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y Heart


 

For all the heavy-hearted

 

Credits
After Thoughts

 

Vocal Faver

Guitar Minsik Kim

Bass PAIIEK

Drums Minuk Son

Produced by After Thoughts

Composed by Faver, PAIIEK

Lyrics by Faver

Arranged by Minsik Kim, PAIIEK

Sound Design by Minsik Kim, PAIIEK

 

Vocals by Faver

Acoustic Guitars by Namung Kim

MIDI Programming by Minsik Kim, PAIIEK

OtherStuff™ by Minsik Kim

 

Vocals recorded by Faver @ JSJ

Acoustic Guitars recorded by Namung Kim @ Dogok House

Electric Guitars, Bass, Keys, and Synthesizers recorded by Minsik Kim @ studio301

Mixed by PAIIEK @ Chambre Blanche

Mastered by PAIIEK @ Chambre Blanche

Photography by Bumpei Sumitani

Distributed by poclanos

 

Forever’s Not Enough


 

영원과 화요일, 거부할 수 없는 꿈의 오면체(五面體)에 대하여

 

영원과 화요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오후의 창밖엔 티 없이 푸른 하늘, 청금석 같은 바다, 고운 모래밭이 보인다. 밀려오는 파도의 리듬에 맞춰 꿈결 같은 기타의 딜레이(delay)가 다가오면 조용히 눈 감는다. 무대 위 커튼이 말려 올라간다.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는 조용히 시간의 주름을 타고 연주를 시작한다.

 

여기 Tuesday Beach Club이 또 한 채의 꿈의 클럽을 지었다. 클럽은 5개의 방으로 구성된 오면체(五面體)다. 마르셀 뒤샹의 초현실주의 작품처럼, 거부할 수 없는 미감이 가득한 멜로디와 사운드는 파도처럼 방안으로 밀려오고 쓸려나간다.

 

방의 경계는 흡사 안토니오 가우디의 곡면들을 닮았다. 환희와 절망, 다시 기대와 체념이 곡마다 갈마든다. 5개의 곡은 그렇게 감정의 롤러코스터다. Tuesday Beach Club만의 드림 팝은 이 변덕스러운 드라마를 천연덕스레 꿰어낸다. 꿈의 광채, 코발트블루의 털실로.

 

첫 곡 ‘Koi’는 시나브로 흘러든 거실의 노란 햇살처럼 출발한다. 여울지는 신시사이저, 김예담의 위무와 같은 보컬로. 이내 아르페지에이터의 신호탄과 함께 잔뜩 일그러진 기타 사운드가 도발적 선언에 확성기를 가져다 댄다. ‘It is time to reveal us!’

 

두 번째 곡은 제목부터 ‘Dream’.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앤섬처럼 힘차게 지축을 차며 시작하는 곡. 어두운 밤 따위는 희미해져 가고 환영을 넘어 영원의 꿈을 향해 달려가자는, 절망을 뚫어 버리는 청유의 노래다. 화성과 선율 진행에서 모두 나선계단처럼 하염없이 올라가는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후반부 ‘눈을 맞추며 가자 여기’에서 상향하는 베이스와 진·가성을 넘나드는 보컬 멜로디가 보여주는 앙상블은 황홀감마저 선사한다. 피날레는 치열하게 끓어오르는 기타 하모니의 소용돌이. ‘눈물 없이/오 영원히/너에게’

 

세 번째 곡 ‘영원은 아니어도’는 과열된 엔진을 식히는 슬로 템포의 트랙이다. Tuesday Beach Club은 그 이국적 명명이나 사운드 방법론과 달리, 종종 20세기 한국 발라드 가요의 정서와 멜로디를 그려낸다. 이 곡도 그렇다. 인디 팝의 몽글몽글한 질감과 가요의 정서가 부닥칠 때 우린 아찔한 경험을 몇 번 해봤다. ‘두 번 다시 영원은 없지만’

 

네 번째 곡 ‘Everywhere’는 다시 영원과 별빛을 재료로 무턱대고 사랑을 긍정하는 초월적 러브송. 카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éma)의 한 페이지를 북 찢어 앰프와 마이크에 넣기라도 한 걸까. 이 노래가 옛 프랑스 영화의 빛바랜 사운드트랙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서걱대는 김예담의 메인 보컬과 남성 코러스의 섬세한 조화만은 아닐 것이다. 솜사탕처럼 뭉개져 잡힐 듯한 구식 신시사이저의 고색창연한 음색, 유려하게 물결치는 멜로디…. ‘My heart begins to fall’

 

마지막 곡 ‘Wish’는 1960년대 비틀스를 좋아했던 이들의 마음 한구석을 폭 주저앉게 하기에 충분하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소심하나 분명한 존재감의 멜로트론 사운드 때문이다. 링 모듈레이터 사운드로 연주되는 간주의 기타도 사이키델릭 록의 향수를 잔 가득 넘실 채운다. 이런 생각을 할 때쯤 문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성 보컬이 스피커로 들어오는 것이다. 우성림의 보컬. 이제 이야기는 더 이상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다. 헤어진 남과 여의 방백이자, 그들도 모르는, 별들만이 아는 이별 뒤 기이하고 아름다운 하모니의 제창이다.

 

이 미로 같은 꿈의 노래들 속에서 부디 당신만의 길을 찾아내기를. ‘Hope you find your way’

 

– 임희윤 음악평론가 @heeyun_lim

 

[Credits]

 

 

1.Koi

 

Composed by 우성림

Written by Josi Young, 우성림

Arranged by 우성림

 

Vocal by 김예담

Guitar, Chorus by 우성림

Synths, Mellotron by 우성림

Bass by 조용준

Drums by 이예찬

 

 

2.Dream

 

Composed by 우성림, 조용준

Written by 우성림

Arranged by 조용준

 

Vocal by 김예담

Guitar, Chorus by 우성림

Bass, Synths by 조용준

Drums by 나찬주

 

 

3.영원은 아니어도

 

Composed by 우성림

Written by 우성림

Arranged by 우성림

 

Vocal by 김예담

Guitar, Chorus by 우성림

Piano, Synths, Mellotron, String by 우성림

Bass by 조용준

Drums by 이예찬

 

 

4.Everywhere

 

Composed by 우성림, 조용준

Written by 조용준

Arranged by 조용준, 우성림

 

Vocal by 김예담

Guitar, Chorus, Synths by 우성림

Bass, Synths by 조용준

Drums by 나찬주

 

 

5.Wish

 

Composed by 우성림

Written by 조용준

Arranged by 우성림

 

Vocal by 김예담

Guitar, Chorus by 우성림

Piano, Synths, Mellotron, String by 우성림

Bass by 조용준

Drums by 나찬주

 

 

Recorded by 이상철, 문정환, 권순범 @TONE Studio Seoul

Digital Edited by 권순범 @TONE Studio Seoul

Mixed & Mastered by 최민성 @TONE Studio Seoul

 

Artwork by @INTHE.GRAPHICS

 

Song For Airport


 

Song For Airport는 국적이 결여된 도시공간과,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사람의 모습을 닮은 노래입니다.

 

Credits
Written, Arranged, Performed, Mixed by Fin Fior

Mastered by Fin Fior, nokeum

 

처음은 이제 없어요


 

요새 나는 종종 1950년대 말엽의 트랙들을 찾아 듣는다. 로큰롤이 시끌벅적한 형체를 갖춰가고, 보컬 그룹이 두-왑거리며 화성을 맞추고, 프로듀서들은 천국 같은 리버브를 또 기타리스트들은 지옥 같은 디스토션을 걸고, 그렇게 소리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인공물이 되어가던 시절의 팝송들. 이 원초적인 곡들에서 부쩍 실감이 가는 점이란, 팝은 원래부터 이상했다는 것이다. 시끄러운 동시에 부드러울 수가 있고, 분열된 동시에 통합되어 있고, 전혀 말이 안 되는 동시에 아주 말이 되게 하는, 어디로 튈지 모를 소리를 안정화 하는 이 기묘한 힘이야 말로 팝일 것이다. 이 힘을 알아차리고 그에 매료된 사람들은 재료와 규칙에 상관없이 오늘날까지도 그저 좋은 팝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좋은 팝은 이른바 ‘대중성’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언제서든 어디서든 제 모습을 갖출 수가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썬 타운 걸즈가 첫 EP 《처음은 이제 없어요.》에서 하는 일도 바로 그것이다. 저 이상한 힘을 활용하면서 (흔하게는 ‘모던 록’이라는 표현으로 익숙할) 가요식 기타 팝을 만들기. 한 예로 음반의 두 번째 곡인 〈꿈내음〉을 우선 들어 보자. 경쾌한 네 박자 드럼에 따라 찌그러진 전기기타 소리가 울리더니, 뒤이어 기타 노이즈가 공간을 순식간에 채워버린다. 그러나 작렬하는 소음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리프에 담긴 명랑한 선율은 묻히지 않고 오히려 저 소음을 흐릿한 배경으로 보내 버린다. 바로 이런 연출에서 썬 타운 걸즈만의 팝이 성립한다. 이 간명하고 효과적인 도입부가 지나고, 로네츠(The Ronettes)가 연상되는 상징적인 드럼 패턴이 리버브를 살짝 머금고 깔리는 것에서도 옛 팝이 남긴 흔적을 발견할 수가 있고 말이다. 후렴구에서 노이즈의 밀도가 더욱 높아지며 공간감을 확 넓히더라도, 이에 크게 간섭 받지 않고 전경에 남아 곡을 이끄는 보컬과 리드 기타의 선명한 멜로디가 〈꿈내음〉의 구조를, 드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소리에 물기를 살짝 덧입혀 거칠어질 수도 있을 질감을 촉촉하게 조정하는 리버브가 〈꿈내음〉의 질감을 묶어내는 셈이다.

 

이렇게 《처음은 이제 없어요.》에서의 팝은 곳곳에 소음이 매캐하게 깔렸음에도 음향 전반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특출난 기예에서 발생한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과 필 스펙터(Phil Spector)와 같은 당시의 프로듀서들이 서로 다른 소리를 한 덩어리의 질감으로 합치는 제작법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아니면 지저스 앤 메리체인(The Jesus and Mary Chain)의 《Psychocandy》부터 위민(Women)의 《Public Strain》까지 시대를 불문하고, 1950~60년대의 꿈결 같은 울림을 머금은 채 과거를 아름답게 찌그러뜨리면서도 분명히 팝으로 남은 현대의 음반들이 좀 더 유사할 수 있겠고 말이다. 어느 쪽이든, 팝은 악음과 소음 가리지 않고 모든 소리를 부드럽게 안정시킬 수가 있다.

 

생각해 보자면, 썬 타운 걸즈에는 누구보다 소음에 노련한 사람들이 속해 있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강동수는 올해만 해도 소음발광의 라이브 음반 《‘25 Live <쾅!!>》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상 가장 시끄러운 록 사운드 중 하나를 성공적으로 담아냈고, 이 음반의 녹음부터 소음발광의 드러머로 참여한 마재현도 썬 타운 걸즈에 합류했다. 그와 같은 부산대 동아리 우든키드 출신인 허정훈·김정은도 각각 기타와 베이스로 힘을 보탰고 말이다. 그럼에도 《처음은 이제 없어요.》의 노이즈는 사운드를 날카롭게 찢거나 육중하게 포화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의 EP 특유의 분위기는 극단적인 음역대들을 깎아서 좀 더 부들거리게 다듬어지고, 여기에 리버브를 알맞게 건 덕에 여백을 뿌옇게 칠하는 질감에 가까워진 소음을 기반으로 한다. 바로 이런 특징들이 썬 타운 걸즈가 팝의 힘을 노련하게 활용하는 솜씨다.

 

그렇지만, 썬 타운 걸즈는 오로지 반세기도 전의 영미권 팝만을 지향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바로 여기서는 가요의 힘이 오히려 팝보다도 중요해 진다. 또 다른 예시로 첫 곡인 〈눈물 젖은〉을 들어 보자. 앞서 설명했듯, 여기서도 팝은 노이즈와 리버브가 균형 잡혀 조절된 질감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지만 곡의 전경에서 전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건 절에서는 리드 기타가 후렴에서는 백킹 기타까지 합세해 고유한 음색과 선율을 실컷 뽐내는 리프다. 영미권의 인디 록에서 고전적인 팝 사운드를 훨씬 극단적으로 몰아가 아예 망가뜨리는 사례들을 종종 들을 수 있는 것과 달리, 〈눈물 젖은〉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톤들은 왜곡과 증폭을 밀어붙이기보다 오히려 과감히 절제하는 음색을 택한 듯 들린다. 그러나 첫 절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박하게 느껴졌던 기타 음색이 후렴에서 갑자기 명료한 선율을 타고 카랑카랑하게 쏘아붙일 때, 이러한 연출에서 가요식의 기타 팝이 두드러지는 셈이다. 조금 도식적으로라도 구분 짓자면, 팝의 힘이 시끄러움을 부드럽게 안정시킬 수 있는 한편 가요의 힘은 부드러움도 시끄럽게 표현할 수가 있다고 해야 하나. 나에게는 팝의 힘을 가져오되 이를 역으로 받아 쳐서 흐트러뜨리는 것이 가요에 잠재된 가능성이고, 썬 타운 걸즈가 《처음은 이제 없어요.》에서 음향 전반적인 질감과 전기기타의 톤과 멜로디를 엎치락뒤치락 조정하면서 실현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언니네 이발관의 첫 음반이 발매되던 1990년대 중순부터 싹이 터 얄개들의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와 같이 알찬 열매들이 잔뜩 맺어지는 2010년대 중순까지. 가요식 기타 팝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한국의 인디 록(과 어쩌면 대중음악사)에서 한줄기를 차지하며 저만의 구색을 갖추기는 물론 어느새 제 나름의 유산까지도 누적해 왔다. 바로 이 역사를 참조해, 썬 타운 걸즈는 《처음은 이제 없어요.》의 특징적인 기타 톤과 멜로디를 구성했다. 이펙트의 과도한 사용은 자제하지만, 오히려 단순 명쾌한 기본 조건들 만을 충분히 활용해 세부가 무척이나 구체적으로 짜이고 때로는 안정적으로 시끄러워질 수도 있는 식으로. 그런 전기기타 음색에 맡겨진 멜로디를 타고 화자의 내밀한 서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심정이 벅차 오르도록 청자를 이끄는 식으로. 썬 타운 걸즈는 어느새 교본이자 정전이 된 《비둘기는 하늘의 쥐》 풍이나 얄개들 풍이라고도 할 수 있을 가요 식 기타 팝이 좀만 더 요란해지고 그만큼 색채부터 감정까지 여러 면모가 부드러워질 수 있기를 시도한다. 짙은 소음이 무성해진 질감과 제법 일그러진 전기기타의 음색으로도 충분히 가요가 성립될 수 있다고 기꺼이 믿어보면서.

 

그런 의미에서, 《처음은 이제 없어요.》는 뿌옇게 울리는 옛 팝의 분위기로 펼쳐진 질감 속에 가요적인 기타 음색과 선율을 성공적으로 채워 넣었다. 타이틀 트랙인 〈입맞춤〉이야말로 이런 썬 타운 걸즈의 특성을 훌륭하게 전달하는 곡이다. 소음발광의 첫 EP인 《풋》에 실린 예쁘장한 곡들이 연상되기도 하는 보컬 라인이 “철없는 사랑놀이”의 면면을 전하자, 짧은 후렴의 역할을 맡은 전기기타가 첫 입맞춤을 나누는 마음을 전하듯 꽤 떠들썩하게 음색을 키워 또렷한 멜로디의 리프를 연주한다. 그러나 〈입맞춤〉은 이런 첫사랑을 과거로 보내면서 새로운 구간으로 접어들고, 그에 따라 찰그랑거리는 전기기타의 음색이 불꽃놀이가 만발하듯 강도와 밀도를 서서히 올린다. 실패한 사랑을 되새기는 이의 마음은 이러한 모습을 띨 것이다. 천천히 불어나는 소음에 따라 곡 전체가 고조되는 와중, 리버브의 잔향에 실려 들려오는 한 줄기 목소리에서 문득 “처음은 이제 없어요”라는 문장이 묻어나온다.

 

바로 이러한 노랫말에서도 팝의 힘은 가요의 힘으로 역이용된다. 사랑을 주제 삼아 화자와 청자의 관계를 풀어내는 것이란 물론 고전적인 팝의 방식이겠지만, 노랫말의 세부로 파고 들어가면 “잊지 못한 꿈의 파편들”을 나열하면서 실패한 사랑의 감정을 되새기고 “볼 일 없이 가버렸”던 연인과 즐거웠던 한때를 떠올리는 화자는 좀 더 친숙하게 가요적일 테니까. 그런 덕인지, 〈입맞춤〉에서 어렴풋한 질감을 뚫고 상쾌한 소음을 내뿜으며 달려가는 전기기타 리프는 흥얼거리는 보컬과 만나 벅찬 마무리를 만들어낸다. 바로 이렇게, 《처음은 이제 없어요.》에서 썬 타운 걸즈는 양편의 힘을 끌어와 그들만의 가요식 기타 팝을 들려준다. 어림잡아서 듣는다면 팝이겠지만, 자세하게 들을수록 결국 좋은 가요라고 해야 할까.

 

사뭇 경쾌한 속도로 시작한 EP는 〈입맞춤〉을 기점으로 뒤쪽 절반에서는 훨씬 느릿해지는데, 그런 만큼 곡들은 어떠한 정경을 더욱 끈덕지게 들려준다. 다섯 번째 곡인〈볼빨간〉에서도 〈입맞춤〉만큼 썬 타운 걸즈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느껴진다. 7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똑같은 노랫말로 하나의 장면을 맴돌기 때문이다. 〈손인사〉가 “아 꿈이어라”라 중얼거리며 지나간 사랑을 떠나보내고 〈고백〉이 말하자면 ‘망사랑’을 일종의 우스운 단막극처럼 느껴지게 전달하면서 그 ‘실패’를 규정하는 것에 비해, 〈볼빨간> 은 처음부터 모든 구성 요소의 선명도를 확 올려놓고 추운 호숫가를 걷다가 “빨간 두 볼을 감싸안고” 우는 모습만을 계속 생각하듯 반복한다. 다른 곡들에 비해, 이 곡만큼은 썬 타운 걸즈가 묘사하는 과거의 순간이 ‘실패한 사랑’으로 직접 규정되지는 않는 듯하다. 뜨겁게 눈물 젖은 이유는 언뜻 숨겨지고, 일단 추위로 빨개진 볼을 감싸고 우는 두 사람이 있을 뿐. 백킹 기타가 짜릿하게 내려치며 둘의 주변을 제법 우람하게 채우더라도, 반짝이는 멜로디를 전달하던 리드 기타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한 줄의 리프를 꿋꿋하게 쏘아 보낸다. 그 덕에 〈볼빨간> 은 노랫말과 연주로 묘사되는 과거에 미련을 품기보다도 오히려 이를 후련하게 풀어나가는 듯 개운하게 들린다. 팝의 질감으로 가요의 음색을 전하는 썬 타운 걸즈가 그런 마음을 시끄러우면서도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시끄럽게 전달하는 것처럼.

 

어쩌면 바로 그것이 《처음은 이제 없어요.》가 가장 잘하는 일이겠다. 확실히 아스라한 노이즈와 리버브가 질감에 맺혀 있지만, 그 안쪽을 채운 여러 소리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음색을 띠고 친숙하고 깔끔한 멜로디를 들려준다. 종종 지글거리며 끓어오르는 음색은 정서를 훨씬 격하게 전달하는 것도 같지만, 따라 듣다 보면 오히려 맑게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다시금 부드러운 동시에 시끄러울 수가 있고, 통합된 동시에 분열되어 있기도 하고, 아주 말이 되면서도 전혀 말이 되지 않기도 하는, 좋은 팝이면서 좋은 가요기도 하는 음악. 이 햇살마을의 사람들은 그렇게 방긋 웃는 뿌연 햇님 같은 소리를 보낸다.

 

-나원영 /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썬 타운 걸즈

강동수 / 보컬, 일렉트릭 기타

마재현 / 드럼

허정훈 / 기타

김정은 / 베이스

 

작사, 작곡 : 강동수

편곡 : 썬 타운 걸즈 (강동수, 마재현, 허정훈, 김정은)

 

레코딩, 믹싱 : 안현우 (Erotic Worms Exhibition)

마스터링 : 정기훈 @스튜디오 산보

 

디자인 : 허정훈

 

라이너노트 : 나원영

 

음원 배급 : 포크라노스

 

우리 이름은 형태로 남아


 

우리의 이름은

언젠가 저 밑으로 추락해

바다를 떠다니겠지만

 

결국은 그 마음들이 모여

너를 구하고 말 거야.

 

Credits
Produced by 정새벽

 

Lyrics by 정새벽

Composed by 정새벽, 하헌제

Arranged by 하헌제

 

Vocal 정새벽

Piano 하헌제

Guitar 김의주

Bass 하헌제

Drum 박인선

 

recorded by 이윤서, 이기혁 @pondsound_studios

Mixed by JKUN @93tone Lab

Mastered by 권남우 @821 sound Mastering

 

M/V

Film by Wuuyong

A.C Sungbin Joo

Starring Won Lee / Chaechae

H/M Minha Kim

Pet Bridge Eunbi Jo

 

Artwork by 김태순 @paint.soon

 

A&R 김정, 배준호, 전재우, 문세현, 최원빈

Chief Director 이소영

Promotion & Marketing 유어썸머 Your Summer

 

Executive Producer | 유어썸머 Your Summer

 

Seeking Darkness


 

깨달음에 대한 앨범입니다. 많이 시끄러우니 주의해주세요.

 

Credits
All by Huremic

 

Face in the Mirror


 

<Face in the Mirror> — 빛은 그림자를 만들고, 그림자는 나를 거울 속에 비춘다. 나는 그 틈새에서 숨을 고르며, 사라져가는 얼굴을 붙잡으려 한다. 시작과 끝, 구원과 추락이 교차하는 순간, 나는 여전히 나와 마주한다.

 

Credits
All Song & Words by Shin Seol Hee, Lee Inwoo

All Played by Shin Seol Hee

Mixed & Mastered by Lewis Kelly

Photo : Lee Inwoo

 

CAVEQUAKE


 

칩 포스트 갱의 첫 EP [CAVEQUAKE]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밴드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기백’과 ‘기세’가 담긴 음반이다. 전 곡의 녹음/믹스/마스터는 AFM Laboratory에서 진행하였으며,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AFM과 단순히 기술적 의뢰를 맡긴 계약 관계가 아니라 좋은 앨범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가치를 공유하는 팀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약 1달에 걸쳐 제작했다. EP에 수록된 모든 곡은 세 멤버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연주를 한 것을 녹음하여 만들어졌고, 그 과정을 통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치열한 연주자들 간의 마찰, 긴장감, 에너지, 그리고 번쩍이며 터져 나오는 찰나의 화학 반응과도 같은 격정적인 소리가 [CAVEQUAKE]에 담겨 있다.

 

Credits
Post Production by AFM Laboratory

Produced by Twang

Designed by 지수민

Composed and Lyrics by Chip Post Gang

Guitar/Vocal 상욱

Bass 지수민

Drum Sean

 

Shutter


 

당신의 기대는 배신당할 것이다.

 

2025.10.6 Shutter (Single)

2025.10.19 Anemone (Single)

2025.11.2 흰 벽 아래 핀 꽃 (Album)

 

Credits
‘Shutter’

 

lyrics by Syai, 성지연

composed, arranged by Syai

vocal by 성지연

bass guitar performed by 해성

 

recorded by 0%

produced, mixed, mastered by Syai

mixing assistant by 정성욱

 

Artwork by GOND

 

Executive Produced by 하박국 HAVAQQUQ of 영기획 YOUNG,GIFTED&WACK

 

Sleep In Rome


 

“사랑해.”

“나도.”

하지만 같은 말을 한다고 해서, 같은 마음일 리는 없지.

사랑은 누구에게나 다른거니까

정의도, 깊이도, 형태도, 표현 방식도.

결국 우리는, 같은 소리를 가진 다른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 셈 인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나도”가 진심이길 바래.

왜냐면, 내가 너에게 말하는 사랑은,

생존 본능으로 가득 찬 동물인 나조차,

너가 행복하다면, 기꺼이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이고, 의지거든..

이런 감정은,

정형화된 문자로는 끝까지 전달되지 않아.

입으로 전하는 말도 온전한 형태로 너에게 닿지 못하지.

그래서 이번에 내 마음을, 말 대신 수많은 소리의 결로 섞인 이 곡들로 전해보려 해.

모호한 언어의 한계를 넘어, 조금 더 순수하게 닿고 싶은 마음으로,

 

 

Credits
All tracks Composed & Arranged by 하시

 

1. Day of Rome

 

Lyrics by 하시

Vocals by 하시

Acoustic Guitar by 하시

Electric Guitar by 하시

Bass by ampoff

Drum by 김준서

Percussion by 하시

Synths by 하시

String by 하시

 

2. Baby sleep tight

 

Lyrics by 하시

Vocals by 하시

Acoustic guitar, Nylon guitar by 하시

Electric Guitar by 하시 , ampoff

Bass by ampoff

Drum by 김준서

Synths by 하시

 

 

Drum, Bass Recorded by Lee Dong Hee at ssmd live studio

All tracks Mixed & Mastered by LambC @stringshopsound

 

Cover Design by 조훈규

Sculpture by 고요손

 

오이지


 

냉장고를 정리하고 있었다. 오래된 피클이 나왔다. 닫은 지 10년은 족히 지난 피자집 것. 뚜껑을 따고 개수대에 쏟으려는데 아빠가 소리쳤다. 멀쩡한 걸 왜 버리냐. 아빠는 뭘 넣고 끓였는지 모르겠는 이상한 찌개와 흰쌀밥, 따지고 보면 오이지인 그것으로 그날 점심을 해결했다.

 

아빠는 창고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2km 정도 떨어진 창고를―누구한테 얻었다는 자전거를 타고―매일 같이 오갔다. 뭐가 있길래 매일 가지? 하루는 아빠를 따라나섰다. 의심 반, 호기심 반.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열었다. 집보다 넓은 그곳엔 거의 모든 것이―커다란 브라운관 티브이, 냉장고, 커피포트, 등이 한껏 젖혀진 안락의자, 엄마와 내가 버렸다고 생각한 옷, 책, CD, 비디오테이프, 구형 게임기와 컴퓨터, 고장 난 모니터―있었다.

 

Credits
강승희 @driemon  : 마스터링

천용성 @000yongsung : 작곡, 작사, 편곡 / 기타, 노래, 베이스, 오르간, 퍼커션 / 녹음, 디자인

천학주 @mushroomrecording : 믹싱

해파 @steadyhaepa : 녹음

 

We Go High


 

We Go High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이 짧고 강렬했기에, 그 뒤에 남는 그리움과 아련함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만큼은 분명히 눈부시고 행복했어요. 항상 그 시간을 기다립니다.

 

Credits
Composed by [이주혁]

Lyrics by [이주혁]

Arranged by [이주혁, 정휘겸, 김형우, 윤석훈]

Vocal by [이주혁]

Chorus by [이주혁]

Acoustic Guitar by [이주혁]

Electric Guitar by [이주혁, 윤석훈]

Bass by [김형우]

Drum by [정휘겸]

Piano Synth Arranged by [배환]

Synth by [배환]

Piano by [배환]

 

Recorded by [조민제] @CJ TUNE UP Studio

 

Mixed & Mastered by [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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