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매일같이 넘어지지만 다시금 일어나 옳은 길을 향하고픈 저의 이야기입니다.”

 

 

박현서 [갈대]

 

최근 인디 음악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2018년 동료 최정윤과 듀오 ‘정윤 그리고 현서’를 결성하며 데뷔한 박현서다. 그는 SHUYA, 다린, 수림을 비롯한 여러 뮤지션의 앨범과 공연에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하며 저변을 넓혀왔다. 또한 싱어송라이터 강아솔, 전진희, Oo(신온유)가 속한 음악 동아리 ‘작은평화’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렇게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그가 준비한 첫 솔로 작품은 놀랍게도 정규 앨범이다. 싱글, EP의 시대에 돋보이는 행보다.

 

스물다섯 싱어송라이터의 첫 정규 앨범 [갈대]는 20대의 앨범이다. 20대는 생각만큼 달콤하지 않다. 스무 살이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혈기 왕성한 20대는 뜻밖에도 쉽게 흔들린다. 사회에 홀로 내던져져 외로워하고, 수시로 들이닥치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 괴로워한다. 여느 청춘처럼 수없이 고민하고 아파한 박현서의 지난 흔적이 [갈대]에 담겼다.

 

앨범에 실린 9곡은 아티스트의 내면을 고스란히 비춘다. 그는 곡을 쓰며 자신을 돌아보니 본인의 못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다른 이들 앞에선 열심히 숨기고 덮어뒀지만, 혼자 있을 때면 슬며시 고개를 드는 초라한 모습. 보통 사람이라면 계속 감출 법도 하건만, 그는 그 마음에 비친 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소박하고 평범한 언어로 쓰인 노랫말엔 어떠한 포장도, 가식도 없다. 애써 아름답게 보이려 하지 않은 탓에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리 대단한 가사라도 음악에 붙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그런 점에서 [갈대]는 탁월한 설득력을 확보한다. 정교하고 섬세한 음악 덕분이다. 박현서는 건반 악기를 중심으로 포크부터 보사노바, 가요 발라드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유연하게 오가며 듣는 이를 끌어당긴다. 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이 앨범 곳곳에서 빛난다. 구성미에 중점을 둔 곡과 선율이 두드러지는 곡을 균형 있게 배치해 흡수력을 높였다. 수록곡 전반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한 반음, 노랫말만큼이나 꾸밈없이 순수한 가창도 인상적이다.

 

피아노 한 대로 이루어진 첫 곡 ‘갈대’를 보자. 박현서는 스스로를 ‘쉴 곳 없는 / 잠 못 드는 / 정처 없는’ 존재로 묘사한다. 음악에선 불안정한 정서를 표현하듯 반음을 적극 동원해 위태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하루하루 힘없이 휘청이고 바람에 무섭게 흔들리는 갈대다. 피아노 사이의 여백을 희미한 신시사이저로 채운 ‘숨겨온 나’에선 마음속 공허감과 불안을 토로한다. 그는 앨범의 시작부터 어둡고 연약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러나 박현서의 [갈대]는 흔한 패배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간결하고 팝적인 ‘매일 밤’이 증거다. 노래에서 그는 자신의 심연을 인정하는 동시에 거부한다.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는 한편, “이 소리 없는 어둠 속에 잠기고 싶지 않아”라며 암흑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앨범의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음악부터 한결 밝아진 ‘여행’은 그가 변화를 위해 떼는 첫걸음이다. 그는 산뜻한 보사노바에 맞춰 자신을 괴롭히는 것들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끝없고 철없는 생각의 물결에 여전히 힘들고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떠나보겠다는 말을 되뇐다. 멜로디가 따뜻한 재즈풍의 ‘친구들’은 자신과 또 다른 갈대들을 다독이는 노래다. 그는 “마음이 힘들 때면 너는 나를, 나는 너를 떠올리자”며 서로를 위로한다. 앨범의 다른 노래와는 달리, 이 곡에서만큼은 그가 스스로를 탓하고 낮추지 않는다. 그만큼 현재 그를 온전케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연대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그를 일으켜 세운다. 각기 다른 음악 색을 지닌 ‘너를 향하고 있어’, ‘당신이 그린 그림’, ‘너’는 수줍지만 분명하게 고백하는 사랑 노래다. ‘너를 향하고 있어’에서 그는 ‘너’를 향하자 빛이 자신을 반긴다고 한다. 어둠에 잠기고 싶지 않다던 그가 빛을 찾았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장면인가. 밴드와 함께 리듬 앤드 블루스의 맛을 낸 이 곡에선 음악가로서 과감한 시도가 엿보인다.

 

‘당신이 그린 그림’은 단연 앨범의 킬링 트랙이다. 시작과 동시에 복고 분위기를 연출하는 키보드 전주부터 강력하다. 물 흐르듯 유려한 선율과 반음을 활용한 독특한 스케일, 감정을 고조시키는 브리지의 다이내믹까지 순간순간이 매혹적이다. 구성과 작법 측면에서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1987)부터 1990년대 초반의 서정적인 가요 곡들이 떠오르는 ‘당신이 그린 그림’은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을 지녔다.

 

마침내 사랑하는 이와 마주한 ‘너’는 여느 곡보다 솔직하고 직접적이다. 그는 볼품없는 스스로를 멋쩍어하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던 ‘너’에게 같이 있어 달라고 말한다. 마이너와 메이저를 오가는 음계와 감칠맛을 더하는 반음, 세밀하고도 힘 있는 연주가 곡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신을 향해 기도하듯 경어로 쓰인 ‘노래를 불러요’는 마치 이 이야기의 에필로그처럼 들린다. 방황하던 스물다섯 청년은 감히 이해할 수 없는 큰 사랑 앞에 엎드려 노래하며 내면의 평안을 빈다.

 

아티스트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앨범이다. 이제 막 나온 1집을 들으면서 앞으로 박현서가 써 내려갈 이야기와 음악이 궁금해진다. 20대 초반 긴 터널에서 헤맨 끝에 [갈대]를 낸 그는 어떤 20대 중후반을 보내고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까. 어쩌면 당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고 때때로 외로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갈대]의 박현서라면 언제든 그만의 건강한 방법으로 어려움을 헤쳐가리란 확신이 생긴다. 촉망받는 신예가 출발선에 섰다.

 

정민재(대중음악 평론가)

Credits
1. 갈대
마지막으로 온전히 평안하다 느낀 적이 언제였던가. 내 발로 직접 발자국을 남겨가야 한다 생각한 날부터 나는 항상 흔들리고 낙심한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Piano 박현서

 

2. 숨겨온 나
쉽게 꺼내놓을 수 없는 내 모습들이 있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Piano, Synth 박현서

 

3. 매일 밤
하루를 마치고 자리에 누우면 몰려오는 생각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김호현 정주석 (J Stone1104) 코듀로이 Banana GaraG

 

Piano, Keyboards 박현서
Drums 정주석 (J Stone1104)
Bass 이정민
Guitar 김호현
BGVs 코듀로이

 

4. 여행
사랑하고 소망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과 닮아있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양정훈 전한국 조창현

 

Piano 박현서
Drums 양정훈
Bass 전한국
Guitar 조창현

 

5. 친구들
친구들아, 너희들은 나의 큰 힘이야. 비록 지금은 멀리 있지만, 우리 꼭 다 같이 모여 재밌는 이야기들 나누자.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양정훈 조창현 최우정

 

Piano, Keyboards 박현서
Drums 양정훈
Bass 최우정
Guitar 조창현

 

6. 너를 향하고 있어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생각했을 때,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는 사랑을 발견했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김호현 손혜은 정주석 (J Stone1104) Banana GaraG

 

Piano, Keyboards 박현서
Drums 정주석 (J Stone1104)
Bass 이정민
Guitar 김호현
BGVs 손혜은 박현서

 

7. 당신이 그린 그림
사랑하는 이가 그린 그림 속 나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싶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김수현 김호현 손혜은 정주석 (J Stone1104) Banana GaraG

 

Keyboards 박현서
Drums 정주석 (J Stone1104)
Bass 이정민
Guitars 김호현
Strings 박현서 김수현
Strings Arranged 박현서 김수현
BGVs 손혜은

 

8. 너
“이런 내 곁에 같이 있어주라.”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김창섭

 

Piano, Synth 박현서
Guitar 김창섭

 

9. 노래를 불러요
내게는 노래할 이유가 있다.

 

Lyrics by 박현서
Composed by 박현서
Arranged by 박현서 코듀로이

 

Piano, Keyboards 박현서
Midi Programming 박현서
BGVs 코듀로이

 

 

Recorded by
곽동준, 은강인 at Philos Planet, JM Studio
최일웅 at Pondsound Studio
박현서, 김호현, 손혜은, 이정민, 조창현, 최우정, 코듀로이

 

Edited by
곽동준 at Philos Planet
신홍재 at Pondsound Studio
이원우 at Enchanter_world
임우석 at Warmhall Studio
이승훈
양영은

 

Mixed by 곽동준 at Philos Planet
Mastered by 신재민 at Philos Planet

 

Album Photo by 원영재
Album Design by 안규건
Profile Photo by 김채무

 

Published by GATEFOR

 

Special thanks to 강아솔, 전진희, impress님

 

시도미

1. 어디의 어디즘
2. 행복한 노래
3. 외눈박이거인
4. 오직 우리 둘 만이
5. 네온의 강
6. 내일의 기분
7. 개미점
8. 시도미
9. 깡통로봇

 


 

<셀린셀리셀리느 4집_시도미>

하나의 곡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아직 시작되지 않은 음악의 사이 손으로 날카로운 기타줄을 쓸어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음을 시작으로 그의 음악이 마음을 찌른다. 나는 바늘에 찔린 손가락을 지그시 누르듯 마음이 있을법한 몸 어딘가를 눌러본다. 일그러진 마음과 마음의 사이. 쓰라리지만, 미묘하게 위로받는다.

*

우리는 드러낼 수 없는 기괴함과 투박함, 불안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곳에서 마음을 찔러 삐죽빼죽하게 만든다. 마치 바늘이 잔뜩 꼽혀있는 낡은 반짇고리 같다. 그곳에 꼽힌 바늘의 개수와 상관없이 ‘반짇고리’가 되어버린 것처럼, 삐죽빼죽한 마음은 뭉뚱그려 외로움이 된다.

셀린셀리셀리느가 보여주는 것은 반짇고리 속 작은 바늘들이다. 그것은 외로움이라는 이름의 괴상함, 우울함, 불안, 이룰 수 없는 바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감정들이 모인 반짇고리일 뿐. 예민하게 바늘을 알아차린 그는 스스로 하나씩 가시를 뽑아내어 보여준다. “봐, 이건 그저 바늘일 뿐이야.” 그의 말과 동시에 내 마음 속 바늘 하나도 툭 떨어진다. 작은 알아차림으로, 친절하지 않은 공감으로.

뽑아진 바늘은 더 이상 외로움이라는 뭉툭한 형태가 아닌 고유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괴랄할 정도로 춤을 외치는 ‘시도미’의 모습은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욕구를, ‘오직 둘만이’에선 사랑과 동시에 찾아오는 은밀한 불안을, ‘어디의 어디즘’에선 자신을 향한 자신과 의심을 보여준다. 언뜻 보기에 4집에 모여진 곡은 ‘불규칙하다’라는 인상을 주지만, 이는 내면의 감정과 다르지 않다. 모든 감정은 양가적이고 불규칙하다. 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이는 셀린셀리셀리느. 그는 음악으로 자신을 꾸며내기보다, 그저 음악 앞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남기 위해.

*

다시 음악으로 돌아온다. 어지럽혀진 비트, 그 위를 채우는 기타의 화음,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오는 비련한 외침. 어두운 조명 사이로 셀린셀리셀리느의 음악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위로라고 하기엔 따뜻하지 않다. 오히려 마치 찬물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듯 시리다. 피부는 차가워지는데, 마음에는 열이 오른다. 분노도, 온기도, 희망도 아닌 것이 스스로 열을 낸다. 조금 더 뜨거워진다면 푹 녹아서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다. 날카롭게 관통한 바늘은 이미 떨어져 나갔다. “대단해지고 싶은 마음과 단단해지고 싶은 마음 사이 어디의 어디즘일까. 어설픔과 집요함의 어디의 어디즘일까.” 천천히 녹아가는 마음은 어디의 어디즘으로 흘러간다. “아버지 나는 잘한 것이 없죠. 하지만 잘못한 것도 없어요. 우린 각자의 길을 걸어가죠. 평행하다가 교차되기도 했죠. 어머니, 나는 잘 지냅니다. 어느때보다 평온합니다.“ 나지막한 기도로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알린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어디쯤에서 그 어느때보다 평온한 마음. 조각난 외로움은 이제 외로움이 아니다. 분해되고 분해되어 아무것도 아니게 돼버린 마음일 뿐이다.

_<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저자 이수연

Con papá

1. Con papá
2. 투명한 하늘

 

[Prologue]
똥 아빠의 휴일은 여행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땅콩 과자를 먹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 한가로운 주말, 다급하게 수잔을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 ‘수똥아!! 수똥아!!! 이리 와 봐. 빨리 와봐!!.’ 큰 소리에 놀라 뛰어가면 아빠는 늘 해맑게 웃으시며 ‘아빠 여기 데려가 줘.’라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곤 했다. 그런 아빠의 모험심 가운데에는 그의 유년기가 있다.
바야흐로 8살 때의 아빠. 때 되면 집으로 찾아와 책을 판매하는 외판원의 세계여행 책을 덥석 집어 들었다. 당시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았기에 할부로 겨우 구매한 귀한 책을 아빠는 읽고 또 읽었다. 당시 6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선 상상할 수 없는 14차선 도로. 책 속에 세상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어린 아빠에게 엘도라도였다.
늦게 이뤄지는 꿈도 있지 않은가. 이제 자연이 숨 쉬는 파타고니아, 천공의 성 마추픽추와 레알 황금 도시가 있는 우리의 엘도라도로 어린 아빠와 함께 떠난다.

 

[Album Review]
답답한 하루하루를 사는 요즈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2020년 2월, 아빠와 함께 떠난 남미 배낭 여행기를 공개합니다.

 

앨범의 프롤로그이자 인트로 곡인 ‘Con papá’는 라틴 감성을 가득 품고 있는 뮤지션 프란체스코(송민섭)와 함께 제가 느끼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낸 곡이에요. 프란체스코의 따듯한 기타 연주에 맞춰 아빠와 함께 노래한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거예요.
-Con papá

 

어릴 땐 여행을 좋아하는 아빠의 리드를 따라 세상 구경을 하곤 했는데, 어느새 여행을 좋아하는 딸로 자라 아빠를 인도하는 나이가 되었네요. 용기를 가르쳐준 아빠의 말처럼 낯선 곳에 디딘 용기 있는 발걸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세상을 안겨주었어요.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면 두려울 게 없어요. 투명한 하늘로, 오색 빛의 넓은 세계로 같이 떠나요!
-투명한 하늘

 

Credits

Intro. [Con papá]

Composed by 수잔, 송민섭
Arranged by 수잔, 송민섭
Guitar 송민섭
Vocal 수잔, 김정수

Recorded by Joe at Studio 1Lo
Mixed by Joe at Studio 1Lo
Mastered by bk! at GLAB studios

 

Title. [투명한 하늘]

Composed by 수잔
Lyrics by 수잔, 정여진
Arranged by 이창우, 수잔
Guitar 이창우
Bass 김민석
Drum 이예찬
Piano 김성현
Mandolin 송민섭
Choir 김민석, 이창우, 이예찬, 김뜻돌

Vocal Recorded by Joe at Studio 1Lo
Bass & Drum Recorded by Joe at Gig Studio
Mixed by Joe at Studio 1Lo
Mastered by bk! at GLAB studios

Photograph by 서유영 @seoswim
Artwork by 서유영, 수잔

Con papá M/V Directed by 수잔
AD 강태우 강연주
Editing 강경식

Speacial thanks to 아빠, 사랑해

디플로도쿠스

1. 디플로도쿠스
2. 마지막 이야기 (Narr. 차영남)

 


 

재앙과 음악

 

이 라이너노트는 전유동과 프로듀서인 단편선이 한 문단씩 번갈아 가며 썼다. 각자의 시선으로 싱글 [디플로도쿠스]를 바라보았다.

 

유동 _ 준비되지 못한 이별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 이별이 모든 것을 평등하게 무로 돌리는 멸망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나 고백이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편선 _ 유동, 다음 곡은 언제 낼 건가요. [관찰자로서의 숲]이 발표된 직후였을 것이다. 음, 편선님. 저는 봄쯤에 내려고요.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요. 얼마 후 유동은 ‘디플로도쿠스’의 데모를 보내왔다. 왈츠 리듬이네, 동화풍일까. 서로 이야기와 데모를 주고받으며 곡을 슬슬 발전시켜 나갔다.

 

유동 _ 돌연 “디플로도쿠스”라는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온 날, 나는 하루 종일 생각했다. 어째서 그 이름이 무의식중에 나왔는지. 그날 새벽,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을 꾸고 숨을 몰아쉬면서 깼다. 그리고 멸종을 앞둔 디플로도쿠스의 이야기를 떠올리어 갑작스런 이별보다 예정된 이별이 더욱 가슴 아프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노래에는 커다란 운명을 마주하고 느낄 무기력한 상실감보다는 전하지 못한 진심을 전하는 동화를 담았다.

 

편선 _ 이 곡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겨있는 걸까요. 유동에게 물었다. 유동이 전한 이야기는, 조금 유치하고 뻔하긴 하지만, 사람의 근원적인 슬픔을 자극하는 종류의 것이었다. 어쨌건 슬픈 결말이네요. 하지만 무언가를 받아들인다는 게 꼭 슬픈 일만은 아니니까요. “이젠 준비가 됐어”라는 다짐이 슬프게만 들리지 않았으면 했다. 의지와는 관계없이 정해진 일이라면 그 속에서 어떤 숭고함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오래된 옛 철학자가 “네 운명을 사랑하라”라고 말했듯.) 후반부를 축제처럼 연출한 까닭이다.

 

유동 _ 두 번째 트랙, ‘마지막 이야기’는 정규 음반과 함께 발표된 책 <관찰자로서의 숲>에서의 글을 배우 차영남이 읽고 싱어송라이터 복다진이 피아노 연주로 채웠다. 음악에 담긴 풍경과 주인공들의 감정을 알 수 있는 ‘마지막 이야기’로 하여금 생소한 디플로도쿠스의 이름이 친근하게 전해지길 바랐다. 그리고 질문들을 나누고 싶었다. 재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마음을 나눠야 하는 것일까.

 

편선 _ 앨범을 내는 것은 곧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다. [관찰자로서의 숲]이 이정표라면 [디플로도쿠스]는 이후의 궤적이다. 연장선에 있는 작업인 탓에 전작을 좋아했던 이라면 이번 작업 역시 좋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디플로도쿠스]를 작업하면서, 왠지는 모르지만 ‘이제 유동은 이것과는 다른 것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작을 통해 선보인 작은 세계가 [디플로도쿠스]를 통해 일단락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비로소 가벼워진 마음으로, 우리는 또 어떤 세계를 만들어내게 될까. 우리는 우리를 기대한다.

 

전유동(음악가) / 단편선(프로듀서)

 

-Credits-
Produced by 단편선@오소리웍스
Music & Words by 전유동
Arranged by 전유동, 단편선(1), 복다진(2)
Recorded, Mixed By 천학주@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전유동@유동네
Mixed By 천학주@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1), 전유동@유동네(2)
Mastered by 강승희@소닉코리아(1), 전유동@유동네(2)
Vocal Directed by 단편선, 천학주

Acoustic Guitar 전유동
Electric Guitar 단편선, 전유동
Electric Bass 송현우
Synth Bass 단편선
Drum 박재준
Piano 복다진(2)
MIDI Programming 전유동, 단편선
Whistle 전유동
Vocal 전유동
Chorus 전유동
Narration 차영남(2)
Art Cover by 희박@Heevaak

Music Video Directed by 노혜민
Performed by 전유동, 희박
Assisted by 파제, 복다진

Distributed by 포크라노스

영영

1. 영영

 


 

김석현 [영영]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시큰거리는 계절의 문턱
나만 아는 그 장면이 겹칠 때면
종종
다만 안부를 전하고선
아…
아마 어쩌면
다시는
영영

 

[CREDIT]
Produced by 김석현

 

1.영영
Lyrics by 김석현
Composed by 김석현
Arranged by 김석현
Guitars: 김석현
Chorus: 김석현
Mixed by Phatty.H
Mastered by 전훈 Sonic Korea
Art Designed by Racoon

미로

1. 미로

 


 

멀리 뻗어있는 길, 나는 남겨졌다.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먼 이야기를 걸어본다.

Produced by 홍비
Composed by 홍비
Lyrics by 홍비
Arranged by 홍비, JISOKURY
Keyboard by 박금빈
Guitar by Zzangjae
Bass by 홍비
Drums by 안영훈

Mixed by 구만(9.10000) @Retro Mind Studio
Mastering by 권남우 @821Sound Mastering

M/V mode, JISOKURY, 홍비
Artwork by 은비

부동

1. 부동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잔디를 닮고 싶은 마음에 제가 잔디가 되어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크레딧]

프로듀싱 – 조희원
작곡, 작사, 노래 – 숨비
편곡 – 조희원, 숨비
피아노 – 복다진
플룻 – 조민준
기타 – 숨비
믹싱 – 조희원
마스터링 – 권남우
녹음실 지원 – 튠업 스튜디오
녹음 엔지니어링 – 남동훈
앨범 아트워크 – 김영경

 

피드백 해준 고마운 사람들

지환
랑세
이승윤
전유동
엄마, 아빠, 언니

Lament

1. 사과
2. 빚
3. 여전한 상실
4. 생일축하합니다
5. Lament
6. 쉼
7. 미안감
8. 비관블루스
9. 불신 (feat. 김일두)

 


 

상실되어가는 기억들과 나의 남은 부채의식
Lament
정수민

Recording Engineer: 이성록
Mixing Engineer: 이성록
Mastering Engineer: 이성록
Photo: 강지훈
Design: 서경수
Produced by 정수민, 봉식통신판매
M/V edited by 박세영
Recorded December, 2020 at 청홍스튜디오, South Korea.
Vocal: 김일두 ildu kim / Sax: 김오키 oki kim / Guitar: 이시문 simun lee / Organ: 진수영 sooyoung chin
/ Trumpet: 브라이언 신 brian shin / Drum: 서경수 kyungsu seo
C 2021 by
Sumin Jung, Seoul, South Korea.

1 사과 / Apology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2 빚 / Debt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3 여전한 상실/ Still Lose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4 생일축하합니다 / Happy Birthday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5 Lament / 비탄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6 쉼 / At rest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7 미안감/ Sorry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8 비관블루스 / Pessimistic Blues
작곡: 정수민 sumin jung
연주: Bass: 정수민 sumin jung / Guitar: 이시문 simun lee

9 불신 / Distrust
작곡: 정수민 sumin jung / 김일두 ildu kim
연주: Vocal: 김일두 ildu kim / Sax: 김오키 oki kim / Guitar: 이시문 simun lee / Organ: 진수영 sooyoung chin / Trumpet: 브라이언 신 brian shin / Drum: 서경수 kyungsu seo

 

이사

1. 말
2. 낭비
3. 이사

 


 

[말]
정작 하고 싶던 말을 못 하게 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Composed by 송민준
Arranged by 송민준, 김예림
Lyrics by 송민준
Piano, Orgel, Strings by 김예림
Classic guitar by Namm

[낭비]
그다지 길지도 않은 하루들을 반복하건만
매일같이 푹 소진되는 것이 이상해서
어디서 누전이 나는건지 하나씩 돌이켜보면
쓸데없는 것을 아끼고 소중한 것을 낭비하는
잘못된 습관이 있다는 걸 알게 돼요.

Composed by 송민준
Arranged by 송민준
Lyrics by 송민준
Keyboards by 김예림
Electric Guitar, Acoustic Guitar by Namm
Percussion by 김문수

[이사]
이사를 자주 다녀야만 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기대와 설렘이 더 컸지만
거듭할수록 이별하는 것도 다시 사랑하는 것도
어렵고 힘들어지기만 하던데요.
걱정과 설렘, 슬픔, 홀가분함, 허무함,
그 복잡미묘한 찰나를 장르의 변주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Composed by 송민준
Arranged by 송민준, 김예림
Lyrics by 송민준
Piano, Strings & Pads by 김예림
Electric Guitar by Namm
Drums by 김문수

All songs produced by 송민준
All other instruments by 송민준

All instruments recorded by 이상윤 at TONE STUDIO

All vocal directed & recorded by 곽은정 at KWAK STUDIO

All tracks mixed by 곽은정 at KWAK STUDIO,
Mastered by bk! at GLAB Studios

All visuals directed by 조용건
Art by 조용건
Hair & Make up by 조용건
Profile picture shot by 류형훈 at 아버 스튜디오(arborstudio ), edited by 조용건

Special thanks to 이휘진(BIG CANVAS), 이욱영

Run

1. Run

 


 

[CREDIT]

Produced by 오헬렌
Vocals, Acoustic guitar, Percussion, MIDI Programming by 오헬렌
Mixed & mastered by 박동주 (SBA 미디어콘텐츠센터)
Album Artwork by 오헬렌

생각나는 얼굴들

1. 생각나는 얼굴들

 


 

술 마신 다음 날 아침, 갑자기 많은 얼굴들이 한꺼번에 생각이 났다.
친구들, 동료들, 친구이자 동료인 사람들, 각자 열심히 살고 다른 생명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세상이 고깝게 보아도 꿋꿋이 무시하며 살아가는 표정들, 약을 집어 삼키는 모습, 웃는 얼굴,
집에서 받은 상처들, 우리가 찾은 가족, 내 얘기를 들어주던 마음, 자신이 혹 상처 주지는 않을까 돌아보는 순간들,
어떤 것은 이미지로, 어떤 것은 문장으로, 단어로 떠올랐다.
친구들에게 항상 고맙고, 뭐 하나 쉽지 않지만 그들이 있어서 든든하다.
둥실 떠올라 방을 가득 채우던 얼굴들에게 이 노래를 바친다.
그리고 언제든 내가 힘이 될 수 있다면 힘이 되어주고 싶다.
가깝지 않아도, 멀어도, 우리가 아직 전화 한 통 나누지 못했어도.

 

-Credit-
Produced by 신승은

Performed by
Guitar 신승은
Vocal 신승은
Chorus 김정민, 손수현, 정수지

Recorded, Mixed by 김정민 @스튜디오 완성
Mastered by 신재민 @Philo’s Planet

Album Artwork by 이담영

봄 때문이야!

1. 봄 때문이야!

 


 

 

봄이 왔다.
다들 즐거워 보이네. 나만 외롭나 보다.

나는 원래 혼자가 좋은데,
봄이 와서 그런 거다.
내가 외로운 건 다 저 꽃들 때문이다

봄이 왔다는 건, 곧 여름이 온다는 소리다
봄은 고작 일주일뿐이다.
여름이 끝나면 센치한 가을이 오고, 또 추운 겨울이 온다.

봄 그깟 거 뭐 좋다고 진짜 몽땅 바보들이야!

[CREDIT]

Produced by 임세모
Composed, Lyrics by 임세모
Arranged by 정진우, 임세모
Vocal, Chorus 임세모
Guitar 정진우
Keyboards 박만희
Percussion 신호섭
Mixed & Mastered by 정두석
Photo by 임세모
Artwork by 임세모
Thanks to 박종우, 키치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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