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son Moon’s 1st EP [17]
열일곱. 설렘으로 가득했던, 떠올리면 아련하지만, 한편으로는 아픈, 이미 지나가 버린 추억들.

 

01. I’m Fine Thank You
난 잘 지내고 있어. 너도 잘 지내고 있겠지?

 

02. I Can’t Stop
너에게 처음 빠진 그 순간. 하늘에서 끝없이 떨어지는 그 기분.

 

03. Just Like 17
설렘을 가득 담은 모습. 아무것도 모른 채 함께 있기만 해도 즐거웠던 그 추억. 나 홀로 남았던 그 순간마저도 난 생생하게 기억해.

 

04. Moonlight
늦은 밤, 문득 찾아오는 너라는 기억. 난 아직도 너라는 중력에 갇혀 네 주변을 맴돌고 있는 걸까.

 

Credits
Produced by Jason Moon
Co-Produced by Dzell

 

Track 1. I’m Fine Thank You
Lyrics by Jason Moon
Composed & Arranged by Jason Moon, 김기림
Guitar, Bass, & Synth by 김기림
Chorus by Jason Moon

 

Track 2. I Can’t Stop
Lyrics by Jason Moon
Composed by Jason Moon, hawol
Arranged by Jason Moon, Dzell, hawol
Synth by hawol
Chorus by Jason Moon

 

Track 3. Just Like 17
Lyrics & Composed by Jason Moon
Arranged by Jason Moon, Dzell, hawol
Guitar by hawol
Bass by Dzell
Saxophone by 오진용(Melon)
Chorus by Jason Moon

 

Track 4. Moonlight
Lyrics & Composed by Jason Moon
Arranged by Jason Moon, Dzell, hawol
Guitar by hawol
Bass by Dzell
Chorus by Jason Moon

 

Mixed & Mastered by Jason Moon, Dzell
Art & Video Works by The Crimson @LEVRAM STUDIOS

 

Flash


 

All about flashback

 

[Credits]
Leevisa Digital Single <Flash>

 

Producing: Leevisa, Frikimo
Vocal: Leevisa
Mixing: Simo from Y2k92
Mastering: Enyang Urbiks

 

Photo: Rough Tough Universe
Filming: Jibin & Simo Y2k92
Editing: Leevisa
Graphics: Joel Eel
Garment Support: Anna Park
Publishing: POCLANOS

 

Release Date: October 13, 2021
ⓒ 2021. Leevisa All rights reserved.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끊임없이 이어지는 불안의 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영화 <컨택트>(2016)의 원작자인 테드 창의 단편소설 제목(2019)이기도 하고, 앞서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저서 <불안의 개념>(1844)에서 ‘불안’이라는 개념을 파고들며 비유한 표현이기도 하다. 직접적인 연관 관계는 없지만, 문이랑은 이 곡의 제목이 전자로부터 유래했다고 귀띔했다. 소설 속 세계는 양자물리학의 다세계 해석에 기초한 ‘프리즘’이라는 장치를 통해 다른 선택을 한 평행우주의 ‘나’와 소통할 수 있는 세계다. 후자의 키르케고르는 “불안 속에는 가능성이라는 이기적인 무한성”이 있으며, 그것이 “달콤한 마음의 두근거림으로 사람을 답답한 불안”으로 빠뜨린다고 주장했다.

 

색소포니스트 김오키와 프로듀서 문이랑. 두 사람은 각기 재즈 신과 전자음악 신에서 부지런함과 다재다능함으로 손꼽히는 전방위 아티스트다. 단순한 다작을 넘어선 이들의 거침없는 행보는 국적과 예술의 장르는 물론, 그것이 다루는 메시지의 경계까지 넘나든다. 2015년, 비주얼 아티스트 연YEON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EMPTY SPACE (feat. 김오키 Kim Oki)’를 통해 세 사람은 겉으로 비어 있지만, 사건과 기억이 그 속에 부유하거나 침잠함으로써 더는 비어 있지 않게 된 공간을 진한 정서로 묘사한 바 있다. 말하자면 이 곡은 순간의 단면을 포착한 기록이자 그것의 복잡한 감정까지 실어나르는 매개체다.

 

‘EMPTY SPACE’가 무한한 공간에 기재된 마음의 일부를 바라봤다면,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은 무한한 시간에 내던져진 유한한 몸을 주목한다. 차분하게 출발해 점차 처연함과 날카로움을 드라마틱하게 더했던 전작과 달리 이 곡은 마치 비트와 색소폰 선율이 이전부터 이어지고 있던 것과 같은 다소 능청스러운 루프 사운드로 시작한다. 그리고 계속된 비트의 반복적 점멸, 특정한 형식으로부터 달아나 모든 가능성과 몽환적 분위기를 동시에 품은 앰비언트 사운드, 기승전결의 전형을 따르지 않는 자유분방한 김오키의 솔로잉 등을 거치며 앞과 뒤, 인과관계의 구별이 모호한 세계가 완성된다. 이는 우리가 점차 중심을 향해 파고들어 발견하는 심연이나 수면 위에서 마주하는 빛이 아니라 명과 암의 경계가 흐릿한 현실이자 그것의 절묘한 중간 지점에서 저마다의 의식을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다.

 

불안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평안’? ‘안정’? ‘여유’? 언뜻 떠오르는 많은 보기가 있지만 적확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말 ‘불안’(不安)이라는 단어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라는 부재와 부정의 개념으로 탄생했지만, 오히려 부정의 부정이 너무도 다양한 상태를 내포하는 까닭에 마치 그것이 기본인 것처럼 정립되었다. 알다시피 재즈는 자유와 즉흥의 토대 위에 역사를 쌓은 음악이다. 전자음악과 전자음악 기술의 등장은 인류에 무한한 창작의 자유를 제공했다. 김오키와 문이랑은 두 영역에 있어 탈형식의 최전선에 늘 서고자 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악기 리드에 호흡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색소폰 연주는 몸의 한계를, 창작은 의식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그리고 인간은 이처럼 유한한 몸과 의식의 종합이기에 불안할 수 있으며, 불안이 치열하게 지속할수록 그는 위대하다. 단 한 순간도 불가능성의 세계로 달아나지 않고 기꺼이 불안의 춤을 추는 이 곡이 그렇다.

 

Words by Chung Byungwook

 

 

Credits
색소폰 김오키
미디 문이랑
작곡 김오키, 문이랑
편곡. 김오키, 문이랑

 

4-2


 

KIRARA Digital Single
<4-2>

 

12월 발표될 4집 <4>의 두 번째 싱글
김해원 ‘불 길’ 샘플링한 ‘Pulling Off The Stars’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 키라라, 온데아 리믹스 참여

 

‘Pulling Off The Stars’
김해원의 ‘불 길’을 샘플링한 곡이다. 원곡의 기타 연주를 가져와 기초로 삼은 뒤 원곡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과감하게 확장하고 점층한다. EDM 만큼의 격렬한 파워를 자랑하는 신디사이저 소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착하기보다는 화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예고한 바 있다. 키라라의 색깔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후반부에서 이번 앨범의 컨셉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우’
라이브 질감의 파워 드럼과 헤비 메탈 같은 신디사이저 리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은지? 키라라는 이디오테잎, 소울왁스 등 자신의 뿌리를 생각하면서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들에 대한 헌정, 리스펙트의 표현이기에 제목도 ‘예우’라고 붙였다. 후반부 스트링 소리에선 1990년대 전자 음악에 대한 향수도 느껴진다.

 

‘Pulling Off The Stars’ (Flash Flood Darlings Remix)
예전에도 여러 차례 곡 작업과 리믹스를 주고받았던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가 리믹스로 참여했다. 플플달의 그동안 음악과 사뭇 다르게 트랜스 장르로 해석해 내놓았다. 빠르게 펌핑하는 드럼과 베이스 위로 아름답고 센 신디사이저 소리들이 층층이 쌓여간다.

 

‘Pulling Off The Stars’ (Kirara Remix)
프랑스 리옹의 드랙 퀸이자 디제이, 프로듀서인 키라라의 리믹스다. 이름이 같아서 생겼던 문제 때문에 인스타그램에서 연락하다가 친해진 독특한 인연을 갖고 있다. 퓨처 스타일의 팝에 트랜스가 더해진 듯한 독특한 음악을 들려준다. 원곡엔 없는 보컬이 더해진 점도 포인트다.

 

‘Pulling Off The Stars’ (Ondea Remix)
온데아는 레슨을 통해 키라라와 연을 맺은 신인 아티스트다. 이번 리믹스가 그의 첫 정식 음원이다. 12월에 데뷔 EP 발표를 목표로 현재 작업 중이라고 한다. 신디사이저로 들려줄 수 있는 헤비함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강렬한 사운드의 베이스 뮤직이다. 사운드클라우드 온데아 계정에서 그의 음악을 더 들어볼 수 있다. (ondeamusic)

 

글 / 이대화 (음악 저널리스트)

 

 

Credits

 

기획 : 키라라
작곡, 편곡, 믹스, 마스터링 : 키라라 (1, 2)
‘김해원 – 불 길’ 을 원작자의 동의를 구한 후 샘플링하여 만들었습니다. (1)
리믹스 :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 (3), 프랑스 키라라 (4), 온데아 (5)
영상 : manoosism (1)
유통 : 포크라노스

 

빗물구름태풍태양 (Eze Moa Remix)


 

때때로 우리 삶의 중요한 것들은 마치 농담처럼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 듀오였던 두 사람의 나이 차이에서 출발한 사람12사람의 이름 속 ‘12’라는 키워드가 작업을 시작한 년도와 멤버의 집 층수, 생일과 맞아 떨어져 결국 이들의 음반 발매일이나 레코드의 크기를 결정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리믹스나 리메이크 혹은 커버나 오마주, 심지어 패러디나 매시업마저 우리는 그것이 대부분 원작이나 아티스트를 향한 애정이나 존경, 말하자면 필연으로 보이는 이유에서 출발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필연 이전의 최초 시작점에 어떤 우연과 이야기가 운명과 같이 끼어들었을지는 작가만 아는 일이다. 활동을 멈춘 사람12사람의 이 곡 ‘빗물구름태풍태양’을 8년 지나 다시 끄집어내 매만지는 Eze Moa의 뻔한 필연보다 추측할 수 없는 우연에 더 관심이 가는 까닭이다.

 

Eze Moa는 앞서 올해 3월에 싱글 ‘Expose’와 6월에 3곡짜리 EP <Concen>을 내놓은 신예 프로듀서다. 미니멀한 베이스 사운드와 하우스 그루브를 기조 삼은 음악과 함께 직접 제작한 커버 아트워크, 오디오 비주얼라이저를 통해 자신을 일부 내비쳤던 그는 세상에 ‘Eze Moa’를 소개할 다음 단서로 리믹스 음악을 택했다. 원곡 ‘빗물구름태풍태양’은 인디신에 나름 작은 파문을 일으킨 곡이다. 서늘한 전자음악이지만 그 다운 몽환적인 면모와 그 답지 않은 뜨겁고 낭만적인 온도가 교차하는 잘 빠진 인디팝이었다. 마니아들과 평단이 주목했고, 많은 이들의 염원 끝에 바이닐이 발매되었으며, 팬과 리스너들의 여전한 사랑으로 인해 중고 LP가 아직도 고가에 거래되는 음악이다. 이 곡을 낳은 사람12사람이 더는 활동하지 않기에 가치와 그리움이 더 크기도 하다. 그렇기에 선곡과 작업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으리라 추측했다. 그러나 적어도 완성된 곡만큼은 염려가 기우였다.

 

“비가 오는 동안에는 모든 사물이 과장되어 보이게 하는 어떤 어둠이 있다. 게다가 이 비는, 우리 몸을 얼마간 명상으로 인도하여 그 영혼을 보다 한없이 섬세하게 만드는 과정을 통해 친숙하게 말을 건넨다.” (18세기 프랑스 수필가 조셉 주베르)
기존의 ‘빗물구름태풍태양’이 구체적이고 묘사적인 음악과 난해하고 추상적인 가사 모두 외부의 날씨와 내면의 심상의 어우러짐에 대한 기막힌 은유임을 상기할 때 이는 결국 시시각각 변화하는 순간에 대한 정물화적 포착이다. 구름은 멀리서 관찰되고, 비와 태풍은 마주하고 맞부딪히며, 태양은 시각과 촉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들은 모두 빛과 공기, 물과 열기와 같은 근원적 물질의 무한대에 가까운 조합에 의해 폭넓은 감각과 감정으로 치환하고 분화되기에 어떤 순간을 포착하고, 어떻게 그것을 변조하는지는 Eze Moa의 몫이다. 2015년, 이 곡에 앞서 같은 곡을 리믹스한 박티(Bacty)의 버전이 비트와 댄스 그루브를 강조하고 색채를 보다 화사하게 바꾸었다면, 본작은 원곡의 의도와 분위기는 최대한 살리면서도, 질감과 서사를 섬세하게 건드린다. 보다 번지는 소리를 통해 촉촉한 수분감을, 선명한 메탈릭 글리치 사운드나 이글대는 보컬 차핑을 통해 까끌대는 이물감을 더하는 식이다. 중간중간 브레이크 파트를 더 삽입해 호흡에도 서사를 부여했다. 덕분에 강한 바람과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 마냥 드문드문 섬광을 발하는 정열이 더욱 귀에 잘 띄게 되었으며, 한껏 눌러 붙어 가라 앉아있던 원곡의 한밤중 혹은 태풍 속 한낮의 심상은 보다 극적이고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새벽 내지는 초저녁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이 곡이 어떻게 리스너에게 닿았는지. 사람12사람의 원곡이 어떻게 Eze Moa에게 닿았는지 구체적인 우연은 미지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대로 남겨두는 편이 더 많은 즐거움과 상상의 여지를 준다. “자유가 속박되고, 행동이 정지됨에 따라서 의식이 발생하고 정서가 태어나며, 그것이 예술 등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변화, 생성, 흐름의 실재하는 자연 법칙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한 예술에 관심을 보인 베르그송의 말대로 변화 가능성이 속박된 양 완성되어 보였던 이 노래에서 다시금 의식을 새기고 감정을 피운 Eze Moa의 작업에 계속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병욱

 

 

Credits

 

Composed by 지음
Lyrics by 지음
Arranged by 은천, Eze Moa
Mixed by Eze Moa
Mastered by 권남우
Artwork Designed by 유명상

 

Lonely Geek


 

지동설도 틀렸어요, 우주의 중심은 나예요.

 

[Credits]
Produced & Composed by 하가
All Instrument by 하가
Lyrics by 하가
Mixed by 하가
Mastered by 하가
MV directed by 하가
MV edited by 전예슬
Album art by 이석민

 

Strange Night Tour


 

의식의 흐름, 그 어느 저편…

Local Visions 레이블의 새로운 아티스트인 “Gimgigam” 의 최신작 [Strange Night Tour]는 앨범명답게 굉장히 독특한 바이브를 자아냅니다.

무언가 트로피칼하지만 뒤틀린, 힙한 하우스와, 드림 펑크, 시네마틱하면서도 자유로운 엑조티카와 미묘한 로파이를 관통하는 기이하고 기발한 여행입니다.

술과 꽃


 

벨벳처럼 우아하고 포근한 리듬과 멜로디 아래 어둡고 아픈 강이 흐른다.
Room306의 심연에 감춰두었던 커다란 감정 덩어리들 <술과 꽃>

 

어떤 음악은 우리 앞에 그저 내던져진다. 이 소리를 들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나 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는 느슨한 부탁이 아니다. 어떤 음악은, 사고처럼 그저 내동댕이 당한 채 떨어진 곳에서 데굴데굴 구른다. 결국, 문제는 장소다. 그가 그렇게 불시에 떨어진 곳은 공감 능력이 제로에 수렴하는 차가운 피를 가진 이의 발치일 수도 있고, 세상 모든 상념을 끌어안고 답 없는 속앓이를 하는 이의 심장 한가운데일 수도 있다. 그곳이 어디냐에 따라 ‘어떤 음악’은 사막을 영겁처럼 떠돌아다니는 바싹 마른 회전초가 될 수도, 기름진 토양과 안온한 기후가 주는 안정감 속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는 거목이 될 수도 있다.

 

ROOM306이 3년여 만에 발표하는 앨범 [술과 꽃]은 그렇게 듣는 이 앞에 자신이 가진 감정의 패를 모두 내던지는 앨범이다. 대성공 아니면 대실패. 심지어 실패가 가져올 힘겨운 후폭풍을 알고 있음에도 두려움 없이 온몸을 던져 듣는 이 앞에 데굴데굴 구르기를 자처하는, 그런 앨범이다. [술과 꽃]이 내던지는 건 최소한의 가공조차 가해지지 않은 커다란 감정 덩어리다. 어른이 되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면, 살아남으려면 감춰야만 한다고 수없이 배운 날 것의 감정 그 자체. ‘외면’으로 시작해 재즈팝 풍의 ‘부양’으로 잠시 몸을 띄웠다 ‘침식’의 공허한 울림으로 끝을 맺는 이 솔직한 자기 고백의 기록은, 우리에게 어쩌면 익숙한, 평생에 걸쳐 다른 이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아 어떻게든 포장하고 감춰왔던 펄떡거리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소리 하나 단어 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것 없이, 하나하나 각자의 삶의 무게를 단 추를 단 파도가 몇 번이고 밀려왔다, 다시 밀려간다.

 

실제로 [술과 꽃]은 앨범의 모든 곡과 전체 프로듀싱을 담당한 프로듀서 퍼스트에이드(FIRSTAID)가 10년 만에 찾아온 2년간의 번아웃 경험 이후 2개월 만에 완성한 앨범이다. 만들었다기보다는 ‘쏟아냈다’는 표현이 훨씬 어울릴 작업의 결과, 곡이 태어나는 순간의 순수한 감정의 빅뱅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 그를 담아내는 그릇은 ROOM306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운 질감 그대로 살아 있는 매력적인 결과물이 탄생했다. 가장 괜찮지 않은 순간 어쩐지 괜찮다고 말해버리고 마는, 정말 하고 싶은 말 대신 밥은 잘 챙겨먹냐는 의례적인 말로 진심을 감춰버리는, 나아지지 않을 미래를 알면서도 지금은 좋다고 한숨처럼 말해버리는 그런 순간들을 모아, ROOM306은 이전의 자신들이 걸어온 템포 그대로 유유자적 발걸음을 옮긴다. 세세하고 꼼꼼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퍼스트에이드의 프로듀싱은 더는 견디지 못하고 소멸하려는 뒤틀린 감정의 조각을 하나하나 길어내 차분히 엮어내고, 이히읗의 보컬은 그 얼기설기 엮인 감정의 타래 사이 채 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야기와 순간이 되지 못한 순간들을 보듬는다.

 

좋은 앨범이지만,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앨범이냐고 묻는다면 잠시 주저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음악을 들으며 음악과, 노랫말과,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공감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돌아본 뒤 괜찮다는 판단이 들 때 들어 보는 게 어떠냐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벨벳처럼 우아하고 포근한 리듬과 멜로디 아래 어둡고 아픈 강이 흐른다. 물살은 거세지 않지만, 물결은 끈적하다. 강가에 앉아 그저 바라보는 건 위험할 일 없지만, 그 물살에 몸을 싣는 순간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울 거라는 동물적인 생존감각이 사지를 감싼다. 데굴데굴 데구르르, 심연에 감춰두었던 커다란 감정 덩어리들이 음악에 맞춰 조금씩 기지개를 켠다. 그들을 다시 외면해 잠재울 것인지, 앞으로도 한참 남은 고단한 삶의 새로운 친구로 삼을지는 당신이 결정할 일이다. 취하거나, 취하지 않거나. 술과 꽃의 나날이 이어진다. 이토록 무심하게.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술과 꽃

 

Produced by FIRST AID
Mixed and mastered by FIRST AID

 

#1. 외면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Rhodes is played by 채지수
Piano is played by FIRST AID
Guitar and bass are played by FIRST AID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2. 소음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All Instruments are played by FIRST AID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3. 위안 (<My Favorite Things> Cover)
Written by Rodgers and Hammerstein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Chorus by FIRST AID
Piano and Wurlitzer are played by 채지수
Additional keys are played by FIRST AID
Guitar and bass are played by FIRST AID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4. 보존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All keys are played by FIRST AID
Bass is played by FIRST AID
Acoustic drums are played by EDITION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5. 조금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 채지수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Chorus by FIRST AID
All keys are played by 채지수
Guitar and bass are played by FIRST AID
Acoustic drums are played by EDITION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6. 미덕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Chorus by FIRST AID
All Instruments are played by FIRST AID
Additional key is played by 채지수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7. 부양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Chorus by FIRST AID
All keys are played by FIRST AID
Additional key is played by 채지수
Guitar and bass are played by FIRST AID
Acoustic drums are played by EDITION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8. 모래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Chorus by FIRST AID
All Instruments are played by FIRST AID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9. 이해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 FIRST AID
Chorus by FIRST AID
Piano is played by 채지수
Synth is played by FIRST AID
Acoustic drums are played by EDITION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10. 침식
Written by FIRST AID
Arranged by FIRST AID
Sung by 이히읗
All Instruments are played by FIRST AID
Drums are programmed by FIRST AID

 

Cover Illustrated by 송윤서
Profile Photo by 우주
‘보존’ MV Directed by ML

 

Executive Produced by 하박국HAVAQQUQ of YOUNG,GIFTED&WACK Records

Feeling


 

[ why do we make music ? X Marrakech ]

 

 

마라케시는 조성하, 김영욱으로 구성된 2인조 밴드다. 선물 받은 향수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그룹명답게 그들의 음악은 매캐한 따스함을 풍긴다. 심플한 세션 편성과 곡 구성만으로 청공간을 담뿍 적시는 마라케시의 잔향(殘香/殘響)은 마치 한 스프레이의 향수처럼 당신의 귓가에 오래도록 은은하게 배어 있을 것이다.

 

‘Feeling’은 마라케시가 발매한 싱글 중 가장 작은 분무 입자를 지닌 듯한 곡이다. 신스의 표면에 옅게 겹겹이 흩뿌려지는 기타 반주는 매캐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가뿐하다. 속절없이 사랑에 빠져드는 곡의 내용처럼 당신 역시 ‘Feeling’을 일깨우는 소리향의 공감각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Composing : Marrakech, 송지연
Arranging : Marrakech
Lyrics : 김영욱
Track produced and recorded at Home by Marrakech
Mixing Engineer : otter at OPCD Studio
Mastering Engineer : Nahzam Sue at Wormwood Hill Studio
Artwork Designer : 홍정희(Entfnun)

 

** Visualizer

 

Director : jungk
AD : Lee Sunkyung
Camera / Lighting : SIN-YOUNG KIM
Edit / VFX : jungk

 

** Why do we make music ?

 

Director / A&R : opal
Interviewer / Editor : squib
Graphic Designer : preriro
Photographer : SIN-YOUNG KIM
Contents Manager : Lee Sunkyung

 

OPCD Presents

 

opcd.co.kr
ig @opcd.official

 

OPCD는 도봉구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됩니다.

 

Yellow


 

7가지의 싱글 중 세 번째 색깔 노랑(Yellow)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노랑은 샛노란 개나리 같은 맑은 노란색보단 금방이라도 변색할 것 같은, 단풍잎이 지닌 갈색에 가까운 노란색이었다.
공기와 맞닿은 후 시간이 지날수록 변색하는 바나나 껍질은 내가 만든 이번 곡에 딱 들어맞는 오브제였다.

 

내가 사랑에 빠질 때면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모든 규칙이 다 녹아내린다.
평소에 휴대전화도 잘 들여다보지 않는 나인데, 휴대전화만 붙들고 연락을 기다리고,
하루라도 차질이 생기면 마음이 불안해져 매일 같이 지키려고 하는 개인 계획도 그 사람을 위해서는 뒷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바나나처럼 변색한다. 변질한다.
한 발짝 물러서니 나 자신은 보이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된 나를 보고 그 상황에 숨이 턱턱 막힌다.
갑자기 불안감이 나를 가득 채워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 도망치고 싶다.
나를 찾고 싶다.
그리고 정말 그리 실행한다.

 

연인관계에서 뿐만이 아닌 모든 상황에서 나는 매번 똑같이 행동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나는 사랑을 잘못 알았던 것 같다.
남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혹은 상대방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한다.
걱정된다며 옷을 단정히 입으라던 선생님,
연애하려면 살을 빼야 한다는 친구의 조언
불안하다며 모든 이성의 번호를 지우라는 남자친구

사랑하기 때문에 양보하고 포기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나’를 잃어버린 관계라면
아무리 상대가 크고 강하고 무서울지라도!
지금 당장이라도 멈추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 의견도 존중해주고 나의 모난 부분조차 사랑해줄 테니.

PC음악


 

104 116 116 112 115 58 47 47 121 111 117 116 117 46 98 101 47 98 57 103 55 74 114 107 84 53 88 77

 

딸기키스 (Strawberry Kisses)


 

BÉBE YANA, Single Album [딸기키스 Strawberry Kisses]

“STRAWBERRY KISSES MWAAAAH <3”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완벽한 사랑. 이게 꿈이 아닌, 현실이라면 깨어나 볼래?

 

딸기키스 (Strawberry Kisses)는 달콤한 사랑을 꿈꾸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Could you be the one, I’ve always dreamt for real?”

 

베이비 야나는 작사, 작곡은 물론 전체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에 직접 참여하며 그녀만의 세계관을 보다 뚜렷하게 드러낸다.

 

UK Garage, Hiphop 그리고 Pop 고유의 사운드를 재해석한 ‘딸기키스’는 베이비 야나의 차별화된 스타일을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K-Garage(K-pop + UK Garage) 곡이다. 실험적인 사운드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소스카르텔의 골드부다가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두 아티스트의 콜라보는 개척정신과 안정된 사운드 그 사이에서 생산되는 New Wave K-pop을 표방한다.

 

CALL ME BAYBEE = B FROM THE BAY!

 

 

[Credit]

Written by BÉBE YANA
Produced by GOLDBUUDA

 

Vocal Arranged by BÉBE YANA
Chorus by BÉBE YANA
Recorded @ARTRA
Mixed by GOLDBUUDA
Mastered by Manny Park @SIG Recording’s

 

Creative Direction by BÉBE YANA
Visual Direction & Styling by Team IBAEKILHO
Hair & Make-up by HARY
Cover Photography by Bakya

 

Management by AMANAGER
Contents Marketing by AMANAGER
Public Relations by AMANAGER

 

Supported by KOCCA

 

본 앨범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뮤즈온 사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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