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z


EP [sH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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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frame

body temperature

it / 5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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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첫 만남으로 놀다 잠들기

우리는 편집된 장면에서 만난다. 체온이 경계를 지우고 감정이 떨어진다. 이름 붙이려고 숫자를 센다. 잠에 닿아 쉰다.

 

In a film our first meeting plays out until sleep.

We meet in an edited scene. Body heat erases the boundary; emotions fall away. To name them, we count. We reach sleep and rest.

 

EP [sHIz]에서 우연은 서사 이전에 배열로 나타난다. 감정은 체온을 통해 경계를 지우며 흘러내린다. 이름 붙이려 숫자를 세다가 잠에 닿아 쉰다. 사건이 이야기로 조직되기 전에 감각이 먼저 드러나는 순간이다.

기타 연주에서 발생한 노이즈와 어긋난 음은 수정의 대상이 아니라, 차이를 발생시키는 순간으로 전환된다. 이때 음악은 완결된 결과의 정형성보다 생성되고 미끄러지는 과정과 수행의 흔적을 기록한다.

필드 레코딩을 통해 포착된 언어가 리듬으로 작동하며, 의미와 감정이 발생하는 조건을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1.  short film

2. HUG

3. IT5

4. zam

 

credit

 

Producer 애리 AIRY

Lyrics by 애리(1,2), snzae(2)

Music by 애리(1-4), snzae(2)

Arrangements by 애리(1-4), snzae(2)

 

Programming 애리(1,3,4), snzae(2)

Vocal 애리(1,2,4)

Keyboard 애리(1-4), snzae(2)

Guitar 애리(1,2,4), 리비게쉬 Livigesh(1)

Field Recording 애리(3)

 

Record 애리(1-4), snzae(2)

 

Mixed by 애리(1,3,4), snzae(2)

Mastered by Pishu, 최영채 Choi Youngchae

 

Distribution 포크라노스 Poclanos

 

Album Cover Design 이승현

Photography Moon Gang

Iamsittinginaroomwithmylaptop


녹음, 현상록 [Iamsittinginaroomwithmylaptop]

“I am sitting in a room
different from the one you are in now.”

 

1969년, Alvin Lucier는 빈 방에 앉아

자기 목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고, 다시 녹음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말은 점점 사라지고, 끝내 방의 울림만 남았습니다.

공간이 사람의 언어를 자기 식으로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반복이 원형을 다른 존재로 바꾸는 방식.

저희는 그 실험을 노트북 안에서 제현했습니다.

방 대신 플러그인, 공기의 공명 대신 알고리즘의 판단.

 

기타로 시작해

그 음형을 복제하고

그 복제본을 변형했습니다.

변형된 것을 다시 복제하고, 다시 변형했습니다.

 

하나의 소리는 다음 소리의 재료가 되고,

그 다음 소리는 다시 또 다른 곡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어떤 트랙은 앞선 곡을 직접 샘플링하고,

어떤 트랙은 형태를 바꾸어 다시 쓰고,

어떤 트랙은 그 사이를 interpolate하며,

또 어떤 트랙은 원형의 바깥으로 extrapolate합니다.

 

이 EP의 수록곡들은

서로 독립된 결과물이라기보다,

하나의 씨앗이 반복과 변형, 되먹임과 누적을 거치며

계속해서 다른 상태로 이동해 가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민들레씨 하나가 땅을 떠나

바통처럼 바람에 건네지고,

어딘가의 손에 닿아 체온을 얻고,

압력 속에서 변신하고,

마침내 씨앗이었던 기억 없이 자기 리듬으로 뜁니다.

 

여섯 곡 전부 같은 씨앗에서 나왔습니다.

매 트랙은 직전 트랙의 iteration입니다.

원형에서 한 겹씩 멀어질 때마다

소리는 더 낯설어지고,

낯설어질수록 이상하게 더 자기 자신에 가까워집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원본이었는가보다,

반복될수록 무엇이 남고 무엇이 바뀌는가에 있습니다.

같은 출발점은 되돌아오지만,

매번 완전히 같은 얼굴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Iamsittinginaroomwithmylaptop은

노트북 앞에 앉아 하나의 소리를 오래 붙들고,

그것이 스스로 다른 형태를 획득해 가는 과정을 끝까지 따라간 EP입니다.

 

반복 속에서 닳아 없어지는 대신,

반복 속에서 오히려 다른 얼굴을 얻는 것들.

이 음반은 그 편차와 잔향, 변형과 누적,

그리고 끝내 자기만의 리듬으로 살아남는 순간들에 대한

저희의 또 하나의 현상록입니다.

 

 

 

 

 

 

nokeum, phenomenonlog  [Iamsittinginaroomwithmylaptop]

“I am sitting in a room
different from the one you are in now.”

 

In 1969, Alvin Lucier sat in an empty room
and recorded his voice, played it back, and recorded it again.
As the process repeated, the words slowly disappeared,
until only the resonance of the room remained.
A measure of how long it takes for a space
to absorb a person’s language and make it its own,
and of how repetition gradually turns an original into something else.
Plugins in place of a room,
algorithmic judgment in place of acoustic resonance.

A Guitar.

Duplicated the signal.
Modified the duplicate.
Then duplicated the modified version
and altered it again.

One became the material for the next,
and that became the point of departure for another.
Some tracks sample the previous one,
some rewrite it in altered form,
some interpolate the space between,
and others extrapolate beyond the shape of the original.

 

The tracks on this EP are the documents of a single seed
passing through repetition, transformation, feedback, and accumulation,
continually arriving in different states.

 

A single dandelion seed leaves the ground.
It is handed over by the wind like a baton,
touches a hand somewhere and takes on warmth,
metamorphosis under pressure,
and eventually begins to pulse in its own rhythm,
with no memory of once having been a seed.

Each track is an iteration of the one before it.
With every layer of distance from the original,
the sound grows stranger,
and the stranger it becomes,
the closer it moves toward itself.

What matters here is not what counts as the original,
but what remains and what changes through repetition.
The same point of departure keeps returning,
but never with exactly the same face.

 

Iamsittinginaroomwithmylaptop is an EP
about sitting in front of a laptop, holding onto a single sound for a long time,
and following it all the way as it acquires other forms of its own.
Things that do not wear away through repetition,
but instead return from it with another face.

This record is another phenomenon-log from us:
of deviation and residue, transformation and accumulation,
and of the moments that survive long enough
to begin pulsing in a rhythm of their own.

 

 

[Credit]

 

Track 1. 민들레씨 Dandelionseed

Composed by phenomenonlog, nokeum

Arranged by phenomenonlog, nokeum

 

Track 2. 바통 Baton

Composed by phenomenonlog, nokeum

Arranged by phenomenonlog, nokeum

 

Track 3. 손 Sawn

Composed by phenomenonlog, nokeum

Arranged by phenomenonlog, nokeum

 

Track 4. 변신 Metamorphosis

Composed by phenomenonlog, nokeum

Arranged by phenomenonlog, nokeum

 

Track 5. 나는노트북과함께방에앉아있다 } Iamsittinginaroomwithmylaptop }

Composed by phenomenonlog, nokeum

Arranged by phenomenonlog, nokeum

 

Track 6. While (sitting) {

Composed by phenomenonlog, nokeum

Arranged by phenomenonlog, nokeum

 

For all tracks:

Mixed and Mastered by nokeum @recordingreenery

 

Design by Hyunseungro @hyunseungro.__ and phenomenonlog, @phenomenonlog

Publishing by Poclanos

The Adventure Story of Nahzam and SSun


때는 22세기, AI가 더욱 진화함에 따라, 그들과 교감하며 인간 최대의 특성이었던 ‘감정’보다는 ‘이성’과 ‘논리’를 중심으로 효율적인 삶을 택한 인류. 그 신인류로 태어난 ‘나잠’이 우연히 인류 지배층에서 이탈해 인간의 ‘감정’을 수호하던 ‘썬’과 우연히 만나 서로를 경험하며 생성된 물음과 현상들을 4곡의 트랙, 1곡의 리믹스, 스토리, 비주얼로 풀어낸 호기심 가득한 나잠&썬의 <어드벤처 EP 프로젝트>

 

[CREDIT]

Producer 나잠 수, 문선(MOONSUN)

Mixing & Mastering Nahzam Sue @ Wormwood Hill Studio

 

(Track 1,3,4)

Lyrics 문선(MOONSUN)

Composition 문선(MOONSUN)

Arrangement 나잠 수, 문선(MOONSUN)

Programming 나잠 수, 문선(MOONSUN)

Synthesizer 나잠 수, 문선(MOONSUN)

Guitar 나잠 수

 

Vocal 나잠 수, 문선(MOONSUN)

Chorus 나잠 수, 문선(MOONSUN)

 

(Track 2)

Lyrics 문선(MOONSUN)

Composition 나잠 수, 문선(MOONSUN)

Arrangement 나잠 수, 문선(MOONSUN)

Programming 나잠 수, 문선(MOONSUN)

Synthesizer 나잠 수, 문선(MOONSUN)

 

Vocal 나잠 수, 문선(MOONSUN)

Chorus 나잠 수, 문선(MOONSUN)

 

(Track 5)

Lyrics 문선(MOONSUN)

Composition 문선(MOONSUN)

Arrangement 나잠 수

Programming 나잠 수

Synthesizer 나잠 수

 

Vocal 나잠 수

Chorus 나잠 수, 문선(MOONSUN)

 

(Photo and Video)

Director dnfl(디엔에프엘) by 문선(MOONSUN)

 

Director of Photography Lee Hyoung Joo

 

Camera Crew Lee Jun Su

Gaffer Kim Jin Sung

 

Live Sound Recording PeakStudio 홍기

Sound Assistant 박종희

Final Sound Mixing 나잠 수

 

Photography baechu

Cover Artwork & Title Design 문선(MOONSUN)

 

Hair & Make up Seoyeong Lee

Styling Jisoo Kim

 

Special Thanks

조대, 홍기, MoonSoon, Lee Hyo Won

 

Published By 포크라노스(Poclanos)

GIRLHOOD


 

[GIRLHOOD] BY NECTA

 

소녀들의 소용돌이 속 순간들을 담아낸 앨범, ‘GIRLHOOD’.

넥타(NECTA)는 뻑적지근한 9트랙에 걸쳐 ‘GIRLHOOD’가 사춘기 소녀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앨범은 내내 진득한 감정, 건방진 보컬, 클럽 사운드를 결합해 긴장 상태를 강조한다.

직설적이면서도 시적인 가사는 섹슈얼리즘과 노스텔지어를 동시에 담아내며,

반복적 후렴과 터프한 사운드 디자인, 보컬의 텍스쳐를 통해 넥타(NECTA)의 심리적 여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전작 ‘Seoul Bizarre’가 서울이라는 도시가 넥타에게 던진 혼란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GIRLHOOD’에서 넥타(NECTA)는 더이상 외부적인 자극에 휘둘리기 보다는 욕망과, 욕망을 표현하는 방식을 스스로 설계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내면에 소녀를 품고 살고 있다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강렬한 사운드들과 함께 실려있다.

전작보다 한층 노련한 태도로 돌아온 넥타(NECTA)의 첫 번째 정규를 감상해보자.

 

CREDITS FOR GIRLHOOD

 

  1. THAT GIRL

Composed by Lemac,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Lemac

synth, drum, perc, bass by Lemac

 

  1. THE BOY IS MINE

Composed by Lemac,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Lemac

synth, drum, perc, bass by Lemac

 

  1. LOVEY DOVEY

Composed by Lemac,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Lemac

synth, drum, perc, bass by Lemac

 

  1. TONGUES ON FIRE (feat. YOUHA)

Composed by Lemac, NECTA

Lyrics by NECTA, YOUHA

Arranged by Lemac

synth, drum, perc, bass by Lemac

 

  1. MAKE IT UP

Composed by 030,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030

Synth, drum, perc, bass, fx by 030

 

  1. MATERIAL

Composed by 030,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030

Synth, drum, perc, bass, fx by 030

 

  1. NEW YEAR’S EVE

Composed by 030,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030

Synth, drum, perc, bass, fx by 030

 

  1. YOU’RE SO WRONG (feat. GIRIBOY)

Composed by 030, NECTA

Lyrics by NECTA, GIRIBOY

Arranged by 030

Synth, drum, perc, bass, fx by 030

 

  1. PUT THEM IN SHOYU

Composed by 030, NECTA

Lyrics by NECTA

Arranged by 030

Synth, drum, perc, bass, fx by 030

 

All track mixed and mastered by omnostereo

 

Executive producer NECTA, Lemac

Co-produced by 030

 

Artwork design by undefinedtomato

 

Special xoxo for won & phil, eunbin, Duchamp

 

2026 NECTA, ‘GIRLHOOD’

Sign


[Genre]

Break Core

Jungle

 

[Track List]

1.  Sign

 

[Bpm]

180

 

[Credit]

Produced by 01SYNTH

Composed by 01SYNTH

Synthesizer by 01SYNTH

Mixed by 01SYNTH

Mastered by 01SYNTH, れん (Ren)

Artwork by 01SYNTH

Division


 

Division : 이기주의적 관념의 해체

The Architecture of Existence

 

 

[Credits]

All Tracks Produced by | TOMO

Mixed & Mastered by | TOMO

 

Album Artwork by | 서이제(@rhythmmm.ije_), TOMO

Visualizer by | Nooyag(@heynooyag)

Grandeur


 

A monumental collision shatters the silent void, leading to an overwhelming and perfect completion.

수명산파크


노래도 끝나고, 이야기도 끝나지만

 

천용성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혼자 극장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의 노래들이 대개 삶의 어떤 장면들을 그려내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만나 따뜻한 밥을 함께 먹는 두 사람을, 그댈 만나러 가는 날 눈이 많이 내리던 터미널을, 여기 와서 두부 물기 좀 짜달라고 말하던 엄마의 모습을. 그 장면들을 하나씩 그려가다 보면, 나에게도 비슷한 기억들이 떠오르곤 했다. 저마다 디테일이 조금씩 다를 뿐,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들이었으니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데려오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천용성 노래의 힘이었다.

 

그러나 『수명산파크』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극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온 뒤, 거울 속 나의 얼굴을 마주하는 기분이랄까. 지난 노래들이 그가 무엇을 기억하는지 들려주었다면, 이제는 그가 어떤 생각을 되뇌며 살아가는지 들려주는 노래처럼 느껴졌다. 이미 몇 장의 앨범을 지나온 음악가로서, 가깝고 먼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런 생각은 비슷한 나이에 접어든 내게도 익숙한 것이어서, 자연스레 지금 나의 모습을 겹쳐볼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노래 속으로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불러온다. 이를테면 이런 방식으로.

 

 

1. 공원

 

나무에 전봇대에ᅠ등을 두드리는 할머니 할아버지ᅠ

허리춤 라디오엔 같고 또 다른 노래 사는 건 지겨워도 이건 지겹지 않아

― 「공원」

 

공원에 자주 간다. 볕과 그늘이 좋은 자리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한다. 한낮의 공원엔 주로 노인들이 있다. 초고령화 사회, 그 많은 노인들이 다 어디에 있을까 궁금할 땐 공원에 와보면 된다. 여럿이 모인 노인들은 장기를 두거나 수다를 떨고, 혼자 있는 노인들은 주로 맨발로 걷거나 운동을 한다. 제법 진지한 얼굴로 다리를 앞뒤로 찢고, 기합 소리와 함께 철봉에 매달리는 이도 있다. 몇 달 전 공원에서 만난 한 노인은 입버릇처럼 “일찍 죽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 나이까지 살았는데 더 살아봤자 무얼 하겠느냐며. 그럼에도 그는 매일 아침 집에서 나와 만보를 걷는다. 걷다가 멈춰 서서 꽃 사진을 찍고, 이웃집 할머니와 복지관에 가서 수채화를 배운다. 며칠에 한 번씩 멀리 사는 손주에게 영상통화를 걸고, 명절에 오면 로보트를 사주겠다는 약속도 한다. 어쩌면 나도 그와 비슷하게 늙게 될까. 나이 들수록 나이 드는 일이 무섭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공원에서 다른 것들을 본다. 유아차에 새로 산 꽃 화분을 소중히 담고 걷는 할머니. 쪼그려 앉아 쑥을 캐는 할머니. 혼자 그네 타는 할머니. 악보를 펼쳐놓고 트럼펫을 연주하는 할아버지. 백설기를 나눠 먹으며 구경하는 할머니들. 저마다 다르게 시간을 달래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사는 거 별거 없다지만, 살아있는 동안엔 살아가는 일을 좋아하고 싶다.

사실은, 오래 살고 싶다.

 

 

2. 묻지 마세요

 

묻지 마세요 나의 고향을ᅠ나는 어디서도 오지 않았어요

― 「묻지 마세요」

 

딱 한 번, 내가 태어난 곳에 가본 적 있다. 아빠와 고모들이 태어나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았다는 곳. 그러나 어떤 이유로 도망치듯 떠나게 돼, 정작 나는 일 년도 살지 않았다는 곳. 그래서 누군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던 곳. 몇 해 전, 경기도 어디쯤이라고만 듣던 그곳에 가족들이 다 함께 가게 된 건, 할아버지의 바람 때문이었다. 죽기 전에 다시 한번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가본 고향은 김포공항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오랫동안 개발이 묶여있었던 그 동네는 1990년대 어디쯤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그무렵 가장 기력을 되찾은 모습으로, 40년 전 자신이 떠나왔던 동네를 다시 걸었다. 뒤따라 걷는 내게 여기엔 어떤 가게가 있었고, 저기엔 누가 살았었는지를 이야기하며. 그러다 어느 골목에 다다랐을 때, 할아버지는 걸음을 멈추고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길 봐라. 저기에서 네가 태어났다.”

손끝이 가리킨 자리에는, 수풀로 뒤덮인 오래된 집터 하나가 있었다.

 

이후 3년이 흘렀다. 몇 해 전 일인데도 그때 내가 보았던 고향 풍경은 흐릿한 사진처럼 남아 있다. 대신 나는 이런 것들을 기억한다. 그날 동네를 걷다 말없이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던―몇 달 뒤면 세상을 떠나게 될―내 할아버지의 얼굴과, 그 집에서 겪은 지긋지긋한 가난을 이제는 웃으며 떠들게 된, 나이 든 고모들의 목소리를.

이제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떠난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런 걸 궁금해하며 산다.

 

 

3. 별 대단치도 않은 생각

 

별 대단치도 않은 생각에 이런 저런 음 붙여보고

희미한 옛 노래와 비슷하단 생각에 아무 쓸모 없단 기분만

― 「별 대단치도 않은 생각」

 

처음 책을 쓰던 날들을 기억한다. 내가 쓴 글이 정확히 어떤 것이 될지, 어떤 환희와 두려움을 가져다줄지 알 수 없었기에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내게 가장 좋은 슬픔과 기쁨을 아낌없이 쓸 수 있었다.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8년이 흘렀다. 그동안 네 권의 산문집을 더 썼다. 언제부턴가 노트북 앞에 앉으면, 내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기분이 든다. 몇 줄 쓰다가도 이미 쓴 이야기 같고, 너무 흔한 이야기 같다는 생각에 멈춰서는 일도 잦다. 그럴 때면 바깥으로 나가 걷는다. 나 자신과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먼 곳까지 걷는다. 나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도, 너무 미워하는 마음도 작아질 때까지. 그러다 문득 머리 위로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이 불면, 그가 쓴 노랫말처럼 생각한다.

“애써 만든 노래보다 빗소리가 나는 좋아.”

“애써 만든 노래보다 빗소리가 나는 좋아.”

그러나 오래지 않아 나는 다시 책상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자리에서 무엇이라도 쓴다.

여기를 떠나 살아가는 법을, 알고 싶지 않은 것 같다.

 

 

4. 산

 

일년에 몇 번 산을 올라요 혼자 하는 말 입에 붙었어요

엎드려 땅냄새를 맡고요 철에 제일 예쁜 꽃을 올려요

 

은박지처럼 구겨진 기억을 하나씩 펼쳐 보아요

주름 없이 매끈한 그림 될 때까지 잘 이어 붙여요

― 「산」

 

일 년에 몇 번씩 산에 오른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묻힌 선산은 말 그대로 양지바른 곳이다. 왜 어른들이 그토록 묫자리에 신경 썼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볕이 잘 드는 모습을 보면 괜히 안심이 된다. 꼭 그들이 평안할 것만 같다. 고모들은 산소에 올 때마다 조화를 사온다. 시들지 않은 꽃을 버리고 새로운 꽃을 꽂는다. 에구구구 하며 쪼그려 앉아 물티슈로 비석을 닦고, 늘 조금 운다. 아빠는 남은 술을 뿌리면서“우리 엄마 취하겠네”하고 매번 같은 농담을 한다. 그러면 나도 고모들도 같이 웃는다. 할머니는 알까. 늙어가는 아빠의 잠든 얼굴이 점점 더 할머니의 얼굴을 닮아간다는 걸. 이제는 귤을 볼 때마다, 어릴 적 아빠가 부잣집 친구에게서 얻은 귤 하나를 할머니에게 주고 싶어 집으로 달려갔던 이야기를 되풀이한다는 걸.

 

다행히 아직은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는 일이 어렵지 않다. 제일 먼저 잊히는 게 목소리라는 말을 들은 뒤로는, 일부러 두 사람을 찍은 동영상을 자주 본다. 언젠가 기억나지 않을까 봐 생각날 때마다 목소리를 반복해서 떠올린다.

그러다 보면 겁이 난다.

앞으로 또 누군가를, 이렇게 잊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게 될까.

 

노래는 끝이 난다.

이야기도 끝이 난다.

그래도 사는 일은 계속된다.

살아있는 동안엔 살아가는 일을 좋아하고 싶다.

 

―작가 김달님

 

 

Credits

 

강승희 @driemon : 마스터링

김달님 @moonlight_2046 : 라이너 노트

정수민 @sumin_jsm : 베이스(2, 4)

천용성 @000yongsung : 작사, 작곡, 노래, 베이스(3), 일렉트릭 기타(4), 디자인

천학주 @mushroomrecording : 녹음(2, 4), 믹싱

한인집 @99hanta : 드럼(4)

해파 @steadyhaepa : 프로듀싱, 편곡, 프로그래밍, 일렉트릭 기타(3, 4), 코러스(1),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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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Credits|

 

Song Credits

 

Lyrics & Composition: NEW GIRL

Arrangement: shinjihang, NEW GIRL

A&R Producer: KWON SEOL

 

Recording & Post Production

 

Recording: Starry Sound

Mixing: SOQI

Mastering: 권남우 @821 SOUND

 

Visual & Production Credits

 

Production Director: KWON SEOL

Artwork: NEW GIRL

Visual Director: Ryu Tae Jin / @ryvtaejin

Director of Photography: Han Su Young / @ju_di0

Stylist: Han hee seung / @_vestwar

Messy Room


1. 어지러운 방에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 마음이 있다. 〈Messy Room〉은 보이지 않는 혼란과 고통 속에서도 스스로를 놓지 않으려 애써온 사람의 이야기다. 구석구석 쌓인 먼지와 버리지 못한 물건들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를 가두기엔 그 방은 이제 너무 작다.

2. 그 집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하지만 이젠 그게 다 의미가 있나?

 

 

[CREDITS]

 

Produced by 무이야드, 김하민 & 이규림 (of 행간소음)

 

Lyrics & Composed by 무이야드(mooee yard)

Arranged by 김하민, 이규림, 무이야드

 

Vocals & Chorus by 무이야드

Synth by 김하민 @hamin_lv.1

Guitar, MIDI Programming & Sound FX by 이규림 @mirq_eel

 

Recorded & Mixed by 이규림

Mastered by 김용현 @audiyong

 

Artwork by 김지은

22


Marrakech New Single [22]

 

 

Credits

Track written and produced by Marrakech

 

Mixed by omm..

Mastered by 나잠_수 @Wormwood Hill Studio

 

M/V Directed by 송태종

 

Executive Producer MAGIC STRAWBERRY SOUND

 

Director 김규태, 박혜림

 

Project Leader 오선율

Project Manager 이가운, 이하림

 

Management Director 장동진

Management 정주연

 

Cover Artwork & Graphic Design 최예인

Live Video 박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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