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jah [Queen of Spring]

 

내면의 평화부터 한의 정서까지 교차하는 듯한 이 작품은 어쩌면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덴마크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겪는 감정일수도 있고, 정체성에 관한 갈망과 투쟁일수도 있다.

 


 

Meejah
Queen of Spring
2022.01.13

 

2008년 신문 기사에 따르면 덴마크 내 성인이 된 한국 입양인의 수는 그 당시 대략 8700명 정도라고 나와있다. 드러나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만 명 가량 있다는 것인데, 다행이도 국외 입양은 08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이기 때문에 아마 비슷한 정도의 숫자가 덴마크에 살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래서인지 에바 틴드(Eva Tind)부터 마야 리 랑와드(Maja Lee Langvad), 요안 랑 크리스텐슨(Joan Rang Christensen)까지 국외 입양에 관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담은 문학 작품과 정체성 탐구에 나선 작품이 국내외 여러 형태로 소개되었다. 말렌 최(Malene Choi)의 다큐멘터리 [회귀]를 봐도 덴마크인 중 한국에서 온 이들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그러한 작품의 목록에 음악 작품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미자(Meejah)의 [Queen of Spring]이다.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덴마크에서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스테프울벤(Steppeulven)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미자의 중심에는 마이 영 외블리센(Mai Young Øvlisen)이 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며 한국의 전통적인 음악과 문화를 연구했고, 거기에 한국의 철학은 물론 도가 사상에도 깊이 있게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팔괘를 전면에 드러낸 이 작품이다. 앨범에는 명성황후부터 도교의 관음신앙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으면서 샤머니즘, 판소리, 시조 낭송은 물론 힙합, 메탈, 포스트록까지 북유럽 특유의 어둡고 음울한 감성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 그 결과 어둡고 짙은 앨범이 탄생하게 되었다. 도가 사상이라고 하여 평온할 것이라 예상하면 오산이다. 이 작품은 정체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탄생되었다고 하는 만큼 다채롭다. 첫 번째 곡 “Youth (Heaven)”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동양의 아름다움이 간접적으로 전달된다면, 바로 이어지는 곡 “Jing (Thunder)”에서는 다양한 소리 구성으로 동양의 분위기를 내지만 랩과 함께 강렬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 흐름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래서 더 흥미롭다. 내면의 평화부터 한의 정서까지 교차하는 듯한 이 작품은 어쩌면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 덴마크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겪는 감정일수도 있고, 정체성에 관한 갈망과 투쟁일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당사자의 정체성을 만든 것은 한국이라는 국가의 시스템이었지만, 문화적 뿌리와 정체성에 관한 탐구의 결과 또한 결국은 한국이다. 그 안에 담긴 정서와 이야기는 결코 일차원적이지 않다. 그래서 이 앨범을 들을 때 많은 것을 미리 생각하며 감상하면 더욱 좋다. 그 안에 담긴 음악적 갈래와 표현적 갈래, 정서적 맥락 모두 복잡하게 교차하여 있지만 결국은 그 자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품 자체로도 이 앨범은 좀 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Editor / 블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