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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X poclanos] 2025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부문별 수상후보 아티스트 소감

발행일자 | 2025-02-17

올해도 어김없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2025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발표가 진행되었다.

 

장르 분과, 종합, 특별 부문을 비롯한 총 26개 부문에서 144건의 후보가 공개된 가운데, 포크라노스와 함께한 17개의 작품이 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록, 모던록, 팝, 일렉트로닉, 랩&힙합, 알앤비&소울, 포크, 재즈 보컬 및 연주, 글로벌 컨템퍼러리의 장르 분야에서는 16개의 작품 및 노래가, 그리고 종합부문으로는 아티스트 ‘산만한시선’이 올해의 신인으로 노미네이트되었다. 본 시상식은 2월 27일 목요일 오후 8시에 공개될 예정.

 

음악평론가, 국내 웹진의 편집장 및 플랫폼 콘텐츠 제작자, 저널리스트·칼럼니스트, 공연·페스티벌 기획자와 라디오 PD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저명한 선정위원들의 치열한 고민 끝에 각 부문 후보로 오른 아티스트들은 어떠한 심정일까. 이들 중, 포크라노스와 함께 하는 아티스트 14인의 소감을 포크라노스 스태프들의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 확인해 보자.

 

 

 

 

 

 

  • 올해의 신인

 

산만한시선

 

“올해의 신인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동시에 앞으로 더 멋진 음악으로 보답 드리고자 하는 부담감 또한 들어요. ‘올해의 신인’은 가수에게 단 한 번뿐인 기회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재밌게 음악하는 산만한시선이 되어보겠습니다.”

 

 

포크라는 장르를 놓고 보면 2024년에는 해외처럼 고딕 풍의 판타지 콘셉트, 혹은 포크트로니카를 자신의 색으로 만든 신인들이 등장한 편이다. 하지만, 산만한시선은 이러한 외부적인 흐름보다도 그저 자기 자신들을 둘러싼 현실, 그리고 내면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노래를 들려주고자 한다. 예쁜 가사와 포근한 목소리, 간단하지만 필요한 악기로만 구성된 이들의 음악에는 기나긴 관찰 끝에 발견한 대상의 입체적인 모습들이 풍경처럼 담겨 있다. 이런 풍경들은 힘든 하루를 서서히 번지게 만들어 끝내 내일을 살아가게 만드는 낭만이 되어준다. ‘산’ 만한 현실을 산만한 시선으로 풀어 낸 덕분에 현실을 버틸 힘을 준 이들이야말로 2024년을 대표하는 신인임이 틀림없다.
선정위원 최승인

 

 

ㅡ POCLANOS’ COMMENT:

정말로 ‘올해의 신인’에 노미네이트돼 버렸다. 밴드 대항해시대에 한국 포크를 책임질 무뢰배.

 

 


 

 

  • 최우수 록 음반

 

소음발광 [불과 빛]

 

“기쁩니다. 수상을 하든, 하지 못하든 저희가 할 일은 이야기를 내뱉고 굉음을 내뱉는 일입니다. 계속할 뿐입니다. 그러니 만납시다. 공연장에서. 감사합니다.”

 

 

무겁고 감정이 삭제된 듯한 톤으로 말하듯 노래하다가도 순식간에 격정으로 들끓는 스크리모를 들려준다. 뭐랄까. 미친 듯이 휘몰아치다가도 정확한 타이밍에 브레이크를 딱 걸어 듣는 이의 귀에 정확하게 주차하는 솜씨는 이미 베테랑의 그것이다. 그러니까, 절묘한 완급조절이야말로 이 탁월한 밴드를 ‘톱’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소인 것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자세는 딱 하나, 이 격차를 온 몸으로 받아낼 거라는 각오뿐이다. 이 격차를 내면화하는 길이야말로 소음발광의 팬이 되는 바로 그 길이다.
– 선정위원 배순탁

 

 

 

ㅡ POCLANOS’ COMMENT:

부산에서도, 포스트 펑크의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정규 3집, 그리고 또다시 한대음 노미네이트. 뜨겁게 반짝일 수밖에 없는 이유.

 

 


 

 

  • 최우수 모던록 노래

 

한로로 ‘ㅈㅣㅂ’

 

“재작년에 이어 또 한 번 한대음에 노미네이트되어 기쁩니다. 제 음악을 들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순간을 든든한 발판 삼아 올해도 좋은 작품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대중음악에서 ‘집’은 보통 평화와 안식의 장소로 묘사된다. 수많은 음악인들이 그리운 집으로 향하는 마음을 노래했다. 그런데 여기 이 집은 좀 이상하다. 고된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텅 빈 방 안에는/ 이미 죽어버린 꿈/ 활활 타오르는 나의 집/ 바삐 죽어가는 나의 집”이 기다린다. 한로로가 그리는 집은 활활 타서 해체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제목도 ‘집’을 해체해 표기한 ‘ㅈㅣㅂ’이다. 한로로 스스로도 “까만 연기가 뭐든 닥치고 잡아먹으려 안간힘을 쓰”고 “불길이 쉽게 깰 수 없는 악몽처럼 뼈를 핥아 올라가”고 “정의로운 사이렌마저 갓난아기처럼 울어버리는 이곳. 이곳을 어떻게 집이라 부를 수 있니”라는 설명(앨범 소개 글)을 붙인 이 노래의 가사는 분명 음울하고 불온하다. 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사운드는 강렬하고 속도감 넘친다. 그런 부조화가 노래에 기묘한 생동감과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ㅈㅣㅂ’은 “다툼 절망 소화 소화”를 부르짖으면서 동시에 “기쁨 희망 소생 소생”의 씨앗을 심는다. 이는 결국 앨범 [집]의 마지막 곡 ‘보수공사’에서 “사라져가는 자들 여기로 모여라/…/ 뜨거운 우리는 따뜻한 집을 짓네”라고 노래하는 대목으로 귀결된다. 멸망 이후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 같다. ‘ㅈㅣㅂ’은 그런 엔딩으로 가기 전 클라이맥스와도 같은 노래다.
– 선정위원 서정민

 

 

 

ㅡ POCLANOS’ COMMENT:

2024년, 마침내 완성된 한로로의 집.

 

 


 

  • 최우수 팝 음반

 

사비나앤드론즈 [Lasha]

 

“저의 자리가 있습니다. 수면 위 떠오른 귀처럼 너무 얕지도 깊지도 않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 주위로 저를 에워싸는 드넓은 바다만큼이 저와 함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널리 알리는 분들의 자리입니다. 감사하다고, 마르도록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8년간 모아둔 통장 잔고가 다시 0원이 되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기쁘다. 그러나 아직은 더 가야 한다”

 

 

세상의 끝으로 향하는 순례의 길을 위한 위로와 포용의 노래. 8년이라는 긴 기다림과 고행의 시간 끝에 사비나 앤 드론즈가 발표한 정규 앨범 [Lasha]는 엄숙한 고행과 가벼운 일상의 발걸음을 오가며 인생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오르는 모든 이들을 벅차도록 끌어안는다. 음악을 놓을지도 모르는 음악가의 고독한 실존적 위기부터 홀로 남겨졌을 때의 깨달음, 보편의 편안한 향유가 싱어송라이터 최민영의 깊은 목소리로 흐르고 있다.
– 선정위원 김도헌

 

 

 

ㅡ POCLANOS’ COMMENT:

언제나 잊지 않고 함께 하는 주변인을 챙기는 모습에도 찬사를.

 

 


 

 

  • 최우수 일렉트로닉 노래

 

해파리 [시작된 밤]

 

“일렉트로닉 노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기쁩니다. ’시작된 밤’은 해파리로서는 나름의 도전이 깃든 음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용기 내서 작업하고 싶어요. 그리고 깊고도 짙은 색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음원 발매 과정에서 함께한 동료들, 그리고 리스너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해파리 챕터 2 시작을 알리는 몽롱한 숨결 같은 싱글. 낭창낭창하고 유연한 사운드가 감정 심연의 비밀을 품은 듯한 소리 정경을 보여준다. 헤엄치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는 음악의 자의식이 끼어들 틈 없이 소리 물성의 최대치를 어루만진다. 전위성이 곧 형태가 되는 맵시다.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한밤 중 윤슬 같다.
– 선정위원 이재훈

 

 

 

ㅡ POCLANOS’ COMMENT:

해파리의 반가웠던 신보 소식과 함께 전설이 시작되었다…

 

 


 

 

  • 최우수 랩&힙합 음반

 

O’KOYE [Whether The Weather Changes Or Not]

 

“우리를 믿어준 모든 분들 고맙다. 인력과 자본력이 넉넉지 않았지만, 한대음 후보로 선정되어 음악성을 인정받아 뿌듯하다. 오코예 프로젝트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음악성을 100 찍으면 어디까지 굴러가는가?’이다. 한대음까지 왔다. 또 어떻게 굴러갈지 기대된다. “

 

 

오코예는 첫 정규 앨범을 통해 일련의 대안을 제시한다. 음악적 탐구를 통해 체득한 맥시멀리즘 사운드로 장르적 경계를 부수는가 하면, 다양한 장르 씬에서 활동하는 연주자, 플레이어, 관련자들과 협업해 개개인을 잇고자 하기도 한다. 이런 의지가 담긴 내용물이 주는 몰입감은 현실을 벗어나 우릴 영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이렇듯 오코예의 앨범은 개개인을 넘어, 공동체 전부가 합심해 만든 한국 흑인 음악 씬의 값진 결과물임이 틀림없다.
– 선정위원 최승인

 

 

 

ㅡ POCLANOS’ COMMENT:

충족된 기대와 전복된 예상. 아직도 세상에 ‘없던 것’이 탄생할 수 있다는 증거.

 

 


 

 

  •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BRWN [Monsoon]

 

“안녕하세요 BRWN입니다. 21회 한국대중음악상에 이어 2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 음반 부문에 후보로 오르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행복한 마음입니다. 제가 생각해왔던 음악적 가치관과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가고 그것을 인정받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욱 굳건하게 저만의 색이 있는 음악, 더 실험적이고 좋은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기억되는 음악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브라운(BRWN)은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특징을 모두 따르지만, 자신만의 문법으로 이를 뒤틀고 새롭게 만들어 장르적 전형성을 탈피한다. [Monsoon]이 바로 그 예다. 강하게 사용된 신스, 은은하고 몽환적이게 퍼지는 사운드, 가녀린 듯 음울한 분위기를 만드는 팔세토 창법, 슈게이즈(Shoegaze)의 문법을 따르는 전개와 구성, 기타 이펙터 등등, 그 모든 것이 정형성과 변주 사이를 끊임없이 유영한다.욜로돌로인스(Yolodolo-ins)가 주도했던 전작 [추 (Yours Truly)](2023)과 달리, 프로덕션 또한 직접 이끌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운드를 완성했다. 어둡고 침잠하는 사운드 사이로 배치된, 사색 깊은 노랫말 역시 작품을 한층 빛나게 만드는 요소다. 의미없는 영어 가사로 도배하는 대신, 상실과 고통을 관통하는 아름다운 한국어 가사로 모든 순간을 가꿨다.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진 않더라도, 일관된 어투와 처연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와 문장을 켜켜이 쌓은 덕에 충분히 의도하는 바를 느낄 수 있다. 마치 계절풍이 발생하듯,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흐름과 브라운의 존재감이 차를 일으켜 새로운 [Monsoon]이 등장했다.
– 선정위원 장준영

 

 

 

ㅡ POCLANOS’ COMMENT:

2년 새에 두 번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아티스트의 광활한 이야기.

 

 

 

 

 

JINBO the SuperFreak, Hersh, PoPoMo [PoPoMo]

 

“허쉬와 제작비 합쳐 인디펜던트로 활동. 여러 로컬 브랜드와의 콜라보. 팬들과 설 대잔치. 민심을 얻고자,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어. 이런 노력을 ’대중’이 알 수 없는 ‘대중음악시장’의 현실. 그 와중에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올라 기쁘고 고마워. (JINBO)”

“잠시 움츠렸던 자신감을 펴고 다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Hersh)”

 

 

포포모는 앨범 소개문처럼 알앤비와 소울이 동일시되는 요즘에서 ‘소울’의 본연에 충실히 하고자 한다. 작품을 통해 돌아본 소울의 가장 큰 면모는 삶 그 자체다. 이들은 그동안 알앤비/소울의 주된 소재로 쓰인 단편적인 사랑을 넘어 자기 자신과 삶,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로 확장해 나간다. 덕분에 가사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자신의 처지에 대입할 수 있다. 동시에 사운드적인 접근법도 돋보인다. 연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플레이어들과 함께 장르의 틀을 지키되, 개개인의 개성을 사운드로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도 담겼다. 한국 장르 음악 신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건 물론, 음악을 넘어 삶의 관점을 넓혀 줄 멋진 작품.
– 선정위원 최승인

 

 

ㅡ POCLANOS’ COMMENT:

근본에 충실한 총천연색 음악. 환희로 가득했던 첫 청취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 최우수 포크 음반 & 노래

 

산만한시선 [산만한시선] & ‘노래가 되면 예쁠거야’

 

“저희가 하는 음악이 사람들에게 포크로 다가간다는 것이 신기하고, 다행이라고 느껴집니다. 가끔 둘이 앉아서 가볍게 나눴던 말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무게 없던 농담과 조금 가까워진 것 같아서 괜히 쑥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음반 부문]
산만한 시선은 싱어송라이터 송재원, 서림으로 구성된 포크 듀오다. 이들의 셀프 타이틀 데뷔 EP는 마치 미지근한 물 같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히 편안한 온기가 앨범 전반에 은은하게 흐른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문장을 수수하게 엮은 가사,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꾸밈없이 말하듯 담백한 선율이 뭉근히 마음을 데운다. 들으면 들을수록 따뜻한 기운이 퍼진다. 데뷔작다운 풋풋함과 포크 유망주로서 잠재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반가운 작품이다.

– 선정위원 정민재

 

[노래 부문]
포크 듀오 산만한 시선의 첫 EP에서 원래 타이틀곡으로 정한 곡은 사실 ‘성두빌라’였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선정위원들은 음반 속 이 트랙에 더 높은 평가를 했다. 개인적 평가도 마찬가지였는데, 그 이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 듀오의 음악적 지향점을 제대로 소개하는 곡’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포크 듀오가 보여줄 수 있는 어쿠스틱 트윈 기타 연주의 정갈함과 담담한 두 보컬의 조합이 안겨주는 아름다움은 그들이 노래 속에 담고자 했던 힘든 현실 속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달한다. 포크라는 장르가 가져야 할 미덕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 선정위원 김성환

 

 

 

ㅡ POCLANOS’ COMMENT:

좋은 음악은 기어코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것이 어떤 음악이든.

 

 

 

 

 

 

강아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한국대중음악상 포크 앨범, 노래 부문에 후보로 올라 무척 기쁩니다. 참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았어요. 스스로에게도 칭찬해 줄 수 있어 이 경험이 참 소중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받은 도움과 응원을 늘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음악하겠습니다.”

 

 

[음반 부문]
썰물처럼 시간이 모두 빠져나간 듯 아무도 없는 곳에서부터, 돌고 돌아 마침내 밀물처럼 인파 속으로 빨려들어오는 삶의 순환. 이 음반은 허무주의와 낭만주의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꼬리를 물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담담하면서 날 선 따뜻하게 벼린 사운드는 얼음 속 수정체 같아 얼어붙어 있던 시간의 잔해에 잔상을 입게 만든다. 호호 불면서 귀하게 아껴 듣고 싶은 일곱 곡이 하얀 눈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
– 선정위원 이재훈

 

[노래 부문]
세상을 미워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다 나를 놓고, 또 잊는다. 너를 향한 마음이 커질수록 나는 나를 잃는다. 외로움은 저울 같은 것일까, 하나의 마음이 커질수록 홀로 반대편에 두둥실 떠오른 쓸쓸함은 우리의 완전해질 수 없음을 공허하게 슬퍼한다. 한껏 나를 버리다가도 문득 초라해지고 잊힌 나를 연민해 본다. 강아솔은 텅 빈 사랑의 공터에 서서 가장 마지막에 남은 나를 돌아본다.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은 애써 마음을 돌려 이야기하지 않는다. 조금은 단출할지언정 직접적으로 가사에 마음을 내비치는 이 노래에서 진정성있고 한없이 깊은 포크 음악의 힘을 느낀다. 시를 읊듯 나긋이 내뱉는 그의 목소리는 홀로 선 나란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 선정위원 조혜림

 

 

 

ㅡ POCLANOS’ COMMENT:

얼룩진 마음 위로 따뜻함이 내려앉는다.

 

 

 

 

 

 

김사월 [디폴트]

 

 

“좁고 어려운 길목에서 어떻게든 자기 음악을 해나가는 모두에게, 그리고 작년에 앨범을 발매한 동료 음악가 여러분께 모두 너무 수고 많으셨다고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세상에 음악이 이렇게 많은데 자신만의 음악 취향을 찾아 살피고 들어주시는 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김사월이란 아티스트가 10여 년 동안 했던 이야기는 시대와 자연스레 공감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증오라는 시대의 샴쌍둥이가 화이트 노이즈처럼 흘렀다. 이 앨범이 올 해 최고의 포크 앨범 중 하나인 이유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인도하는 한 줄의 결정적 가사 때문이다. ‘사랑없는 세상이 디폴트’라는 그녀의 깨달음은 긴 정신분석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앨범은 결코 평평한 위로에 그치지 않고 전반부의 밴드 사운드와 후반부의 포크 사운드의 분리로 불길한 긴장을 유발한다. 세상살이의 깨달음을 얻더라도 자기애와 증오, 연민과 폭력, 시대의 아니마와 끓어오르는 아니무스가 저주파 앰비언스로 도사리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 선정위원 최지호

 

 

 

ㅡ POCLANOS’ COMMENT:

사랑하고 싶기에 사랑받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

 

김민희 [Confessin’]

 

 

“앨범 하나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행복한 시간과 동시에 외롭고 고독한 고민을 번복합니다. 많은 뮤지션들의 음악도 그러한 시간 속에 만들어집니다. 이번 솔로 앨범이 노미네이트된 것에 큰 위로를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즈 보컬리스트 김민희는 9곡의 스탠다드 곡을 다시 불렀다. 재즈 보컬리스트가 스탠다드 곡을 부르는 일은 일상이나 마찬가지. 김민희는 이 범상한 작업을 고졸한 스타일로 물들인다. 원곡이 담지한 매력을 신중하게 부활시킨 연주와 가창은 수십 년의 시간을 따스하게 연결한다. 과욕을 부리지 않은 열망에 배어 있는 존중과 이해. 도드라지는 것은 노래하는 김민희가 아니라 원곡이어서 결국 김민희가 빛난다.
선정위원 서정민갑

 

 

 

ㅡ POCLANOS’ COMMENT: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스윙. 달디단 스탠다드 재즈.

 

 

 

 

 

조해인 (Hae In Cho) [Sight Beyond Sight]

 

 

“이번 앨범이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어 기쁩니다. 음악은 찰나의 ‘순간’ 속에서 태어나 ‘의미’가 된다는 마음으로 동료 뮤지션들과 뿌리내리고 오래도록 자라고 싶습니다. 저의 음악을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셀 수도 없이 알고리즘 위에서 둥둥 떠다니는 요즘. 조해인은 그저 보이는 것들이 다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태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들을 보이게 한다. 임미정, 박윤우, 김인영, 이성구, 그리고 김동기와 함께 만들어 가는 긴 호흡의 곡 속에서 때로는 연주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청자에게 안부를 건네며,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을 노래한다. 이들의 개별적인 대화가 담긴 각각의 곡에서는 내공이 깃든 테크닉, 우아한 화성, 전개, 스캣과 남다른 표현력들이 빛을 발한다. 특히 조해인의 짙은 보컬이 청자를 내면과 감정의 세계로 자연스럽고도 유연하게 안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앨범은 격동적인 사회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각자의 중심을 찾을 수 있게 돕는 건 물론, 우리 각자의 감정과 경험만은 다른 누구에게서 얻을 수 없음을 깨닫게 만드는 2024년의 대표 작품임이 분명하다.
– 선정위원 최승인

 

 

 

ㅡ POCLANOS’ COMMENT:

인터플레이에서 오는 서로 간의 배려감이 돋보인다. 단단한 재즈 앨범.

 

 

 


 

 

 

  • 최우수 재즈 연주 음반

 

Teho [Pierrot le Fumeur]

 

 

“기쁘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노여움, 슬픔, 즐거움… 남은 여정에서 무엇과 마주쳐도 그것은 우리의 음악이 될 거예요. 매달 한번 열리는 테호의 즉흥음악회를 찾아주세요. 화음과 소음과 침묵과 눈물과 웃음이 있습니다.”

 

 

다채로운 이력의 네 연주자들이 모인 즉흥연주그룹 테호가 매월 진행하는 월례 정기 공연 중 41~50회의 라이브에서 간추린 아홉 곡이 담긴 그들의 다섯 번째 앨범. 이 건조한 설명 안에는 휘발되는 것 같던 즉흥 연주의 기록이 주는 편집되지 않은 아름다움과 격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만든 건 지난 5년간 꾸준히 이들의 라이브와 함께한 관객들의 지지다. 연주자들의 라이브가 관객들에게 닿을 때의 마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훌륭한 ‘라이브’ ‘재즈’ 앨범이 그렇게 완성되었다.
– 선정위원 박정용

 

 

ㅡ POCLANOS’ COMMENT:

이만큼이나 섬세하고 정교한, 그럼에도 편안한 즉흥. 관객의 박수 소리가 들려오면 비로소 하나의 곡이 완성된다.

 

 

 


 

 

  • 최우수 글로벌 컨펨퍼러리

 

 

둘라밤 [둘라밤]

 

 

“안녕하세요 둘라밤입니다. 최우수 글로벌 컨템퍼러리 음반부분 후보에 선정되어 영광입니다. 둘라밤은 얻기 힘든 기회이자 사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해온 멤버들이 만난 것도 얻기 힘든 기회이고, 함께 고민하며 만든 음악이 후보가 된 것도 얻기 힘든 기회입니다. 얻기 힘든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고, 서로에게 다정한 사람이 됩시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고맙습니다.”

 

 

현재 아시안 팝의 부상 속에서 록·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 들어간, 또 다른 아시아 음악의 색채를 길어 올렸다. 위트와 긴장감을 더해 오리엔털리즘을 벗어났다는 점이 가장 특기할 지점이다. 특히 악기 혹은 동물 울음소리 같기도 한 정형화되지 않은 보컬, 신비한 소리로만 소비되지 않은 인도 전통악기인 시타르 연주가 아시안 음악의 미학적 보수성을 타파한다.
– 선정위원 이재훈

 

 

 

ㅡ POCLANOS’ COMMENT:

맛있게 차려진 육첩반상. 이유 있는 오리지널리티.

 


 

 

 

 

*수상후보의 변은한국대중음악상시상식 공식 홈페이지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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