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히, 그리고 고요하게 흐르는 투명한 겨울 호수처럼. 느린 호흡으로, 투명한 목소리로 덤덤히 노래하는 ‘이영훈’의 노래는 어딘지 겨울의 스산한 공기와 닮아 있다. 그 정적인 아름다움이 뜻 모를 뭉클함을 자아내는 풍경 같은 노래, ‘이영훈’이 부르는 노래는 늘 그랬다.
새 노래 “괜한 걱정”은 ‘이영훈’ 특유의 정서가 여전한 가운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왠지 실체 없이 가벼워만 보여 불안해하는 누군가의 심정을 이야기한다. 특유의 투명한 음색의 기타가 선율을 짚기 시작하면 ‘이영훈’도 이내 노래를 시작한다. 그의 가녀린 목소리와 기타만으로 채워지는, 그래서 너른 여백을 두고 진행되는 전반부를 지나 클라리넷 선율이 아련한 간주 부분에 이르면 은은한 오르간 연주가 여백을 채우고 들어와 소리의 온도를 한결 따뜻하게 데운다. 노래의 마지막은 첫 소절의 ‘나는 너에게 사랑을 말하네’로 시작하는 구절을 다시 반복하는 수미쌍관의 구성으로 매듭을 지으며 은은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그는 이 노래를 통해 다시 한 번 ‘마음의 무게’ 혹은 ‘마음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 묻는다. ‘순간의 진심’을 얘기했던 전작 ‘일종의 고백’처럼.
글: 김설탕(POCLANOS)
[Credits]
이영훈 Single ‘괜한 걱정’
Music & words / 이영훈
Arrangement / 이영훈
Performed by
이영훈 / Vocal & Guitar
박기훈 / Clarinet
전진희 / Organ
이런 밴드를 왜 모르고 있었지?! 홍대를 뒤집어 놓은 3인조 여성 밴드
‘서울문 (Seoulmoon)’의 첫 번째 데뷔 디지털 싱글! [처음 봤을 때]
‘서울문’이 직접 프로듀싱한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
앞으로 공개될 디지털 싱글 발매의 첫 신호탄, 상큼한 사운드의 [처음 봤을 때]
여성 3인조 밴드 ‘서울문’이 첫 디지털 싱글 [처음 봤을 때]를 발매했다. ‘서울문’은 현재 활발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 ’24아워즈’ 기타 ‘김혜미’, 밴드 ‘바이바이배드맨’ 베이스 ‘이루리’, 그리고 밴드 ‘챔피언스’의 드럼 ‘신혜미’가 모여 결성된 새로운 밴드다. 서울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서울을 모티브로 한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과 사진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2016년 초, 라이브 공연 데뷔와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이번 디지털 싱글 앨범은 ‘서울문’ 멤버들이 곡 작업부터 앨범의 마무리까지 모든 부분을 계획하고 참여했다. “처음 봤을 때”는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가볍고 신나는 사운드로, 첫 만남의 설레는 감정을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한 곡이다. 라이브 공연에서도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중 하나이며 중독성 짙은 가사와 멜로디로 한번 들을 때에도 기억이 남는 곡이 될 것이다.
이번 디지털 싱글 발매를 통해 ‘서울문’은 본격적인 음악 활동 신호탄을 알리는 것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싱글 [더 나은 사람]에서 달콤한 사랑의 맛을 노래하던 ‘구름’. 이번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에서는 한껏 차분해진, 심지어 다소 서글퍼 보이기까지 한 말을 건넨다. 더 표현하지 못했던, 더 보여주지 못했던 지난 사랑의 모습은 언제나 씁쓸하다. 하지만 이 담담한 고백으로, 구름은 아쉬웠던 지난 시간에 미련을 갖는 대신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된 것을 안다. ‘더 나은 사람’으로,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
[Credits]
Produced by 구름(Cloud)
Music & Words by 구름(Cloud)
Arranged by 구름(Cloud)
Recorded by 구름 @studio ‘ㅃㅃ’
Mixed by 구름 @studio ‘ㅃㅃ’
Mastering by 구름 @studio ‘ㅃㅃ’
1. Road Movie (Han Cover)
2. Enlighten Me (F.W.D. Remix)
3. Seems Like (DJ Magik Cool J’s Bonfire Remix)
4. Wood on Fire (JKuch Remix)
5. Belief (Millic Remix)
6. Chong Chong (Period) (Kernelstrip Remix)
7. Tomorrow (Bacty Remix) 8. Road Movie (Flash Flood Darlings Cover)
3장의 음반으로 기획된 [at Doors]를 마무리 하는 리믹스 앨범
‘한’, ‘포워드’, ‘매직 쿨 J’, ‘Jkuch’, ‘밀릭’, ‘커널스트립’,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가 들려주는 [at Doors]의 재해석
‘Room306’의 [at Doors]는 팀의 이름에 들어가는 숫자가 3의 배수라는 이유로 세 파트로 기획됐다. 첫 파트는 오리지널이다. ‘퍼스트 에이드(FIRST AID)’와 ‘홍효진’이 함께 만든 최초의 버전이라 할 만한 곡을 모은 음반이다. 두 번째 파트는 라이브다. 라이브를 위해 편곡하고 연주한 실제 관객이 공연장에서 듣게 되는 곡을 모은 음반이다. 세 번째 파트는 리믹스로 ‘Room306’의 원곡을 다양한 아티스트의 해석을 통해 재해석한 음반이다. 이제 2016년을 마무리 하며 세 번째 파트를 공개한다.
[at Doors (Remixes)]는 [at Doors]가 만든 세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 장의 앨범으로 감상하도록 만들어졌다. 앨범에 수록된 곡을 같은 순서로 배치했으며 리프라이즈(Reprise)의 의미로 첫 곡인 “Road Movie”를 다른 아티스트의 리믹스로 재수록했다.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변의 아티스트들에게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한(Han)’부터 ‘퍼스트 에이드’가 ‘워큰(Wakun)’과 함께 하는 또 다른 유닛으로 미래지향적인 팝을 들려주는 ‘포워드(F.W.D.)’, 오래 꾸준히 팝의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온 ‘디제이 매직 쿨 제이(DJ Magic Cool J)’, 해외의 인터넷 레이블 Surreal Recordings의 간판 아티스트 ‘JKuch’, 클럽 에스키모와 하이그라운드 소속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퓨쳐 베이스 프로듀서 ‘밀릭(Millic)’, 감미로운 선율과 실험적인 비트의 ‘커널스트립(Kernelstrip)’, 올해 갓 스무 살이 된 신예 퓨쳐 베이스 프로듀서 ‘박티(Bacty)’ 그리고 레이블 메이트로 아름답고 진솔한 신스팝을 들려주는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아티스트가 리믹스에 참여했다.
밴드의 이름에 맞춰 3월 6일 쇼케이스와 함께 앨범을 발표하고, 이름에 3의 배수가 들어가니 3장짜리 음반을 만들자는 농담을 뱉을 때만 해도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참여해 아름다운 결과물이 완성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일 년 남짓한 시간 동안 ‘Room306’의 음악과 함께 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로서 [at Doors]가 음반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오랫동안 ‘Room306’이 생명력 있는 밴드로 남아 20주년 기념 리마스터 음반을 발표하거나 한류 붐을 타고 해외에서 인기를 끌어 곡을 번안해 부르지 않는 한, 여기까지다. ‘Room306’은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기 위해 멤버가 바뀌었고 그에 맞춰 기존의 곡을 다시 편곡하고 새 노래를 만들었다. 2017년에는 새로운 주제와 언어로 부르는 새 노래를 꾸준히 들을 수 있을 거다. ‘Room306’이 보여준 문 앞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는가. 아직 서성이고 있다면 이제 과감히 문을 열고 ‘Room306’이 들려줄 세계로 들어올 순간이다.
[Credits]
at Doors (Remixes)
1. Road Movie (Han Cover)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홍효진
편곡 Han
2. Enlighten Me (F.W.D. Remix)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편곡 WAUKN, FIRST AID
3. Seems Like (DJ Magik Cool J’s Bonfire Remix)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홍효진
편곡 DJ Magik Cool J
4. Wood on Fire (JKuch Remix)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편곡 JKuch
5. Belief (Millic Remix)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홍효진
편곡 Millic
6. 총총 (Period) (Kernelstrip Remix)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편곡 Kernelstrip
7. Tomorrow (Bacty Remix)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홍효진
편곡 Bacty
8. Road Movie (Flash Flood Darlings Cover)
가사 FIRST AID
작곡 FIRST AID, 홍효진
편곡 Flash Flood Darlings
Artwork Hobin
Executive Producer HAVAQQUQ
(c) 2016 YOUNG,GIFTED&WACK Records. All Right Reserved.
YGWC-022
소년에서 청년으로, 한층 깊어진 청춘을 담아낸 밴드 ‘AKUA’의 두 번째 싱글 앨범 [VIOLET]
지난 11월 3일, 현재 홍대 씬에서 매력적인 목소리와 송라이팅 실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밴드 ‘안다영’의 ‘안다영’과의 피처링으로 겨울의 정취와 차가운 겨울바다를 담아냈던 앨범 [LAST VALENTINE] 을 발매한 밴드 ‘아쿠아(AKUA)’가 오는 11월 22일 그들의 두 번째 새 싱글 앨범 [VIOLET] 을 발표한다.
마치 동화 같은 가사와 소년미 넘치는 사운드 특유의 신선함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 그들이 이번 앨범 [VIOLET]에선 여름에서 겨울로, 소년에서 청년으로! 더욱더 깊어진 청춘을 담아 냈다. 이전 작 [LAST VALENTINE]의 팝적인 시도와는 달리 이번 [VIOLET]은 그들이 꾸준히 지속해오던 indie, dream pop의 무드를 계속해서 시도하며 다시금 그들의 첫 번째 EP 앨범을 떠올리게끔 한다.
심플한 드럼과 베이스 리듬, 단순하지만 화려한 기타리프와 바람이 부는 것 같은 신디사이저 효과 등으로 만들어낸 센스 넘치는 사운드가 돋보이며 역시나 저 멀리 꿈꾸는 듯한 아련한, 동화 같은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번 앨범 역시 밴드의 기타보컬,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황재연’의 개인 작업실에서 자체적으로 모든 파트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 단계를 마쳤으며, 밴드의 정체성과 사운드에 대한 많은 고민이 엿보기도 한다. 여름에서 겨울로, 소년에서 청년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더욱 깊어진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 ‘아쿠아(AKUA)’.
그들의 새 신보와 낭만적인 겨울을 기대해보며 또한 내년 봄에 발매될 그들의 정규앨범을 기대해본다.
아침 라디오 진행을 맡게 되어 일 년 남짓, 아침 시간에 출근을 한 적이 있다. 방송은 아홉시에 시작되니까 여덟시 반까지 도착한다고 생각을 하고, 정체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길이었으니까 여섯시 반이나 일곱시에 나와야 했다. 평소에 생활하는 패턴으로 보았을 때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걱정이 되었지만 의외로 큰 사고 없이 한 해하고도 한 계절을 온전히 넘길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한가지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단호해지는’ 것이다. 눈을 뜨고 침대에서 베개에 머리를 한번 더 묻지 않아야 하고. 어떤 옷을 입을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야 하고,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는 데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나가면서 아직 잠든 가족들의 얼굴을 한번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일단 ‘나가야 하는’ 시간을 맞출 수가 있는데, 출근길 시작의 5분 차이가 도착 지점에서는 30분 차이로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차이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사람이 꽉 차있는 지하철이나 버스에 심호흡을 하고 끼어들어 타야 하고 (도저히 절대 탈 수 없는 경우에도 단호하게 마음먹는다면 탈 수 있다!)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차선 변경을 해야 하고 교차로에선 꼬리를 물어야 한다. 만약 안정권에 들어섰다면 그때부터는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우연히 자리에 앉아 갈 수 있다면 꿈같은 잠깐의 단잠을 잘 시간이 생기고, 막히기 전의 강변북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길처럼 느껴진다.
어느덧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망설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조금은 익숙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매일매일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망설일지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못한 채 슬픔과 분노와 체념 만을 단호하게 삼키고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싱어송라이터인 라팡이 두 번째 싱글곡 ‘머물러줘요’를 발표했다. 라팡(김홍일)은 이미 벤 `you`, 박정현 `가슴에 사는 사람`, 수란 `너의 꿈에`로 인기 OST작곡가로 자리 매김을 하였으며 2016년 3월에 발표한 ’나만의 길’에 이어 라팡이 작사, 작곡, 보컬을 모두 맡아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2015년 한국 대중 음악상 수상자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즈 기타리스트인 정수욱이 피쳐링을 했으며 융스트링을 이끌고 있는 작곡가 심상원이 편곡한 스트링은 ‘노래의 탄생’ 에서 노래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첼리스트 박보경이 함께 했다.
라팡의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는 ‘머물러줘요’는 팝댄스 곡들이 장악하고 있는 가요계에 신선한 느낌을 준다. 마스터링은 그래미상 수상자인 황병준이 맡아서 사운드의 고급스러움을 더하였으며. 일본에서 활동중인 그래픽 아티스트 jainqoo(구자인)의 귀여운 토끼 로고가 라팡(토끼)이라는 아티스트 이름처럼 각박한 시대에 작은 위안을 준다. 가사에 나오는 `누구나 사랑을 하고 누구나 이별을 하죠. 그대만큼은 그때만큼은 너무나 행복했어요`, 이 말은 단순히 이성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어렸을 때의 추억에 빠질 수 있는 순수함을 간직한 노래로 이 가을에 잘 어울릴 듯 하다.
라팡은 괴로워하다가 잠든 어느 밤, 꿈을 꾸는 내내 들었던 멜로디를 가지고 일어나자마자 노래를 만들었다고, 그때 녹음한 가이드 보컬 트랙 그대로 이번 앨범에 사용했다고 한다. 괴로워 잠에 들 수 없어 뒤척이다 아침에 일어나 불렀던 느낌 그대로 담고 싶어서. 라팡의 오랜 친구인 기타리스트 정수욱은 믹스를 여러 번 엎고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기타를 새로 쳐주고 보컬도 다시 부를 것을 권했으나 화려한 기교가 없다고 해도 라팡 본인의 괴로웠던 그 감정 처음 느낌을 그대로 담기 위해 그 날 아침 불렀던 첫 테이크를 썼다고 한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을 하나 둘씩 가슴에 묻고 살아가곤 한다. 그걸 말로 털어낼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걸 말할 수 없이 묻어두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우울한 소식이 많이 들리는 시대에 건전한 해소의 창구가 되는, 로고에 있는 날아가는 아기 토끼처럼. 동심을 담은 어릴 때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같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노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이 노래와 함께 누구나 한번씩 기억하는 비밀의 행복했던 시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Credits]
작사 작곡 편곡 라팡
로고 디자인 jainqoo(구자인)
기타 정수욱
코러스 seion
스트링 편곡 심상원
첼로 박보경
피아노 라팡
믹스 지승남
마스터링 황병준@soundmirror
cover photo & 뮤비 라팡
커버디자인 & 뮤비 편집 최유진
스물아홉 박신원의 첫 번째 싱글 ‘Swednesday #1’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첫 번째 곡 ‘같이 걸을까’
‘벌써 많은 밤, 흘러 지나가는 동안, 난 네게 사랑받지 못했어’
살면서 한 번쯤은 이별을 경험해본 이라면 이 느낌을 알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이가 사랑했던 사이로 변할 때 즈음,
무던한 데이트를 의미 없이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자가 남자에게 말을 걸며 음악이 시작한다.
‘잠깐 같이 걸을까’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화자는 사랑했던 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 둘 얘기한다.
여자의 감정을 표현하듯 악기가 나온다.
처음엔 나일론 기타가 조용하게 노랫말을 맞춰주고, 점점 감정이 고조됨에 따라 피아노와 첼로가 힘을 더해주며,
마지막엔 콘트라베이스와 심벌 롤, 어쿠스틱 기타가 클라이막스를 표현한다.
그리고 마지막. 이 음악은 마지막 여덟 마디를 위해 그 얘기를 시작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 음악은 요즘 음악시장엔 맞지 않는 소소한 음악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공감을 불러 일으킬 그런 음악이 아닐까.
–
스물아홉이 되어서야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곡을 발표하는 ‘박신원’은
사실 기타리스트로 더 많은 활동을 하며, 때론 작곡가로, 가끔은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아도 순수하게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프로젝트 ‘Swednesday’는 매달 첫 번째 수요일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대중을 찾을 것이다.
“직업은 음악, 그리고 이건 취미로 하는 음악”이라는 말을 따라,
앞으로 시작할 그의 순수한 음악에 귀 기울여봐 줄 수 있길 바란다.
[Credits]
박신원 single <Swednesday #1>
vocal 이혜지
all guitar 박신원
piano 원다희
cello 이유나
contra bass 김유성
cymbal 김동현
Produced by 박신원
Recorded by 김보성 @Monkeymusic studio
장지복 @M Studio
Mixed by 김보성 @Monkeymusic studio
Mastering by 최효영 @Suono mastering studio
1. ZomB-boy (Feat. 넉살)
2. Pink Lips
3. 미 워아이니 4. Till The Sun Goes Up
5. 사이버가수 아담
6. 아무 말
7. 왜때문에
8. Get High! (지까짓게)
9. 맥스 러브
10. 불꽃
11. 들러리 (Nahzamix) (Bonus track)
12. Pink Lips (Xinsxhs Remix) (Bonus track)
13. 사이버가수 아담 (Lobotomy Remix) (Bonus track)
첨단의 그루브메이커, 새로운 챕터를 개막하다 나잠 수 1집 [Till The Sun Goes Up]
아티스트 소개: 첨단의 그루브 메이커, 나잠 수
이름은 ‘나잠 수’라 쓴다. 띄어쓰기에 주의해야 한다. 이 이름이 익숙하다면, 그렇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인 그 사람이다. 이미 ‘술탄’에서 작곡자, 프로듀서, 엔지니어, 디자이너, 심지어 비디오 감독까지 겸임하는 다재다능함을 선보였던 그가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 건 프로젝트와 함께 자신의 솔로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밴드에서의 그가 6~70년대 소울/훵크의 클래식에 바탕을 둔 음악을 한다면, 솔로 나잠 수는 80년대 음악이 가진 특유의 질감을 소재로 리듬을 구성하는 ‘팝 댄스 가수’를 지향한다. 알앤비/훵크 음악과 뉴웨이브, 전자음악이 섞이던 그 시절의 질감을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및 드럼 시퀀서, 그리고 로우테크(low-tech)의 샘플링 사운드로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 그 결과 밴드에서의 복잡한 구성에 비해 보다 직선적인 리듬으로 듣는 이의 척추를 직격하는 좀 더 본능적인 음악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2013년 이음 소시어스의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됐던 ‘울어요 그대’로 시작한 나잠 수의 솔로 작업은 2016년에 들어와서 본격화, 2월 싱글 ‘맥스 러브’에 이어 9월 또 다른 싱글 ‘사이버가수 아담’을 선보이게 되었다. 발랄한 노래의 선율이 인상적이었던 ‘울어요 그대’, 강하고 빠른 록킹한일렉트로 비트로 밀어붙였던 ‘맥스 러브’, 그리고 섬세한 디테일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사이버가수 아담’, 이렇게 세 곡의 싱글에서 각기 다른 스타일을 선보였던 나잠 수의 솔로는 이제 10월 1집 [Till The Sun Goes Up]의 발매와 함께 하나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
좋은 리듬과 춤추기 좋은 음악이라는 밑바탕은 공유하면서도 밴드와는 확연히 다른, 마치 80년대 초반의 MTV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음악을 시도하는 나잠 수. 한편으로는 굉장한 음악적인 야심이 느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대단한 음악인보다는 앞으로 기대가 되는 신인 가수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그에게서 멀리 내다보고 향하는 이의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다른 건 몰라도 ‘댄스 음악’을 만들어내는 나잠 수의 감각은 확실히 천부적이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로서 국내의 크고 작은 페스티벌 무대를 석권한 것도,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인 글래스톤베리에 두 차례 초청을 받은 것도, 그리고 최근에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일본의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게 된 것도 그가 만들어 낸 음악이 춤추기에 그지 없이 좋은 음악이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런데 나잠 수에게 술탄이 하고 있는 훵크/디스코는 그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 안에서 어디까지나 한 단락일 뿐. 그래서 그는 바쁜 밴드 활동의 와중에도 꾸준하게 다음 단락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13년 첫 솔로곡인 ‘울어요 그대’를 발표할 때만 해도 아직 희미했던 밑그림은 2016년 초 두 개의 싱글 ‘맥스 러브’와 ‘사이버가수 아담’을 통해 명확한 형태를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2016년 10월, 그가 구상해 온 ‘댄스 음악의 연대기’의 다음 장이 개막한다. 나잠 수 솔로 1집 [Till The Sun Goes Up]와 함께.
‘술탄’의 음악이 70년대의 전설적인 TV쇼 ‘소울 트레인’에서 주로 들을 수 있던 소울/디스코의 클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나잠 수’의 음악은 80년대 막 출범한 MTV에서 볼 수 있었던 신디사이저 중심의 댄스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전자악기의 등장으로 음악이 격변을 맞이하고 있던 그 시절 등장했던, 훵크와 록과 신스팝과 뉴웨이브를 결합한 테리루이스(Terry Lewis)와 지미 잼(Jimmy Jam), 그리고 프린스(Prince) 등의 미네아폴리스 사운드를 당시 음악인들이 사용했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통해 재현하는 것이 나잠 수 솔로의 1차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맥락을 몰라도 음악을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리고 즐긴다는 부분만을 생각한다면, 사실 이 음반은 ‘댄스’라는 기능에 충실하다. 아날로그 드럼 시퀀서로 만들어진 록킹한 일렉트로 비트가 일단 척추를 직격한 후에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다양한 전자악기들이 훵키한 연주로 그 느낌을 돋운다. 더블 타이틀곡인 ‘ZomB-Boy (feat. 넉살)’과 발매 전에 다양한 경로로 선공개했던 ‘Pink Lips’, ‘맥스 러브’,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왜때문에’ 같은 트랙들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한다.
더불어 음반 제목과 동명의 더블 타이틀곡 ‘Till The Sun Goes Up’을 비롯, ‘아무말’이나 ‘불꽃’ 같은 곡이 예전의 나잠 수한테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팝’의 정서를 물씬 품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에 그의 목적이 댄스를 넘어서 좀 더 넓은 영역으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그의 주특기인 춤추기 좋은 느낌을 극대화하며 동시에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나잠 수의 음반은 그의 야심과 역량을 100%로 발휘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작곡부터 녹음, 믹싱, 마스터링, 심지어 디자인과 뮤직비디오까지 도맡아 진행했던 밴드에서의 작업과 달리 이번 솔로 작업에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함께 했다는 점이다. 일부 곡의 작곡/편곡 및 녹음에 솔로 활동을 함께 하는 밴드 ‘빅웨이브즈’의 멤버 백창열이 참여한 것을 비롯, 더블 타이틀 ‘ZomB-Boy’에는 힙합계의 신성 넉살이 피처링했고, 신세하와 로보토미 의 리믹스 트랙이 보너스로 들어가기도 했다. 음악 작업 외에도 커버 사진은 박수환, 디자인은 김기조가 맡았고, ‘비보이들이좀비가 되다’는 컨셉트로 마이클 잭슨의 ‘Thriller’와 ‘Beat It’이 만난 듯한 ‘ZomB-Boy’의 뮤직비디오는 레드벨벳, 태민, 오혁&프라이머리의 비디오에서 뛰어난 감각을 드러낸 바 있는 영상그룹 GDW가 연출했다.
1집 발매와 함께 시작될 솔로로서 나잠수의 활동은 발매 직후인 10월 30일(일) 발매 기념 할로윈 파티 ‘ZomB-Boy Domination’에 이어 11월 27일(일)의 단독 공연까지 숨가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그의 밴드 ‘빅웨이브즈’의 동료 백창열(기타)과 김지인(베이스)와 함께 할 그의 앞으로의 활동은 앞으로 꾸준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의 28번째 음반. 나잠 수의 레이블 ‘프로덕션 나잠’과 공동 제작했다.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Credits]
– 프로덕션 나잠 –
Produced by 나잠_수
Co Produced by 백창열
Written by 나잠_수, 백창열
Arranged by 나잠_수, 백창열
All songs performed by 나잠_수, 백창열, 김지인, 넉살
Recorded, mixed and mastered by 나잠_수 at 쑥고개 III 스튜디오, 백창열 at Fireball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