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r Things


 

너의 죽음에는 아무도 관심 없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진 것은 너의 죽음을 대하는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비칠까였다. 누군가는 눈물을, 누군가는 너와의 부스러기 같은 추억을 떠벌리며, 누군가는 부조금을 모아서 내자며 서로가 서로에게 비명을 질렀다. 그 비명을 너는 살아생전들은 적이 없을 것이다. 너는 비명을 지르는 쪽이었을 테니까. 사람들은 한참을 비명을 지르다가 이제 잠잠해지고 그 조용한 틈 사이는 작은 소리들로 채워진다. 길고양이가 쓰레기 봉지를 뒤지는 거 같은 그 소리들로 말이다.

너는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무도 모르는 노래라기보단, 아무도 모르게 노래하는 사람을 좋아한 거 같다. 언젠가 한번 내가 너에게 물은 적이 있다. ’무슨 노래 듣냐?‘ 말은 툭 튀어나오게 들리지만 어디 한 곳 가시 없는 말투로 말했다. ‘유명한 노래는 아니야’ 네가 말했다. ’좀 들어보자’ 하고 강압적으로 이어폰 한쪽을 내 귀로 끌어왔다. 너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양볼이 발갛게 변했다. ‘뭐 이런 노래를 듣냐’ 듣는 도중 내가 말했다. ‘난 이런 거만 들어’ 네가 말했다. ‘아무도 찾지 않은 노래만 들어’ 네가 말했다.

넌 늘 조용했다. 단순하게 말이 없어 조용했다기보단 분위기가 조용했다. 하지만 유독 너의 주변의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이 있었다. 내가 툭 던진 말에 대답하는 너는 양볼이 발갛게 변하면서도 총명한 눈을 하고 있었다. 마치 숨겨져 있는 보물을 말하는 사람 같았다. 숨겨져 있어 아무도 찾을 수 없지만 진짜 존재한다고 믿는 그런 눈을 말이다. 난 그 눈을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너의 죽음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네가 듣는 노래처럼.

 

 

Credits

 

1. Look Back

Composed, Lyrics, Arranged by mcboil

Chorus by vhilip, Kaeun, mcboil

Vocal, Guitar, Bass, Synth, Drum, Programming by mcboil

Recording by mcboil

Vocal direct by Kaeun

Mixed & Mastered by mcboil

 

2. Poor Things

Composed, Lyrics, Arranged by mcboil

Vocal, Guitar, Bass, Synth, Drum, Programming by mcboil

Recording by mcboil

English teacher by 은서

Mixed & Mastered by mcboil

[MV]Performed by P3luckiest

Direct Dop just2s_

Edit just2s_, mcboil

Art HONDA, Hw@nR0ck

 

Cover Artwork by 수 빈

 

태평가


 

HAEPAARY [태평가]

 

‘태평가’는 HAEPAARY(해파리)가 가진 전통음악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곡이다. 이 곡은 우리나라 전통 가곡 가운데 여성과 남성이 함께 노래하는 유일한 곡인 ‘태평가’를 재전유한다. 남창가곡과 여창가곡을 구분하는 각각의 창법을 하나의 신체에 뒤섞는 방식으로 원곡에 대한 해석을 출발했다. 미니멀한 사운드는 이 보컬 방식을 보다 선명하게 하는 동시에 태평가 속에 숨은 장단을 비트로 이끌어내고 있다. 2024년 싱글 5부작의 마지막 곡 ‘태평가’는 HAEPAARY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곡 중 하나가 될 것이다.

 

Credits
Produced by 해파리 HAEPAARY

Composed by 해파리 HAEPAARY

Arranged by 최혜원 Choi Hyewon

Mixed by 조성빈 Jo Seongbin

Mastered by 박경선 Park Gyeongseon @Boost Knob

Artwork by 양민영 Yang Minyoung

M/V Film by 송민정 Song Min Jung

 

Persona


 

사랑스럽고 싶어요.

 

Credits
Produced by 산사, 인챈터

Lyrics by 산사

Composed by 산사, 이원우

Arranged by 이원우, 산사

Session performed by 이원우 (Violin by 류아영)

Recorded by 인챈터

Mixed by 인챈터

Mastered by bk! at AB Room

 

러너스 하이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움직여진 마음으로 소리를 선택한다.

음악은 이러한 관계 속에서 무한정 반복된다.

 

Credits
Produced by Brian Shin

All Tracks Composed by Brian Shin

Composed by RAINBOW99 (Track 7, 11)

All Tracks Arranged by Brian Shin

Arranged by RAINBOW99 (Track 7, 11)

Mixed by Brian Shin

Mastered by Brian Shin

Artwork Designed by Brian Shin

 

온도


 

내가 더 뭘 어쩔까, 다 잊혀질거야.

 

 

Credits
Produced by 이지성

Composed by Jaering44

Written by Jaering44

Arranged by Jaering44, 김경민, 이지성

 

Vocal by 김경민

E.Guitar by Jaering44

A.Guitar by 이지성

Bass by Jaering44

Piano by Jaering44

Drum by 이동수

 

Vocal, Drum Recorded by 이지성 at Warmfish Label

Guitar, Bass Recorded by Jaering44 at 44society

Mix & Mastered by 이지성

 

Album Artwork by 황유윤

 

Management by Warmfish Label

Publishing by POCLANOS

 

더 나를 아프게 해도 괜찮아


 

루아멜(LUAMEL) – 더 나를 아프게 해도 괜찮아

 

 

Credits
 

[Credit]

 

작사 | 손휘준

작곡 | 루아멜(LUAMEL)

편곡 | 루아멜(LUAMEL)

 

보컬/신디사이저 | 손휘준

드럼 | 탁영수

기타 | 허경철

기타 | 강용혁 (Luke Kang)

베이스 | 최석준

 

 

드럼, 보컬 레코딩 | JM Studio (이재명) @jmstudio_recording

기타, 베이스 레코딩 | 허선생스튜디오 (허경철) @heo_krantz

 

앨범 커버 | 손휘준

 

Mix | 강용혁 (Luke Kang) @lukeyhkang

Master | JM Studio (이재명) @jmstudio_recording

 

From SH_Point 24


 

모든 것은 사랑으로부터

 

1- Let’s Love

치유의 사랑을 하자, 너와 나 단둘이서

From the world

 

2- Celestial Cradle

Starlight Lullaby

From echo

 

3- 3M

Message, Memory, Moment

From us

 

4- 나를 떠나지 말아요

From childhood

 

Credits
01. LL

Lyrics by 신수환,SiAN

Composed by 신수환,SiAN

Arranged by 신수환,SiAN

 

02. CC

Lyrics by 신수환,SiAN

Composed by 신수환,SiAN

Arranged by 신수환,SiAN

 

03. 3M

Lyrics by 신수환,SiAN

Composed by 신수환,SiAN

Arranged by 신수환,SiAN

 

04. 나를 떠나지 말아요

Lyrics 신수환,SiAN

Composed by 신수환,SiAN

Arranged by 신수환,SiAN

 

Recorded by 신수환,SiAN

Mixed by 신수환,SiAN

Mastered by Austin Doque @ FAB STUDIO

Artwork & Design by 이상현

 

구원


 

묵묵히 성실한 프로듀서 동찬과 피아니스트 정민지의

소박한 ‘고양이’ 9주년 기념식 <구원>

 

2015년 발매된 영기획의 3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3 Little Wacks>의 수록곡 순서를 정하던 때가 기억난다. <3 Little Wacks>는 당시 영기획 아티스트의 창작곡으로 팝적인 스타일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의 정수를 담은 곡까지 순서대로 들을 수 있는 콘셉트 앨범으로 기획됐다. 다양한 결을 가진 앨범인 만큼 관문이 될 첫 곡을 정하는 데 많은 고민이 들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심 끝에 동찬의 ‘고양이’를 첫 곡으로 배치한 건 앨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곡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신비로운 신시사이저 사운드 그리고 묵직한 다운 템포 비트로 ‘고양이’는 컴필레이션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고양이’와 <3 Little Wacks>는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9년이 지났다. 동찬은 자신의 이름으로 두 장의 정규 앨범 <안개>와 <활동> 그리고 EP <태양 같은 달>을 발표했고 덥인베인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 FFRD로도 두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묵묵하고 성실하게 디스코그래피를 채운 중견 아티스트가 됐달까. 여기서 한 번쯤 자신의 출발점을 회고해봐도 좋을 것이다. ‘고양이’가 수록된 세 곡짜리 싱글 <구원>의 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음악의 방향성은 그가 음악 커리어 초기 커널스트립이라는 이름으로 해왔던 피아노 앰비언트로 잡았다. 전과 같은 방식을 반복하지 않고 싶어 직접 피아노를 치는 대신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밴드에서 멤버로 활약하는 피아니스트 정민지와 함께했다. 그가 처음 클래식 공부를 하던 때처럼 악보를 만들어 건네고 그에 맞춰 정민지가 연주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양이’의 2024년 버전. 보컬 산희가 피쳐링한 곡 ‘구원’ 그리고 동찬이 만든 비트에 정민지가 즉흥으로 연주한 ‘486958 아로코트 71.50 (Rough Ver.)’이 완성됐다.

 

<구원>의 작업 노트에 동찬은 ‘달리던 길을 멈추고 잠시 쉬는 느낌. 앞으로 가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기간’이라는 문장을 적었다. 쉬어 가는 순간에도 쉬기보다 쉬어가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는 그를 보며 참 동찹답다고 생각했다. ‘고양이’가 발표되었던 때는 영기획도 처음으로 일렉트로닉 음악 신을 넘어 많은 이에게 사랑받은 특별한 해였다. 갑자기 전보다 일의 규모가 커진 탓에 나는 처음으로 번아웃을 겪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 때문인지 이후에는 거창한 기념식은 만들지 못했다. <구원>을 들으며 힘들었지만 여러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던 그때의 순간을 떠올려 본다. ’고양이’와 그때의 공기를 기억하는 이라면 작고 소박한 우리의 9주년 기념식을 함께 해주기를.

 

– 하박국 HAVAQQUQ (영기획 YOUNG,GIFTED&WACK Records 대표)

 

Credits
Written by 동찬 Dongchan @dongchan_official

Piano by 정민지 Jeong Minji @minji_j_p

Featured by 산희 Sannie @sannhielize

Mixed by 동찬 Dongchan @dongchan_official

Mastered by Kim Kate / Mad Flux Audio @Unohee @Madfluxaudio

Cover Design by Jaekook Han / Studio EEXX @peace_and.groove @studioeexx

Executive Produced by 하박국 HAVAQQUQ / 영기획 YOUNG,GIFTED&WACK @HAVAQQUQ @YOUNGGIFTEDWACK

 

Ordeal


 

시련과 아픔, 그 속에서 피어난 필연

ANDOR(앤드오어) ‘Ordeal’

 

성지환(보컬, 기타), 이요셉(기타), 정영재(베이스) 그리고 강필복(드럼)으로 이루어진, 해소하지 못한 어두운 감정과 내면을 이야기하는 4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 ANDOR(앤드오어)가 선공개 곡 ‘Somehow’를 포함해 총 다섯 곡이 수록된 두 번째 EP ‘Ordeal’을 발매한다. 2018년 싱글 ‘Golden Bridge’로 데뷔 후 한 개의 EP와 세 개의 싱글을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간 그들은 여러 경연 및 매체를 통해 꾸준히 본인들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왔다.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 보는 행위는 필연히 큰 용기와 회피하지 않을 다짐을 필요로 한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움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하나의 묘수로 받아들여지는 세태에서 자신들의 어두운 감정과 그 속의 우울을 의연하게 세상에 선보인 ANDOR(앤드오어)의 정체성은 역설적으로 ‘희망’ 그 자체였다.

 

그들의 정수라고 불리우던 곡을 모아 선보일 두 번째 EP ‘Ordeal’은 시련과 아픔,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여러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풀어낸다. 연인의 이별, 개인의 좌절 등 여러 서사를 담아낸 다섯 곡 중 활(‘Arrow’)을 쏘는(‘3’) 큐피드(‘Cupid’)를 각각 1, 2, 3번 트랙에 배치하여 연결해 듣는 재미를 더했고, 담아낸 감정의 폭이 가장 큰 ‘Keep your voice down’은 그다음 순서인 4번 트랙에 자리잡아 격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마지막 5번 트랙 ‘Somehow’는 “이젠 이곳을 떠나자”라고 반복하는 자기 암시를 통해 앞에서 겪었던 모든 시련들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후, 고조된 감정을 하강시키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2023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루키즈 온 더 부락’ 우승, 경기콘텐츠진흥원 ‘인디스땅스2023(INDIESTANC2023)’ TOP 8에 선정되며 본인들이 품고 있던 깊은 감정의 가능성을 엿본 ANDOR(앤드오어)는 이번 EP ‘Ordeal’을 통해 성장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부딪혀야만 할 새롭고, 커다랄 변곡점 위에 기꺼이 스스로를 위치시키고자 한다. 오랜 기간의 숙고 끝에 선보이는 ‘Arrow’, ‘3’, ‘Cupid’, ‘Keep your voice down’ 그리고 마지막 ‘Somehow’까지의 다섯 곡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ANDOR(앤드오어)가 앞으로 그려나갈 또 다른 미래를 부푼 마음으로 기대할 수 있게 이끌길 바란다.

 

Credits
1. Arrow

 

Composed by ANDOR

Arranged by ANDOR

 

Vocal by Jiwhan Sung

Guitar by Yoseph Yi

Bass by Yeongjae Jung

Drum by Pilbok Kang

 

2. 3

 

Composed by ANDOR

Arranged by ANDOR

 

Vocal by Jiwhan Sung

Guitar by Yoseph Yi

Bass by Yeongjae Jung

Drum by Pilbok Kang

 

3. Cupid

 

Composed by ANDOR

Written by Jiwhan Sung

Arranged by ANDOR

 

Vocal by Jiwhan Sung

Guitar by Yoseph Yi

Bass by Yeongjae Jung

Drum by Pilbok Kang

 

4. Keep your voice down

 

Composed by Jiwhan Sung

Written by Jiwhan Sung

Arranged by ANDOR

 

Vocal by Jiwhan Sung

Guitar by Yoseph Yi

Bass by Yeongjae Jung

Drum by Pilbok Kang

 

5. Somehow

 

Composed by Jiwhan Sung

Written by Jiwhan Sung

Arranged by ANDOR

 

Vocal by Jiwhan Sung

Guitar by Yoseph Yi

Acoustic Piano by Yeongjae Jung

Bass by Yeongjae Jung

Drum by Pilbok Kang

 

 

Mixed by Sanghyun Cho (M.O.L. studio)

 

Recorded by Hyeseok Oh (M.O.L. studio), Jiwhan Sung, Yoseph Yi

 

Mastered by Francis Jihoon Seong (JFS Mastering studio)

 

Artwork by Changwhan Sung

 

Album Designed by Jiwhan Sung

 

Photo by Changwhan Sung

 

Liner note, A&R by A

 

Distributed by POCLANOS

Monsoon


 

자연의 시간이 인간을 노래하는 방식

 

음악을 듣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반대로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 앨범에서 자신을 세상에 처음 소개한 BRWN(브라운)은 이번 앨범에서 자기 음악 정체성과 삶의 서사를 매우 선명하게 드러낸다. [Monsoon]은 ‘계절풍’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일정한 주기에 따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자연 현상을 끌어들여, 아티스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것의 점진적인 변화가 상징하는 인간 삶 전체의 순환을 그리는 앨범이다. 이따금 쓰는 표현처럼 브라운이 만든 ‘세계’다. 다만 여기에는 필요한 게 전부 있다. 누군가 그에 빠져들기에 충분할 만큼 크고 확고한 세계관, 세계관이 담길 공간을 꼼꼼히 완성하는 사운드 디자인, 공간을 순차적인 흐름에 따라 채우는 서사까지. 마치 때가 되어 천천히 발을 옮기듯 한음 한음 건반을 짚은 첫 곡 ‘흙’의 인트로를 따라가면, 처음의 선택, 상황과 상관없이 어느새 그가 만든 세상에 동의하고 동화하는 나를 발견한다.

 

브라운은 동시대 R&B를 세련되게 소화하는 보컬리스트로 경력을 출발했다. 하지만 2집 [Monsoon]은 특정 장르의 스타일과 뉘앙스에 매이지 않는 얼터너티브 팝에 가깝다. 보컬 역시 악기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것 너머 때로는 아예 앰비언트 사운드 효과처럼 기능한다. 음악이 시작되며 거대한 자연 풍광이 곧장 펼쳐진다. 멀리 있는 풍경인 줄 알았던 세계는 브라운의 목소리가 등장함과 함께 가까이 머무는 숨결처럼 다가서고, 그가 대기(atmosphere)에 담은 철학과 서사, 미세한 온도와 감정이 활자 대신 소리를 아로새긴 장편소설 페이지를 넘길 때처럼 차분하게 스며든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티스트와 청자 개인이기도, 그들을 둘러싼 대자연 자체이기도, 그것의 태동과 생장, 소멸을 전부 담은 보편 서사이기도 하다. 이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정형화된 구성, 인위적인 반복 및 흐름을 피하고, 필요한 감각을 차례대로 채우고, 비우고, 전환하는 방식을 취했다.

 

계절풍(monsoon)은 자연이 숨 쉬는 방식이자, 우리가 사는 생태계가 주고받는 약속이다. 계절마다 방향을 바꿔 바람 타고 흐르는 온도와 습도, 생명의 씨앗과 변화 가능성은 천천히 정해진 목적지에 닿는다. 이 여정은 속도나 일시적인 경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매번 같은 시간의 무게를 견디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끝내 이루어낸다. 이 앨범은 목적과 방향을 다룬다. 수록곡의 가사들은 구체적인 사건 대신 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땅, 물, 사막, 모래, 바람, 언덕. 흩어진 단어들이 자연의 이미지를 직접 그리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자주 언급되는 건 화자의 정서와 그가 처한 현실의 파편이다. 슬픔과 기쁨, 외로움과 아픔, 무감정과 분노, 그리움, 다시 피어나는 감정들. 풍경과 상반된 정서들을 한 세계에 아우르는 조화로운 연출에 따라,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방향성을 따라 이야기가 완성된다. 네 번째 트랙 ‘착각’에서 앨범 내 유일한 피처링 진으로 참여한 잠비나이의 심은용이 덧댄 거문고 연주가, 아홉 번째와 열 번째 트랙에 서브타이틀과 메인타이틀을 배치한 브라운이 우직한 스토리텔링이, 앨범에 무척 잘 어우러지는 건 그 까닭이다.

 

생의 단면이 칙칙한 흑백의 빛깔로 보이는 순간이 있다. 흔히 그 속에서 간과하는 것은 무채색에도 다채로운 스펙트럼이 있으며, 어둠과 빛, 흑백과 유채색의 시간은 언제나 서로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 곡이자 타이틀인 ‘춤’은 주로 사운드스케이프가 먼저 들리는 앞선 트랙들과 다르게 시작부터 브라운의 목소리와 선율 뚜렷한 노래가 돋보인다. 행복의 의미를 물으며 출발한 가사는 초라해 보이는 일상 속 켜켜이 의미를 덧대며 불안과 슬픔을 지워간다. 장면이 전환되고 리듬이 덧칠되며 짤막한 질문은 영원한 춤이 된다. 음악을 듣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Monsoon]은 한 아티스트가 오랜 관찰과 깊은 사유를 거쳐 완성한 모처럼의 관조(觀照)의 가치와 미학을, 자연과 인간의 순환 주기라는 거대한 서사를 한 앨범에 압축해서 들려준다. 이 글을 위해 이미 여러 차례 들은 이 앨범을, 한동안 계절 찾아오듯 꺼내 들을 것 같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

 

Credits
[Track Credit]01. 흙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Arranged by BRWN, offblack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Drum by HAD

Piano by offblack

02. Suspiria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BAU
Arranged by BRWN, BAU, yed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Piano by yed, BAU
Synth by BAU

03. 흐노니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offblack
Arranged by BRWN, offblack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Synth by offblack

04. 착각 (Feat. 심은용 of Jambinai / Geomungo)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offblack, Eunyong Sim
Arranged by BRWN, offblack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Geomungo by Eunyong Sim

Piano by offblack

05. 그늘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BAU
Arranged by BRWN, BAU, coordinate, yed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Piano by yed, BAU

Synth by BAU

String by coordinate

06. Monsoon
Composed by BRWN, coordinate
Arranged by BRWN, coordinate

Chorus by BRWN

Synth by coordinate

07. 곳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NOD, 김기산
Arranged by NOD, 김기산, BRWN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Synth by NOD

String by 김기산

08. 대답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coordinate
Arranged by BRWN, coordinate, yed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Piano by yed, coordinate

Synth by coordinate

09. 언덕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coordinate
Arranged by BRWN, coordinate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Synth by coordinate

10. 춤
Lyrics by BRWN
Composed by BRWN, coordinate
Arranged by BRWN, coordinate

 

Vocal by BRWN
Chorus by BRWN

Synth by coordinate

[Album Credit]

Based on a concept by BRWN
Executive Producer by BRWN
Production / A&R by JRMUSIC
Mixed by HAD at wormzvilla studio
Mastered by HAD at wormzvilla studio
Artwork by Kyungin Na (@nagangsta)

물거품


 

본질을 노래하는 음유시인(吟遊詩人)

나비연 [물거품]

 

*

일어나고 사라진다

일어나고 사라진다

우리 지금 여기 일어나있지만

언젠가 사라진다

*

우리는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존재이니

사라지기 전에 여기 있을 때 사랑하자는

삶의 본질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

모두 언젠가 사라진다는 진리,

일어나고 사라지는 명백한 순환의 진리,

 

그래서 더욱 귀한 지금 이 순간,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노래한다.

*

노래와 기타의 생생한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파동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원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했다.

 

Credits
 

Produced by 나비연

 

Composed by 나비연

Lyrics by 나비연

Arranged by 나비연, 새들

 

Vocal 나비연

Guitar 나비연

Ambient sound 새들

 

Recorded by 양정원

Mixed by 양정원

Mastered by 전훈 at SONICKOREA (Assist. 신수민)

 

A&R 노현동

Artwork by 나비연

Cover Photography by 나비로씨

 

MV Director 정기열 at @postpattern

MV Producer 황민우

MV Starring 나비연

 

Special Thanks to

유지선, JEMU, Zorba

 

Instagram | nabiyon_live

Instagram | nabiyon_official

나는 삶을 살았습니다


 

말과 글, 언어가 사라진 세계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무거운 몸이 없을 때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상여를 메고 가는 사람들이 나를 위해 울고, 웃을 때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이동하며 떠오르는 말들을 읊었습니다. 언어로 된 세상에서 멀어지니 제대로 문장을 끝맺을 수 없었습니다. 삶을 살며 신체를 사용해 했던 많은 것들이 기억나지만 소리는 분절되고, 흐트러지고 희미해졌습니다. 말은 말이 아니게 되고, 꼴은 꼴이 아니지만, 이 몸은 잘 썼습니다. 모든 순간이 사랑스러웠습니다.

 

 

Credits
기획 Produced by 목인박물관 Mokin Museum

작사 Written by 이랑 Lang Lee

작곡 Composed by 이랑 Lang Lee, 이대봉 De-bong Lee

편곡 Arranged by 이대봉 De-bong Lee

연주 Performed by

이랑 Lang Lee (Vocal)

이대봉 De-bong Lee (Programming, Classic Guitar, Synthesizer, Percussion, Sound Effects)

녹음 Recorded by 이랑 Lang Lee, 이대봉 De-bong Lee

믹스/마스터링 Mixed& Mastered by 이대봉 De-bong Lee

아트워크 Artwork by WNK

유통 Distributed by POCLANOS

 

2024 LANG LEE

MORE INFORMATION INFO.LANG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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