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어딘가에서 떠밀려 온 돌멩이 둘이 있었다.

두 친구는 이곳저곳을 쏘다녔다.

 

우린 또 만날 수 있을까?

 

 

 

Credits

Produced 임세모

Composed, Lyrics 임세모

Arranged 정진우, 임세모

Vocal 임세모

 

Acoustic Guitar 정진우

Electric Guitar 정진우

Nylon Guitar 정진우

Piano, Glockenspiel 정튠

 

Vocal Tune 김재성 (modo)

Mixed & Mastered 정두석 @CS MUSIC&

Art work 임세모

 

 

적색편이 (赤色偏移)


 

TNDR -003-

 

…fra le vane speranze e ‘l van dolore

 

che quanto piace al mondo e’ breve sogno.

 

 

 

[Credit]

 

Produced by TNDR

Composed & Arranged by TNDR

Lyrics by TNDR

 

Vocal by 김정훈

E. Guitar by vinternoon

Nylon Guitar by 이형주

String by vinternoon

Bass by vinternoon

Drum by vinternoon

Piano by schpes4

Programming by vinternoon

 

Vocal recorded by 김정훈 at SELVA SWEET STUDIO

All Instruments recorded by vinternoon

 

Mixed by vinternoon at @103

Mastered by vinternoon at @103

 

Artwork by TNDR

Publishing by POCLANOS

In my dream


 

ffpp – In my dream

 

 

 

 

Credits
Composed By 박우정, 김남웅

Lyrics By 박우정

Arranged By 박우정, 김남웅

 

Strings Jake

Piano 송하균

Bass Noogi

 

Mixed By JKUN

Mastered By bk! at AB Room

 

Artwork By 김남웅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꿈이었지


 

소개글
꿈결 같은 목소리로 선사하는 드림 포크록 사운드

당신의 꿈틀거리는 상상력과 낭만을 채워줄 신설희의 세 번째 정규앨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꿈이었지’

 

01. 틈

02.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꿈이었지

03. 황혼

04. 나의 눈에 흐르는 지하수를 마셔요

05. How?

06. 색안경

07. 치마

08. Blue Song

09. Lamp

 

 

 

 

Credits

All Song&Words by Shin Seol Hee

Produced by Shin Seol Hee

Played by

Bass : Kim SeolRyeong

Guitar : Kim Jisoo

Guitar, Synthesizers, Sound Effects : Shin Seol Hee

Chorus : Shin Seol Hee

Mixed by Munkustraep, Shin Seol Hee

Mastered by Calbi / Fallone at Sterling Sound

 

M/V Director : Izaak Brandt & Will Pegna

M/V Movement Direction : Will Pegna

M/V Dop : Albert Graver

M/V Dancers : Gabriel Dunn & Zahra Van Nguyen

M/V Edit : Izaak Brandt

M/V Produced by IHB Films

 

Profile Photo : Lee Inwoo

Hair/Make Up : Yang Seonyoung

 

추억은 찌르르


 

소개글
아프게 내버려 둡시다.
 

 

 

Credits

Produced by 김영소영, 박소유

Composed by 김영소영

Lyrics by 김영소영

Arranged by 김영소영

Vocal by 김영소영

Acoustic Guitar by 김영소영

Rhythm by 김영소영

Vocal Directed by 박소유

Recorded by 김태호 @Groove N Balance Studio

Mixed by 박소유 @Lonely Planet

Mastered by 강승희 @Sonic Korea Mastering Seoul Forest Studio

 

제주에 가을이 오면


 

소개글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나는 제주에 와 있었다.
아무것도 계획된 건 없었지만, 모든 것이 순식간에 그저 짠하고 내 앞에서 벌어졌다.
신비롭지만, 동시에 자연스럽기도 한 이 벅찬 흐름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나의 제주는 전혀 특별할게 없었지만, 조용하고 아름답게 흘러갔다.그 공간과 그 순간 사이사이에서 나는 많은 생각과 많은 감정을 교차해가며,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3개월 동안 제주가 선물해 준 영감을 모두 표현하기엔 다소 무리겠지만, 당시의 마음을 떠올리며 천천히 적어보았다.

1년 만에 발매되는 나의 이번 ‘제주에 가을이 오면’ EP 앨범에선 그 순간의 기억들을 담기 위해 직접 녹음해둔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 빗소리, 발자국 소리 등을 고스란히 음악에 녹여보았다. 2023년 가을, 제주에서 지낸 한 청년의 감정 일기 정도로 생각해 주시고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 년이 흐른 뒤, 이번 앨범을 들으며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

 

 

 

 

Credits

When fall comes to Jeju

(Track 1,2,3,4,5)

 

Produced by Haze Moon

Composed by Haze Moon

Lyrics by Haze Moon

Arranged by Haze Moon

 

Vocal & Chorus – Haze Moon

Chorus Arranged by Haze Moon

Guitar – Haze Moon

Programming – Haze Moon

Track2 Featuring – P:UM

 

Mixed by Sloppyben

Mastered by Jinhoseong

 

Cover Artwork – Haze Moon

 

그저 그런 이별


 

이르다 (irda) [그저 그런 이별]

 

사랑에 갑작스러운 이별이란 없다.

한 겹씩 쌓이고 쌓인 나의 외로움이 사랑을 가리다 보면 어느 순간 희미해져 있다.

그 사랑을 부여잡으려 애쓰지만 이미 나와 너는 그곳에 없다.

그렇게 그저 그런 이별을 하고 만다.

 

 

 

Credits

 

Composed by 박채린, 천용희

Lyrics by 박채린, 천용희

Arranged by 이르다

 

Guitar by 이희수

Keyboard by 천용희

 

Recorded by 이윤서, 이기혁 @pondsound studios

Mixed by 김휘 @FatSounds studio

Mastered by 류경민 @JFS Mastering

Album art by 김진수 Justin Jinsoo Kim

 

나의 눈에 흐르는 지하수를 마셔요


 

마지막 정규 앨범 이후 약 6년만에 발표하는 신설희의 세 번째 앨범의 선공개곡!

‘나의 눈에 흐르는 지하수를 마셔요’

 

 

 

 

Credits
All Song & Words by 신설희

Produced by 신설희

 

Played by

Synth&Programming 신설희

Guitar 김지수

Bass 김설령

 

Mixed by Munkustraep

O


 

‘O(오)’는 싱어송라이터 김여명의 새로운 싱글 앨범이다. 남다른 호소력이 서린 여명의 목소리는 청자로 하여금 귀가 아닌 마음으로 선율을 따라가게 만든다. 그 서사의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닐는지. ‘O’의 단상을 옮기며 글을 줄인다.

 

안녕. 부쩍 겨울이 다가온 듯한 요즘이지.

꽤 춥다. 일을 나가는 새벽에는 특히.

그래, 어쩌면 이곳은 이미 겨울이다. 일을 마친 뒤 어디로도 가지 않고 시를 썼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말로는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없으니.

언젠가 내 시를 읽어줄 날이 올까. 그때의 넌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편지를 쓰는 동안 거리에 눈이 내린다. 함께 눈을 맞은 날도 있었다. 다시 그날의 눈이 내릴 때 우리의 동토가 녹게 되길.

 

창 밖 나리는 눈 사이로 언뜻 네가 서있는 듯하다. 잘 지냈냐는 물음은 너무 낡았으려나.

 

K.

 

Editor / 육형 @6floor__

 

 

 

 

Credits

 

Lyrics by 김여명, 가테

Composed by 김여명, wherechoi, 백선혁

Arranged by wherechoi

 

Vocal by 김여명

Vocal Melody by 김여명

Background Vocal by 가테

Guitar by 한승민, 백선혁

Synthesizer by 한승민

Drum by 한승민

 

Mixed by Jeff Ellis Worldwide at EastWest Studios

Mix Assistants by Trevor Taylor, Ivan Handwerk

Mastering by Dale Becker At Becker Mastering (Pasadena, CA)

Mastering Assistant by Brandon Hernandez, Katie Harvey, Noah McCorkle

 

아주 아주 오래 돼서야


 

소개글
약함을 고백하는 동심의 철학자

전유동의 음악을 듣는 일은 두 가지 종류의 감성적 준비를 요한다. 준비를 하거나 아예 하지 않거나. 말장난 같지만 일상에서 무수히 스치는 배경음악 듣듯 마음을 비운 채 무방비를 준비하거나 반대로 복잡한 생각을 고스란히 동반하는 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 자연스레 그의 세계에 온전히 함께할 수 있다. 혹은 그를 바라보는 세계와 내 세계를 견주어 볼 수 있다. 전유동의 노래가 유독 선명히 뇌리에 박힌 첫 순간을 기억한다. [인천의 포크 싱글 시리즈]로 기획한 ‘주안’(2019)을 아무런 준비 없이 들으며 노래의 풍경이 ‘들리는’ 경험을 했다. 노골적으로 삽입한 실제 전철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그보다 선명하게 타닥타닥 흔들리는 노래 화자의 연약한 마음과 전차의 소리가, 움직임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즈음 함께 대화를 나눴던 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은 그런 전유동이 앨범을 만든다고 했다. 기타 연주를 잘하고, 노래를 참 잘하는 음악가라 덧붙였다. 그렇게 1집 [관찰자로서의 숲](2020)이 발매한 후 올해 2집 [나는 그걸 사랑이라 불러 자주 안 쓰는 말이지만]이 나오기까지 한동안 전유동은 (남들이 잘 노래하지 않는) 새와 자연을 노래하는 새 관찰자, 자연 예찬가로 불리거나 인식되기도 했다.

흐트러짐 없이 깔끔한 기타 톤과 스트로크는 곱고 정갈한 그의 목소리와 닮았다. 동시에 가사의 소재가 독특하고, 문장에 리듬감이 있다. 다양한 새는 물론, 벌레(‘무당벌레’(2020))와 공룡(‘디스폴로도쿠스’), 나무(‘은행나무’(2021))와 채소(‘토마토’(2023))를 때로는 절묘하게, 때로는 아무 상관 없이 지금 내 심정과 연결 짓는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기도 하다. 전유동이 실제로 애정을 담고 일상의 순간마다 정밀하게 관찰하고 관심을 보이는 신선한 소재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노래를 짓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주제의 방향과 사운드가 확장을 거듭한다. 곧으면서도 유연한 태도가 유지된다. 그의 음악은 다루고 있는 소재와 감성처럼 세밀한 정경과 마음의 깊이를 잘 들여다보는 동심의 시(poem)이기도 하지만, 사유의 팔을 뻗어 그늘에 가린 부분을 담백하게 걷어내고 희망을 품는 동심의 철학이기도 하다. 순간을 세심하게 들여다봄에 따라 시야를 넓히고, 그러면서도 쉽게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전유동표 음악의 태도를 난 좋아한다.

첫 곡 ‘떠날 채비를 해요(앞전와류)’ 전까지 나는 ‘앞전와류’라는 단어를 딱 한 번 들어본 적 있다. 의미를 잘 기억하지도, 지금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 준비하는 심정으로 노래를 듣기 전 앞전와류를 먼저 검색해 봤다. 대표적으로 호박벌과 같은 곤충이 하늘을 비행하는 원리라고 한다. 새가 날갯짓을 하는 것과 거의 반대 수준의 역학 원리를 갖고 있어 무척이나 비효율적인 구조다. 그래서 훨씬 많은 날갯짓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앞전와류를 둘러싼 이야기를 노래의 가사와 비교해 보는 순간 다소 경건해졌다. 앞전와류의 개념과 가사의 힘겨운 다짐이 어떠한 은유로 우리 생의 순간들과 연결되는지 연상된 까닭이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아니 개념의 실제와 마찬가지로 노래는 긍정적이고, 덤덤하다. 이 곡에 특별히 쓰인 휘슬 소리가 이 노래의 치열하지만 힘찬 비행을 묘사하고 응원한다. 첫 곡의 기조는 계속해서 유지된다. ‘이어진 문장(좁은 입)’의 경우 아픈 상처를 누르고 확인하며, 다소 쓸쓸하고 비장하게 “그대의 의미가 다치지 않게” 비를 기다리지만, 노래가 품고 있는 건 계속해서 나아가는 전진의 무드다. 화자의 가족사가 하루 일기, 초단편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왜관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무뚝뚝한 아버지”의 표정이 마치 기차가 실제 목적지에 거의 당도하듯 종반에 이르러 느려지는 템포와 함께 오늘날 “예전에 없던” 모습으로 반전되며 미지근하던 이야기의 온도를 확연하게 뒤바꾼다. 마지막 곡 ‘둥글게 둥글게 굴러가는 나’는 앞서 인상적이었던 태도가 집약해 있다. 연주에 쓰인 멜로트론의 투박하면서도 영롱한 울림처럼, 네모난 모습으로 툭탁대고 마모되며 어디로도 가는지 모른 채 굴러가지만, 그건 불행이나 저주가 아니라 나와 우리의 춤일 따름이다.

흔히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라고 알려진 격언은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은 것을 이긴다.’라는 노자의 전언에서 비롯됐다. 기타 포크가 나아갈 수 있는 전형적인 어쿠스틱 발라드, 포크록에서 출발해 이젠 가요와 포크, 팝과 록 사운드를 중심으로 어떤 소재와 사운드든 다루는 그의 시각과 노래는 여전히 부드러움을 담보한다. 한편으로 이번 EP [아주 아주 오래 돼서야]를 통해 모처럼 그의 약함을 보았다. 전유동의 능숙한 고백의 현장을 다시 감탄하며 바라봤다. 자신이 얼마나 연약하고 부끄러운지. 그런데도 그로부터 피어나는 두려움과 불안, 우울과 지질한 일상에 마냥 잠식하지 않고 어떻게 자기의 자연을 일구어 가는지. 1집에서 천용성은 그가 숲 지기인 숲 자체가 되고자 한다 했다. 2집에서 평론가 김윤하는 그가 이제 자연 속에서 노래한다고 했다. 전유동의 숲과 자연은 시시때때로 우리를 괴롭히는, 단순한 약육강식의 세계는 아닐 거다.

– 정병욱 /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Composed & Lyrics by 전유동
Arranged by 전유동
박재준, 복다진, 송현우 (1, 2, 4)
Vocal 전유동
Chorus 전유동
Acoustic Guitar 전유동Electric Guitar 전유동 (3)

Bass 송현우 (1, 2, 4)

Drum 박재준 (1, 2, 4)

Piano 복다진 (1, 2, 4)

Mellotron 복다진 (4)

Whishle 최힘찬 (1)

Percussion – 전유동 (3)

MIDI Programming 전유동

 

Recorded / Mixed by 인천음악창작소

Mastered by 강승희 @소닉코리아

Production or Support by 인천음악창작소

 

 

Brachio


 

Darin New Single [Brachio]

 

1. Mer

지난날 모든 슬픔과 사랑은 우리가 서로에게 도착하기 위해 태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다처럼 한없이 깊은 사랑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 노래했습니다.

 

2. Brachio

먼 과거를 상상하듯이, 나는 잠시 고요하게 당신 만을 생각합니다.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내달리는 마음. 이 마음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인가요?

 

 

 

 

Credits
01 Mer

 

Composed & Lyrics by 다린

Arranged by 다린

 

Piano | 다린

Synth | 다린

BGV | 다린

Midi Programming | 다린

A.Guitar | 강건후

E.Guitar | 강건후

Bass | 박규태

Violin | 박규태

 

02 Brachio

 

Composed & Lyrics by 다린

Arranged by 다린

 

Piano | 황순규

E.Guitar | 강건후

Midi Programming | 다린

BGV | 다린

 

 

Recorded

이재명 @JMstudio

남동훈

강건후 @Lighthouse

 

Mixed & Mastered | 곽동준

 

Artwork | 혜빈 (@hy3b1n)

 

 

Executive Producer | January

Producer | 다린

A&R team leader | 신지원

A&R | 감동호

Publishing | poclanos

새로 쓴 일기


 

 

소개글
2023년 10월 26일

오늘의 계획은 이랬다. 로 시작하는 일기를 쓰고 싶었는데, 계획 없는 하루를 살아서 쓰지 못하게 되었다.

아침에 지영과 아림의 집에서 일어났다. 옷을 갈아입고 문을 나서는데 지영과 아림이 안방에 누워 똑같은 각도로 손을 흔들어서 귀여웠다. 예인이 나를 깨우겠다고 전화를 다섯 통이나 했다. 그런데 취침 모드 설정을 해놔서 전화가 울리지 않았고, 집 가는 버스에서야 그걸 알았다. 예인에게 아까 일어났다고,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다. 밥을 꼭 챙겨 먹으라는 답장이 왔다. 집에 가니 할머니가 끓여 놓은 콩나물국이 있었다. 본가에 돌아온 이후에는 식탁에 항상 먹을 게 있는 것 같다. 밥을 한술 떠서 국에 적셔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는 인스타그램 검색 탭을 스크롤 했다. 재벌을 사칭한 사람에 대한 뉴스, 어딘가 과장되어 있어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춤을 추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피드를 채웠다. 누군가의 성별이 사실은 보이는 것과 달랐더라, 어떤 드라마의 배우 등장 씬이 역대급이더라, 요즘 공무원 실수령액이 얼마라더라 하는 기사들을 보았다. 그래서 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판단하게 된다. 사실은 드라마를 보지도 않았으면서, 누구의 등장 씬이 역대급이었나 보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이런 게 싫다. 검색 탭에 뜨는 피드들은 다 알고리즘에 의한 거라고 하던데, 알고리즘은 믿을 게 하나도 못 된다. 내가 진짜 보고싶은 게 무엇인지, 알고리즘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서 피드를 새로고침했다. 내 머릿속을 별 것 아닌 생각들로 마취하고 있었다. 그러다 인스타그램 이용 가능 시간이 끝났다. 스크린 타임 모드가 켜지고, 나는 어플 밖으로 튕겨 나갔다. 이건 작년쯤 설정해 놓은 기능이다. 더이상 알고싶지 않은 소식을 알게 되고 싶지 않아 2시간 이상 SNS를 켜 놓으면 강제 종료되는 기능을 켜 놓았다. 비밀번호를 알면 해제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에 도하에게 비밀번호를 대신 설정해달라고 했었다. 사실 ‘15분만 더’ 버튼을 누르면 다시 어플로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SNS 줄이기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플이 강제 종료될 때 가끔 되새기게 된다. 언젠가 내가 SNS를 줄이고 싶어 했다는 걸. 알고리즘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그렇지만 나는 ‘15분만 더’ 버튼을 몇 번 더 눌렀고, 밥을 다 먹고 샤워할 때가 돼서야 휴대폰을 놓았다.

요 며칠 유명 인사가 된 기분이었다. 새로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얘기 많이 들었어요’ 혹은 ‘~에서 봤어요’ 하며 말을 걸어왔다. 얼굴 모르는 사람들이 내가 기억하지도 못했던 나의 행동들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저녁을 먹다가 몇 년 전 도하와 함께했던 콘서트에서 내가 무언가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는데(그 무언가가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도하가 그 얘길 들으며 훌쩍였더라고(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말을 들었다. 어떤 사람은 책에서 읽었다며, 도하와 내가 2018년 가을에 학교 5층 정수기 앞에서 나눴던 대화를 읊었다. 어떻게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기억할까? 또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어떤 사람은 몇 년 전부터 내가 참 궁금했다고,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했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나를 알고 있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칭찬받은 어린애처럼 우쭐해졌다. 내가 도하의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24살 손서정은 그 어린애의 존재가 절망스러웠다. 그리고 손서정은 계속해서 올이 풀리는 실밥처럼 마음이 튿어졌다. 내가 혐오하는 사람과 나는 별다를 것 없는 사람이구나.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이구나. 도하는 내 20대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중요한 건 이건데. 나는 내 인생의 한 시즌이 종료되었다는 걸 안다. 문장이 또 다른 문장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는 이번에 릴리즈할 신곡 마스터 버전을 들었다. 타이틀곡을 들을 때마다 목에서부터 명치까지 얇게 깨진 유리로 베는 기분이었다. 타이틀곡은 도하에게 준 곡이었다. 존 레논의 Imagine을 들었다. 도하가 타이틀곡을 듣고 써준 산문에 등장하는 노래다. 그 글은 기막히게 좋다. SF와 롯데리아가 뒤섞인, 사랑스러운 글이다. 나는 차도하가 지금보다 더, 엄청나게 유명한 시인이 되고, 부자가 되어서 나에게 비싼 밥을 자주 사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고는 할머니가 되어서, 언젠가는 같이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밥을 하고 도하가 빨래를 하고.

강성은 선생님의 문자가 왔다. 정말 원했던 것은 잘 살아내는 것이었을 거라고 했다. ‘정말 원했던 것은 잘 살아내는 것’, 세상에 단 한 가지 집중해야 할 것이 있다면 이것일 거다. 전시 준비를 하러 가면서도 그 생각을 했다. ‘정말 원했던 것은 잘 살아내는 것.’ 걸음을 내딛기 힘들 때마다 이 생각을 했다. 쏟아지는 마음에 말로 둑을 세웠다. 일기를 쓰는 건 괴롭다. 되새기는 일은 겪었던 기쁨도 슬픔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엔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더 많다. 슬픈 일은 흔적이 깊다. 나에게 ‘일기를 쓴다’라는 건, 매일의 일을 정갈하게 기록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듯하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다고 정의하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 그냥 이렇게 마음속에서 분해되다 만 과거가 글자로 덩어리져 있다. 날짜는 포장지다. 시간도 포장지다. 나는 언제고 일기를 쓸 때면 2023년 10월 20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한 달 후가 되었든, 일 년 후가 되었든, 십 년 후가 되었든.

이번 EP <새로 쓴 일기>는 지난 몇 년간 적은 일기를 재료로 만들어졌다. 매일 일기를 쓰지는 않았지만, 쓰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날들이 있었다. 덴마크 시골 마을에 혼자 떨어졌던 첫날, 대기 오염이 심해 알레르기로 온몸이 부었을 때, 엄마가 응급실에 갔을 때, 망원한강공원에서 하늘을 보며 누워있던 밤. 이외에도 많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들을 일단 글로 담아놓고 시간이 지나면 부유물들이 가라앉아 어떤 앙금 같은 게 보인다. 그 앙금을 잘 빚으면 내가 그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일기도 새로 쓸 수 있는 날이 올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새로 쓰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묻어두고 싶은 일기도 있다. 그럼에도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말을 붙잡아 보고 싶다. *E-055 상태가 전제되어야 E6-1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차도하의 산문 <어떤 이야기>에서 등장한 물리•화학적 상태

—————

가장 사적인 저항, 손서정의 첫 EP <새로 쓴 일기>

 

<새로 쓴 일기>는 김선오, 김연덕, 김연지, 차도하 4인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각 수록곡을 듣고 집필한 산문 4편, 그리고 가사집으로 구성된 피지컬 앨범책과 함께 발매된다. 앨범책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Credits

 

*노래들 SONGS

 

작곡, 작사 손서정

All songs are composed by Seojung Son

All lyrics are written by Seojung Son

프로듀싱 서건호

Produced by Gunho Seo

편곡 손서정, 서건호

Arranged by Seojung Son, Gunho Seo

녹음 김정민 @스튜디오완성(기타, 베이스)/최성준@아크스튜디오(드럼)/손서정@서정 집,백원굴(보컬)

Recorded by Jungmin Kim @Studio Wansung(Guitar&Bass), Sungjun Choi @Studio ARK(Drum), Seojung Son @Seojung Home, 100won Cave (Vocal)

믹싱 김정민

Mixed by Jungmin Kim @studiowansung

마스터링 김정민

Mastered by Jungmin Kim @studiowansung

음원유통 포크라노스

Published by POCLANOS

 

 

*연주 Performed by

 

손서정 Seojung Son

Vocal(1,2,3,4,5)/Chorus(1,2,3,4,5)/Acoustic Guitar(5)/Electric Guitar(1)/Keys(1,4)

서건호 Gunho Seo

Acoustic Guitar(1,2,4)/Classic Guitar(3)/Keys(1,2,3,4)

김정민 Jungmin Kim

Bass(2,4)

이설 Seol Lee

Drum(2,4)

 

 

*앨범책 PHYSICAL

 

디자인 인현진

Designed by Hyunjin In

사진 유연

Photography by yuyeon

작업노트 손서정

Scribbled by Seojung Son

산문 김연덕(1), 차도하(2), 김선오(3), 김연지(4)

Essay Written by Yeondeok Kim(1), Doha Cha(2), Sono Kim(3), Yeonji Kim(4)

 

 

*뮤직 비디오 Music Video

 

꼬리를 문 뱀 Snakebites

제작 손서정, 유연

Presented by Seojung Son, yuyeon

도움 Fang Chou, YaoJie Yu

Thanks to Fang Chou, YaoJie Yu

 

 

*앨범아트 Album Art

 

디자인 인현진

Designed by Hyunjin In

사진 유연

Photography by yuyeon

 

 

*프로필 Profile

사진 곽예인

Photography by Yein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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