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사람은 다음과 같다.
수인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수인이 인스트루멘탈을 포함해 네 곡이 담긴 [일기]를 발표했다. 네이버 뮤지션리그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기”를 비롯해 시티팝 스타일의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까지, 수인은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자신의 결을 찾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발라드 풍의 “당신에게”부터 청량한 “달”, 그것을 집사 기타의 대가 박주원과 함께 어쿠스틱 버전으로 바꾼 곡까지 꽤 다양한 스타일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해왔다.
수인의 이번 앨범에 담긴, 타이틀곡 외에 있는 “고장”과 “일기”는 담백한 알앤비 곡이다. 달려온 만큼 쌓이는 내공과 완급조절이 특히 두 곡에서 잘 드러나는가 하면,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가사까지 있어 한국의 인디, 알앤비 곡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만족할 것이다. 수인이 풀어내는 매력에 깊이 취해보자.
리오
자신이 직접 제작한 뮤직비디오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그의 감성이 담긴 음악과 영상을 기다리는 이들이 생겼다. 올해 4월에 첫 싱글을 발표한 리오(RIO)의 이야기다. 첫 곡 “WASH AWAY”, 두 번째 곡 “Dream No.24” 모두 몽환적이면서도 깔끔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두 곡 모두 영상을 꼭 보길 권한다. 그런 그가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세 번째 작품을 발표한다.
[FISHTANK]는 한 곡이 아닌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은 아쉽게도 하나이지만, 세 곡을 모두 담아내서 그만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영상에 담긴 그만의 분위기도 여전하다. 반가운데, 그러면서도 새롭게 느껴진다. 영상도 영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사를 천천히 읽으며 함께 들어볼 것을 권한다.
도나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악가는 도나다. 도나는 “더 킹: 영원의 군주”, “블랙독”, “시카고 타자기” 등 여러 OST와 윤지성을 비롯한 다른 음악가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조금씩 알렸지만, 이제는 곡을 쓰는 사람이 아닌 음악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발표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꽤 많은 작품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해온 만큼 자신의 곡도 충분히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곡을 선보이고 있다. 리드미컬한 알앤비 넘버를 선보였는데, 여기에 [모두의 거짓말] OST에 직접 가창으로 참여한 “Who Really Knows”까지 들어보면 도나라는 음악가가 지닌 온도가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도 제한되어 있고 무엇보다 앨범이 주인공인 행사이다 보니 근황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는 묻지 않을 예정인데요. 그래도 앨범에 관한 이야기이니 탄생하게 된 과정부터 들어야겠죠. 우선 두 번째 EP이신데요, 사실 EP라 해도 결심이 필요하잖아요. 언제쯤 결심하게 되셨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작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원래는 솔로로 활동을 이렇게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 없었어요. 하다 보니 차츰차츰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것도 더 많이 생겼고, 그래서
이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을 때쯤 팬분들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팬 분들이
실존한다는 걸 이렇게 또 알아갑니다. (웃음) 사실 비대면
공연이나 만나 뵐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저도 주로 인터넷으로만 소통을 하다 보니, 이렇게 실존하시는지
잘 몰랐거든요. 근데 여기 이렇게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제가 인스타그램으로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CD 발매 요청이 제일 많았어요. 그래서 나도 좀 CD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고, 다른 MD보다 반드시 필요한 굿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많은 분들께서 요청해주시는
것 같아 이 때쯤이면 나도 솔로 활동을 이어 가는 데에 필요할 것 같아 이번 앨범으로 이어가게 됐습니다.
피지컬 앨범 발매 과정의 경험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밴드활동을 오래 했어서, CD를
제작하는 것은 저에게는 익숙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딱히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부담감이 조금 있었어요. 워낙 지금 시디 시장 자체가 많이 죽었다고
해야 하나? 다들 온라인으로 많이 들으시니까요. 저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일단 구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까 제일 많이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앨범에 관하여 알아보기 전에, 앨범 이름부터 살펴볼까 해요. 이번 앨범 제목이 조금 긴 편인데요. 어떤 뜻인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제 앨범 제목을 처음부터 정하고 만든 건 아니었어요. 앨범에 대한 구체적인 단어가 있기보다는 그냥 그림이랄까, 느낌 같은
것만 가지고 곡을 쓰면서 중간에 이루어진 건데요. 일단 저는 노을 지는 풍경에 대한 상상을 많이 하면서
이번 앨범을 준비했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앨범 전에
[Rise from the Ashes]라는 EP 앨범 한 장이 더 있는데요. 그 앨범은 제가 사막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앨범이에요. 그러면서
사막에 대한 이미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영감을 많이 받았던 영화가 있는데, 곡을 쓸 때 [매드 맥스]를 보면서 그런 이미지를 많이 얻어갔거든요. 이번 앨범에서는 굳이 영화로 따지자면 [라라랜드]의 하늘. 노을 지는 풍경 그리고 색감 같은 게 되게 예쁘게 나오는
영화에요. 그래서 그런 이미지를 먼저 가지고 생각하면서 곡들을 썼습니다.
이번 앨범 커버를 보면 지금까지의 싱글 커버와는 다르게 조금 어두운 느낌이 들어요. 아무래도 앨범 자체가 지닌 이야기나 이미지에 맞게 가기 위해 이렇게 제작된 것이겠죠?
– 커버에 관해서는 제가 회사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앨범을 제작할 때 제가 자신 없는 게 음악 빼고 모든 부분이거든요. 저는
딱 음악만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커버나, 비디오나, 홍보나 그런 모든 것들은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생각과 의견을 전달해주시고. 제가 그렇다고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진 않아요. 같이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제 의견이 더해져서 커버가 나오고, 나머지 다른 아트워크도 나왔죠. 말씀 드렸듯이 제가 꼭 넣고 싶었던 것은 ‘노을 지는,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들이 담겼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지금의 커버가
되었는데요. 연관성을 못 찾으실 수도 있어서 굳이 더 설명해 드리자면…
노을 질 때 색감이 완전 다르잖아요? 푸른 하늘에서 주홍빛으로 변해가면서 물들고, 퍼질 때 대비되는 색들이 나올 때가 있는데요. 그런 대비되는 색감을
많이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커버가 완성되었습니다.
– 이전 싱글도 다 제가 혼자 만든 건 아니고요. 아시는 분들은 알고 모르시는 분들은 모를 수도 있는데 백예린 씨께서 커버 사진들을 다 찍어주셨어요. 그래서 그 중에 예린씨도 맘에 들어 하시고 저도 맘에 드는 사진들을 골라서 작업을 했었고요. 제가 온전히 제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커버를 만든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들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또 회사의 도움을 받아서. 도움을 받는 분만 바뀐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에는 물과 바다가 등장하잖아요. 사실 EP 발매 전에도 물고기, 유영이라는 곡이 있고 이번 EP에 수록된 Dive라는 곡도 있어요. 사실 소나기도 어떻게 보면 그렇고요. 모두 물과 관련 있는 이야기인데요, ‘물’에 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시는지 궁금해요.
– 지금 앨범에서는 말씀 드린 것처럼 노을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고
물은 생각하지 않았었는데요. 이전의 앨범이나 싱글은 물을 생각하면서 만든 앨범들은 맞아요. 그래서 제목이나 노래 속 안에 물이 연상될 수 있는 소재로서 사용을 했습니다.
이번 앨범은 조금 더 눈 앞에 풍경을 그려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러한 부분에 실제로도 좀 더 의도를 하시고 또 고민을 많이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 개인적인 노을에 대한 생각은…
그 시간대가 주는 느낌이 어떠했냐면, 해가 지면서 하루가 끝나는 것 같지만 또 밤이 시작되는
부분의 오묘한 상태 어딘가에 속해있지 않은, 중간 지점 같은 상태라는 이미지가 저에게 강하게 왔어요. 색감의 대비가 주는 오묘하고,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오묘한 그
느낌을 담기 위해서 가사 속에도 넣어보려고 노력했던 곡이 ‘노을 속에서’고요. 그게 가장 마지막으로 쓴 트랙이에요. 노래 네 곡을 완성하고 나니까 너무 직접적으로 노을이 표현되지 않은, 추상적인, 아니면 머릿속으로만 노을이 그려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과연 들었을 때 노을이 떠오를까?’ 해서 가장 많이 담아보려고 했고,
제목에도 노을을 담았습니다.
각각의 곡에 관한 소개는 조금 있다가 할 건데요, 그 전에 타이틀곡을 두 곡으로 정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 앨범을 다 완성하고 나서 안 그래도 노을이라는 이미지를 앨범에
넣고 싶었으니까 2번 트랙인 ‘노을 속에서’는 타이틀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5곡을 저희 회사 아이디어
공유해주시는 팀원 분들께 보내드렸어요.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회의를 하니까요. 다 들어보시고 나서 말씀해 주시길 ‘Ashby Road’라는 곡도
이미지적으로 되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왜냐면 그 동안 제가 락 밴드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밴드의 멤버가 가진 이미지와 솔로 아티스트 이루리가 새로 그려내는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이런 앨범을 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저는 또 그런 의견에 귀가 팔랑팔랑하는 경향이 있어서, 맞는 말 같은 거에요. 원래는
‘Ashby Road’ 한 곡만 타이틀로 가는 건 어떨까 제안해주셨어요. 근데 제가 제일
자신 없던 부분이 있었어요. 제가 노래할 때 노래 실력에 있어서 자신 있는 게 아니라서 발음이나 가사전달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영어 가사다 보니 제가 영어를 잘 못하고 외국에 살다 온 경험도 없어서
발음이 좋을지, 좋게 들릴지 너무 어색해서 집중을 흐리게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래서 자신 있게 내보일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더블타이틀로 두 곡을 가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그렇게 더블타이틀이 됐습니다.
혼자 곡을 쓰다 보면 굉장히 외로울 것 같기도 하고, 고민이 깊어지는 시간도 있을 것 같아요. 동료 분들이 있긴 하지만, 앨범 작업을 하면서 그런 고민이 든 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런 고민이 들었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는지도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혼자
작업을 하려 하면 제일 어려운 게 결정인 것 같아요. 머릿속에 떠다니는 것들을 풀어내서 아이디어를 꺼내
놓는 건 쉬운데, 그걸 어떤 걸 결정해서 주제를 정할까 이런 것들에 되게 자신감이 없다고 해야 하나. 저 혼자만을 위한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작업을 하다 보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눈치도
보고,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런 결정을 내릴 때 혼자 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 주변에 의견을 물어보는데 답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싱글로 냈던 곡 중에서 “Dive”만 수록이 되었어요. 가장 최근 곡도 아니고, 발표한 지 조금 된 곡이기도 한데요. 이 곡을 담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 제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건, ‘내가 요즘 하는 생각은 뭘까’ 하는 생각을 앨범 만들면서 항상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싱어송라이터로서 해야 하는 일이 뭘까 생각하면, 뭐랄까. 노래로 거짓말을 못 하겠어요. 메소드 연기라고 연기자들한테 많이 말들 하시잖아요? 정말 그런 역할에 녹아들어서 자기 자신이 그 역할화 되어있는 걸 메소드연기라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반대로 노래에 제 삶이, 제가, 이루리가 진심으로 말할 수 있는 주제만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되게 강하게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가짜를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집중이 안될 것 같고, 들으시는 분들 입장에서 저는 어디에서 만들어진 아티스트가 아닌 계속 나의 음악을 들려주는 데 익숙했던 아티스트인데 거짓말을 하면 안되죠. 내 진심이 많이 전달되기를 바라서. 그 당시에 내가 요즘 하는 생각 중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 ‘이 순간 속에서 살고 싶다’ 딱 그 말인데, 항상 하루 하루 매일매일이 행복하지가 않잖아요. 저는 그런데요. 매일매일 행복하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매일매일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쩌다 행복한 날이 있을 때 힘들 때면 너무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에요.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그냥… 만약 내 인생이 80살이다, 거기까지다 하면 80년을 그 순간만 계속 살고 싶은 거에요. 어쨌든 그 순간에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게 가장 다이브의 주제로 담긴 메시지거든요. ‘이 순간을 영원히 살고 싶다’ 그래서 그 생각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서 다이브를 넣게 되었습니다.
앨범 크레딧을 보니 믹싱을 대부분 직접 하셨더라구요. 사실 믹싱, 마스터링 작업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들 많이 하는데요. 그런 창작의 또 다른 고통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일단 믹싱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음악을 만들 때 여러
악기나 소리들을 녹음을 받고, 예를 들면 한 마이크에 한꺼번에 녹음을 받는 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저렇게 다르게 받은 소리들을 함께 섞어가는 과정을 음악에서 편하게 믹싱이라고 하는데요. 믹싱이라는 것이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내가 바보가 되는 기분을 많이 느껴요. 작곡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작곡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어쨌든 내 생각을 글로 풀어낼 때가 있듯이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이니까요. 믹싱은 그것도 제 취향이 반영이 되긴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었을
때 불편함이 일단 없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 들면 소음이라던가 너무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방해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어서 대체로 많은 사람들의 귀에 편안하게 들리는 기준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자신과의 싸움이 되는 것 같고요. 기준이라는 게 모두가 다르고 우리가 듣는 소리는 사람마다 다 다르대요. 저음역대
고음역대가 들리는 폭도 다 다르대요. 근데 그게 하면 할 수록 들리는 폭이 더 늘어날 때도 있고 귀가
오늘 이상한가 싶을 정도로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도 있고요. 들으면 들을 수록 늘어가는 부분인
것 같아서 어렵고도 재밌는 부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좋아합니다. 즐거워요.
이렇게 관객 분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라이브하시는 것이 처음이실까요?
– 밴드 초창기에는 이런 공연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클럽 공연하면 되게 가까이서 많이 하다 보니까. 정말 얼굴 외울
정도로 많이 뵀던 분들도 많이 기억나는데. 근데 이렇게 가깝고 엄숙한 공연장은 되게 오랜만인 거 같아요. 아무래도 클럽공연은 가깝지만 모두가 술에 취해있거나 더워서 땀도 많이 나고 같이 업 되어있는 분위기에 있는데, 연주회 같은 분위기랄까요.
라이브해주신 곡, Ashby Road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Ashby Road라는 곡은, 제목이
Ashby Road인 이유에 대해서는 영국 러프버러에 애쉬비 로드가 있어요. 마치 우리 테헤란로같은 이름처럼 길 이름이고요. 어떤 분께서는 애비
로드를 잘못 쓴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애쉬비 로드가 맞습니다. 구글 맵스로 찾아보시면 확인해보실 수
있고요. 제가 그 곡을 썼던 작곡자의 입장에서는 영국의 길이다 보니 정말 브리티시 락 느낌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또 제가 일부러 그런 장르를 쓴 적은 없는데, 스트리밍 서비스 중 시티팝 플레이리스트들에 제 음악이 많이 있더라고요. ‘아, 내가 사람들이 들었을 때 시티팝 느낌이 많이 나는가보다’ 하고 그
때 알았어요. 그렇게 영국의 시티팝을 만들어보자 해서 브리티시 락을 만들었구요. 제가 그 동안 작사를 혼자 해왔는데 이거는 작사를 받은 곡입니다.
이 곡을 들으시는 분들께서 밤에, 새벽에 들으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앞서 말한 분위기나 풍경을 만드는 그런 힘이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이러한 반응은 예상하셨는지?
– 그런 반응에 대해서는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감히 제가 노렸더라고 예상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해요. 제가 쓰는 곡들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기를. 그게
어떤 분들에게는 밤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애쉬비 로드가 레스터 시티 근처에 있는 곳이더라구요. 레스터 시티의 팬이신 것과 연관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 사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산다면 런던보다는 그런 편안한 외곽으로 가고 싶거든요. 레스터 시티를 찾아보시면 런던에서 살짝 위로 가면 있는 동네인데 그쪽에 살고 싶은 마음에 썼습니다. 나중에 레스터 시티에 가면 그 말을 하고 싶어요. ‘여길 너무 좋아해서 여기 길을 보고 썼습니다’라고.
Dive, Ashby Road 이야기를 나눠보았구요. 이제 남은 세 곡에 관하여 조금 더 얘기해볼까 합니다. 우선 “순간 속에서”라는 곡부터 볼게요. 우선 굉장히 행복한, 그러니까 사랑에 빠져서 정말 푹 빠져서 일상으로부터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잖아요. 근데 저는 그보다는 굉장히 브릿팝에 가까운 곡이라는 점에 좀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아무래도 루리님의 음악적 기반은 브릿 팝에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곡은 의도하지 않아도 브릿 팝에 가까워진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 브릿팝에 가깝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전혀 몰랐어요. 확실하게 의도하지 않아도 영향을 받았던 곡이 저절로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 저는 브릿팝의 핵심이 ‘달콤씁쓸’인 것 같거든요. ‘bittersweet’이라고 하죠. 그 감정이 제가 생각하는 브릿팝의 매력인 것 같아요. 힘든데 희망이
있고, 행복한 것 같은 삶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상처도 있고. 그런
게 인생과 닮았달까. 그런 느낌이 브릿 락에서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근데 음악을 전공한 사람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음악도 사람의 배경과 환경과 역사와 그 문화적인 걸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또 날씨랑도 연관이 많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특히
영국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는 그런 날씨들, 맑은 하늘에 갑자기 날벼락이나 비가 온다던가. 그런 데서 사람들의 음악이 그렇게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알 수
없는 오묘하고, 달콤씁쓸하고, 행복한 건지 슬픈 건지 모르겠는
감정 같은 게 브릿팝의 매력인 것 같아요.
다음으로 얘기해볼 곡은 “내가 널 사랑하는 방법”인데요. 아무래도 박자가 독특하기도 하고 해서 곡에 관해서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아까 말했던 메소드 연기랑 이어지는 부분인데요. 저는 그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를 때 그 사람 같은 음악을 노래해야 와 닿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실제로 좋아하는 밴드들은 그런 이미지들이 동일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분석적으로 밴드들을 보게 되는 게 있었는데, 내가 정말 마음 깊이
좋아하는 밴드들을 살펴보다 보면 그 사람의 음악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사생활적인 모습이라던가 아니면 그 외에도 뭘 좋아하는지 지켜보게 되잖아요. 근데 그 사람과 너무 닮아있는 음악이 곡으로 나올 때마다 제 가슴이 울리는 거에요. ‘나도 저런 음악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많이 생각해봤어요. 그럴 때 항상 생각하는 것들 중에 하나가 대체적으로 현실보다는 꿈을 쫓고, 현실적인 표현을 하는 것보다도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그런걸 담고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한편으로는 그게 내가 나를 생각하는 모습이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그게 다를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했어요. 제가 인스타로 소통을 많이
했었는데 Q&A를 하면 많이 오는 이야기가 주로 고민 이야기나 되게 슬픈 얘기들이 많아요. 제가 차마 인스타에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아픈 얘기들이 많아요. 그런
얘기들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받아줄 수 있는 느낌을 주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따뜻하게 말을 하신다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제가
따뜻한지는 잘 몰랐고 모두 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시는데, 거기다 대고 개념 없이 행동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그 정성에 보답하는 것뿐인데 따뜻하다는 오해가 생겨서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그런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내가 어떤 말을 해야 이 사람한테 가장 위로가 될까, 어떤 말이 진심으로 와 닿을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면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뭘까’, ‘내가 너무 힘든 순간에
어떤 사람이 이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근데
제가 진짜 힘들 때 많이 듣고 싶은 말은 ‘이렇게 해서 더 나아질 거야, 어떻게 해봐’ 이런 게 아니라 ‘넌
지금 그 부족한 모습 그대로 너무 좋아’ 같은 말을 듣고 싶어서 그 곡을 쓰게 됐어요.
그러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하시는 루무말대잔치가 곡에 영향을 준 것이군요.
– 큰 영향이 됐어요. 그런
생각이 없었으면 저도 곡을 쓰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저는 이런 말을 하면 주변 분들은 안 좋아하실 수도
있는데, 음악을 하면서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스무 살 때는 있었어요. 앨범을 내면 세상을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세계 재패가 꿈이고
‘어디 무대 서고 싶어요?’ 하면 무조건 외국이었어요. 근데 그런 시간을 보내보고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도 잘 챙겼으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잘 챙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그게 음악 하면서 가장 큰 목표고 살아가면서도 큰 목표인 것 같아요.
삼박자 곡이고, 곡을 쓰는 과정에서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 곡을 쓸 때마다 좀 다른 방식으로 쓰긴 하는데요. 주로 멜로디에 코드를 입히면서 써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멜로디는
거의 가사가 있는 상태로 곡을 써요. 근데 억지로 노력해서 쓸 때도 있기도 한데, 이 곡을 썼을 때는 누워있다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하면서 가사를 흥얼거리다가 ‘어 괜찮은 거
같아’하면서 코드를 입히면서 쓰는데 3박인거에요. 3박의 곡을 쓰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저에게 익숙한
건 4박의 곡이거든요. 3박의 곡을 드럼도 풀어보려니 너무
어렵고 그래서 4박으로 바꿔보려고도 노력했는데, 이미 멜로디가
너무 잘 붙어서 바꾸기가 힘든 거에요. 그래서 3박으로 써봤습니다.
아무래도 연주자이시기도 하고, 보컬도 하시고, 곡도 쓰시고, 그러다 보면 자신의 다양한 정체성에 관해서, 그리고 그러한 역할에 관해서 고민하시게 될 것 같아요.
– 저는 가수 이루리가 되고 싶은 생각은 많이 없었고, 지금도 많지 않고요. 제가 처음 앨범을 낼 때만 해도 이게 마지막이
될 거라고 생각도 하면서 냈는데. 그런 이유들은 그냥 저는 작곡가나 프로듀서, 믹스 엔지니어가 되고 싶고 오히려 그런 쪽이 저랑 맞는 거 같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도 예를 들어 아이유 님이 노래를 썼지만 제가 쓴 아이유님의 노래를 아이유님이 불러주진
않으실 거잖아요. 제가 뭐라도 있고 뭐라도 곡을 쓴 걸 증명할 줄 알아야 그 분과 언젠가는 작업을 할
기회가 올 수 있을 거고. 그런 식으로 그럼 지금은 불러줄 사람은 없지만 내가 불러서 내 음악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자, 내 음악을 쌓아보자 생각하고 지금까지 앨범을 내고 있긴 합니다.
다른 아티스트와의 작업 계획도 있으시겠군요.
– 원래 밴드를 했던 것도 혼자 하는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여러
명이 팀으로서 만들었을 때 오는 에너지와 거기서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협업을 항상 좋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협업을 할 기회가 있다면 저는 당연히 협업을 선택할 것 같아요.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와가는데요.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곡이자 라이브로 만날 곡은 바로 “노을 속에서”입니다. 먼저 곡 소개부터 조금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노을속에서는 제목과 같이 노을이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면서 만든 노래고요. 노을을 바라보면서 지난 날의 추억들을 떠올리는 노래입니다.
오늘 이렇게 보너스 트랙이라는 이름으로 리스닝 세션 자리를 가졌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 이런 대면하는 공연 자체가 올해 처음이고 요즘 대면 공연을 할
기회가 정말 없죠. 이렇게라도 만나 뵐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특히나 저는 이렇게 소수로 뵙는 것도
더 오랜만인 거 같아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와주셔서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오늘 보너스 트랙을 통해 루리님의 새 EP에 관하여 깊이 있는 이해를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을 받았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구요, 마지막은 라이브 들으시면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카코포니의 새 프로젝트, 문소문의 앨범 [붉은 눈]이 발매되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은 물론, 카코포니일 때의 솔직함과는 또 다른 정제된 무언가가 등장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소문의 이러한 작품을 훌륭하게 뒷받침한 것 중 하나가 아트워크인데, 연여인 특유의 분위기가 작품과 정말 더없이 잘 어울려 좋은 시너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주목 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연여인에게 문소문에 관한 여러가지를 물었다.
이번 앨범 아트워크 첫 의뢰가 언제인지.
되게 일찍 연락을 주셨어요. 가격 말씀 드린 건 네 달 전인가 그랬던 것 같고. 그러다 한, 두 달 후에 의뢰가 들어왔어요. 그때 데모 받아서 듣고… 데모 받아서 듣고 너무 좋다고 연락 드렸는데, 그때 제대로 받았던 거니까 두 달 전인 것 같아요.
작업기간도 그 정도셨나요?
작업기간은 넉넉하게 잡고 하긴 했는데, 계속 그것만 하고 있던 것은 아니니까. 숙성기간이 길긴 했죠, 다른 작업물보다는. 왜냐면 작품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커머셜한 작업을 할 때는. 그래서 기간이 좀 길면 좋죠. 작업을 해놓고 며칠 후에 다시 보고, 또 수정 하고, 다시 보고 해서 시간이 지나도 괜찮은 거면 내보내도 된다는 확신이 들어서. 이건 숙성기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죠.
처음 들었을 때 ‘연극을 본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막 민경님(카코포니) 음악을 그렇게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문소문을 통해서 카코포니를 처음 알았거든요. 근데 이게 되게 카코포니이자 문소문의 장점인 것 같은데, 정말 민경님 자체가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들이 강한 거 같아요. 민경님 개인으로 봐도 그렇고, 카코포니로서 봐도 그렇고. 그래서 그분이 하는 음악이 뭔가 다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느껴졌어요. 근데 문소문은 더 연극 같다고 느꼈던 건, 붉은 눈을 한 여인이라는 캐릭터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가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건 당연한데 캐릭터가 생성되어서 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니까 더 연극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붉은 눈을 한 주인공의 눈이 아트워크에는 안 나오잖아요?
그리고 뒷면의 아트워크에 나온 캐릭터도 붉은 눈은 아니에요. 그 캐릭터의 눈을 그리고자 한 게 아니었어요. 근데 이건 카코포니 분께서 전적으로 저에게 ‘맘대로 해주세요’ 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카코포니님의 입장과 다른 저의 생각인데요. 뭐랄까, 그 캐릭터를 핍박하는 시선일 수도 있고, 그냥 지켜보는 눈일 수도 있고, 그냥 그 사람을 지켜보는 세상의 모든 눈이에요. 그 여인의 눈이 아니라. 그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눈들을 의미합니다.
그 여인의 눈을 직접 표현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일부러 뒷모습을 그리긴 했어요. 좀더 상상의 여지를 주려고? ‘이렇게 생긴 이런 사람이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얼굴이 안 보이게 그렸거든요. 전반적인 스토리도 그렇고, 현대적이지 않은 요소들이 있어서. 처음에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있지만 옛날부터 현재까지 공존하는 이야기잖아요 결국은. 그래서 옷은 50년대 느낌으로 하고, 머리는 현대적으로 하고. 그런 요소를 넣었던 것 같아요. 옛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이야기다 라는 지점에서.
그 여인을 아래에서 바라보는 존재들이 있잖아요. 새도 있고. 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셨는지.
새한테 의미부여한 건 없어요. 그냥 제 캐릭터여서 넣은 것도 있고, 제가 원래 다른 작업을 할 때도 종종 넣기는 하는데, 여기에 넣은 게 좀 더 의미 있었던 것은 그 새가 저한테는 나약한 캐릭터거든요. 덩치는 크고 생긴 것도 막 친근한 인상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속으로는 되게 약한 아이에요. 여린 아이 중 하난데 그런 바이브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은 했어요. 생각해보니 외에 딱히 이유는 없는 것 같네요. 근데 뭔가 결이 잘 맞았어요.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게 그렸던 것 같아요. 나머지 아래 사람들은 그냥 특징이 없잖아요. 그냥 사람들, 군중들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옷도 어떻게 보면 현대적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되게 로마 시대 옷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런 시간을 종잡을 수 없는, 시간개념이 없는 걸 그리고 싶었어요..
텀블벅에서 아트워크가 선공개되었고, 리워드로도 활용되었어요. 그런 부분을 고려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뇨. 민경님이 모든 걸 도맡아서 하셨어요. 제가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는데 연락을 안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되게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되게 꼼꼼하시거든요. 그리고 원래는 레더노트가 아니라 퍼즐을 제작하려고 했는데, 그게 또 종이가 광택이 있는 종이인데 제 그림이 잉크 기반이고, 그러다 보니 종이 재질이 광택이 들어가면 안 어울리거든요. 그래서 좀 이상하게 나와서 그거 엎고 레더노트로 가게 되었는데, 그걸 고려하고 그리진 않았어요. 제가 요즘 스타일의 앨범 커버 느낌보단 삽화 느낌이 더 강하잖아요? 그래서 딱히 제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커버 작업을 하면서 가장 염두에 뒀던 점은?
이건 이번만 그런 건 아니고 항상 그렇게 작업을 하는 것 같은데, (커버는) 음악을 듣고 상상을 도와주는 장치라고 생각을 해요. 연극에서의 비주얼을 맡은 것처럼 그런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카코포니님이 상상하신 모습을 내가 잘 나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저도 음악을 듣고 너무 좋아했어서. 근데 정말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음악과 자신의 작품이, 혹은 감성의 결이 잘 맞는 경우에 하는 작업과 그렇지 못한 작업의 경우엔 어떻게 다른가요?
우선 저의 괴로움의 정도가… (웃음) 잘 맞으면 제가 신나서 해요. 근데 아닐 경우에는 (제 작품이) 안 좋아도 안 좋다고 말씀을 잘 안 해주시는 것 같기는 한데,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에 힘들게 작업을 하는 거 같아요. 되게 고통스러워하면서 작업을 해요. 그래서 웬만하면 그런 작업을 일체 받지 않으려고 하죠. 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할지 알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신나서 하는 게 아니라면 기계가 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정말 노동자가 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이번 문소문이 되게 좋았던 건 저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신 거기 때문에 저도 자신을 돌아보면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그런 게 있었죠. 생각하는 방향이 같아서.
그렇다면 잘 맞는 작품 중에서도 더 잘 나오는 작품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주로 어떤 것들인지 궁금해요.
영민 언니(쟈드(Jade))도 그렇고 민경님도 그렇고, ‘알아서 해주세요’ 하는 스타일이신데 그런 게 훨씬 결과물이 좋더라고요. 기획을 먼저 해서 오시면 직접 작업하시는 분이 아닌 이상 ‘이렇게 저렇게 의미부여를 했는데 시각적으로 나타났을 때 어떨지’, ‘구성이 어떨지’ 같은 걸 생각을 잘 못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요소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어떤 포즈다’ 그런 게 정해져 있을 때 사실 조합을 해놓고 보면 세련되지 못하게 나오는 경우들이 종종 있거든요. 기획부터 저한테 맡겨주시면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러면 보통 작업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작업 진행 방식은 항상 같아요. 연락이 오면 제가 데모 요청을 드리고, 듣고 떠오른다 싶으면 ‘오케이, 합시다’ 해서 생각하시던 컨셉이나 주제, 곡 설명 등을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씀을 드리고. 그걸 받아서 제가 시안을 짜서 만나서 시안 보여드리고, 시안 확정을 하고, 그 다음 작업에 들어가죠. 그러면 결과물이 나오고 ‘수정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시라’ 하지만 수정 요청은 많이 없는 편이에요.
시안작업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건… 완전 러프하게 포토샵에서 스케치만 해서 보여드려요. 왜냐면 저는 수작업으로 하니까 그것을 완전히 확정 지은 다음에 들어가는 게 훨씬 편안해가지고. 시안은 대충 여기 뭐가 들어가고 이런걸 다 짜서 보여드리죠.
작가님한테 많은 관심이 없어도 최근에 많이 알려진 작품이 하나 있잖아요, 바로 편의점에서 파는 “호랑이커피”인데요. 처음 실물로 보셨을 때 어땠는지.
사실 저는 별 생각이 없었거든요. 나오는 것도 알고 있었고 7월에 출시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었으니까. 근데 제 주변사람들이 되게 신기해했고, 또 엄마가 절 칭찬해주시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신데 엄마가 보고서 좋아하시는 거 같더라고요. 신기하잖아요. 그래서 할머니께도 사드리고, 엄마도 봉사 나가시는데 선생님들도 드리고. 그런걸 보고 확실히 (많은 걸 느꼈죠). 랩 하는 사람들은 TV 나오면 언더에서 활동하다가도 ‘됐구나’ 하신다잖아요. 그래서 엄마도 눈앞에 프로덕트가 있으니까 ‘아 그래도 얘가 방에서 뭘 꼼지락대더니 뭔가 나왔구나’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가 좋아하셔서 좋았어요. 제가 좋았던 것보다도.
작품에 관한 피드백을 직접 받으실 때도 있잖아요. 어떠셨나요?
감사하죠. 저는 시작할 때는 순전히 나만을 위해서 그렸는데 그거로 어쨌든 직업이 되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거기까지만 해도 감사한데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으셨다는 게 신기하죠 사실. 혹은 내가 잘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죠. 왜냐면 일로서 하다 보면 중심이 흐트러질 때가 있잖아요. 그리고 싶지 않은걸 그려야 하고 그런 게 있으니까. 그런데 더 개인 작업 많이 하고 싶고, 욕심 잃지 말고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죠 그런걸 보면.
일러스트가 아닌 다른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지.
준비는 항상 하고 있죠. 진척이 없어서 그렇지. (웃음) 요즘 되게 다른 매개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구상하고 있는 것들은 있는데, 애니메이션이나 미디어아트 같은 것들을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끝으로 작품을 보시는 분들께.
저는 기본적으로 음울한 음악을 좋아하고, 성격 자체가 그런 스타일이어서 문소문 전체 앨범을 다 좋게 들었어요. 처음부터 어둡긴 하거든요. 근데 그 음울함을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더라도 그걸 넘어 끝까지 들어보라고 말을 하고 싶었어요. 제 그림 감상이랑 비슷한 거 같아요.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을 뚫고 그 내면을 보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안에 있는 평온함이라던지.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사람은 다음과 같다.
주애
알앤비 싱어송라이터이지만 그보다는 네오 소울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소울 음악에 가까우면서도 결코 과거지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매력적인 저음을 내세운 “Zig Zag”는 트랙의 비트와 보컬의 라인이 매력적으로 나아가면서 좋은 시너지를 낸다. 여기에 주애가 풀어 나가는 리듬과 음색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함께 담겨 있는 곡 “Diridada”에서는 좀 더 차분하면서도 아름다운 전개를 들을 수 있다.
주애는 1년 1개월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이전에도 공백 기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같이 맞는 아침이 난 좋아”도 좋아하는데, 이번 “Zig Zag” 다음으로 주애가 지닌 매력이 잘 드러나는 곡이라 생각한다. 알앤비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주애의 음색과 창법에 반할 수밖에 없다. 주애의 사운드클라우드에는 더 많은 음악이 있으니 하나씩 접해보자.
김산
자이언티의 작곡가인 박준우와 함께 작업하는, 매체 곳곳에서 좋은 음악으로 추천되는 김산이 이번에 네 번째 싱글 “괜히”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시티팝, AOR과 같은 키워드로 묶이고는 하지만, 레트로한 결을 유지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팝 음악을 선보이는 그는 이번에도 그러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했던 “보름달”과 “헤드라이트”, 그리고 차분한 느낌의 “12월”과 “어지러운”까지 여러 온도를 자연스럽게 오간다.
단순히 시티팝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재즈부터 일렉트로닉에 기타 사운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였고 고루 담아냈다. 김산에게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의 SNS 채널 등을 관심 있게 찾아보자. 플레이리스트에 한 곡 이상 추가될 것이다.
하린
하린 또한 신곡 “돌아가자”를 발표했다. 이 곡 이전에 발표한 싱글 “어른”이 조금 더 밀도 높은 표현을 기반으로 직관적인 느낌을 자아냈다면, 이번곡은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조금 더 편안한 사운드 구성이 인상적이다.
기존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EP [어떤 날]을 들어볼 것을 강하게 추천한다. 하린은 모든 곡을 직접 쓰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조력자이자 연주자인 여러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 함께 작업한 음악가들을 검색해가며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포크라노스 홈페이지에 걸린 공식 소개 글의 첫 문장은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는 뮤직 딜리버리 브랜드’다.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절로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러한 말들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포크라노스에는 실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거쳐 가는데, 그중 가장 특별한 건 아무래도 첫 시작을 포크라노스와 함께하는 신인
아티스트들이다. 많은 채널과 등용문이 있는 드넓은 음악 시장에서 유독 시작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건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 이번에는 ‘알앤비’,
‘일렉트로닉’, ‘뉴트로’ 등 각기 다른 장르에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다섯 팀을 소개한다.
Fish House (피쉬하우스)
올해 3월, 싱글 앨범 [Go Right]를 통해 데뷔한 ‘Fish House (피쉬하우스)’는 R&B/Soul을 기반으로 한 신예 밴드다. 첫 데뷔곡부터
꽤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던 밴드였기에 개인적으로 다음에 보여줄 앨범은 어떨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들은 최근 두 번째 싱글 앨범 [Fishing]을 발매하였는데,
이전 발매작보다 더 짙어진 밴드 사운드를 보여줌으로써 기대 이상의 앨범을 선보여주었다. 거기다가 새로운 보컬 멤버 ‘유은선’의 영입으로 첫 번째 앨범과는 다른 스타일의 비트로
색다른 모습도 보여주었다.
밴드 음악이지만, 부드러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Fish House (피쉬하우스)’는 장르에 크게 억압받지 않는 노래를 한다.
그들이 설명하기로는 ‘스스로 흥미롭고 멋지다고 생각되는 음악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앞으로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장르로 인도할지
기대해보자.
Jule(쥴)
좋은 음악으로 좋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는 싱어송라이터 ‘Jule(쥴)’은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감정을 담아낸 데뷔 싱글 앨범을
선보였다. 총 2곡이 수록되었으며, 앨범의 제목은 바로 [W]. 그중 앨범 타이틀곡 ‘Whatt?!’에서는 ‘juiceoveralcohol’ 소속의
몽환적인 랩퍼 ‘OHIORABBIT’
(오하이오래빗)이 참여하였다. ‘Jule(쥴)’이 주는 밝은 느낌의 음악에 어울려진 색다른 ‘OHIORABBIT’의 사랑스러운 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이 노래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주목하고 싶은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는 바로 좋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노래는 듣기만
해도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의
음악으로 듣는 이들이 기분 좋아지고, 그의 가사를 공감하면서 행복해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장점이다. 삶에 지친 당신에게 밝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지금 바로
‘Jule(쥴)’의 음악을 들으며 밝은 에너지를 느껴보자!
NECTA
‘NECTA’(넥타)는
[Slushed Hours]라는 제목에 총 4곡으로 이루어진 EP 앨범으로 데뷔했다. 알앤비 보컬을 기반으로 세련됨을 잃지 않고자 하는 그의 말처럼 그는 세련됨을 잃지 않았다! 특이한 말투와 가사, 사운드가 돋보이는데 어딘가 몽환적이고 독특한 감성을 담아내는 아티스트 ‘NECTA’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목소리가 특히 매력 포인트인데, 전자음악 프로듀서 ‘weissen’과의 협업을 통해 그의 알앤비적 목소리와 일렉트로닉 비트를 오묘하게 잘 조합시켰다. 사실 알앤비와 일렉트로닉 장르는 둘 다 색채가 강한 장르이기에 함께 조합시켰다는 점부터 꽤 과감하다.
데뷔 앨범부터 과감한 시도를 함으로써 좋은 시작을 보여주는 ‘NECTA’는 이번
첫 데뷔 앨범을 ‘Take a sip of necta’라고 간단하게 소개하였다. 시크한 짧은 문장처럼 이번 첫
EP 앨범은 그의 노래를 단지 한
모금, 아주 일부만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바쁜현대인
작/편곡, 믹싱 그리고 프로듀싱까지 해내는 ‘바쁜현대인’ (busy modern people)은 항상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음악을 만들어 낸다. 데뷔작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도 ‘개미친구’, ‘이하츠’와 함께 독창적인 분위기를 주었던 그가 최근, 신예 알앤비 보컬리스트 ‘Sadam’ (사담)과 함께
[붕]이라는 싱글 앨범을 발표하였다. 앞서 말한 데뷔 앨범과는 다른 외롭고 쓸쓸한 감성을 담아낸 노래로, 특히 ‘Sadam’의 보컬은 이러한 쓸쓸한 감정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꼽는 이번 노래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붕] 뮤직비디오다. 노래를 시작으로 한 남성이 들판에 쭈그려 앉아있다 일어나면서 등장하는데, 에어팟 한쪽은 잃어버린 것인지, 한쪽만 끼고 나오는 모습이 범상치 않다. 감미로운 노래와 상반되는 장면에 처음에는 당황하였지만, 어느 순간 뮤직비디오를 여러 번 플레이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이 뮤직비디오에 서서히 중독성을 느끼고 있다면 프로듀서 ‘바쁜현대인’와 매력적인 보컬 ‘Sadam (사담)’을 이번 기회에 같이 알아가보도록 하자.
영캐슬(YoungCastle)
최근 우리나라 음악시장에 뜨고 있는 장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옛날 감성의 노래를 요즘 스타일로 새롭게 재 조명하는 ‘뉴트로’라는 장르이다. 과거와 현재를 공존하는 것이 묘미인 ‘뉴트로’ 장르에 도전하는 듀오가 있으니 바로 남성 듀오 ‘영캐슬(YoungCastle)’이다. 90년대 ‘뉴잭스윙’의 스타일이었던 그룹 ‘듀스’와 추억의 그룹인 ‘쿨‘의 노래처럼 느끼게 하고 싶다는 ‘영캐슬(YoungCastle)’은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90년생이다. 즉 자신들이 갓 태어났을 때 나온 과거 노래를 기본으로 하여 현재 느낌을 조합하여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것.
‘뉴트로’가 최근 뜨고 있는 장르인 것은 맞으나 자칫 옛날의 감성을 어설프게 따라 하면 이도 저도 안 되는 음악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과거 최고의 그룹이었던 듀스와 쿨의 노래를 재해석하기에는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뉴트로’장르의 음악 2곡이 수록된 앨범 [LAST SUMMER]을 통해
확인해보자.
음악을 듣다 보면 종종 ‘타이틀곡보다 더 내 마음에 드는’ 곡들을 만나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코너 ‘B-Side’는 이렇게 다분히 사적인 경험이 모티브가 되어 출발합니다.
‘B-Side(비 사이드)’는 ‘A-Side’의 반대면, 일반적으로 7인치 싱글 LP 레코드의 뒷면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A-Side에는 흔히 말하는 ‘타이틀곡’이, B-Side에는 정규앨범에 수록하기 모호한 곡이나 커버, 라이브, 혹은 리믹스 등이 부가적으로 수록되었다고 합니다.
코너 ‘B-Side’는 단어 본래의 의미보다 ‘A-Side의 바깥’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둡니다. 비록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좋은 노래들, 단지 ‘수록곡’이라는 한 마디로 묻어두기엔 아까운 노래들을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캐내어 공유하려 합니다.
SPECIAL 2020년 10월의 B-Side: 김뜻돌 / 공중그늘 / 732STT
김뜻돌 / 작은 종말 (feat. 정우)
From the album [꿈에서 걸려온 전화] (2020.09.27)
특정 음악, 음악가를 좋아하게 되는 다양한 요인들 중 개인적으로 많이 포커스를 두는 점은 다름 아닌 ’언어’다. 표현에 대한 숙고와 언어를 다루는 다양한 기법들이 적절히 어우러져 잘 지어진, 시적 아름다움을 품은 노랫말은 음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가장 근사한 선물 중 하나라 믿는다. 특히 우리말의 매력을 잘 살리는 노랫말을 쓰는 음악가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관점에서 ‘김뜻돌’은 우리말을 참 맛있게 쓸 줄 아는 음악가라 생각한다. 데뷔 싱글인 ‘꿈속의 카메라’를 시작으로 지난 몇 년간 그녀가 꾸준히 발표해온 여러 곡들은 포크, 록, 팝 등의 언어를 넘나들며 꽤나 다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속에서도 늘 잘 정제된 우리말 가사를 선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러는 깊은 고민을 다양한 은유와 비유로 노래하기도 하고, 가벼운 일상의 생각, 장면들을 일기 쓰듯 편안하고 소박한 일상의 말들로, 혹은 재기 발랄한 위트로 풀어내기도 하는 김뜻돌에겐 확실히 자신만의 언어가 있으며 그 언어는 그녀의 음악을 다시금 곱씹어 듣게 만드는 힘이 있다. ‘김뜻돌’이라는 음악가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꿈에서 걸려온 전화]는 김뜻돌의 첫 번째 정규앨범이다. 꿈 속에서 전화를 하다가 잠에서 깼고 그것이 모티브가 되어 꿈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노래로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그녀 스스로 선율과 가사를 짓고 부른 열한 곡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그 중 동료 싱어송라이터 정우가 목소리를 보탠 ‘작은 종말’은 아름다운 시적 은유로 가득한, 앨범에서 가장 서글픈 정서를 지닌 곡이다. 유려하고도 담담하게 흐르는 기타 선율을 중심으로 건반과 첼로 등이 차곡차곡 쌓여 애잔함을 더하는 선율 위로 그녀가 차분하게 읊조리는 해와 달님의 이야기는 마치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슬픈 우화처럼 느껴진다.
공중그늘 / 타임머신 (Remastered)
From the album [연가] (2020.09.08)
밴드 ‘공중그늘’의 첫 정규앨범 [연가]를 듣고 보면서 가장 많이 떠올린 심상은 ‘반짝반짝하다’는 거였다. 밴드가 연주하는 사운드의 질감도, 커버 이미지 속 해파리(?)도, 그 해파리들이 자유롭게 부유하는 ‘계절’ 뮤직비디오 속의 초현실적 심해 세계도, 공중그늘의 세계는 무엇 하나 반짝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앨범이 나오고 며칠 동안은 나도 그 반짝이는 세계 속을 함께 부유했다.
공중그늘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꾸준히 공연을 하고 음악을 발표하며 인디음악 팬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젊은 밴드다. 신스팝, 드림팝, 사이키델릭, 슈게이징 등을 넘나드는 음악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귀에 잘 들어오는 선율과 – 앞서 언급한 김뜻돌처럼 – 우리말의 매력을 잘 살린 노랫말들이 사뭇 인상적인 음악을 한다. 그리고 난 이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최근 많은 젊은 밴드들의 음악이 그렇듯 ‘청춘’, 그리고 ‘낭만’이라는 두 키워드를 자주 떠올린다. “길지 않은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내고자” 만들었다는 이 밴드의 존재처럼 유한함을 알기에 더욱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앨범 [연가]는 그렇게 반짝이는 젊음의 아름다운 기운을 한층 발전한 사운드로 담아낸 근사한 작품이다. 앨범 속 공중그늘의 사운드는 전작들에 비해 한층 결이 다채로울 뿐 아니라 아니라 입체적인 감각이 도드라지게 뚜렷해져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이 여기에 이르러 비로소 그들 나름의 어떤 ‘청사진’에 근접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타임머신’은 앨범 발매로부터 약 1년 전에 싱글로 먼저 공개했던 곡으로 리마스터링되어 이번 앨범에 다시 수록되었다. 이 앨범에서 유독 이 노래가 끌렸던 건 서두에서 언급한 ‘반짝거림’이 가장 청량한 바이브로 표현되고 있는 곡이라 느꼈기에, 그리고 이 노래를 들으며 요즘 트렌드의 인디팝 뿐 아니라 디스코, 한국의 옛날 가요 등 다양한 요소들을 드문드문 떠올렸고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들이 재밌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겹겹이 층을 쌓으면서 상쾌한 멜로디를 연주하는 신쓰, 춤추고 싶어지는 경쾌한 리듬이 점점 고조되어 후반부에서 브레이크를 떼어낸 듯 신나게 질주하는 순간은 마치 청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하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청춘의 소리가 내 마음 한구석에 아슬아슬 불씨만 남은 내적 댄스 본능과 공명한다.
732STT / Mandip X Jayallday Mathematics
From the album [ALBUM] (2020.08.24)
이제 한국 힙합에서도 ‘트랩’은 가장 주류적인 스타일임을 부정할 수 없다. 속속 등장하는 많은 새로운 아티스트들 중 상당수가 트랩을 추구하거나, 혹은 트랩의 영향을 일정 정도 이상 받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해외에서도, 한국에서도 트랩, 그리고 그 하위장르들은 – 물론 연식이 지긋한 베테랑들도 여전히 활약하고 있지만 – 젊은 세대의 음악이라는 인상이 역시 강하다. 대체로 다소 느린 템포 안에서 빠르고도 잘게 분절되며 귀를 때리는 하이햇이 특징적인 이 음악은 확실히 지금 시대의 ‘뉴-스쿨’이다.
최근 한국 힙합씬에 등장한 영 트래퍼들 중 Yawah(야와), MANDIP KEEM(맨딥킴)이 있다. 그리고 ‘732STT’는이 두 사람의 그룹이다. 2019년부터 각자의 솔로 작품들을 공개해오던 두 사람이 2020년 들어 그룹으로의 행보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지난 6월에 정규 1집 [732], 그리고 곧이어 불과 두 달 만에 정규 2집 [ALBUM]을 빠르게 뒤이어 공개했다. 무려 28곡을 수록한 [ALBUM]은 트랩 장르의 팬이라면 분명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을 매력적인 트랩 앨범이다. 두 사람이 함께한 732STT로서의 곡들, 야와, 맨딥킴 각자의 솔로곡들, 거기에 최근 씬에서 맹활약 중인 BULLY DA BA$TARD, Bradystreet 등의 젊은 래퍼들이 목소리를 보탠 곡들까지 수록된 모든 트랙들은 제각각의 분위기 속에서도 왜 트랩이 지금 세대의 음악인지, 그들이 왜 이 장르에 열광하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다채롭고 풍성하게 잘 차려진 트랩 한 상 차림이다.
앨범의 종반부에 배치된 ‘Mandip x Jayallday Mathematics’는 제목에서 바로 눈치챌 수 있듯 JayAllDay(제이올데이)가 피쳐링하고 있는 곡으로 앨범 후반부의 숨겨진 하이라이트다.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진 않지만 – 한국 힙합 초유의 세계적 히트곡인 – 키스에이프의 ‘잊지마 (IT G MA)’, 최근에는 사이먼 도미닉의 ‘ya ain’t gang’ 등 자신이 등장하는 트랙마다 특유의 나른한 톤과 플로우로 곡에 독특한 바이브를 더했던 제이올데이의 랩은 이 트랙에서도 역시나 빛을 발한다.
Q&A INTERVIEW / ask the artist: 신해경 Shin Hae Gyeong
좋아하는 뮤지션의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곤 합니다. 직접 물어볼 수도, 흘러와 들을 수도 없는 질문들을 모아보고 싶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이와 듣는 이 서로가 궁금했던 이야기를 이틀에 걸쳐 모집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모였고, 몇몇 질문과 답변을 모아 지면에 담았습니다. 열심히 질문을 나눠준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본 인터뷰의 모든 내용은 팬들의 질문과 뮤지션의 응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Q. 학창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셨어요?
A.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 등하굣길에 CD 플레이어로 음악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지?” 고민했던 기억들이 많이 나요. 집에 들어오면 방 안에서 기타로 작곡도 해보고, 오래된 녹음기로 데모 앨범도 만들어보고 그랬어요. 당시는 미숙하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순수했던 시절이었어요.
–채은
Q.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이런 음악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중학교 때 서태지 선배님 음악을 듣고 막연하게 기타를 배웠어요. 그때 음악에 대한 관심을 처음 가지게 됐어요. 음악을 진중하게 대하게 된 이후로 여러 뮤지션들을 많이 듣고, 참고도 하고, 카피도 했어요. 그러면서 저만의 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요. 지금도 음악 만들면서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김유찬, 구혜인
Q.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과거 제가 좋아해 온 음반들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번 정규앨범 <속꿈, 속꿈>은, 전작 <나의 가역반응>과 동일한 화자가 등장해서 시간의 흐름을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Q. 앨범 발매를 준비하던 기간 동안엔 어떤 일이 있었나요?
A.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서 앨범도 미루게 되고, 자료도 혼자 준비해야 하니까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 일이니까 어떻게든 잘 끝내고 싶었어요. 당시는 잘 몰랐지만 되돌아보면 팬분들, 가족들, 친구들 정말 많이 힘이 되어주어서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 보통 한 곡을 몇 번 정도 다듬나요? 완성되기 이전의 버전들도 궁금해요.
A. 곡마다 달라요. 한 곡 작업하는 데 빠르게는 1달, 길게는 3달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듣고 작업하는 그 기간 동안 매번 다듬어요.
–Dew
Q. 녹음할 때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하시진 않나요? 혹은 노래에 대해 조언을 받는 분이 있나요?
A. 저는 전부 혼자 작업해요. 작업할 때는 조언도 거의 듣지 않고요. 그저 저와 친한 사람들에게 노래가 좋은지 나쁜지 정도만 물어봐요.
Q. 모든 악기 구상을 직접 하고, 다룰 줄도 아시나요?
A. 대부분 못 다뤄요. 하지만 컴퓨터로는 찍을 수 있죠. 기타를 칠 수 있으니 기타에 다른 악기를 대입해서, 미디로 작업할 부분을 구상해요. 대부분 “이렇게 나오면 좋겠다.” 상상을 먼저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그 상상을 옮기려고 미디와 씨름해요.
Q. 가사를 쓸 때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해경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이 무엇일지 궁금해요.
A. 어렸을 때의 경험이나, 가끔 떠오르는 옛 기억이 많은 도움을 줘요. 이번 앨범도 컨셉 때문에 가사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집 소파에 멍하니 앉아서 기억을 더듬는 시간이 많았어요.
–Dew, 연, 서희
Q. 아픈 이별의 가사들이 마음에 와닿아요. 실제 해경님의 이야기를 담은 곡들인가요?
A. 어렸을 때 가족들과 몇 년 동안 떨어져 살았어요. 그때를 기억해보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놀다가도 집에 들어오면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 제 가사엔 여러 가지 개인적인 경험들이 녹아있겠지만, 그때의 기억은 꽤나 강렬했는지 꿈에도 가끔 나와요. 그런 경험들 때문일 것 같아요.
Q. 가장 애정하는 곡이 궁금해요.
A. 전부 애정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는데요, 지금 꼽자면 <그 후>를 꼽고 싶어요. 전작과의 서사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곡이라서요.
–서희
[MV] 신해경 (Shin Hae Gyeong) – 그 후 (And Then) / Official Music Video [KOR/ENG Sub]
Q. 이상 시인을 왜 그토록 좋아하는지 이유가 궁금해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도 궁금하고요.
A. 작품에서 풍기는 특유의 공허함이나 두려움을 좋아해요. 근래 이상과 관련해서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은, 예전에 신동아에서 이상의 동생분이 쓰신 회고록이에요. 읽고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Q. 음악을 하면서 알아주는 이 없고, 경제적 벌이도 어렵던 시절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 시절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A. ‘더 미러’로 활동하던 시절에, 그 당시에는 좀 더 알려지면 모든 고민이 사라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때도 지금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음악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가 언제나 어려워요. 그리고 이제는 안 알려져도 된다고 생각해요. 돈이야 많으면 편할 것 같긴 하지만요. 그것보다 정말 좋은 음반을 만들고 싶어요.
Q. <나의 가역반응> 발매하기 전에 “이제 그만둬야지.” 했다던 얘기가 한 번씩 생각나요. 그 이후에 3년간 신해경으로 살아오면서 “계속하길 잘했다.”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A. 제 음악을 듣고, 좋다고 얘기해 주시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에요. 진심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기뻐요. 제 음악을 듣고 전해주셨던 편지와 메시지들이, 매번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 주었어요.
Q. 공연하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나요?
A. 공연이 끝나고 사인해드릴 때, 팬분들이 “어떻게 저를 알게 되었고, 노래가 어땠는지, 공연이 어땠는지.” 얘기해 주시는 거요.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새로 발매한 곡 중에, 가장 공연으로 해보고 싶은 건 어떤 곡인가요?
A. <꽃피는 계절처럼>이요. 이 곡은 제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곡이기도 하고, 제 음악의 화자가 그대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담긴 곡이라서요.
Q. 가장 처음 산 앨범은 무엇인가요?
A. 너무 예전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틀즈 (The Beatles) <1>일 거예요.
–조제
Q. 요즘 빠진 음식이 있나요?
A. 햄버거요. 요새라기보다는 평소에 정말 좋아해서요. 저는 삼시세끼 햄버거만 먹은 날도 있어요.
Q. 해경님만의 기분 전환하는 방법이 궁금해요.
A. 생각을 꽤나 해봤는데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기분 전환하시는지 저도 궁금해요.
Q. 해경님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요?
A. 어려운 질문인데, 저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을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Q. 저는 불꽃놀이를 보면 마음이 미어지고 슬퍼지는데, 해경님도 그런 마음이 드는 무언가가 있나요?
A. 어머니랑 아이가 같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애틋해지는 그런 감정이 들어요.
Q. 해경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가요? 무언가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기준이 뭔가요?
A. 변하지 않고, 진심을 다 할 수 있는 일이요.
Q. 뮤지션 신해경으로의 궁극적인 목표와 사람 신해경으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사람 신해경으로서의 목표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뮤지션으로서는 존경하는 선배님들처럼 되는 것이에요.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 정말 많고 그중 소수의 분들은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끝을 보셨다고 생각되는데, 진심으로 저도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많이 벅찬 일이겠지만, 저의 꿈이에요.
–이다빈
Q. 앞으로의 계획과 가까운 음원 발매계획은 언제인가요?
A. 이번 해가 지나기 전에 2곡의 음원을 예정하고 있고, 내년에 최저낙원이라는 EP 앨범을 발매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연말에 소규모 공연을 계획하고 있어요. 잘 준비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