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YTHM


 

DNDD X LUCITE TOKKI [RHYTHM]
가슴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귓가에 흩날리는 바람처럼

 

〈리듬(RHYTHM)〉은 화가 이고은의 그림과 어쿠스틱 팝 듀오 루싸이트 토끼의 음악이 함께한 프로젝트 앨범으로, 이고은 특유의 색감과 흐르는 듯한 기법으로 표현된 몽환적 형태를 루싸이트 토끼만의 반복과 변화를 오가는 조화로운 소리로 보고 듣는 이에게 입체적으로 전달하고자 제작되었다.

 

RHYTHM 1
〈리듬〉의 이미지를 받아본 첫인상은 사람의 몸을 그렸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잔잔한 물결이나 잔상을 남기며 흩날리는 리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만히 보고 있자면 그 안에서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표현하고자 익숙한 사람의 몸을 호기심을 가지고 이미지를 들여다 보며 낯선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그 결과 반복되는 패턴이 서서히 변형되다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형태가 만들어졌고, 그것을 토대로 익숙하고 조화로운 소리 사이에 낯설고 이질적 질감의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에게 섞여 드는 방식으로 곡이 탄생했다.

 

RHYTHM 2
〈리듬〉의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색감과 양감에 영감을 받아 편안하며 입체적인 사람의 몸을 그리며 곡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팽창했다가 수축하고 다시 팽창하기를 반복하는,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늘 유연하게 존재하는 몸을 표현하기 위해 곡의 리듬 속에서 변화와 반복을 주었다. 또한 실제로 숨소리를 녹음해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미지를 통해 사람의 몸이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처럼, 숨소리 또한 사람의 소리가 아닌 어딘가부터 퍼지는 무한의 울림으로 들리도록 의도했다. 우리가 이미지에서 느낀 온기와 숨의 리듬이 음악에서도 느껴지기를 바라며 곡을 완성시켰다.

 

Credits
Illustration by Lee Goeun (dndd.com)
Music by Lucite Tokki
Design by Lee Jeongheon

 

환희 (Hwanhee)


 

Cherish every moment.

 

[Credit]

 

1. 스며들어 (Soaked) (feat. SUZANNE)

 

Composed by GLOWCEAN
Arranged by GLOWCEAN
Lyric by GLOWCEAN, SUZANNE

 

Keyboard by GLOWCEAN
Synth by GLOWCEAN
Drum by GLOWCEAN
Bass by GLOWCEAN
Vocal by SUZANNE
Mixed by GLOWCEAN
Mastered by Mad Flux Audio

 

2. 환희 (Hwanhee)

 

Composed by GLOWCEAN
Arranged by GLOWCEAN

 

Keyboard by GLOWCEAN
Synth by GLOWCEAN
Drum by GLOWCEAN
Bass by GLOWCEAN
Strings by GLOWCEAN
Mixed by GLOWCEAN
Mastered by Mad Flux Audio

 

Visualizer directed by 백상엽
Artwork by 연제인

A&R Director 연제욱
A&R/Management Team 한미정, 연제인, 윤혜정
Presented by LYL INC.

 

Over U


 

[CREDITS]
Produced, mixed and mastered by Weissen
Co-produced by NECTA
Lyrics by NECTA
Album Artwork by Rosie Oh
Stylist : Sohyun In
HMA : Hongju Sung

 

Special thanks to Won & Phil. ♥

Rise


 

[CREDIT]
Produced by 여전희
Mixed by 여전희
Mastered by 고도현 @Gomixing Room
Album Artwork by 여전희

나쁜 마음


 

라이너노트 : 누구나 마음속에 다락방 하나 정도는 있는 법이잖아요
― 하박국 / 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대표

 

앨범의 프로듀서 단편선은 보일의 《나쁜 마음》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작업기를 남겼어요. “가라앉아 있는 음악을 설명하긴 어렵다. 설명을 할 수는 있지만,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근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바로 그 피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됐네요? (웃음)

 

가라앉아 있는 음악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reprise) 누구나 마음의 다락방이 있잖아요. 하지만 아무도 그곳에 자주 들르거나 머무르려 하지 않죠. 오랫동안 방치하는 경우도 있고요. 보일의 《나쁜 마음》은 마음의 다락방 문을 살짝 열어 둔 뒤 그곳에 놀러 오라 쪽지 보내는 음반입니다.

 

앨범의 타이틀이자 타이틀곡인 〈나쁜 마음〉을 들어 보죠. 상대의 사랑을 갈구하는 이야기를 〈나쁜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나른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너는 나를 이해할 필요는 없고 그냥 나를 사랑하면 돼”. 여기서 나쁜 마음이란 뭘까요? 이해 없는 사랑을 추구하는 것? 상대에게 일방적인 사랑을 강요하는 것? 〈나쁜 마음〉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완만하게 상승하다 급하게 내려앉는 사운드와 함께 마지막 가사를 뱉습니다. “사랑이란 가소롭다고 / 내가 말할 차례였는데 / 주도권을 가진 기분은 / 어때 생각보다 괜찮지” 아아… 그렇군요. 이건 체념의 정서입니다. 〈나쁜 마음〉은 체념하는 마음이에요.

 

체념의 정서는 앨범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내 마음은 방수가 되지 않”고 “조각 조각 없어”짐에도 불구하고 “편리하다 /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결말은 더이상 궁금하지 않아” 합니다. 그리고 인스트루먼틀인 앨범의 마지막 곡 〈다음에는〉에 붙은 코멘트는 “다음은 없었으면서”이고요. 〈나쁜 마음〉이 체념이라는 걸 알아챈 순간 저는 더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손을 뻗어 음악을 건드리는 순간 흙탕물이 되어버린 어항처럼 설명이 앨범의 아름다움을 망쳐버릴 것 같거든요.

 

《나쁜 마음》이 아름다운 건 가라앉아 있는 나쁜 마음을 사운드를 통해 훌륭하게 직조해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드는 일렉트로닉 음악에선 대개 ’직조’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지만 이 앨범에서 발견되는 각 요소의 어우러짐은 확실히 직조에 가까워 보여요. 가로와 세로라는 서로의 방향을 확실하게 지키면서 어우러졌을 때 하나의 면으로 보이게 하는 거죠.

 

앨범의 장르는, 통칭하자면 앰비언트 팝 정도가 될 테지만 세세히 파고들면 좀 복잡해요. 〈Park〉는 90년대 가요의 향취도 갖고 있고요, 〈나쁜 마음〉은 허민(=퍼스트 에이드)의 뉴에이지적 다이내믹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에요. 〈0〉은 브라질 음악에서 영향받은 포크고요. 로파이 힙합 채널에서 들어봤을 법한 다운 템포 〈살구〉도 있습니다. 굳이 장르명을 열거하자면 재즈, 앰비언트, 다운템포, 포크 등이 적절한 자리에서 어우러져 있는 앨범이에요.

 

참여한 사람들의 영향이 보입니다. 경계를 넘나드는 포크 / 록 음악을 만들던 단편선, 정글, 드럼&베이스부터 디스코, 앰비언트 팝 등 역시 다양한 장르를 다양한 색으로 들려준 룸306의 허민이 앨범의 프로듀서로 보일과 함께했거든요. 앨범의 프로덕션을 총괄한 오소리웍스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발표하고 있는 포크 싱어송라이터 천용성, 그리고 주목받고 있는 재즈 베이시스트 정수민 등도 눈에 띄는 이름입니다. 프로듀서가 세 명이나 되면 사공 많은 배처럼 산으로 갈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건 이 음반이 가라앉아 있기 때문일 거예요. 가라앉아 있는 건 힘이 세거든요. 누구나 마음속에 다락방 하나 정도는 있는 법이잖아요?

 

10분이 넘어가는 느릿한 앰비언트 〈다음에는〉으로 《나쁜 마음》의 여행은 끝이 납니다. 앨범을 다락방에 비유했으니 계속 이어가 볼게요. 처음 다락방에 들어가면 먼지만 풀풀 날립니다. 그다음에 들어가면 방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하고요. 세 번째 들어가면 가구가 보여요. 나중엔 가구 안에 숨겨진 마음의 조각을 살펴보고 싶어집니다.

 

《나쁜 마음》은 다락방의 문을 아주 살짝 열어 놓은 앨범이에요. 방에 여러 번 들어가 호기심을 갖고 기억을 꺼내는 건 여러분의 몫이라는 얘기입니다. 다락방에 들어가고 싶지 않을 수도, 들어가 굳이 기억을 꺼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당신인걸요. 《나쁜 마음》과 함께 당신의 나쁜 마음을 만나 보세요. 마음에 붙은 수식처럼 꼭 나쁜 경험은 아닐 겁니다.

 

나쁜 마음에 관해
― 보일

 

1. Park
타이쿤 게임에서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공원을 짓는 일입니다. 그 안에서 기구도 타고, 나무도 보고, 빵도 먹고, 그리고 엄청나게 귀여운 사랑도 하고 싶어서.

 

2. 나쁜 마음 (Feat. 천용성)
우리 누가 누가 더 이기적인지 한번 사랑해볼래?

 

3. 0 (Feat. 우리존재)
방수가 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니.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울었습니다.

 

4. 살구
너는 나의 손끝을 눌렀다. 나의 손끝. 나의 어리숙함을 눌러 그 빈 공간에 생기를 담아 주었다.

 

5. 여기서부터 꿈입니다 (Feat. 이태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꿈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친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노래. 제 꿈도 한 숟갈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6. 논
추운 겨울, 저는 다리를 절뚝이고 있었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습니다. 함께 집으로 왔습니다. 우리는 통통하고 따끈하고 부드러워졌습니다.

 

7. 카드
사랑은 술로 살 수 있고 술은 돈으로 살 수 있고 그러니까 결론은 한도가 초과되었습니다.

 

8. 해피엔딩
결말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아.

 

9. 다음에는
다음은 없었으면서.

 

크레딧

 

프로듀싱 보일 단편선 @오소리웍스 허민 @Room306
작사 보일 우리존재(5)
작곡 보일 우리존재(5)
편곡 허민 보일 단편선

 

보컬 레코딩 보일
악기 레코딩 이성록 @청홍스튜디오(1 5 6 7)
믹싱 허민
마스터링 강승희 @SONICKOREAMASTERINGSTUDIO

 

노래 보일 천용성(2) 우리존재(3) 이태훈(5)
일렉트릭 기타 강건후(1) 이태훈(5)
나일론 기타 단편선(3)
콘트라 베이스 정수민(6)
일렉트릭 베이스 정수민(1 7)
피아노 보일(5) 이보람(6) 허민(8)
색소폰 박기훈(4)
신서사이저 허민 보일
프로그래밍 허민 보일

 

사진 보일 강민정
디자인 강민정
사물 PCS
스타일 PAIX88

 

제작 총괄 오소리웍스
음원 유통 포크라노스
음반 유통 비스킷 사운드

Winter 1


 

너무도 아름다운 겨울의 이미지들
RAINBOW99의 정규 10집 ‘Winter 1’

 

안녕하세요. 레인보우99입니다.

 

세상에! 정규 10집 ‘Winter 1’이 발매되었어요. 뭔가 믿기지 않지만 정말이에요. 10집입니다. 1집 ‘Love Is No Tomorrow’부터 2집 ’Dream Pop’, 3집 ‘SEOUL’, 4집 ’CALENDAR’, 5집 ‘EUROPE’, 6집 ’COME BACK HOME’, 7집 ‘동두천’, 8집 ‘오름의 지금’, 9집 ‘물의 순환’을 지나 10집 ‘Winter 1’이 발매되었습니다.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에요. 모두가 여러분 덕분입니다. 너무도 감사해요. 아마도 머리와 손이 움직이는 한 음악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언제나 마음 한 편에는 겨울을 음악으로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제가 겨울에 태어나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이상하게 추위를 덜 타기도하고,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노트북 한쪽에는 겨울 음악에 대한 폴더가 존재했어요. 하지만 언제나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노트북만 바뀌어갔던 겨울 앨범은 제주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조금씩 정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에서의 생활은 제게 자연과 계절에 대해 더 깊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을 주었고, 너무도 아름다운 겨울의 이미지들은 9곡의 음원으로 완성되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앨범은 1집 앨범 수록곡인 ‘Love Is No Tomorrow’를 함께 작업했던 옥상달빛의 김윤주와 ’Noise, Piano, Seoul’과 ‘베를린 동화’, 이렇게 두 개의 프로젝트 앨범으로 함께했던 피아니스트이자 전자음악가 윤재호가 힘을 보태어, 겨울에 대한 앨범을 더욱 겨울답게 만들어주었어요.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겨울의 아름다움, 모두와 함께 하고 싶어요. 언제나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Credit]

 

produced by RAINBOW99

 

RAINBOW99 | programing, guitars, piano, trumpet, sound design
Yoon Jae Ho | piano, programing, sound design
Kim Yoonju | vocals

 

all tracks composed, arranged by RAINBOW99
track 1, 5 composed, arranged by RAINBOW99, Yoon Jae Ho
track 3 composed, arranged by RAINBOW99, Kim Yoonju

 

all tracks recorded & mixed by RAINBOW99
track 1, 5 recorded & mixed by RAINBOW99, Yoon Jae Ho
track 3 recorded & mixed by RAINBOW99, Kim Yoonju

 

mastered by RAINBOW99 at MUI

artworks by Kim Gahyun

 


 

nogild88.wixsite.com/rainbow99
rainbow99.bandcamp.com
soundcloud.com/therainbow99
facebook.com/rainbow99.net
instagram.com/rainbow99gaze

 

5.


 

“상실의 시대, 그 안에 있던 너와 나”
“About Paul 의 2번째 싱글 5.”

 

Credit
Vocals & Instruments – About Paul
Bass – Sujin Park
Written /produced /mixed /mastered by About Paul

 

Numb


 

do you know this feeling?

 

it feels like I’m the only one far away,
and no matter how much I take a step forward,
I feel like I can’t get out of this gloaming forever
the darkness will be never ending
I won’t be able to feel anything forever
I’m trapped in the universe I created
this is my destiny

 

you will dance with my shadow
I will sing my silent song

 

feel so numb

 

CREDIT

 

ALOH
moua, envy the moon

 

Lyrics by moua, Yellboy, Wildberry
Composed by moua, Yellboy
Arranged by envy the moon, Aon, Wildberry

 

Vocal by moua, Yellboy
Synths by envy the moon
Guitar by envy the moon
Bass by envy the moon
Drums by envy the moon
Chorus by moua, Yellboy

 

Vocal Recorded by
Wildberry, Yellboy

 

Instrument Recorded by
envy the moon

 

Mixed and Mastered by
envy the moon

 

Cover Artwork by
L’ENFANT @lenfant_

 

Published by POCLANOS

폭력의 역사


 

리스너가… 말대꾸?!
닥치고 압도적인 폭력의 사운드에 몸을 맡겨라!!
FFRD <폭력의 역사>

 

사담
FFRD의 압도적인 폭력의 사운드 앞에서는 고작 사담 정도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 FFRD의 리더 동찬을 처음 만난 건 2014년의 일이다. 카페에서 작은 손으로 컵을 쥐며 클래식을 전공했다며 앨범을 건네줬다. IDM 사운드 위로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 연주가 담겨 있는 앨범이었다. 그에 반해 영기획과 함께 일하자고 했다.

 

그 후로 8년. 그는 갑자기 강한 비트에 ‘그로울링’을 하는 영상을 인스타 스토리에 공유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이를 위해 보컬 레슨을 받았다고 했다. 게다가 FFRD의 반쪽 덥인베인은 랩을?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 이런 걸 ‘흑화’라고 부르나. <폭력의 역사>에는 전에 기억하던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는 사라지고 복잡한 사운드에 온몸을 때리는 폭력의 사운드가 가득 차 있다. 닌자튠에서 하드코어 음반을 발표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동찬과 덥인베인 그리고 FFRD의 디스코그라피를 꾸준히 훑어 왔다면 어느 정도 예상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예상 불가능하다.) 이 둘은 워낙 변덕스러우니까. 그때그때 자신들의 재미를 음악으로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듀오니까. 그렇다면 왜 이들은 갑자기 지금 폭력이라는 주제와 사운드에 빠졌을까? 그걸 생각하면서 들으면 재밌는 앨범이 될 것이다. 아, 그래도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고. 리스너가.. 말대꾸?! 닥치고 압도적인 폭력의 사운드에 몸을 맡겨라!!

 

-하박국 (영기획YOUNG,GIFTED&WACK 대표)

 

<이세린 가이드>를 읽는 중, 주인공 이세린 집안 내력을 읽다가 문득 나 혹은 우리네 삶의 흔적을 뒤돌아봤다. IMF부터 경제공황, 수많은 자들이 떠나가고 무너지고 감옥에 갔다. 좀 조용해진다 싶더니 유래없는 역병이 창궐했다. 그 와중에 한국의 이미지는 내가 인식하던 그때와는 사뭇 달라졌다. 30살을 못 넘길 거라 생각했던 내 삶은 어찌 이어지고 소중한 동료들이 생겼으며 이를 기반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이 망할 세상에서, 멈출 타 이밍을 놓쳐 필사적으로 삶을 끌어가고 있다.
집안은 대대로 천주교를 믿어왔다. 이는 할아버지의 자존심이자 긍지로, 할아버지는 대를 이어야 할 유일한 남자인 내가 결혼을 하든 말든 관심이 없다. 대신 성당을 다시 나가는 것을 바라신다. 삶의 끝에 병자성사를 받기를 원하신다. 고조부 때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이라 했다. 조선 시대 말부터 피의 역사를 쓰며 견뎌왔다 하셨다. 정작 할아버지 젊은 시절은 그런 집안 전통에 반항하다 625전쟁에 참전해 온갖 참상을 견뎌낸 뒤 열 성적인 신자가 되셨다. 할아버지는 종종 ‘너도 언젠간 성당을 찾게 될 거다. 삶은 기댈 곳이 필요한 것이다’ 라고 하셨다. 이 말을 들을 때면 종교에 대한 열망보다는 삶을 붙잡기 위해 처절하게 견뎌낸 할아버지의 의지가 느껴진다. 이는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친가뿐만 아니라 어머니 집안도 천주교이다.
외할아버지 또한 몇 배로 처절한 삶을 사셨다. 10대는 일제 강제징용으로 태평양 전쟁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다. 그마저도 20대에 벌어진 625전쟁에 끌려가 미친 듯이 견뎌냈다 들었다. 외할아버지는 유일한 마을 생존자라 했다. 190 되는 키의 기골이 장대한 외할아버지도 결국 두 번의 전쟁을 견뎌낸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PTSD에 시달리다 돌아가셨다. 불을 바라보지 못하셨다. 밤 중에 소리 지르며 각목을 들고 마당에 뛰어들기도 했다 들었다.
할머니, 외할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시절 잠깐 외출한 남편이 3년 넘도록 돌아오지 않고, 빨치산에게 끌려가 죽을 뻔하고, 군수공장에서 부품을 만들고 임신한 상태에서 풀뿌리로 겨우 견뎠다 했다. 조부모님들이 이리 치열하게 삶을 이어갔다. 뭐 부모님 세대는 말해 무엇할까.
각 세대별로 견디는 짐의 무게는 비슷한 듯싶다. 아니 삶 자체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 전투적으로 견 디고 있다. 온 몸으로 맞서 싸우고 있다. 이 엿 같은 삶은 우리를 없애기 위해 온갖 적을 보내고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미친듯이 싸우고 또 살아남는다. 삶 자체가 아니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투쟁과 폭력의 결과물이다.
이 앨범은 공격적이며 처절할 것이다. 우리네 내면을 가공해서 보여줄 생각이 없다. 덥인베인과 나는 진짜 좆 같고 엿 같은 현실에 욕지거리를 한껏 입에 물고 견디고 있다. 삶은 잔혹하고 일말의 자비도 없다. 하지만 인간은 그보다 더한 놈들이다. 처절하게 이어져 온 역사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존재다. 우리는 이 망할 적들의 숨통을 끊어버릴 것이다. 존나 큰 신시사이저와 터질듯한 스피커와 극한으로 단련된 컴퓨터를 무기로 들고, 방해하는 모든 존재들을 다 없애버릴 것이다.

-동찬(Dongchan)

 

Credits

 

Written by FFRD
Mixed by FFRD
Mastered by Kim Kate
Cover design by Jaekook Han
Artwork design by 강민우 Minoo Kang
Vocal Trainer 정세민

 

Executive Produced by 하박국HAVAQQUQ of 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1. call of void
– 작곡 편곡: 동찬(dongchan)

 

2. killer d&d
– 작곡 작사 편곡: 동찬(dongchan)
– 보컬: 동찬(dongchan)

 

3. noize 관심
– 작곡 편곡: 덥인베인(dubinvain)

 

4. no 관심
– 작곡: 덥인베인(dubinvain) 동찬(dongchan)
– 작사: 덥인베인(dubinvain)
– 편곡: 동찬(dongchan)
– 보컬: 덥인베인(dubinvain)

 

5. running battle
– 작곡 편곡: 동찬(dongchan)

 

6. black paper (feat.kyoyoung(교영))
– 작곡 편곡: 덥인베인(dubinvain)
– 작사: 덥인베인(dubinvain) kyoyoung(교영)
– 보컬: 덥인베인(dubinvain) kyoyoung(교영)

 

7. the dance of death
– 작곡 편곡: 동찬(dongchan)

 

8. 덫
– 작곡 편곡: 덥인베인(dubinvain)

 

9. 암흑의 왕 (feat. 정민지)
– 작곡: 동찬(dongchan) 정민지
– 편곡: 동찬(dongchan) 정민지
– 피아노: 정민지

 

Statics


 

<Statics> (2021)은 12월 17일부터 12월 30일까지 얼터사이드(Alterside.kr)에서 진행된 전시 <Lost Places>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소리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네트워크의 복합적인 체계로 존재하며, 동시에 시대의 공간성을 이해하고 계량화할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한다. 밴드 HIGA의 〈Statics〉 (2021)은 9개 장소에서 직접 수음한 소리를 바탕으로 그 역사적 맥락을 재배치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녹음된 – 실재하는 소리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사운드는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실존하는 소리는 시각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항상 ‘독립적’이고 모호한 상태로 존재한다. 장소에서 특정한 의도 없이 포착된 소리는 곧 인위적 소리와 뒤섞이게 되고, 이렇게 뒤섞인 소리들은 사라진 장소들이 존재하기 이전의 것들을 소스로 매개하며 그 장소의 맥락을 새롭게 가공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두 개의 클래식 음악,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프렐류드 C메이저〉(Prelude and Fugue in C major, Johann Sebastian Bach, BWV 846)와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왈츠〉(Voices of Spring Waltz, Johann Strauss II-Frühlingsstimmen, Op. 410)는 작곡가의 사후, 저작권이 소멸된 상태로 부유하는 음원과 이에 덧대어진 현대 전자음악 소리들에서 영감을 받아 사용한 음악들이다. 밴드 HIGA의 작업은 현대 사회를 둘러싼 사운드 스케이프 중 도시 환경, 그 속의 비장소적 특징들을 포괄하며, 동시에 소리가 그 자체로서 매개체가 되어 사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 문현정

 

Credits
Sound work by 이최희
Sleeve design by 이건정

 

For you


 

캐롤은 겨우내 사람들을 열심히 설득한다. 설레라고 설레라고. 그러면 우리는 마지못하는 척 넘어가고 그 계절의 낭만을 누린다.
계절은 넷인데 캐롤은 하나다.
계절의 설렘은 각각 다르게 존재하니까, 나머지 계절에도 캐롤을 노래하려 신온유와 김강을 만들게 되었다.

 


온 거리가 반짝이는 통에 엉겁결에 트리도 꾸미고 선물을 고민하며 플레이리스트에는 캐롤을 하나 둘 담게 되는 12월입니다. 만반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막상 기념일이 되면 별거 없는 듯한 기분에 머쓱하기도 하겠지만 그 기분마저 요맘때만 느낄 수 있겠지요.
당신이 모든 계절의 흐름과 스쳐가는 기념일에 영원히 시큰둥해지지 않는 어른이길 바랍니다. 동시에 기쁜 날이 다 지나간 것 같은 허무함이 들더라도 의연히 내일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아니, 그저 당신의 겨울이 이 노래로 문득 따뜻해지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기도 합니다.

 

[CREDIT]
Written and Composed by 신온유, 김강
Arranged by 신온유, 김강

 

Vocal & Chorus 신온유
Drum By 신온유, 김강
Keybord, Bass by 신온유, 김강
Midi Programming 신온유, 김강

 

Recorded by 고도현 @ TONE Studio Seoul
Mixed by 김보종 @OMG
Mastered by 강승희 @SONICKOREA

 

Cover Artwork & Photography by 서유영 @seoswim
Words by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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