계는 되려 듣는이의 공감을 자아낸다.

 

01. 정규 [Paradise Is Where We Are] (21.08.19)
02. 싱글 [Cloudonut] (19.12.18)
03. EP [Apocalypse] (19.09.23)
04. EP [Journey] (18.11.09)
05. 싱글 [Mushroom Wave] (18.05.13)

 

 

06. 싱글 [Simon Said] (17.12.12)
07. 싱글 [Stay In The Circle] (17.11.30)
08. 싱글 [Birthday Harlem] (17.07.27)

 

 

@burgerbeer.psd

 


홍비

 

한껏 힘을 뺀 듯 하면서도 한 방이 있는 멜로디로 은은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싱어송라이터. 그 위에 얹어진 담담한 노랫말이 곡의 중심을 잡아준다.

 

01. 싱글 [바닷밤] (21.08.28)
02. 싱글 [속마음] (21.06.29)
03. 싱글 [미로] (21.04.06)

 

 

@hongtra_17

 


kennytheking (케니더킹)

 

나른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게 하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로파이하면서도 세련된 멜로디로 두 얼굴의 매력을 뽐내는 아티스트.

 

01. 싱글 [BETTY] (21.05.12)
02. 싱글 [Stuck In Between] (21.02.09)
03. EP [Somewhere In Between] (20.04.06)
04. 싱글 [Lemonade] (19.04.08)

 

 

@_dontkilkenny

 


잭킹콩

 

“저절로 몸이 흔들어지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흔드는 것이 아닌 그런 느낌”을 추구하는 5인조 밴드. 과하지 않은 흥겨움으로 한없이 기분 좋은 사운드를 선보인다.

 

01. EP [At My Peaceful Garden] (21.08.26)
02. 싱글 [곱슬머리] (20.12.27)
03. 싱글 [Dancing Dancing Bluebird] (20.10.07)
04. 정규 [Dress code] (20.02.18)
05. 싱글 [Weather] (19.07.19)

 

 

06. 싱글 [Don’t be blue] (19.04.16)
07. EP [Moondance] (19.01.16)

 

 

@jackingcong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치즈 & 스텔라장, 임헌일 & 전진희, 피타입 & 옵티컬 아이즈 엑셀

이 조합 찬성이요! 다채로운 콜라보 앨범 셋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치즈 & 스텔라장

91년생 동갑내기 뮤지션 치즈와 스텔라장이 뭉쳤다. 기억 조작 걸그룹 치스비치를 통해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 바 있는 ‘치텔라장’의 유닛 프로젝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야말로 직관적인 앨범명 [31]을 통해 이들은 비록 각각 선생님과 의사라는, 유년 시절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악가가 되어 31살을 맞이한 지금을 이야기한다.

눈물을 쏙 빼는 신파 없이도 추억을 노래할 수 있다. 두 뮤지션과 동시대를 살아온 90년대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저마다의 노스탤지어를 지닌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을 법한 그런 노래.

 

 


 

임헌일 & 전진희

한편, 지난해 정규 앨범 [Breathe]를 발표하며 베테랑 송라이터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던 임헌일이 새 싱글로 돌아왔다. 올해 발표하는 두 번째 싱글인 [울어도 돼요]에서 임헌일은 동료 음악가 전진희와 함께 손을 맞잡았다.

눈물을 용인하지 않으며 그저 인내만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아프면 아프다 말하라’는 덤덤한 가사는 그 어떤 노랫말보다 큰 위로로 다가온다. 포크와 발라드의 장점을 오가는 서정적인 송라이팅 역시 깊은 여운을 아로새긴다. 음원 발매와 함께 공개된 라이브 클립 역시 꼭 감상해볼 것.

 

 


 

피타입 & 옵티컬 아이즈 엑셀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래퍼 피타입(P-TYPE)이 옛 동료 옵티컬 아이즈 엑셀(Optical Eyez XL)과 함께 손을 잡고 더블 싱글 [무증상]을 발표했다. 크루 ‘불한당’의 멤버로 함께 호흡하며 한국 힙합의 한 페이지를 당당히 차지했던 이들의 깜짝 협업은 발매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겨 자신의 지혜를 나누는데 더욱 힘썼던 옵티컬아이즈 엑셀이 오랜만에 플레이어로 컴백한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웨스트 코스트의 향취가 짙게 깔린 트랙 위에서 두 래퍼는 범지구적 재난 속 ‘이 시국’에 걸맞은 문제의식을 던진다. 탄탄하고 유려한 라밍은 이들에게 선택이 아닌 기본 옵션. 타이틀곡 ‘무증상’에는 피타입과 함께 도플갱음 크루로 활동 중인 일리닛이 참여해 오랜만에 그 목소리를 보탰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56호에 실린 글입니다.

[Music Video Playlist] 무한한 상상력의 구현 애니메이션/3D – 향니 외

무한한 상상력의 구현 애니메이션/3D, Music Video Playlist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음악의 단위는 몇만 ‘장’에서 몇만 ‘뷰’가 되었다. 다종다양한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고 썸네일이 좋아서 듣는 음악도 부지기수, 뮤직비디오 감독이 어떤 곡에 참여했는지도 척하면 척이다. 보기 좋은 음악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만든 뮤직비디오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음악의 메시지를 시각화하는 데엔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음악가와 영상감독의 무한한 상상력을 구현해내기 위해 애니메이션과 3D 작업방식을 선택한 뮤직비디오를 소개한다.

 


 

향니 “핫소스”

 

 

실리카겔 “Hibernation”

 

 

DIRECT | 람다람

 

싸이키델릭, 록 장르를 자신들만의 색으로 재해석하며 독보적인 분위기와 사운드를 선보이는 밴드 ‘향니’와 밈(MEME) 문화의 독보적 아이콘 ‘람다람’이 만났다. 다인조 밴드에서 듀오 체제로 재편 후 발매한 첫 앨범 [3]의 앨범커버와 공식 캐릭터, 타이틀곡인 <핫소스>의 뮤직비디오까지, 람다람의 다양한 작업물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Jack Stauber의 노래 MEME 뮤직비디오가 단시간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는 음악가들에게도 새로운 국내, 해외 팬들과 닿을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한다. 최근의 작업물 중에선 밴드 실리카겔의 뮤직비디오를 추천한다. 독보적인 스타일의 음악과 레트로한 영상미,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작업물을 감상해보자.

 


 

공중그늘 “계절”

 

2016년 결성 후, 꾸준한 활동을 펼쳐온 밴드 공중그늘이 2020년 첫 정규앨범 [연가]를 발매했다. 공중그늘 음악의 출사표를 던진 앨범은, 한국대중음악상 록 음반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공중그늘의 작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시기와 방식을 선택함에 있어 주저 없이,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앨범커버와 뮤직비디오가 모두 그래픽,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역시 음악적 상상력을 무한히 구현해내기 위한 선택이다. [연가] 앨범에서는 3D 아티스트 ‘김을지로’와 함께 타이틀곡 <계절>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자연과 생물의 움직임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감독은, 이번 뮤직비디오에선 해파리를 활용했다. 몽롱한 분위기와 부유하는 듯한 사운드, 결심을 노래하는 공중그늘의 음악과 뜨거운 태양 아래 반짝이는 윤슬, 바다에 비친 하늘을 자유로이 유영하는 해파리의 모습이 조화롭다. 이 여름에 제격인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자.

 

DIRECT | 김을지로

 


 

wave to earth “pueblo”

 

인디 팝과 록의 묘한 조화로 여름 플레이리스트의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3인조 밴드 wave to earth. 무더워지는 날씨에 맞춰 지난해 발매했던 싱글 의 뮤직비디오를 새로이 선보였다. “Is there anywhere else I can go?”라는 짧고 굵은 한 줄의 앨범 소개처럼, 뮤직비디오 역시 노래의 메시지를 짧고 강렬한 한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냈다. 함께 작업한 감독은 영화제, 웹툰 등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온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Sasha Lee’. 감독의 시선에서 는 달나라에 가고 싶은 마음에 마을을 등지고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펭귄소년의 이야기로 해석되었다. 노래의 가사에서 상상되는 다양한 서사 중,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 또 하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DIRECT | Sasha Lee

 


 

onthedal “Lobster”

 

자전적인 고민을 담아내는 노랫말과 그에 상반되는 기분 좋은 멜로디, 이색적인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뮤지션 ‘onthedal’. 그의 데뷔곡이자 첫 EP의 더블 타이틀곡인 는 다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던 뮤지션의 몇 년 전 경험으로부터 시작했다. 제약이 있는 시간 동안 생겼던 앞날에 대한 고민은 껍질에 갇힌 랍스터에게로 투영되었다. 뮤직비디오 역시 이 경험을 바탕으로, 네모난 수조에서 길러지는 랍스터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뮤직비디오 작업엔 AR필터/영상/그래픽/음악제작을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팀 BVLGAFFI가 참여했다. 다리를 다친 랍스터와 작은 방, 방을 떠난 길에서 마주하는 여러 장애물이 음악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도, 이야기를 시각화한 영상도 이제까지와는 색다른 방식의 스토리텔링이다.

 

DIRECT | BVLGAFFI

 


에디터: 이지영

※ 해당 컨텐츠는 2021/7/30일자로 인디포스트에 실린 글입니다.

[Music Video Playlist] 여름 청춘영화 한 편 – 채지호 외

여름 청춘영화 한 편, Music Video Playlist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음악의 단위는 몇만 ‘장’에서 몇만 ‘뷰’가 되었다. 다종다양한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고 썸네일이 좋아서 듣는 음악도 부지기수, 뮤직비디오 감독이 어떤 곡에 참여했는지도 척하면 척이다. 보기 좋은 음악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만든 뮤직비디오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인생은 한 편의 영화 같을 때가 있고, 가장 뜨겁고도 시원한 여름은 청춘영화의 한 장면을 닮았다. 여름 특유의 청량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담아낸 뮤직비디오 네 편을 소개한다.

 


 

채지호 “봄여름가을겨울”

 

밴드 웨터의 기타리스트 채지호가 싱어송라이터로의 첫 앨범을 발표했다. 처음으로 그의 목소리와 지금의 마음과 순간을 온전히 담고자 노력했다는 앨범은, 그간의 수많았을 고민이 앨범 곳곳에서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밴드의 모습에서는 와닿지 않았던 따뜻함의 정서가 가장 두드러졌는데, 특히 뮤직비디오엔 그만의 따뜻한 분위기가 가득 담겨있다. 거창한 스토리가 없고, 배우는 연기하지 않고, 악기는 손에 들려만 있지만, 파란 바다와 초록 숲이 있고, 환히 웃고 떠드는 친구들이 있고, 그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영상과 음악이 있다. 뮤직비디오는 프로덕션 아킬레스 필름의 홍민호 감독이 함께 했다. (만약 감독의 전작 중 카더가든 ‘나무’ ‘우리의 밤을 외워요’ 연작 뮤직비디오를 좋아했다면, 이번 뮤직비디오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하게 될 테다.)

 

DIRECT | 홍민호 @아킬레스필름
CAST | 채지호, 노유주, 전일준, 송지연

 


 

GREENVILLA “Venus”

 

서울이 아닌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밴드를 알게 됐을 때, 그곳이 멀면 멀수록, 노래가 좋으면 좋을수록 커지는 아쉬움이 있다. 내가 이제서야 알았을 때, 부산의 누군가는 발매되지도 않은 음악을 듣고, 대구의 누군가는 공연을 즐겼겠구나, 뒤늦은 깨달음과 상상할 수 없는 장소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다. 올 6월 초, 첫 EP 앨범을 발매한 GREENVILLA는 창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4인조 혼성 밴드다. 앨범의 타이틀곡 “Venus”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감독 DANDO LEE 역시 창원을 주로 활동하는 감독이다. 이번 앨범은 밴드의 첫 발매작이자, 감독의 첫 뮤직비디오 작업기도 하다. 영상에 등장한 바다는 창원에 있는지, 문어가 등장한 수산시장은 어디인지, 옷이 널려있는 저 옥상은 어디인지, 가본 적 없는 장소에 대한 동경은 뒤로 하고, 이들의 성공적인 데뷔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DIRECT | DANDO LEE
CAST | YEOJIN JEONG

 


 

김마리 “너의 이름은 맑음”

 

피아노를 중심으로 공존하는 청량함과 따뜻함을 담아내는 뮤지션 김마리가 두 번째 EP 앨범 “淸, 靑”을 발표했다. 단어 그대로의 맑을 청과 푸를 청으로 그가 간직하고 있는 맑고 푸른 것들, 그 중에서도 때묻지 않은 마음을 고르고 골라 담아냈다고 한다. 타이틀 트랙인 “너의 이름은 맑음”은 곡의 제목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일련의 장면들을 연상케 한다. 각자 다른 영화를 떠올릴 테지만, 어김없이 배경은 여름이고, 일본과 대만 등의 청춘영화 장르가 아닐까 싶다. 화창한 날이 이어지면 소중함을 잊어버리곤 했던 ‘맑음’이 어딘가 애틋했다는 뮤지션의 얘기를 떠올리며, 비를 피하기 위한 책가방과 노란 장화, 흐린 날과 젖은 그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실내를 지나, 결국엔 다시 맑은 하늘로 향하는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자.

 

DIRECT | MISEEN
CAST | 이민하

 


 

TRPP “Pause”

 

나의 여름을 대표하는 밴드가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신보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면 여기를 주목하자. 새로운 밴드 TRPP가 등장했다. 라멘집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세 멤버 치치 클리셰, 후루카와 유키오, 엘리펀트999 로 결성된 밴드는 그리운 여름의 지난 음악들을 떠오르게 한다. 동경해오던 청춘에 대한 상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Pause”의 뮤직비디오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뮤직비디오는 멤버들과 동료 noah가 함께 기획하고 촬영했다. 노이즈 가득한 음악과 영상, 사진이 컨셉을 한층 더 완벽하게 한다. 컨셉이 명확한 밴드의 뮤직비디오는 그 댓글 역시 읽는 재미가 있다. 이들을 한 단어로 정리하는 청춘의 열병이란 키워드부터,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 극동아시아에 낳은 아이들, 윤지영님 닮았다 했더니 등등 밴드에 대한 힌트도 가득하니, 뮤직비디오를 즐기며 다음 앨범도 기대해보자.

 

DIRECT | TRPP
FILM | noah
CAST | Chi-Chi Cliché, elephant999, Furukawa Yukio

 


에디터: 이지영

※ 해당 컨텐츠는 2021/6/30일자로 인디포스트에 실린 글입니다.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크르르, 대니 홍(Danny Hong), Monday Off With Bluesy

여름밤을 책임질 노래 셋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크르르

2017년 싱글 [해일]로 데뷔한 밴드 크르르는 탄탄한 연주력과 섬세하고 풍부한 보컬을 토대로 R&B/팝 장르 팬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팀이다. 공연보다는 음원 발표에 더욱 무게를 두고 활동을 진행해왔지만, 지난 해 첫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그 열기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레드벨벳 아이린이 라디오를 통해 크르르의 팬임을 인증하며 소소한 화제를 모으기도.

그들의 최근작 ‘유영’은 찬란한 청춘의 여름밤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으로, 낮게 깔리는 신스와 아기자기한 기타 연주가 노래를 이끄는 가운데 보컬 서영준의 경쾌한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며 인상적인 순간을 자아낸다.

 


 

대니 홍(Danny Hong)

제목에서 쉽게 알 수 있듯, 신예 프로듀서 대니 홍(Danny Hong)의 데뷔 싱글 [Summer Jam]은 깊은 여름의 향취를 느끼기에 제격인 작품이다.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지난 해를 떠나보내고, 올여름만큼은 모두가 오롯이 계절을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었다. 내적댄스를 유발하는 디스코 기반의 드럼과 펑키한 기타 사운드는 영락없는 여름의 그것이다.

한편, 베테랑 래퍼 팔로알토와 R&B 씬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오웰무드, 그리고 Wondiorbaby가 피쳐링으로 참여하며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장래가 촉망되는 아티스트 대니 홍의 첫 발걸음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Monday Off With Bluesy

마지막으로 소개할 팀은 다소 특이한 이름을 지닌 밴드 Monday Off With Bluesy다. 시끌벅적한 주말이 헤집어놓고 떠난 월요일을 따스하고 평온한 음악으로 채우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와 같은 그룹명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Monday Off With Bluesy의 두 번째 싱글 [Moscato]는 몽글몽글한 첫사랑의 순간을 표현한 인디 팝 넘버로, 선선한 초여름 해변의 정취를 포착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감상할 것을 권한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54호에 실린 글입니다.

[Music Video Playlist] 흥얼거리고, 춤추세요. – 정수민 외

흥얼거리고, 춤추세요. Music Video Playlist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음악의 단위는 몇만 ‘장’에서 몇만 ‘뷰’가 되었다. 다종다양한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고 섬네일이 좋아서 듣는 음악도 부지기수, 뮤직비디오 감독이 어떤 어떤 곡에 참여했는지도 척하면 척이다. 보기 좋은 음악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만든 플레이리스트, Music Video Playlist 다.

 

그리고 우리는 음악에 맞춰 흥얼거릴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있다. 춤과 음악, 같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각기 다른 방식이 더해져 한층 풍성해진 즐길 거리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한다.

 


 

정수민 “빚”

 

재즈 베이시스트 정수민의 3집 [Lament]. 소외되고 억압받는 현장을 음악으로 담아내는 정수민은, 이번 앨범을 통해 상실되어가는 기억들과 남은 부채의식을 연주했다. 그 의미가 한 글자로 응축된 듯한 타이틀곡 “빚”은 베이스 정수민과 기타 이시문이 연주, 뮤직비디오는 두 남녀의 춤으로 기록되었다. 음악을 춤으로 전달하고 있는 두 남녀는 무용단체 ‘초록고래’의 멤버 양병현과 임유정. 초록고래는 언제부턴가 사회적 이슈만 이야기하게 된 춤이 아닌,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과 정서를 춤추고자 시작되었다고 한다. 먼지 쌓인 방 안에서부터 창을 넘어, 하늘이 트인 옥상까지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털어내짐을 당한 먼지로서 추는 춤일지 털어냄을 시도한 이로서 추는 춤일지 모호해지는 순간도 찾아온다. 보는 이들마다 각기 다른 해석을 하는 재미도 있겠다.

 

DIRECT | 박세영
CAST | 초록고래 (양병현, 임유정)

 


 

Echo And The Machine “Moon Shower”

 

을지로에 있는 작은 카페이자, 갤러리, 창작자 5명의 작업공간인 ‘작은물’이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표했다. 2019년, 공간을 잃을 뻔한 시간을 보낸 후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앨범은 공간을 사랑하는 23팀의 뮤지션과 함께했다. 에코 앤 더 머신의 “Moon Shower”는 작은물에서의 술과 노래, 대화와 공간을 선율로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뮤직비디오 역시 그 대화와 공간에 함께 존재했던 창작자들이 다수 출연, 그들의 춤을 담아내고 있다. 공간에서 느꼈을 편안함과 따뜻함이 그대로 녹아있는 춤사위를 감상해보자.

 

DIRECT | 박세영
CAST | 초록고래 (양병현, 임유정)

 


 

서사무엘 (Samuel Seo) “Playaplayaplaya”

 

알앤비/소울 아티스트 서사무엘이 3년 만에 정규 3집 [The Misfit]을 발표했다. 현재의 스타일에 구속되지 않는, 서사무엘만의 색을 오롯이 담아낸 앨범으로 또 한 번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이 가득한 앨범이다. 타이틀곡인 “Playaplayaplaya”의 뮤직비디오는 스튜디오 네버마인드의 디렉터 성휘, 국내 1세대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함께 했다. 원테이크 방식으로 작업한 뮤직비디오가 불과 세 테이크 만에 완성되었다고 하니, 각 분야의 내공이 쌓인 이들의 만남에 또 한 번 감탄할 뿐이다. 서사무엘의 음악과 유진규의 움직임은 20대에 느꼈던 불안과 앞으로는 평화를 찾길 바라는 마음을 곡의 흐름에 따라 마임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어떤 기대감과 희망이 순식간에 잿빛 같은 절망감이 되었던, 너무 다급하고 뭘 원하는지 몰라서 화려한 것만 쫓기 바빴던 지난날과, 결국 그날들을 승화시켜낸 이들의 음악과 춤을 보며 앞으로의 우리의 평화도 빌어보자.

 

DIRECT | sunghwi @nvrmndstudio
CAST | 유진규

 


 

오헬렌 & 최솔 “Dying for”

 

2020년 3월, 홀연히 등장해 온스테이지와 잔다리페스타 등 단번에 평단을 사로잡은 듀오 오헬렌&최솔. 앨범 [Pause]는 그로부터 1년 후 발매된 두 번째 EP이다. 제공된 가사를 보고 있으면서도 어느 나라 언어지? 재차 듣게 되는 오헬렌의 흥얼거림은 낯설지만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미니멀한 사운드와 또렷하지 않은 가창이 함께 존재하는 곳에, 비로소 춤추기 좋은 장소가 마련되었다. 타이틀곡 “Dying for”의 뮤직비디오는 멤버 오헬렌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했다. 컴컴한 밤바다 위에서 그저 흥얼거리고 흔들거린다. 춤의 목적은 의미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정서를 표현해내는 데 있다고 한다. 오헬렌&최솔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가사를 정확히 듣고 의미를 파악하는 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DIRECT | Ohelen
FILM | iiieung
CAST | Ohelen

 


 

오도일 (O’doyle) “바보처럼 널 사랑해”

 

음악과 춤, 그리고 고양이가 있다. 춤추는 고양이.

듣고 흥얼거리고 춤추자.

 

 


에디터: 이지영

※ 해당 컨텐츠는 2021/5/21일자로 인디포스트에 실린 글입니다.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진동욱, 프레드, 오영

주목해야 할 남성 싱어송라이터 셋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진동욱

밴드 데카당을 기억하는가. 17-18년 개최된 각종 경연에서 수상을 휩쓸며 최고의 루키 밴드라는 찬사를 받았던 데카당. 비록 그들은 2019년 [링구 / 애추]를 기하여 안타깝게 해산하였지만, 밴드의 중추를 담당하던 진동욱은 곧장 전열을 갖추고 솔로 아티스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우연을 가장한 시사회]는 진동욱의 두 번째 EP 앨범으로,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은 탄탄한 서사구조 아래 촘촘히 얽힌 사랑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더욱 진일보한 진동욱의 가창에 wave to earth 멤버이자 프로듀서 김다니엘의 디렉팅이 어우러져 깊고 진한 팝의 정취가 완성되었다.

 


 

프레드

2018년, 싱글 [태동]으로 데뷔한 프레드는 R&B와 락의 경계를 능란하게 넘나들며 감각적인 인디즈 넘버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데뷔 EP [너의 가림막]을 통해 마음속 가림막을 걷어내듯 자신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청자에게 털어놓던 그의 신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싱글 [작은 점이 되어]는 나의 모든 것을 지워낼 수 있다면 언제든 작은 점이 되어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아낸 노래로, 파도처럼 요동치는 감정선과 이를 고스란히 담아낸 가창이 깊은 인상을 자아낸다. 깊은 절망감을 투영한, 두텁게 쌓아 올린 후반부 코러스는 이 노래만의 백미.

 


 

오영

마지막으로 소개할 뮤지션은 싱어송라이터 오영이다.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그는 포크부터 슈게이징까지 아우르는 탄탄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2018년 데뷔 이래 세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를 발매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영의 2021년 첫 싱글인 [세이렌]은 신화 속 바다 괴물 세이렌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노래다. 사람을 홀리고 해치는 등의 ‘악행이 두려운 세이렌’이라는, 새로운 접근과 시각이 흥미로운 트랙. 오영 특유의 로파이한 사운드와 나지막이 읊조리는 목소리에 집중하며 감상해보자.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52호에 실린 글입니다.

[Bonus Track] 김뜻돌 – 꿈에서 걸려온 전화

– 안녕하세요 저는 ‘세상 모든 돌에도 뜻이 있다.’ 김뜻돌입니다. 반갑습니다.

 

데뷔가 2017년이었어요. 작년에 앨범이 나왔으니 첫 정규앨범이 나오기까지 총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어떤 계기와 과정으로 정규앨범을 발매하시게 되었는지 여쭙고 싶어요.

 

– 벌써 4년이 흘렀군요. (웃음) 사실 음악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안했었어요. 싱글을 발매했을 때도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니까 ‘아 나 이제 뭔가 계속해도 되겠다.’ ‘계속하라는 뜻이겠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유튜브를 통해 음원을 공개하다가 약간 협박 아닌 협박을 받았어요. ‘우리가 이렇게 응원하는데 음원 언제 낼 거냐?’, ‘정말 염치없는 뮤지션 같으니’ 이런 댓글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 이게 뭐라고, 한 번 내보자’ 해서 갖고 있는 곡들을 한꺼번에 쓸어서 발매한 것이 정규 앨범 <꿈에서 걸려온 전화>입니다.

<꿈에서 걸려 온 전화>에는 유독 김뜻돌의 20대 초반이 많이 담겨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20대 초반을 보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 제가 아직 20대 중반이라 초반과 그렇게 멀진 않지만, 사회과학을 공부하며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대학생으로 20대 초반을 보냈어요. 공부도 재미 있었지만 ‘음악은 언제 하지?’, ‘언제 데뷔하지?’, ‘언제 보여주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학교 다녔죠. 밤에 새벽 감성에 젖어서 노래 하나 만들어서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에 올리고. 그러면서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고, 그러면서 조금 방황도 해보고 재미있던 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오늘 행사는 앨범과 관련된 얘기도 들을 수 있지만 동시에 라이브도 들을 수 있는 자리여서요. 공연을 굉장히 오랫동안 하지 않으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되게 오랜만에 선보이는 라이브죠?

 

– 제가 공연을 많이 하는 뮤지션이에요. 앨범 내고 나서 살짝의 번아웃이 왔지만,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으니까 한꺼번에 에너지를 모아서 빵-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죠. 코로나로 인해 오늘은 소수의 현장 관객분들, 온라인으로 보고 계시는 얼굴 모를 팬분들에게 단출한 어쿠스틱 셋으로 저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인스타그램 라방이랑 다르게 조금 흥겹네요. (웃음)

 

‘이름이 없는 사람’을 첫 번째 라이브 곡 고르셨어요.

 

– ‘이름이 없는 사람’은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에요. 다들 각자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살잖아요. 근데 그것 자체가 자기 자신을 그 이름에 가두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람이 태어나고 살면서 자기 숙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름이 없는 사람은 자기의 숙명이나 이름이나 그런 걸 다 버린 채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꿈에서 걸려온 전화’에서 저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그 존재도 이름이 없는 사람이에요. 똑같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 사람이 길을 떠나는 내용이에요. ‘이름이 없는 사람’은 앨범의 두 번째 트랙인데요, 그 사람이 전화를 걸고 길도 떠나는 내용을 담은 내용이라고 후에 제가 나중에 스토리를 붙여보았죠.

앨범 크레딧을 보면 박문치, 실리카겔의 김한주, 김춘추, 넘넘의 이재, 정우 등 뮤지션들이 프로듀서이자 피쳐링 아티스트로 함께 하셨어요. 첫 앨범을 친한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서 되어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 20대 초반에는 뮤지션 친구를 갖는 게 꿈이었어요. (웃음) 어느덧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생겼고, 제 곡에 잘 스며들 것 같은 능력도 좋은 친구들이에요. 부탁을 했더니 너무 다들 흔쾌히 좋다고 해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죠. 그 과정이 되게 재밌었어요. 보통 회사에서 일을 하면 직급이나 관계 같은 게 있지만 음악은 딱히 그런 게 없거든요. 친구가 뭐 만들다가 “이거 별로지 않냐? 너 근데 오늘 저녁에 뭐 해? 오늘 나랑 놀래?” 하기도 하고. 놀다가도 “우리 작업 얘기는 언제 해?” 이러면서 좀 재밌게 친구들이랑 작업한 기억도 있죠. 저랑 잘 녹아드는 사람을 제가 잘 찾은 것 같아요. 제가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앨범 발매 전에 먼저 온스테이지로 ‘삐뽀삐뽀’랑 ‘꿈에서 걸려 온 전화’, 사라져’가 라이브로 공개되었죠.

– 앨범을 발매하기 전에 온스테이지를 먼저 공개하면 기대효과가 더 클 것 같았어요.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방법이었더라고요. 온스테이지 댓글에 “여러분 제 유튜브도 팔로우해 주시겠어요? 구독해주시겠어요?” 이런 댓글도 남겼는데, “아우, 뻔뻔함이 아주 좋습니다” 이런 대댓글도 달리고, 그 이후에 진행한 텀블벅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앨범 아트워크와 뮤직비디오도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 꿈에서 그렇듯 물에서도 저항이 있고 움직이기 어렵다 보니, 꿈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수중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튜디오도 빌리고 처음으로 물 속에서 눈을 떴는데 너무 무섭더라고요. 한 번도 물 속에서 눈을 떠본 적이 없어서요. 근데 내 작품을 만드는 것이고, 내가 돈을 내놨으니까 눈을 떠야 되었던 상황이었는데, 처음 눈 떴을 때 너무 좋더라고요. 앞이 보이는 거예요. ‘어 생각보다 할 만한데? 이제 앞으로 물에서 눈을 떠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뮤직비디오를 찍었죠. 마지막에는 몸, 얼굴 할 것 없이 다 불었어요. 근데 되게 재밌었어요. 인어공주가 된 느낌이었달까요. 하지만 수중 촬영은 이제 다신 안 할 거 같고요. (웃음) 굳이 그런 고생을 사서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에는 불을 이용해보고 싶어요. 물에서 해봤으니까 불로 한 번 가보는 걸로.

 

다음 발매작도 굉장히 기대가 되어요. 한국대중음악상이 주목한 올해의 신인이죠.

 

– 수상 소감을 일주일 동안 고민했어요. 종이에도 적어보고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어떤 말을 해야할지 생각했죠. 왠지 내가 받을 거 같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진짜 받을 줄은 몰랐다는 그런 생각, 그런 정도의 소감이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좀 건방지니까요. 저한테 잘 주신 거 같아요. (웃음)

다시 한 번 수상 축하드립니다. 저희는 마지막 라이브 ‘삐뽀삐뽀’ 들으면서 여기서 인사를 드려볼게요.

 

– ‘삐뽀삐뽀’는 제가 노래로 쓴 유서에요. ‘도시 난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스무 살 때 아르바이트 막 하고 자취를 하면서 서울에 대한 로망이 굉장히 컸는데, 막상 자취를 해보니까 세상에 물건은 넘치는데 내 것은 하나도 없고 내 자리, 내 집도 없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때 우연히 고공 크레인 사고 기사를 봤는데 ‘내가 이렇게 죽어도 이 세상은 잘만 돌아가겠구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그런 사회적 이슈를 보면서 내 죽음은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누군가 내 장례식에서 이 노래를 틀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요. 그때 한 번 반짝했던 뮤지션이 아니라, 어쨌든 김뜻돌을 잘 기억해줬으면 하면 생각으로 만든 노래입니다.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이루리, 수잔, 문소낙

봄의 문턱을 지나 마주한 음악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이루리

바이바이배드맨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이래 싱어송라이터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성공적으로 씬에 안착한 이루리. 그가 EP 발매 이후 약 7개월 만에 새 싱글 [I Feel Your Love]로 돌아왔다. 이루리의 스테디셀러 ‘선인장 꽃’이 청량함을 머금은 여름의 모습이라면, 이번 신곡은 비로소 만개하는 봄의 심상을 지녔다.

 

“모든 게 이대로 멈출 것 같아, 네가 내 눈을 바라볼 때면”. 무심한 목소리로 건네는 그의 따뜻한 노랫말은 어쩌면 작금의 상황을 닮았다. 봄이라는 계절이 무색해질 정도로 건조한 나날 속에서, 다시 찾아올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루리의 노래가 봄비처럼 스며들기를.

 

 


 

수잔

탄탄한 송라이팅을 바탕으로 깊고 짙은 멜로우 팝을 구사하는 아티스트 수잔. 그가 아버지와 함께한 남미 여행을 음악으로 엮어 발표한다. 더블 싱글 [Con papá]는 각각 퇴직과 졸업을 마주한 아버지와 딸이 그간 염원해온 남미 배낭 여행길에 오르며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을 담아낸 앨범이다.

 

걱정일랑 없던 안온한 시기, 무사히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두 부녀의 따스한 온도가 귓가에까지 전해져오는 듯하다. 수잔의 곁에 아버지가 함께하듯,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들어보기를 권한다. 아버지의 열연(?)이 빛나는 뮤직비디오 역시 감상 포인트.

 

 


 

문소낙

한편, 재즈와 R&B를 기반으로 하는 신예 싱어송라이터 문소낙 역시 새 싱글을 발표했다. 데뷔 싱글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신곡인 [way too deep]은 불현듯 찾아오는 사랑의 감정을 차분하고 포근한 어조로 담아낸 재즈 팝 트랙이다. 박문치의 그녀이자 보컬리스트로도 활동 중인 동료 음악가 허캐(hukke)가 목소리를 보탰다.

 

타인의 하루가 내 삶에 자리하고, 그 일상이 익숙해지는 과정이란 마치 깊은 계절 속으로 다이빙하는 것만 같다. [way too deep]이 그려내는 평화처럼, 헤아릴 수 없는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50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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