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E COMPLEX Pt. 2


손쓸 수 없게 망해버렸습니다. 시간의 오류가 발생했고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너무 많은 말과 사건들에 질렸습니다. 차라리 잊고 싶어 나는 망각한 채 속아넘어갑니다. 어떤 선지자가 나타나서 우리를 이끕니다. 아, 우리는 시간 여행 중이었군요.

내가 두고 온 기억의 조각들이 피부를 찌릅니다. 나는 손을 모아 생에게 기도하고 미래로 나아갑니다. 물처럼 내리는 시간을 바라봅니다.

내가 바라던 미래는 무엇이었을까요. 계절이 반복되듯 결국 상실도 반복되겠지요. 그러나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름답고 슬픈 나날들을 다시 쌓아갈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나의 생명력은 고갈되지 않으며 나는 계속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름 모를 정류장에서 당신에게 가는 길, 바람과 꽃이 싱그럽군요.

나는 새롭게 태어난 마음을 품고 살아가 보려 합니다.

 

 

Credits

Produced by 문없는집

 

Lyrics by 손효진 (all), 김민식 (trk 1, 2, 4, 9)
Composed by 손효진 (all), 김민식 (trk 6, 9)
Arranged by 김민식 (all, except trk 7, 8), 손효진 (all), 박성준 (trk 1, 3)

Vocals by 손효진
E.Guitars by 김민식 (all, except trk 7, 8), 손효진 (trk 1, 2, 4, 5, 8, 10)

A.Guitars by 김민식 (trk 9), 손효진 (trk 7, 8)
Bass by 김민식 (trk 1, 2, 4, 5, 8, 10), 손효진 (trk 3)
Synthesizers by 손효진 (trk 1, 2, 3, 4, 5, 7, 8, 10)

MIDI Programming by 김민식 (all, except trk 7, 8), 손효진 (3, 4, 5, 8, 10), 박성준 (trk 1, 3)

Violin by 이빈나 (trk 7)

Cello by 박아엘 (trk 7)

Trumpet by Frank Grillo (trk 8)

Ambiences by 손효진 (trk 8)

Recorded by 손효진 at hyohyo’s garden, 김민식 at studio301

Mixed and Mastered by 김민식 at studio301

Music Video by sonhyungsup @sonhyungsup (trk 1)
Artwork by 다혜 @dahye_org

그 아이가 떠나갔다


초록불꽃소년단의 짧고 강렬한 펑크록 넘버 ‘그 아이가 떠나갔다’

 

‘그 아이가 떠나갔다’는 행동력이 없는 자신에 대한 혐오에 괴로워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속된 말로 ‘찌질’했던 자라면 언제든 겪어봤을지도 모르는 그 마음.

멀리 떠나가는 그 아이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아니, 할 수 조차 없던 나.

 

그런 나는 당신이다.

 

작곡/작사 : 조기철

보컬/기타 : 조기철

기타 : 강승찬

베이스 : 양정현

드럼 : 이우진

레코딩/믹싱/마스터링 : 로파멜스튜디오 훈조

디자인 : 나기, 양정현, 오채성

사진 : 오채성, 나기, 전대현 from 내리사랑(@nrsr.kr)

Special Thanks to 이걸 듣고 있는 여러분

내탓이오


한없이 부딪히고 깨지며 몸부림쳐도 닿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에 오는 허탈감과 부정에 자책이라는 칼을 들이밀지 말자.

이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그 대상이 세상이건, 어떤 제도건, 다른 시작점에 대한 불만이건 분노의 방향 전환을 통해 무작정 ‘네 탓이오’ 하는 마음으로 아무 곳을 가리키자. 지금 나의 모습을 논리나 인과에 기반을 두어 생각하지 말고, 의미 없는 남 탓을 통해 내 주름진 마음을 잠시나마 해소하고 돌보길 바란다.

자책하지 말자.

 

 

[Credits]

 

Produced by 호두그루

Composed by 이상웅

Lyrics by 이상웅

 

Arranged by 이상웅, 호두그루

 

Vocal, Chorus 이상웅

E. Guitar 이상웅, 최장호

Bass 최장호

Drum 신홍철

Synths & MIDI Programming ELJ

FX ELJ

 

Vocal Edited by 김덕호

 

Vocal Recorded by ELJ @ 그루하우스

Inst Recorded by 최장호 @ 그루하우스, ELJ at Whitehall Studio

 

Mixed & Mastered by 김덕호

 

Artwork by 이상웅

지구의 마지막 밤


“그러니까 저 별이 곧 있으면 지구에 처박히는 거래.”

 

뉴스에 지구로 다가오는 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뒤로 사람들은 서로의 물건을 빼앗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서로의 목숨을 흥정했다. 정원이 마지막으로 본 뉴스에 의하면 충돌 예상 일자는 2026년 5월 1일, 아마도 내일이다.

 

해가 떠 있어야 하는 시간임에도 밤처럼 어두웠다. 도로에는 이상하리만치 차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었다. 까만 하늘에 오직 하나의 광원이 정원과 도화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정원은 도화의 날개를 끌어당기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둘은 어둠을 헤치며 도로 끝에 어렴풋이 보이는 건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낡은 주황색 RV 한 대가 둘을 스치듯 지나쳤다. 정원은 깜짝 놀란 도화의 입을 막으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RV는 둘을 지나쳐 속도를 늦추더니, 이내 멈추어 섰다. 다행히 RV는 낡은 소리를 몇 번 내며 시동을 걸더니 다시 출발했다.

 

도착한 건물에는 동물이 된 사람들과 나무가 된 사람들, 아직 사람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정원과 도화는 건물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얼마 되지 않는 짐을 풀고 자리에 앉은 정원에게 도화가 날개를 내밀었다. 정원은 도화에게 여기 함께 있자고 말하며 손을 붙잡았다. 그때 하늘을 찢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Credit]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Two Day Old Sneakers

지구의 마지막 밤 – Last Night On Earth

 

심도언 Shim Doun

손민욱 Son Minuk

김가영 Kim Ka Young

이지호 Lee Jiho

 

1. 까만 낮 Black Noon

Lyrics by 심도언 (Shim Doun)

Composed, Arranged and Performed by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Two Day Old Sneakers)

Recorded by 이지호 (Lee Jiho), Toby Hwang @ Love X Studio

Mixed by Toby Hwang @ Love X Studio

Mastered by PAIIEK (Chambre Blanche)

 

2. 핑크맨 Pinkman

Lyrics by 심도언 (Shim Doun)

Composed, Arranged and Performed by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Two Day Old Sneakers)

Recorded by 이지호 (Lee Jiho), Toby Hwang @ Love X Studio

Mixed by 윤희영 (Yoon Hee Young)

Mastered by PAIIEK (Chambre Blanche)

 

3. 전날 밤 Before The End

Composed, Arranged and Performed by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Two Day Old Sneakers)

Recorded by 이지호 (Lee Jiho), 천학주 @ Mushroom Recording Studio, Toby Hwang @ Love X Studio

Mixed by 이지호 (Lee Jiho)

Mastered by PAIIEK (Chambre Blanche)

 

4. 마지막 밤 Last Night

Lyrics by 심도언 (Shim Doun)

Composed, Arranged and Performed by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Two Day Old Sneakers)

Recorded by 이지호 (Lee Jiho), 천학주 @ Mushroom Recording Studio, Toby Hwang @ Love X Studio

Mixed by 천학주 at Mushroom Recording Studio

Mastered by PAIIEK (Chambre Blanche)

 

5. 낡은 말 Faded Words

Lyrics by 심도언 (Shim Doun)

Composed, Arranged and Performed by 투 데이 올드 스니커즈 (Two Day Old Sneakers)

Recorded by 이지호 (Lee Jiho), Toby Hwang @ Love X Studio

Mixed by PAIIEK (Chambre Blanche)

Mastered by PAIIEK (Chambre Blanche)

 

6. 해가 지는 곳으로 To the Warm Horizon

Lyrics by 심도언 (Shim Doun)

Composed, Arranged and Performed by 심도언 (Shim Doun), 이지호 (Lee Jiho)

Recorded and Mixed by 이지호 (Lee Jiho)

Mastered by PAIIEK (Chambre Blanche)

 

Video by 홍석주 (hongseokzoo), Assist 원보연 (Won boyeon)

Creative Direction & Photography 김윤영 (Kim Yun Young)

Distributed by POCLANOS

 

Thanks to 영감을 준 사람들

최인영 Inyoung Choi, 이세연 Se Yeon Lee, 김한세 Hansei Kim

그리고 최진영 작가님

나는 나로


 

<나는 나로>는 2024년 첫 EP <Eternal Panorama> 이후, 싱어송라이터 원니가 자신의 음악적 중심을 다시 점검하며 완성한 포크 앨범이다. 확장된 밴드 사운드를 거쳐온 이전 작업 이후, 이번 앨범에서 원니는 사운드를 덜어내고 노래와 말의 가장 기본적인 자리로 돌아온다.

 

앨범의 제목인 ‘나는 나로’는 어떤 선언이라기보다, 원니가 가장 오래 붙들어온 방식으로 다시 노래하기로 한 선택에 가깝다. ‘전기선 뽑은 통기타’라는 말처럼, 크게 증폭되지 않아도 성립하는 노래와 화려한 장치 없이도 끝까지 남는 말들에 대한 태도를 따라가며, 이 앨범은 그 감각을 음악으로 옮긴 기록이다.

 

이번 작업은 포크 록 밴드 ‘시인을 위하여’의 신경우와의 공동 프로듀싱으로 진행되었다. 강렬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사운드,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해 모두에게 닿는 메시지를 만들어온 그의 음악적 태도는 이번 앨범이 지향하는 방향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두 사람은 사운드를 채우기보다 비워두는 방향을 택했고, 각 곡이 놓여야 할 거리와 호흡을 중심으로 앨범을 완성했다. 반복되는 기타 리프, 절제된 연주, 그리고 말의 온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보컬은 포크 음악이 지닌 본질적인 힘을 차분히 드러낸다.

 

전 곡 믹스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홍기가 참여했다. 이번 작업은 그의 스튜디오에서 보컬 레코딩부터 함께 진행되었으며, 서로의 호흡과 온도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데서 출발했다. 홍기는 특별한 질감이나 효과를 제시하기보다, 노래와 말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소리의 균형과 흐름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그의 손을 거친 사운드는 과하게 꾸며지지 않으면서도, 각 곡이 지닌 호흡과 감정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앨범의 결을 단단히 받쳐준다.

 

<나는 나로>에 수록된 여섯 곡은 거대한 서사나 분명한 결론 대신, 일상의 작은 움직임과 개인적인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나로’ 말하기를 연습하는 태도, 유혹과 환상 앞에서의 망설임, 행복과 해방을 둘러싼 풍경, 그리고 음악가로서 감당해야 할 몫에 대한 고민까지. 이 앨범은 답을 내리기보다, 그 질문들을 안고 살아보는 상태를 음악으로 남긴다.

 

이 앨범은 어떤 선언이나 결론을 내리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저 흘러온 시간과 살아온 하루들 속에서 노래가 자연스럽게 남은 자리들을 모아놓은 기록에 가깝다. <나는 나로>는 나를 찾는 과정 중 한 지점에 남겨진, 아직 닫히지 않은 노래들이다.

 

[Credits]

 

  1. 나는 나로

 

Lyrics by 원니

Composed by 원니

Arranged by 신경우, 원니

 

Vocals 원니

Acoustic Guitar 신경우

Electric Guitar 신경우

Bass 유지상

Keys 김채은

Synth 원니

Drums 이시은

Percussion 이시은

 

  1. 가나다 요술책

 

Lyrics by 원니

Composed by 원니

Arranged by 신경우

 

Vocals 원니

Acoustic Guitar 신경우

Electric Guitar 신경우

Bass 유지상

Organ 신경우

MIDI Programming 신경우

Drums 이범희

Percussion 이범희

 

  1. 애플함정

 

Lyrics by 원니

Composed by 원니

Arranged by 신경우

 

Vocals 원니

Acoustic Guitar 신경우

Bass 유지상

Drums 오준석

Percussion 오준석

Organ 원니

 

  1. 전기선 뽑은 통기타

 

Lyrics by 원니

Composed by 원니

Arranged by 신경우

 

Vocals 원니, 신경우

Acoustic Guitar 신경우

Bass 유지상

MIDI Programming 신경우

Drums 신경우

Percussion 신경우

 

  1. 슈바빙 사람들

 

Lyrics by 원니

Composed by 원니

Arranged by 원니

 

Vocals 원니, 신경우

Acoustic Guitar 원니

Electric Guitar 신경우

Bass 신경우

Keys 원니

Synth 원니

MIDI Programming 원니

Drums 원니

Percussion 원니

 

  1. 음악가의 몫

 

Lyrics by 원니

Composed by 원니

Arranged by 신경우, 원니

 

Vocals 원니

Acoustic Guitar 신경우

Bass 원니

Keys 원니

Synth 신경우

MIDI Programming 신경우

Drums 신경우

 

 

All Tracks Produced by 신경우, 원니

 

Vocals Recorded by 홍기 Hong Gi @Peak Studio

Bass Recorded at 관주실

All Tracks Vocal Editing by 신경우

All Tracks Mixed by 홍기 Hong Gi @Peak Studio

All Tracks Mastered by 신동익 SHIN DONG IK @EQUAL Mastering

 

CD Designed by 원니, 안윤진

Photography by kimminjoo

Listening Session Directed by 이수

Published by POCLANOS

추억미화원 夜


 

[ 앨범 소개 ]

 

▷ 20시 03분

바다가 보이는 집, 양모를 피해 허접한 배를 타고 도망가기를 시도한 미취학 아동 발견. 익사 위험에 처했던 기억을 멋진 여행의 추억으로 미화.

 

▷ 22시 22분

한 아파트 앞에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며 양팔과 입을 벌리고 서 있는 청년 발견. 스스로 수돗가에 가서 물을 마셨다는 추억 부여. 추후 행동 개선이 예상됨.

 

▷ 23시 11분

비틀거리며 퇴근하는 직장인 발견. 잦은 야근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추정되어, 어젯밤은 야근을 하지 않고 잠을 푹 잤다는 추억 부여 완료.

 

▷ 00시 00분

불이 꺼진 인도풍 카페 대문 앞, 영업 종료 시간까지 완벽한 이상형을 스케치하는 데에 실패한 미술가를 발견. 이상형에 대한 기억을 재차 삭제 조치하였으며, 빈도 높게 발견되기에 주기적 순찰 요함.

 

※ 근무자 특이사항 : 없음.

 

 

[ Credit ]

 

회기본능 Humming Instinct

성시온 Sung Sion (Guitar)

정 환 Jeonghwan (Vocal, Guitar, Chorus)

도경휘 Do Gyeonghwi (Drums)

외 마 Oema (Bass)

최윤환 Choi Yunhwan

 

  1. Sinking Boat

작사, 작곡 성시온 Sung Sion

편곡, 연주 회기본능 Humming Instinct

Mixed by 김지원 @Zebra Studio

Keyboard by 김지원 @Zebra Studio

Chainsaw by 도경휘 Do Gyeonghwi

And-Those by 성시온, 정환, 도경휘, 외마, 최윤환, 김지원

 

  1. 기우제 (Rainmaking Dance)

작사 지우 Jiwoo, 정환 Jeonghwan

작곡 정환 Jeonghwan

편곡, 연주 회기본능 Humming Instinct

Mixed by 정환 Jeonghwan

Drums Mixed by 김지원 @Zebra Studio

Keyboard by 정환 Jeonghwan

 

  1. 다이어트 (Diet)

작사, 작곡 정환 Jeonghwan

편곡, 연주 회기본능 Humming Instinct

Mixed by 정환 Jeonghwan

Drums Mixed by 김지원 @Zebra Studio

Keyboard by 정환 Jeonghwan

 

  1. Midnight Sun

작사, 작곡 성시온 Sung Sion

편곡, 연주 회기본능 Humming Instinct

Mixed by 김지원 @Zebra Studio

 

Produced by 정환 Jeonghwan, 김지원 @Zebra Studio

Mastered by 오석영 Oh Seokyoung @Clar Audio

Recorded by 김지원 @Zebra Studio, 회기본능 Humming Instinct

Album Artwork by 어예선 @yeryfish

Artist Profile by 송정목 @Franktree

 

Special Thanks to ZEPHANIAH

난파선


우무해(Umuhae)의 첫 번째 EP ‘난파선’이 발매되었다. 이번 EP에는 기존 발매&선공개했던 2곡, 신곡 3곡과 보너스 트랙 1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5년 7월 데뷔곡인 ‘동화’ 발매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밴드 우무해는 9개월이라는 활동 기간 동안 ‘중국 하이빌리 국제 경연 대회’ 우승, ‘제3회 인천 씬나사운드’ 우승, ‘부산 상상 라이브 연습실’ 등 여러 대회에서의 성과와 3개의 싱글 음원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번 EP를 통하여 우무해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질문에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다.

 

1. 동화 (2026 Ver.)

우무해의 데뷔곡인 ‘동화’의 2026 버전이다. 이전 버전이 따뜻하게 감싸는 분위기로 함께 동화 속으로 들어가자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버전은 듣는 이에게 압도되는 이미지에 초점을 두었다.

어린 시절 찬란했던 꿈들을 다시 꿀 수 있을까?

 

2. Mian Mian

이번 EP의 선공개 곡이었던 Mian Mian은 지난 9월(2025) 우무해가 우승을 차지한 중국 ‘하이빌리 국제 경연 대회’에서 만난 인연에 대한 노래다.

미엔미엔은 당시 대회 엔지니어 Wang의 초등학생 딸 이름으로, 우무해 멤버에게 그려준 그림 편지와 따뜻한 대접에 대한 답가이다.

EP 발매 기념으로 새로 공개한 뮤직비디오에서 그 기억을 엿볼 수 있다.

 

3. 난파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첫 EP로 세상에 나아가는 우무해의 포부를 담은 곡이다. 이 길을 거쳐 간 수많은 배들을 따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디디며 목표를 향해 항해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4. 인천 차이나타운

밴드 초창기 멤버끼리 잼을 하다 만들어진 곡이다. 즉흥 베이스라인 위에 추후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는 가사가 어우러져 완성되었으며, 해당 가사는 정훈(보컬)이 인천 차이나타운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썼다.

녹음 과정에서 에너지를 끌어내기 위한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결국 모든 악기가 메트로놈 없이 동시 원테이크 녹음한 버전이 최종 픽스되었다.

 

5. 춤을 추자

해당 곡 또한 멤버끼리 잼을 하다 완성된 곡이다. 지치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함께 춤을 추며 이겨내자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디스코와 시티팝이 섞인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6. 저 배를 봐

이번 앨범의 타이틀 ‘난파선’의 최초 데모로 멤버들이 제주도 여행 중 바다를 보며 놀다가 만들어진 녹음 파일이다. 상우(베이스)의 우쿨렐레 반주에 다른 멤버들의 베이스, 신스라인, 멜로디와 가사를 즉흥적으로 얹어 만들어졌다.

 

 

Credits

1. 동화 (2026 Ver.)

Composer by 권상우

Lyricist by 권상우, 강솔

Arranged by 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Vocal 박정훈

Background Vocal 박정훈, 권상우, 강솔, 범배, 이승민

Guitar 강솔

Bass 권상우

Drum 범배

Piano 권상우

Synth 권상우

 

Mix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Master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2. Mian Mian

Composed by 권상우

Lyrics by 권상우

Arranged by 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Vocal 박정훈

Background Vocal 강솔, 박정훈, 권상우, 범배, 황예아, 김종욱, 이승민, Mian Mian’s family

Acoustic Guitar 강솔

Electric Guitar 강솔

Bass 권상우

Midi programming 강솔

Drum 범배, 강솔

Synth 권상우

 

Mix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Master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3. 난파선

Composed by 권상우, 강솔, 박정훈

Lyrics by 박정훈

Arranged by 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Vocal 박정훈

Background Vocal 박정훈

Electric Guitar 강솔

Bass 권상우

Drum 범배

Synth 권상우, 강솔, 박정훈

 

Mix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Master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4. 인천 차이나타운

Composed by 권상우, 박정훈

Lyrics by 권상우, 박정훈

Arranged by 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Vocal 박정훈

Background Vocal 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Electric Guitar 강솔

Bass 권상우

Drum 범배

Percussion 권상우

 

Mix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Master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5. 춤을 추자

Composed by 권상우

Lyrics by 권상우, 박정훈

Arranged by 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Vocal 박정훈

Background Vocal 박정훈

Electric Guitar 강솔

Bass 권상우

Drum 범배

Synth 권상우, 박정훈, 강솔

Percussion 강솔

 

Mix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Master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6. 저 배를 봐

Composed by 권상우, 강솔, 박정훈, 범배

Arranged by강솔, 권상우, 박정훈, 범배

Vocal 박정훈

Background Vocal 강솔, 권상우, 범배

Ukulele 권상우

Mastered by 강솔 @Riversound Studio

Good Nothing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부르는 보편적인 통속의 노래

썬워즈히어(sunwashere)의 <Good Nothing>

 

“제 음악이 별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Good Nothing>이란 제목의 의미를 묻는 내게 썬워즈히어(sunwashere)는 이렇게 답했다. 오랜 팬인 나는 그의 음악이 얼마나 특별한지 반사적으로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누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썬워즈히어는 고등학교 때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음악을 시작했다. 이후 ‘이선’이라는 이름으로 페퍼톤스의 객원보컬로 합류해 퍼커션, 키보드, 코러스를 맡으며 공연 무대에 섰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작은 광고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며 틈틈이 자신의 곡을 썼다. 2020년, 작업한 곡을 모아 이이언의 도움으로 첫 EP <SUN WAS HERE>를 발표했지만, 스스로 아티스트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에게 아티스트는 컴퓨터 앞에서 사운드를 디테일하게 만지거나 무대 위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확신하는 사람들이었다. 썬워즈히어는 EP를 발표한 후에도 한동안 무대공포증으로 공연을 하지 못했다.

 

썬워즈히어는 2024년에 오랜 회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다 새해를 맞이했다. 한 달간 술을 끊고 건강하게 살기로 했다. 그러자 갑자기 세월의 댐이 열리듯 곡이 쏟아졌다. 신곡을 만들고, 기존의 스케치를 완성하고. 그렇게 쌓인 곡이 10곡이 넘어갔을 때, 비로소 그는 첫 정규 앨범을 내기로 결심했다. 제작비가 부족했기에 편성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돌이켜 보니, 덜어내는 것은 제약이 아니라 그의 음악을 표현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는 앨범 대부분의 곡에서 세션을 맡은 기타리스트 사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연주의 화려함이 1에서 10까지 있다면, 2에서 3 정도만 쳐 달라고. 여기도 저기도 아닌 어딘가. 가끔이기도 하고 매일이기도 한 그 시간. <Good Nothing>에서 썬워즈히어가 노래하는 자리다.

 

앨범을 여는 타이틀 곡 ‘너 아니면 어쩌면’은 앨범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어쩌면”, “그래도”, “몰라” 같은 표현으로 가정을 반복하며, 동시에 “기꺼이 줄게”라고 확신을 말하는 썬워즈히어. ‘가게’에서는 “오늘은 열었어요 내일은 모르겠어요”라며 모든 가능성에 여지를 두며 자신의 불안정함을 인정한다. 그러한 마음은 곡에서 반복되는 표현으로도 드러난다. ‘가끔 매일’, ‘You Mirror Me’, ‘반추’와 같은 노래에서 그는 말을 멈추고 종종 “음…”하고 허밍을 노래한다.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고,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말이 필요하니까. 가끔은 ‘okay, hate me’라 생각하고 말을 비워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verything Makes Me Me’의 가사처럼 앨범에 담긴 모든 순간이 지금의 썬워즈히어를 만들었다. 가족을 향한 애증의 감정(‘Can’t Love, Can’t Hate’)부터 짧게 스친 밤의 아름다운 순간까지(‘Night Swimming’).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는 천천히 삶에 자신을 내맡기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easier. easier.

 

최소한의 편성이라 하기엔,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채롭다. <SUN WAS HERE>에도 참여했던 전용현이 편곡과 프로듀싱을 맡은 곡들은 팝과 가요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곳곳에 펼쳐 놓았다. 기타 세션으로도 참여한 사공과 싱어송라이터 사뮈, 데카당의 진동욱까지. 피쳐링으로 참여한 이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가 앨범에 다양한 풍경을 입혔다. 앨범 대부분의 곡을 썬워즈히어와 함께 프로듀싱하고 믹스와 마스터링까지 맡은 감성적인 사운드 과학자 이이언은 곡 하나하나, 그에 어울리는 디테일을 얹었다. 처음 음악을 시작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지금, 이들의 도움과 함께 첫 정규 앨범 <Good Nothing>이 놓였다.

 

다시 앨범 제목 이야기로 돌아가자. 썬워즈히어는 앨범 제목을 마지막까지 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머릿속에 계속 ‘Nothing’이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너무 단조롭지 않은가. 쉽지 않은가. 그걸 들은 이이언이 그 앞에 ‘Good’을 붙였다. ‘Good Nothing’. 별것 아니라도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선언. 특별하지 않은 게 나쁜 건가?

 

나는 앨범을 들으며 계속 ‘통속(通俗)’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본래 보통 사람에게 닿는다는 뜻을 가진 이 단어가 시간과 사람들의 입을 거치다, 언젠가부터 저급하다는 의미가 씌워졌다. 하지만 누구나 알아듣는 언어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전달하는 것. 노래가 가진 의미란 본래 그런 거 아닐까. 그러면서도 앨범에 담긴 소리는 꽤 모던하다. 통속을 노래하지만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감정에 천착하지 않는다. 자신을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만든 ‘Good Nothing’한 노래들은, 거대한 도시에서 작은 개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닿는다.

 

썬워즈히어는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감옥에서 50년을 보낸 브룩스는 석방 후 적응하지 못한 채, 마지막으로 머물던 하숙집 방에 ‘BROOKS WAS HERE’라는 글자를 새겼다. 자신이 여기에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마음. 썬워즈히어에게 음악은 그런 표식 아닐까. 살아 있었고, 여기 있었다는 것.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충분히 의미 있고 좋은 것. 우리는 이제 그걸 <Good Nothing>이라 부르기로 한다.

 

-하박국 (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대표)

 

 

어렸을 적 즐겨 듣고 불렀던 노래들처럼,

어쩐지 머릿속에 남아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좋은 노래’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무심코 이 노래들을 흥얼거린다면 좋겠어요.

 

-sunwashere

 

 

<Credit>

 

Produced by sunwashere, 이이언 (eAeon)

 

 

1.너 아니면 어쩌면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전용현

 

Guitar by 사공

Bass by 이준호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2.Night Swimming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전용현

 

Guitar by 이윤재

Bass by 이준호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3.가게 (feat. 사공)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전용현

 

Featured Vocals by 사공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4.Everything Makes Me Me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sunwashere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5.okay, hate me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이이언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6.Can’t Love, Can’t Hate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sunwashere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7.You Mirror Me (feat. 진동욱)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sunwashere

 

Featured Vocals by 진동욱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8.차마 (2026 ver.)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전용현

 

Guitar by 이윤재

Bass by 이준호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9.반추 (feat. 사뮈)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이이언

 

Featured Vocals by 사뮈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10.임시의 날들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sunwashere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11.가끔 매일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이이언

 

Guitar by 사공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12.easier

Composed by sunwashere

Lyrics by sunwashere

Arranged by sunwashere

 

Guitar by 이능룡

 

Mixed and Mastered by 이이언

 

 

 

Music Videos Directed by

전용현 -너 아니면 어쩌면

이지민 -가끔 매일

sunwashere -Everything Makes Me Me

 

Photography by 전용현

Cover Design by 요일

Liner Notes by 하박국

Hair & Makeup by 서화영

 

English Lyric Consultation by Amy and Inam

선명


 

『선명』(선명, 2026)의 라이너노트

 

『선명』은 듣는 이를 얼떨떨하게 만들 성싶은 몸짓을, 아주 단호하면서도 그렇기에 근사한 몸짓을 취한다.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낯설어질 수 있는가를 시험해보려는 몸짓, 자기로부터 얼마나 멀리 달아날 수 있는지 시험해보기 위해 갈 수 있는 한 멀리 가보려는 몸짓이 있다고 할 텐데, 이는 특히나 『선명』의 양 끝을 대조할 때 아주 또렷이 드러난다. 음반의 출발점, 곧 「폭설」의 도입부에서, 우리는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조심스레 디디며 나아가는 발소리를 듣는다. 두껍게 쌓인 눈이 포근히 내리눌리고, 그 곁에서는 아이들이 서로 부르며 노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온다. 모든 것은 그 평화로운 정경을 사려 깊게 보존하여 전달하기 위해 작동하는 듯하며, 조심스레 노래하기 시작하는 목소리도 그 정경의 고요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아르페지오를 시작한 기타가 부드러운 음색을 울리고, 곧이어 목관 악기가 따스한 온기를 더한다. 이 온유한 소리들을 생각하자면, 이 EP가 끝나갈 때 쏟아내는 우악스럽고 난폭한 소리들은 놀랍다고 할 만한 것이겠다. 마지막 곡인 「편지」의 종결부 45초 동안, 우리는 공격적으로 과장된 음압의 저음이 다른 모든 소리들을 짓밟아 구겨버리는 양 강제로 침묵시키는 것을 듣게 된다. 저역대가 노래 안의 다른 요소들을 모두 밀어내 버린 채 홀로 노래를 터뜨릴 듯 날뛸 제에 덮쳐오는, 음소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너무도 시끄러운 침묵. 당신은 위세를 구가하는 저역대의 거대한 몸집과 그 육중한 발걸음 탓에 다른 소리들을 들을 수 없다. 여기에 이르러 음반이 재생을 마치고 멈추었을 때, 첫 곡을 듣기 시작하던 때의 기분을 되짚어 본다는 것은 대단히 곤란한 일이 되어 있을 것이다. 『선명』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이렇듯 비교를 방해하는 차이가 놓여있다.

 

『선명』이 자기에게 부과하는 시험은 첫 곡에서부터 치러진다. 「폭설」은 어느새 다정하던 표정을 바꾸어 점차 스산해져가는 분위기로 저 자신을 감싼다. 무언가를 긁어대는 듯 끼긱대는 소리들과 심벌의 잔향, 지저분하게 덧붙어 오는 글리치가 천천히 노래의 성격을 바꾼다. 「폭설」은 애초의 온기를 보존한 채로도 그렇듯 자기가 자아내던 분위기를 뒤집어 놓는다. 그렇듯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변화의 기운은 저 노래의 제목에도 서려 있는 것이 아닐까? 소복이 쌓이기 시작할 때 눈은 마치 얇은 이불처럼 땅이나 지붕 혹은 나뭇가지 위를 부드럽게 덮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노라면, 눈은 다른 모든 것들 위에 자기를 덧씌워 그 자취며 윤곽조차 식별불가능하게 만들 것이고, 그런 까닭에 어딘가 무서운 구석을 지닌 것으로 변해갈 것이다. 바로 그와 같은 식으로, 이 노래가 흘러감에 따라, 똑같이 새하얀 눈발에 사뭇 다른 종류의 분위기가 깃들게 된다.

 

「여름」은 시시각각 제 표정을 표변해가는 노래다. 도입부에서 복스 샘플들만 연신 되풀이될 때, 뒤이어 전기 기타가 화성 진행을 들여올 때, 그 다음 어쿠스틱 기타가 스트러밍 리프를 더할 때 등등, 노래가 시작한 직후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에도 이런저런 구간들을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리프의 리듬 패턴이 완전히 달라지며 긴장감이 감돌게 되는 때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물론 드릴 앤 베이스 풍의 드럼 패턴이 맹렬하게 기습해오는 때에 이루어진다. 이것은 「폭설」에서의 점진적인 변화, 마치 탈피와도 같은 연속적인 변화가 아니라, 아주 급작스레 이루어지는 긴박한 변화다. 저 시끄러운 드럼이 1분 가까이 노래를 헤집어놓음에 따라, 「여름」이 취해 온 이런저런 형태들이 모두 솎여 나가고, 전혀 다른 종류의 형태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첫 두 곡에서부터 이 EP는 덜하거나 더한 정도의 비일관성을 자기 안에 도입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음반이 양식상의 일관성에 무관심한 것은 전혀 아니다. 양식의 일관성을 방기하거나 깨끗이 단념한다고 한다면 이 EP는 도리어 자기 안의 비일관성조차 강조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로부터의 이탈이 어떻게, 또 어느 정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해서는, 노래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 그대로 머물 때에 그것들이 어떻게 완성될 것인가 역시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 반대되는 항들 사이의 대조가 가능해질 테고, 시험의 성과 역시 가늠할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일기」는 훌륭한 대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노래는 반듯한 리듬을 타고 나아간다. 베이스의 평탄한 8비트 근음 연주를 골조로 삼아, 이 곡은 이 EP에서 가장 표준적인 구조를 갖춘 곡으로 완성된다. 세 개의 보컬 벌스가 있고, 그 사이에서는 리드 기타 멜로디가 강조되는 간주가 두 번에 걸쳐 나오며, 두 번째 간주에서는 기타 솔로가 연주된다. 이 노래에서 우리는 「여름」이나 「편지」에서와 같은 급진적 이탈의 대립항을, 곧 일관된 양식과 분위기 안에서 제 흐름을 지켜가는 노래를 듣게 된다.

 

「일기」보다는 훨씬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그네」 역시 그와 같은 일관성을 드러내기는 마찬가지다. 간단하고 진솔하면서도 십중팔구 수신자를 (좋은 답변을 준비해 둔 수신자라 하더라도) 곤혹스럽게 만들 짓궂은 물음 “왜?”로부터 시작해 도로 그 물음으로 끝나는 「그네」는, 처음과 끝에 동일한 요소를 배치하여 재귀적 구조를 취하되, 곳곳에서 갖은 재치를 부림으로써 제 내용을 아기자기하게 채워간다. 틈틈이 해맑은 목소리들이 장식처럼 배치되기도 하고, 이따금 빠르게 종을 흔든다거나 방울을 터뜨리는 듯한 소리들이 울리기도 한다. 보컬이 까무러치듯 숨을 들이마시기도 하고, 또 언제는 울음소리를 흉내 내기도 한다. 연주는 경쾌하게 활기를 띄고 있으며, 그 쾌청한 분위기를 해칠만한 음향은 모두 피해가고 있다.

 

가장 과격한 이탈을 들려주며, 그럼으로써 가장 도드라지는 구간을 연출하는 곡은 물론 「편지」다. 이는 「편지」가 구태여 비정형적이 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편지」는 하나의 정형화된 장르를 따라 자기를 조직하고, 그 장르적 습성을 마지막 순간 일거에 폐기함으로써 자기를 배반한다. 이 노래가 자기를 배반하기 위해서라도, 이 노래에는 하나의 형태와 흐름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편지」는 그런 점에서 반장르적이다. 왜냐하면 「편지」는 자기 장르에 고유한 성패의 척도를 무효화함으로써 그 장르의 쟁점을 기각하는 데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구간에서 「편지」는 분명 포스트록 트랙이다. 차분히 시작된 연주는 축축하게 잔향이 퍼뜨리는 드럼이 들어오면서 점차 가열되어가고, 재생시간이 3분을 지나갈 즈음부터 여러 가지 음색들이 복잡하게 엮인 음향적 급류가 강렬한 기세로 몰아친다. 곡의 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라 곡의 길이도 길어진다. 포스트록의 쟁점은 이 가운데에서 저 음향적 급류의 복잡성과 구체성을, 그리고 그 음향이 몰아칠 때의 강렬함을 즐기도록 하는 데에 있을 것이고, 그것이 성취될 때 그 장르가 성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편지」에서는 어느새 킥 드럼의 저역대 음압이 남모르게 커져가며 주변의 소리들에 대해 훼방을 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노래가 끝으로 치달을 때면, 이제 저 과장된 저역대가 다른 모든 요소들을 노골적으로 짓눌러버린다. 그 제에 이르면 더 이상 음색에 있어서의 다기한 특징들을 식별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 된다. 기실 그런 내용들은 이미 뭉개져있기 때문이다. 종결부에서, 「편지」는 장르에 반하는 몸짓의 성패를 자기의 쟁점으로 삼게 되고, 이로써 자기의 첫 모양새로부터 가장 먼 곳까지 이르게 된다. 첫 트랙이 출발했을 때의 모양새로부터 헤아리자면 더욱 더 먼 곳에 도달한 셈이다. 그 간격이 달성되는 순간이, 『선명』이 가장 과감해지는 순간일 것이다.

 

이 EP를 처음 들은 사람에게 새겨질 인상은 어떤 것일까? 혹은, (『선명』은 선명의 첫 EP이므로,) 그가 앞으로 선명의 음악에 대해 돌이키게 될 첫인상은 어떤 것일까? 누군가는 첫 트랙의 중간 즈음, 추운 날 더운 입김을 부는 듯 숨을 몰아 내쉴 때의 적요함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여름」의 도입부에서 차갑게 반복되는 복스 샘플 사이를 청량한 톤의 기타 스트로크가 뚫고 나아갈 때의 고양감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그네」의 천진한 생기와 기쁜 예감에 찬 율동감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또 누군가는 「일기」의 간주에서 아스라이 들려오는, 파도가 백사장에 닿아 포말로 부서지는 듯한 바로 그 소리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며, 어쩌면 누군가는 「편지」의 전반부에서 기타 아르페지오 위로 보컬의 잔향이 퍼져나가며 글리치가 아스라이 메아리칠 때의 이완감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누군가는 「여름」의 후반부, 강한 스터터 효과와 디스토션이 걸린 스네어가 성마르게 독무를 출 때의 격정을 떠올릴 수도 있겠으며, 마지막 곡이 끝날 때의 흉폭함과 중량감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여기 다 나열할 수 없을 그 모든 면면들의 합치와 충돌, 조응과 대립이 갈마들어 이 음반의 성격을 이룰 것이다.

 

『선명』은 상이한 (때로는 상충하는) 자질을 띠는 부분들을 제 안에 두루 지니면서도, 그 다종성에 집중하느라 각각의 부분들에 대해 요구되는 만큼의 만듦새를 결격하게 되는 일은 피해가고 있다. 재료들을 세심히 조합하려는 노고를 기울이되, 세심함의 파기를 결심한 때에는 주저하지 않는다. 재생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각각의 구간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당신의 관심을 끌어당길 것이다. 그에 이끌려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조지환 / 웹진 온음 필진

 

 

sunmyeong

Hii Su & Ji Su

 

All songs composed, produced, arranged & played by sunmyeong

All lyrics by Cho Ji Su

Vocal Recorded by QRIM(이규림) @mirq Studio

Other Recorded by Hii Su @Poison Frog Studio & Side Room

Mixed by Hii Su

Mastered by Pishu

Cover & Album Art by Cho Ji Su

Special Thanks to Pishu, khc, Cho Ji Hwan, QRIM

연주를 한다


최근에는 정말 압도적으로 거대한 슬픔이 몰려왔는데,

너무 슬픈 나머지 앉은 자리에서 그만 즉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당시에는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만 같은 슬픔이였는데

그 자리에서 죽지 않고 나는 이렇게나 살아있다.

아무리 압도적인 무게와 크기의 슬픔이라도 나를 죽이지는 못하는구나,

깨달으면서

얼굴을 두 손바닥에 파묻고

꺼이꺼이

소리내어 운다.

 

{Credit}

작사 작곡. 민채영

편곡. 민채영 김창한 나도윤

 

Piano. 나도윤

Electric Guitar. 김창한

Synth. 민채영, 나도윤

Drums. 문정환

Bass. 김태범

 

Drums Recorded by 현명은 retro mind studio

Mixed&Mastered by 정호중(JEONG HOJUNG)

Artwork by yoon.madi

Pieces


나의 조각이 전해지기를, EJO

정규 2집 [Pieces]

 

5년 만에 발매하는 에조(EJO)의 정규 2집 앨범 ‘Pieces’는

방대한 세계관이 담긴 곡 수만큼 다채로운 사운드가 담겨있다.

 

곡의 작사, 작곡, 믹싱과 녹음, 연주와 마스터링까지 직접 참여한

이번 앨범은 총 17곡이며, 그의 관점이 정제된 앨범 ‘Pieces’는

에조의 삶의 조각들이 퍼져나가는 내용을 담았다.

 

또 세계 각지에 살며 삶의 조각들을 맞춰가는 스스로의 모습이 퍼즐처럼 느껴지기도 했기에 앨범의 수록곡 ‘Puzzle’로 녹여냈다.

 

이번 앨범은 랩/힙합이라는 장르의 기존 구조를 타파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Funk, 재즈, 댄스홀, 락,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닉, 랩/힙합 등 넓은 레인지를 가진 앨범으로써,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이며 과감한 싱코페이션으로 예측할 수 없는 앨범의 흐름을 담아냈다.

 

에조가 프로듀싱하며 프론트맨으로 있는 밴드 에조와 난쟁이들이 함께한 곡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에조의 지휘에 멤버 연주자들은 마치 잼을 하듯 즉흥적으로 흘러 내려간다. 몰아치는 변주와 경쾌한 곡들의 자유롭고 뜨거운 에너지를 느껴보길 바란다.

 

놀랄 만큼이나 에조의 가사는 솔직하다.

에조의 가사에 담긴 시대 저항적인 메세지는 청자로 하여금 큰 해방감을 준다.

에조는 반문화로 취급받으며 억압받던 많은 예술을 대변해 목소리를 높인다

 

에조의, 그리고 시대의 서사를 담은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메세지는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할 시간이 길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에조는 평화와 사랑의 조각을 음악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바램이 있다.

 

이번 정규 앨범에 리믹스곡으로 앨범에 참여한 비트메이커 Muhammad Kansu, 반야 사운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뮤지션 Smiley Song의 리믹스곡도 각각 수록될 예정이다.

 

에조 기억의 조각들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의 곡들 사이, 다이나믹을 느끼며 새로운 즐거움이 되길 바란다.

 

[Credits]

Artist l EJO

Executive Producer l Song Yoda

Music Producer l EJO

 

All Lyrics by EJO

All Tracks Composed by EJO

All Tracks Arranged by EJO

 

Track No. 4 ‘One Spliff A Day’

Bass by Subin Kim

 

Track No. 15 ‘Lucid Dream’

Drums by Rick Yoon

Percussions by Smiley Song

Keyboards by Sangjin Kwon

Guitars by One Kim

Bass by Huijun Woo

 

Track No. 16 ‘One Spliff A Day (Remixed By Muhammad Kansu)’

Remixed by Muhammad Kansu

 

Track No.17 ‘Dub Me Into My Eyes (Dub Mixed By Smiley Song)’

Arranged & Dub Mixed by Smiley Song

 

Digital Edited by EJO

All Tracks Mixed & Mastered by EJO

 

Artwork by Song Yo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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