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vndr [forget-me-not]

“나를 잊지 말아요”는 물망초의 꽃말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나 “비포 선라이즈”와 같은 영화로부터 영감을 얻은 곡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관계에서 오는 사랑의 감정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lavndr
forget-me-not
2022.03.02

 

싱어송라이터 라벤더(lavndr)는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었다. 사실 으네(une)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처음 보았다. 처음 보았던 드레이크의 “Passionfruit”를 자신만의 색으로 편곡한 그 음악이, 매력적인 음색과 표현이,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을 가득 담은 영상이 모두 인상적이었다. 그를 먼저 알아봤다고 자랑하는 것 맞다. 그만큼 좋은 음악가이고, 언제든 어디서든 자신 있게 추천하고 소개해왔다. 이후 그는 때로는 자신의 오리지널 곡으로,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편곡과 표현으로 꾸준히 음악을 선보여 왔다. 그 사이에 바이너리 넘버라는 밴드에 합류하여 자신의 음악과는 또 다른 영역을 선보였다. 먼저 두 차례 싱글을 발매한 뒤 지난 해 12월 3일에 먼저 “summer”라는 곡을 공개했고, 이번에 [forget-me-not]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유튜브 계정에 가면 그가 어떤 느낌을 선보여 왔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학교 동기인 프로듀서 noso와 함께 만든 이번 앨범은 그래서인지 라벤더가 혼자서 구현해 온 것과는 묘하게 같은 결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훨씬 섬세하고 차분해진 전개와 미니멀하면서도 악기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프로덕션은 앞서 이야기한 그의 음색과 표현에 더없이 잘 어울리고, 세련된 동시에 알앤비라는 장르의 문법을 짙게 가져가며 앨범의 색을 더욱 짙게 구축한다. 2000년대 알앤비 음악을 연상케 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코러스를 쌓은 “you mean so much to me”를 지나 “nobody like you”를 들으면 그가 가사로 사용하는 언어가 한글이든 영어든 그 감성을 전달하는 데에는 전혀 차이가 없음을 느낄 수 있다. 꽉 차 있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변주는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게 듣게 만드는, 한 순간도 놓치기 싫게 만드는 포인트다. 재즈부터 힙합까지 고루 영향을 받은 듯한 음악은 네오소울을 연상케 하면서도 팝의 색채까지 담았다. 고전적인 곡 구성부터 여러 이펙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얼터너티브 알앤비 느낌의 곡까지, 얼핏 멀리서 보면 라벤더라는 음악가의 캐릭터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곡 같지만 조금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정말 다양한 변화와 색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물망초의 꽃말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나 “비포 선라이즈”와 같은 영화로부터 영감을 얻은 곡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관계에서 오는 사랑의 감정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감정만 앞세운 것도 아니기에 오히려 듣는 사람이 더 공감하고 몰입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텀블벅을 통해 CD로 소장할 수 있고 또 작업기, 제작 비하인드가 있는 가사집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며칠 안 남은 펀딩에 함께 동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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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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