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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Video Playlist] 눈이 올까요? 눈 덮인 겨울의 Music Video Playlist – 알레프, 이설아 외
눈이 올까요? 눈 덮인 겨울의 Music Video Playlist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음악의 단위는 몇만 ‘장’에서 몇만 ‘뷰’가 되었다. 다종다양한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고 썸네일이 좋아서 듣는 음악도 부지기수, 뮤직비디오 감독이 어떤 곡에 참여했는지도 척하면 척이다. 보기 좋은 음악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만든 뮤직비디오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이른 첫눈, 작년보다 한 달 이르게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잦은 눈으로 온갖 눈사람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덕분에 온갖 고생도 해야 했던 지난 겨울이 떠오른다. 언제나 그렇듯 과거는 뒤로하고, 다가올 새로운 겨울을 기다리며 언제 또 눈이 내릴지, 크리스마스엔 눈이 내릴지가 궁금해진다. 추우면서도 동시에 포근함이 느껴지는 눈 내리는 겨울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 4편을 소개한다.
이예린 (Lee Yerin) – 하얀 밤 (White Christmas)
포크 장르를 기반으로 언제나 따뜻한 음악을 선보이는 싱어송라이터 ‘이예린’이다. 올해 초 발표한 곡 <하얀 밤>은 이예린의 첫 번째 정규앨범, 그중에서 마지막 순서를 차지하고 있는 트랙이다. 때때로 사랑에 대해 노래하며 완전하진 않지만 좀 더 따뜻한 말로 진심을 건네고 싶었다는 앨범은, 지금까지 발표해온 곡 중에서 가장 따뜻한 노래인 <하얀 밤>으로 마무리된다.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강나연 감독은 이예린과 다른 프로젝트로 연이 닿아, 그의 공식적인 첫 뮤직비디오도 함께 하게 되었다. 눈 덮인 산으로 시작해 눈 덮인 벌판으로 마무리되는 영상은 따뜻한 차와 장작, 일기장과 수많은 책, 흰 눈사람과 이예린의 하얀 목소리를 한 데 녹여낸다. 덧붙이는 말로 곡의 영문 제목은 “White Christmas”다, 또 덧붙이는 뮤지션의 한 마디는 “그럼에도 나는 이제 사랑을 믿어. 우리가 함께하는 매일이 크리스마스야! (소개글 中)”
ALEPH (알레프) – 파수꾼 (The Guardian)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포크, 팝, 재즈, R&B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 ‘알레프’. 매달 싱글앨범을 발표하는 시리즈를 이어온 지도 벌써 10번째 곡을 앞에 두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곡은 싱글앨범 시리즈 직전에 발표했던 EP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파수꾼>이다. 가사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아끼는 곡이라는 <파수꾼>은, 나를 돌보는 것에 바빠 주변을 챙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책과 그럼에도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고 있다. “미운 사람이 되는 건 고운 사람보다 되기 쉬운 걸요. 이런 나와 함께 해준 사람들이 좋아요. (가사 中)” 뮤직비디오는 OGG VISUAL 이영음 감독과 NOVV 김현재 감독이 공동 디렉터로 함께 했다. 곱게 접고 정성껏 꾸민 종이를 여기저기 붙이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마음을 곱게 접어 고마운 이에게 건네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두꺼운 니트와 목도리, 정체 모를 짐가방과 알록달록한 머리핀, 흩날리는 눈이 한 편의 겨울 동화를 연상시킨다.
이설아 (Lee Seol Ah) – 영혼의 코러스 (Chorus of soul)
앞서 소개한 이예린의 앨범 <먼 마음 2/2>의 타이틀곡 <아침>은 이설아의 편곡으로 완성되었다. 우연찮게도 두 뮤지션 모두 정규앨범을 Part 1, Part 2로 나누어 발매한 것이 인상적인데, 지금 소개되는 이설아의 <영혼의 코러스>는 그의 첫 번째 정규앨범 <못다한 말들, Part. 1>의 수록곡이다. <영혼의 코러스>는 아버지가 군 복무 시절 연인에게 보낸 편지이자, 어머니가 서랍 속에서 꺼내든 편지를 읽고 만든 사랑 노래다. 편지마다 붙어 있던 제목이 바로 ‘못다한 말들’이었다. “세상에 뱉어지지 못하고 부유하는 말들은 얼마만큼일까. 그 말들은 쌓이고 쌓여 어디에서 자랄까. (소개글 中)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감독 조원준은 이설아의 또다른 곡 <성숙한 마음으로 무모하게> <있지> 등으로도 함께 했다. 영상의 후반부부턴 펼쳐지는 넓게 트인 평야와 그 위로 한가득 쌓인 눈, 그 위를 마음껏 누비는 연인의 모습은 겨울이면 떠오르는 로맨스 영화들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사람또사람 (4tto4) – 폭주하는 눈썰매의 고민 (Burning Sled)
듀오 사람또사람의 두 번째 캐롤 <폭주하는 눈썰매의 고민>. 한 해 동안 무언가를 꾸준하게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뚜렷하게 떠오르는 무언가가 없는, 매해 반복되는 반성의 마음으로 만든 캐롤의 탈을 쓴 송년 곡이다. 뮤직비디오는 앨범 아트워크를 제작한 디자이너 김에테르와 황지수 감독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뮤직비디오는 현재까지 모두 세 편이 공개되어 있다. 첫 번째 캐롤 <크리스마스 저녁에 티비를 보다가>, 두 번째 캐롤 <폭주하는 눈썰매의 고민>, 세 번째 캐롤 <울어도 돼>에서까지 모두 울다 웃다 폭주하는 귀여운 쥐(?) 캐릭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에디터: 이지영
※ 해당 컨텐츠는 2021/11/29일자로 인디포스트에 실린 글입니다.
[SPECIAL] CLUB CASPER 2021, 새롭고 신선한 재미로 가득했던 6일 간의 여정
독특한 컨셉과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을 받은 온라인 공연 <CLUB CASPER 2021>이 막을 내렸다. 아트 디렉팅 및 공동 기획으로 참여한 Azikazin Magic World가 숨결을 불어넣은 인형 관객들과 얼음 협곡과 사막, 동굴 등의 개성 넘치는 무대로 온라인이라는 환경의 틀을 깨고 신선한 교감을 시도한 이번 공연은 총 6일에 걸쳐 온라인으로 송출되었다.
물론 라이브를 놓쳤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포크라노스 유튜브 채널에서 열두 팀의 라이브 클립 하이라이트 영상을 서비스 중이다. 공개된 영상만으로도 선명히 느낄 수 있는 이날의 열기를 열 명의 필진 모여 하나하나 되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DAY 1
김뜻돌 – COBALT | Meaningful Stone – COBALT
김뜻돌에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상을 안겨준 첫 정규앨범 [꿈에서 걸려온 전화]가 세상에 나오고, 정확히 1년 뒤 EP [COBALT]가 발매되었다. 첫 정규 앨범을 통해 포크, 락, 재즈 등 넓은 스펙트럼을 차례로 훑어가는 모습을 볼 때만 해도, 그녀의 다음 발걸음이 이토록 빠르게 락으로 좁혀질 줄은 몰랐다. 그렇게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던 그녀’는 (아마 앞으로, 당분간) 그녀가 선보이고픈 음악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2021년의 만연한 가을, 얼음협곡에서 펼쳐진 김뜻돌의 시원한 COBALT 라이브를 만나보자. 분명 음원보다 더 거칠고 더 시원하다. 락 앨범을 떡하니 내놓은 뮤지션에게 기대하는 라이브 그대로이다. 수년간의 라이브 활동으로 쌓인 내공으로 무대 위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패키지 여행을 테마로 한 온라인 콘서트 기획에 걸맞게, (공연에 관광 온) 관람객 인형들이 헤드뱅잉을 하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상이다.
김은마로 (포크라노스)
박문치 – 그 해 이야기 | PARKMOONCHI – The Story Of The Year
실제 관객 동원이 어려운 현 시국에 관객석을 인형으로 채운다는 신박한 아이디어와 여느 페스티벌 부럽지 않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CLUB CAPSER]는 시작 전부터 기대할만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첫날 두 번째 순서로 나온 박문치와 박문치 유니버스는 TLC 느낌의 그림을 상상해서 만들었다는 말에 걸맞은 사운드와 무대 매너를 보이며 마치 화려한 잔치의 서막을 여는 해외 오프닝 게스트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박문치와 박문치 유니버스가 만들어낸 맛깔나는 시너지는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들어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중간중간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은 실제 공연장을 방불케 했으며, 즐겁기만 하다면 음정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한 강원우의 보컬, 그리고 이 모든 흥겨움을 받쳐주는 탄탄한 연주와 루루&라라의 뛰어난 보컬 실력은 이들의 무대가 웃기지만 우습지는 않은, 진정한 ‘즐길 수 있는 음악’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내기에 충분했다.
김영주 (포크라노스)
DAY 2
TRPP – Coming after+Pause
귀한 영상이다. 어디선가 나타나 주목을 받더니 데뷔한 지 두 달 만에 12트랙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얼마 후엔 드라마의 OST까지 꿰찬 비범한 밴드의 귀한 라이브 영상이다. 치치, 후루카와, 엘리펀트로 구성된 밴드 TRPP, 새로운 인물인 동시에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는 세 멤버의 합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상상만 할 뿐, 처한 상황으로 공연도 직캠 영상도 즐길 수 없어 정말 아쉬운 참이었다.
[CLUB CASPER 2021] 무대가 더욱 반가운 건, 뮤지션이 유독 즐거워하는 순간들을 여러 차례 발견할 수 있어서다. 관객이 없는 현장에 가장 갈증을 느꼈을 이들이 호응 좋은 인형 관람객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온라인 공연에서 관람객과 뮤지션이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이렇게나 반가울 수 있을까. 특별한 장소에서의 공연을 선보였던 [Another Place] 시리즈에 이어, 관람객과 뮤지션이 공존하는 공연을 선보인 [CLUB CASPER 2021], 이어질 ‘캐스퍼라이브’의 온라인 생중계 공연 시리즈가 기대된다.
이지영 (포크라노스)
KIRIN (기린) – MARGARITA (feat. 재규어 중사(SFC.JGR))
기린과 재규어 중사 두 사람의 조합은 실로 팽팽하다. 쉽사리 어느 방향으로 기울지 않는 그 존재감과 정체성에 대한 얘기다. 아직 레트로가 시대의 흐름과 궤도를 타기 전, 오롯이 자신의 선택으로 20세기 소년을 자처한 기린의 예지력, 아니 혁신성은 단지 당시 감각을 (청각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그럴듯하게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체화하는 완벽한 결과물과 퍼포먼스에 방점이 있기도 했다. 익숙한 패션과 낯익은 음악, 한편으로 조금 다른 이야기와 뻔뻔한 제스처는 단순히 찰나의 기지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으며, 훌륭한 멜로디 감각과 동료들과 함께한 다채로운 퍼포먼스는 장르 고유의 감성적 근원을 깊이 이해하면서도 지나친 몰입을 지양한 형태였다. 재규어 중사는 어떤가? 농밀한 R&B 감성을 노골적으로 차용하면서도, 결국 모든 것을 가볍고 칠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그의 오묘한 태도는 어제의 감각과 오늘의 감성을 오가는 기린의 음악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비록 그런 기린은 은퇴 선언을 했지만 이들의 음악은, 퍼포먼스는 세상에 남았다. 마치 소중한 유물을 캐냈던 이들처럼 태고의 비밀을 감춘 듯한 얼음 협곡 세트는 귀엽고 좁은 무대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몰입감과 현장감을 선사한다. 여전히 능청스럽게 카메라와 시선을 맞추는 기린과 아무렇지 않은 척 각자 동선의 빈틈을 채워가는 두 사람의 스텝, 이에 따라 유머러스하게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카메라 화면은 이전까지 온라인 공연의 지나친 정적 화면이나 과도한 스펙터클에 비견되는 자연 속 클럽 현장 그 자체였다. 인형들이 정확히 비트에 맞춰서 고개를 흔들고, 반대로 기린은 인형들과 하이파이브를, 재규어 중사는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환호하는 인형들을 향해 마이크를 들이대 “바보”를 연호하는 장면에서 팬데믹이 강제했던 공연의 즐거움을 명백히 다시 환기한다. 무엇보다, 즐겁지 아니한가.
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
DAY 3
Mogwaa (모과) – Drizzle
모과의 음악은 수학 공식을 닮았다. 언뜻 보기엔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 지레 겁을 먹게 되지만, 그 원리를 이해했을 때 벌어지는 명쾌한 0과 1의 화학작용을 ‘Drizzle’에서 발견했다. 겹겹이 쌓인 신디사이저와 MPC, 이펙터 더미가 빚어내는 훵키한 그루브와 사운드스케이프는 하나의 완전한 공식처럼 작동하며 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CLUB CASPER> 세계관 속 어둡고 축축한 동굴을 메우는 모과의 신비로운 사운드를 여러분도 확인해 보길 바란다.
여담이지만, 라이브를 시청하던 중 모과를 소개하는 대표적 수식인 ‘영등포의 훵크 마법사’가 문득 떠올랐다. 모과가 내는 소리 하나 하나에 열렬히 환호하는 인형 관람객을 보며 정말 마법사가 맞긴 맞구나 싶어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키치킴 (포크라노스)
KIRARA (키라라) – Pulling Off the Stars
몇 년 전, 현장 스탭으로 키라라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피날레를 장식했던 키라라는 서서히 고조되어가는 분위기와 함께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관객 모두를 한 명 한 명씩 일어나게 만들었고, 어느샌가 공연장의 모든 관객은 무언가에 홀린 듯 춤을 추고 있었다. 그것이 키라라라는 뮤지션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물론 그 어떤 장르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특히나 일렉트로닉 기반의 음악은 관객과의 즉각적인 호흡과 그들의 반응을 먹고 자란다. 지금 소개할 키라라의 음악 또한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 ‘현장감’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군다나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강력했던 첫인상이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기에, 그의 음악이 온라인을 통해 ‘상영’된다는 소식은 궁금증과 걱정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러나 영상 속 키라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춤을 춘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마치 그를 중심으로 반경 3m 정도의 원 안에서는 고유의 기류가 흐르는 듯, 앞에 있는 것이 관객이든 카메라이든 그는 음악과 물아일체가 되어 몇 년 전 공연장에서 보았던 바로 그 모습으로 연주에 몰입한다.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모니터를 뚫고 나오기에 충분하다. 내가 했던 걱정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고, 어느새 어깨와 무릎을 들썩이고 있는 책상 앞의 나를 발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춤춰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어느 시 구절처럼, 영상 속 키라라는 무아지경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춘다. 환경의 한계를 차치하고서라도 공연의 본질적인 힘마저 가로막을 수는 없다는 듯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의 불특정 다수를 들썩이게 만드는 그의 무대는, 그렇게 공연이 줄 수 있는 연결과 공감이라는 가치에 대한 또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중이다.
월로비 (포크라노스)
DAY 4
wave to earth – wave
인적 드문 섬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안경>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여행은 문득 시작되지만,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 거죠.” 가만 보면 우리가 설렘을 느끼는 단어들은 대개 유한성을 지니는 듯하다. 예컨대 여행, 청춘, 여름, 사랑, 낭만 따위의 것들. 이미 지나가 버린 것에 자꾸만 마음이 동할 때, 나는 어김없이 밴드 wave to earth의 음악을 꺼내 듣는다. 이들의 여름 소리는 뒤늦게 현상한 휴가지에서의 필름 사진을 닮아서, 끝난 줄로만 알았던 여행을 무한한 세계로 이끄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망령처럼 살다 보면 바다 한번 보러 가기까지 큰 결단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그럴 때 ‘CLUB CASPER 2021’을 통해 방 한켠에서 시청하는 이들의 공연은 무척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맑은 날 부드럽게 들이치는 파도의 형상을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wave’), 햇살을 잔뜩 머금은 채 반짝이는 윤슬의 영롱함을 마주하는 기분도 든다(‘daisy.’). 하늘 위를 수놓은 자줏빛 노을의 춤을 올려다보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purple lake’). 살아가는 가운데 가장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싶던 이미지들을 한데 모은 이들의 음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WAVY라는 든든한 돛을 달고 항해를 시작한 wave to earth의 새로운 물결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고 싶다. 물결은 파도가 되고, 파도는 이내 해일이 되기를!
최은유 (포크라노스)
까데호 – 떠나 | CADEJO – Escape
동굴 스테이지는 역시 동굴답게 어딘가 시원한 느낌이 든다. 종유석과 석순이 주는 서늘함은 모니터 밖으로까지 전달되며, 어딘가 동굴 특유의 색은 실제로 이곳이 동굴이라는 착각까지 들게 만든다. 그러니 모두 이 상황에 진심으로 몰입해보자. 여기에 까데호의 곡을 만나면 보는 이들은 더욱 시원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떠나” 영상에서 열광하는 인형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 어딘가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 같은 가이드 패티의 모습도 얼핏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까데호는 동굴 안에서 공연을 알차게 채웠다. 어디서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만큼 이번 공연에서도 변함이 없다. 어쩐지 인형들은 곡의 분위기와 흐름에 맞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듯하다. 자연스럽게 관객을 움직이는 곡들이기에 인형 관람객들의 열광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렇게 특별한 공간에서 이토록 좋은 공연을 봤다니, 인형들이 진심으로 부러울 따름이다.
블럭 (프리랜스 에디터)
DAY 5
Beautiful Disco – Sunrays Intor + Curiously Strong Mints + Elijah Suite 1
장르 앨범을 체크하다 보면 가끔씩 원인 모를 마음의 안정감과 따스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러한 기분이 들면 주저 없이 앨범의 크레딧을 확인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보게 되는 건 뷰티풀 디스코(Beautiful Disco)의 이름이다. 이런 그가 올해 발표한 [BEAMING INTERLUDE]는 마감에 지친 심신을 달래 준 마음의 양식이었는데, <CLUB CASPER 2021>을 통해 진행된 그의 라이브는 남은 피로를 깨끗이 씻게 했다. 영상에서 그는 SP-404와 크로스패드 쿼드를 다루고, 노브 활용을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연주하듯 그루비하고도 근본력 가득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이전부터 그가 연주하는 SP-404의 버튼 속 글자가 점점 희미해지는 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엄청난 노력과 우직한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그의 연주와 경탄을 금치 못하는 인형 관객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 공명이 일어났다. 이렇듯 <CLUB CASPER 2021>에 담긴 뷰티풀 디스코의 라이브는 로우파이(Lo-Fi)란 용어만으로 한정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그의 음악 세계와 행보가 잘 함축되어 있다.
인스 (INS) (HIPHOPLE 에디터)
Y2K92 – Uaintreally remix 김심야 Kim Ximya
얼마 전 읽은 책에서 “동시대인은 함께 웃는 사람들이기보다, 함께 웃지 못하는 사람들. 무언가가 좀처럼 웃기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정의를 봤다. 멋만 아는 건 무의미하다고, 위선보다는 조화와 사랑을 말하는 Y2K92 나에게 ‘동시대인’이라는 연대감을 느끼게 한다.
Y2K92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통쾌한 동시에 사랑스럽다. 작은 클럽이든 미술관 옥상이든 그들이 등장하는 베뉴에 따라 그 감동이 모두 다르다. 2019년 이태원 Trippy, 2020년 을지로 Seendosi 에서 본 Y2K92 라이브는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기도 하다. 공연이 없는 두 해를 보내며 허전한 요즘, 취향 좋은 가이드 ‘패티’를 따라가다 만난 귀여운 기획의 ‘CLUB CASPER 2021’는 시모와 지빈의 <Uaintreally remix> 라이브를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어 특히 각별하다.
손꼽힌 (프리랜스 마케터)
DAY 6
Lionclad (라이언클래드) – I see, It was a bad idea + Shaking legs
라이언클래드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현란한 손동작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라 장담한다. 열 손가락으로 쉴 새 없이 MPC를 두들기며 무대를 장악하는 그의 음악은 ‘악기로 음악을 연주한다’라는 당연한 문장을 낯설고 신선하게 뒤바꾸며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시각적인 강점을 극대화한다. ‘MPC’라는 전자 악기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행위를 통해 라이브를 이어가는 모습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장감이라는 요소가 배제된 환경에서 이러한 ‘보는 음악’의 강점은 시각적인 부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영상 매체를 통해 전달될 수밖에 없는 온라인 공연의 특성상, 공연의 개념이 재구성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이번 ‘클럽 캐스퍼’의 출연진에 라이언클래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굉장한 상징성을 띠며 여타 수많은 ‘라이언클래드 라이브 영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시너지를 내뿜는다. 음악과 무대, 그리고 공연이 지어보이는 새로운 표정이 궁금하다면, 마치 다음을 향한 이정표를 제시하듯 뻗어나가는 그의 무대에 눈과 귀를 모두 기울여보자.
월로비 (포크라노스)
실리카겔 – kyo181 | Silica Gel – kyo181
떡잎부터 달랐다. 헬로루키에서 대상을 받았을 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을 차지했을 때 선정단은 모두 탄탄한 음악 외에 비디오 아트나 비주얼 콘셉트의 중요성도 놓치지 않는 이들의 선도적인 면모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2017년 실리카겔과 파라솔이 벨로주에서 함께했던 ‘Space Angel’ 무대도 상기할 만하다. 현장에 있었던 이들에게 비단 공연의 감동만이 아니라 역사에의 동참이라는 뿌듯함을 선사한 자리였다. 상상이나 꿈속 환상을 현실의 강렬한 폭발과 제대로 뒤섞는 실리카겔의 예술은 언제나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하게 한다.
올해 ‘Desert Eagle’로 이미 뜨거운 황야의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전시했던 실리카겔과 <CLUB CASPER 2021> 사막 무대의 만남은 첫 단추를 제대로 꿰어졌다. 마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주황빛으로 작열하는 태양을 의식하듯 김건재(드럼)는 손부채질을 펄럭이고, 최웅희(베이스)와 김춘추(기타)는 시종일관 환하게 웃는다. 김한주(건반/기타)는 악기와 마이크를 아예 관객석으로 넘기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실리카겔의 정규 데뷔작 수록곡부터 근작까지 두루 훑는 무대의 몰입은 한순간도 깨어지지 않는다. 분명 뜨겁고 열정적이다. 순간마다 상상과 콘셉트에 충실하게 놀면서도, 결국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격정적으로 몰입하는 이들의 라이브는 유쾌함과 발칙함, 부드러움과 사이키델릭이 쉽게 공존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을 지치지 않고 부수어 나간다.
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박문치, 지윤해, Jue (주애)
멋진 음악에 뮤비 한 스푼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박문치
수 해 전부터 휘몰아친 뉴트로 열풍의 내핵에 단단히 자리해 종횡무진 활약 중인 아티스트 박문치. 그가 7개월 만에 새 EP [ParkRuRa]로 돌아왔다. 그의 음악적 세계관 <박문치 유니버스>의 일원이자 오랜 동료인 루루, 라라와 함께 만든 프로젝트 앨범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겠다. R&B의 장르 미덕을 듬뿍 담아낸 네 곡을 듣노라면, SNS와 유튜브 속 박문치의 유머러스한 모습과 상반된 진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데뷔 싱글 [울희액이]부터 이어져 온 개성 강한 그의 뮤직비디오 역시 본작에서도 빛을 발한다. ‘아싸’ 역으로 분한 박문치를 중심으로 빈티지 샵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을 담아낸 ‘Move!’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해 보길 바란다. 루루 & 라라를 필두로 박문치가 몸담고 있는 밴드 CHS부터 음악 동료 길라(Gila)까지. 등장인물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
지윤해
한국 인디 씬에 관심이 있다면 ‘지윤해’ 혹은 ‘G’라는 이름에 익숙할 것이다. 파라솔과 술탄 오브 더 디스코라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두 인디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활약했던 지윤해. 그는 2019년 발표한 정규 앨범 [개의 입장]을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로의 면모를 하나 둘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상과 상상의 경계 그 어드메에 위치한 흥미로운 주제와 싸이키델릭/드림 팝의 미덕을 갖춘 악곡까지. 지윤해는 그렇게 솔로 아티스트로의 크레딧을 착실히 쌓아나갔다.
약 1년여의 공백을 깨고 발표한 싱글 [그리고]는 그간 지윤해의 작품을 좋아했다면 두 팔 벌려 반길만한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 찬 작품이다. 화자와 그의 삶에 불쑥 등장한 ‘노란 개’와의 이야기를 다룬 뮤직비디오는 음악이 지닌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다소 그로테스크한 씬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가상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지윤해의 음악 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이마저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Jue (주애)
마지막으로 소개할 뮤지션은 R&B 베이스의 싱어송라이터 주애다. 2018년, 본명인 ‘윤주애’로 데뷔 싱글 [Call Me Back]을 발표했던 그는 2020년 [Verbal]을 기점으로 활동명을 주애(Jue)로 변경했는데 이름뿐만 아니라 음악 스타일 역시 보다 보다 트렌디한 R&B/네오 소울에 적을 두며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그의 일곱 번째 디지털 싱글 [무표정]은 ‘Wanna Ride?’, ‘New Thing’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프로듀서 후쿠오(Hookuo)와의 합작품으로 가히 골든 에라라 할 수 있을, 90년대 한국 R&B를 기반으로 한 낭만을 머금은 사운드와 감미로운 음색이 인상적인 트랙이다. 신기루와 같은 사랑의 면면을 담은 뮤직비디오 역시 인상적인데, 8BallTown의 버라이어티 컨텐츠 <뉴띵 데이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62호에 실린 글입니다.
[Music Video Playlist] 스튜디오 비주얼스프롬 – 혁오, 김사월 외
아티스트 크루 K.U.W, Music Video Playlist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음악의 단위는 몇만 ‘장’에서 몇만 ‘뷰’가 되었다. 다종다양한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고 썸네일이 좋아서 듣는 음악도 부지기수, 뮤직비디오 감독이 어떤 곡에 참여했는지도 척하면 척이다. 보기 좋은 음악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만든 뮤직비디오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언제쯤 록 음악이 다시 대중의 이목을 끌 수 있을까?”라는 얘기를 꺼내기가 무색할 만큼 록이 오랜 침체기를 맞고 있는 현 시장에서 밴드 혁오와 ADOY의 인기는 실로 이례적이었다. ‘위잉위잉’과 ‘공드리’, ‘Wonder’와 ‘Lemon’. 이들의 연이은 히트작에는 늘 웰메이드 뮤직비디오가 함께였고, 이는 모두 영상 스튜디오 ‘VISUALSFROM.’(비주얼스프롬)의 작업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인디 뮤지션과 특별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비주얼스프롬의 뮤직비디오 작업물을 모아보고 싶었다. 뮤직비디오로 많이 알려진 영상 스튜디오인 동시에 팀원 모두가 그래픽, 디자인, 사진, 전시 등 영상만이 아닌 시각매체 전반에서 작업을 펼치고 있는 아티스트 콜렉티브다.
혁오 ‘공드리’
비주얼스프롬과 뮤지션의 시너지를 얘기하는 데에 단연 밴드 혁오 (HYUKOH)를 빼놓을 수 없다. 학교 선후배 사이였다는 오혁과 정진수 감독은, 오혁의 음악 작업물에 정진수 감독이 영상을 만들고 정진수 감독이 영상 설치 전시를 할 때면 오혁이 음악을 만들며 데뷔 전부터 작업을 함께 했다. 혁오와 비주얼스프롬의 공식적인 첫 협업은 ‘위잉위잉’의 뮤직비디오. 이후 ‘Panda Bear’ ‘Hooka’ 등 초창기 음악의 대다수 영상 작업을 함께 하고, 이어 발표한 ‘공드리’의 뮤직비디오가 큰 주목을 받으며 본격적인 비주얼스프롬의 뮤직비디오 작업들이 시작되었다.
김사월 ‘로맨스’ | ‘외로워’
앞서 말했듯 비주얼스프롬은 지코 (ZICO), SHINee (샤이니), AKMU (악뮤) 등 대형 기획사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함과 동시에 인디 뮤지션들과도 꾸준히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오랜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뮤지션이 바로 김사월. 2018년 발매한 김사월의 정규 2집 수록곡 ‘누군가에게’ ‘로맨스’부터 시작해, ‘확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상처 주는 키를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 그리고 최근 발매한 EP까지 이어지며 김사월 디스코그래피의 대부분을 함께 하고 있다.
김사월의 새로운 EP <드라이브>는 현재의 시간을 살아가기 위해 간직하고 털어내야 할 사적인 시간들,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감각을 표현하고 있다. 앞서 발표한 선공개 곡 ‘너만큼’에 이어 EP의 타이틀곡 ‘외로워’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두 영상 모두 “Continue…”라는 문구와 함께 종료되는데, 예상되는 그대로다. 앨범의 전체 트랙을 이어가는 뮤직비디오가 연이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비주얼스프롬의 멤버 김혜원 감독이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공개된 두 편의 뮤직비디오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각 등장인물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일상을 보내왔고 왜 편의점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담아냈다. 이후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담아낼지, 머지않아 공개할 영상을 기대해 보자.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아티스트
치즈 | 10CM | 민수
레이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소속 뮤지션들과도 여러 작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2017년 발매된 CHEEZE(치즈)의 ‘Be There’는 구름과의 듀오 체제에서 달총 솔로 체제로 전환 후 발매한 두 번째 싱글이다. 전작 ‘좋아해’의 뮤직비디오로 홀로서기 후의 치즈를 담아내고, 이어 비주얼스프롬이 작업한 ‘Be There’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나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며, 새로운 치즈의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곡을 듣고 영화 <러브레터>에 등장하는 과거의 학교 장면, <허니와 클로버> 같은 만화들이 생각났다는 영상 작업은 ‘화면이 예쁜 시트콤’의 콘셉트 및 편안한 소재의 비주얼을 살리는 방향으로 표현되었다. 외에도 민수의 ‘커다란’, 10CM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Feat. 이수현)’ 등의 영상작업을 함께 하며 꾸준한 연을 이어오고 있다.
홍갑 ‘볕이 드는 날 (Feat. 오지은)’
마지막으로 소개할 뮤직비디오는 홍갑의 ‘볕이 드는 날 (Feat. 오지은)’이다. 볕이 들었던 포근한 날을 생각하며 써 내려갔다는 곡은, 상상 그대로의 맑고 따뜻한 이미지로 영상화되었다. 홍갑과 정진수 감독과의 연은 2013년 홍갑이 소규모 아카시아밴드의 공연 세션을 하며 시작되었다. 당시 정진수 감독이 소규모 아카시아밴드의 공연 영상을 담당했고, 음악과 영상이 공존하는 공연장에서의 좋았던 기억은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이어졌다. 산, 길, 커피 등 가장 일상적인 행동들 안에 가장 아름다운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는 감독의 얘기처럼, 뮤직비디오 역시 볕이 잘 들고 고양이가 있는 방의 이미지 만으로 음악을 듣는 데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상상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에디터: 이지영
※ 해당 컨텐츠는 2021/10/15일자로 인디포스트에 실린 글입니다.
[뮤직&] 한글날 특집! 한 편의 시를 닮은 한글 가사 앨범 7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강 (kang), 오프더메뉴 (off the menu), 오아잇 (oait)
우리 앞에 마주선 라이징 밴드 셋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강 (kang)
데뷔 EP와 함께 강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인간의 허무와 고독을 고스란히 기록한 노랫말은 낡은 일기장을 꺼내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고, 화려한 연주적 기교 없이 인디 락의 본질만을 담아낸 송라이팅 역시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 장의 앨범만으로 음악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강이 전열을 가다듬고 약 1년 만에 새 EP와 함께 돌아왔다.
타이틀곡 ‘Necklace’와 김오키가 참여한 ‘Old Terrace’를 포함한 4곡을 수록한 강의 새 EP에는 보다 깊고 짙어진 이들의 서정성이 들어차 있다. 멜로디와 보컬 톤을 비롯한 전체적인 가창은 전작보다 더욱 친숙하고 대중적인 모습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채비를 끝냈다. 작품성과 대중성, 그 두 무게추를 영리하고 민첩하게 움직여가며 다시금 새로운 수작을 완성해낸 강. 2021년 주목해야 할 밴드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오프더메뉴 (off the menu)
2019년, 셀프타이틀 싱글로 데뷔한 밴드 오프더메뉴는 싱어송라이터 안정준을 주축으로 결성된 4인조 밴드다. 뷔페에서 한 번에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듯, 어느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으며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은 팀명이 탄생했다고. 실제로 오프더메뉴 음악 속에는 전통적인 얼터너티브 락부터 신디사이저 운용이 두드러지는 인디 팝, 신스 팝 등 다채로운 음악적 스타일이 녹아 있다.
이들의 최근작 [Lovers in Seoul]은 ‘서울의 사랑’을 주된 키워드로 열꽃처럼 타오르는 청춘의 열애을 도회적인 사운드로 담아내었다. 히포 캠퍼스(Hippo Campus)와 같은 트렌디한 영미 락 밴드를 좋아한다면 오프더메뉴 역시 체크해보자.
오아잇 (oait)
마지막으로 소개할 팀는 2021년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예 밴드 오아잇(oait) 이다. 데뷔 EP [oa!t]에서 얼터너티브 락 기반에 포스트 펑크 요소를 가미한 짜임새 있는 송라이팅으로 장르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오아잇. 특히, 타이틀곡 ‘D O N K E Y !’ 에서는 8-90년대 맨체스터 사운드를 연상케 하는 둔탁한 베이스라인과 청량한 보컬이 뒤섞인, 기묘하면서도 흥미로운 순간을 연출해내기도 했다.
2인조로 멤버를 개편하고 발표한 첫 싱글인 [Isn’t everything we do in life a way to be loved a little more?]는 긴 제목만큼이나 길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노래로, 삶의 순간마다 번번이 넘어지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송가와도 같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대사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독특한 제목, 5분 30초라는 긴 러닝타임, 전작과는 다른 차분한 톤과 매너까지. 음악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낯설기 그지없지만, 그럼에도 쉬이 넘어갈 수 없는 보석과도 같은 트랙.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60호에 실린 글입니다.
[SPECIAL] 2021 포크라노스 페스티벌 vol.1 와다다다, 그 현장 속으로!
다양한 장르의 전도 유망한 아티스트를 발굴하며 그들과 동행하는 뮤직 딜리버리 브랜드 포크라노스의 첫 번째 페스티벌이 개최되었습니다. 총 4일에 걸쳐 서로다른 12팀의 공연으로 쉴틈없던 무대부터 페스티벌 당일에만 만날 수 있던 다양한 MD까지, 포크라노스의 새로운 움직임으로부터 이어진 활기 넘치는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가보았습니다.
# 2021 Poclanos Festival
Fesitval Official Poster
공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또 다른 움직임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이번 페스티벌은 무언가 걷잡을 수 없이 연달아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와다다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이 의미는 패션과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유연한 그래픽을 선보이는 스튜디오 ‘오믈렛’의 손을 거쳐 생동감을 가진 포스터로 재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행사는 개성과 진정성을 모토로 삼고 있는 브랜드 ‘닥터마틴’의 협찬으로 진행되어 시작에 걸맞는 상기된 분위기를 가득 머금고 그 막을 열었습니다.
Poster Design by @___omelete___
Sponsored by 닥터마틴
# “안전하고 즐거운 관람 되세요!” 생생한 페스티벌 현장 스케치
▪️ 2021 Poclanos Festival vol.1 와다다다
▪️ 장소 : 홍대 롤링홀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35)
▪️ 일시 : 2021.09.16 (목) – 2021.09.19 (일)
어서오세요, 와다다다에!
오직 페스티벌을 위해 특별 제작된, Festival Exclusive MD
유니크한 패키지와 알찬 구성이 돋보였던 ‘Random Jukebox’
부스 한 켠, 당일 라인업 뮤지션의 MD/CD도 함께
사뮈 [Bone] CD & 캔들 & 티셔츠
쟈드 [Hometown] CD & 스티커 set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합니다
즐겁고 안전한 관람되세요!
포크라노스가 준비한 특별한 선물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잡아끄는 커다란 포토존과 함께 관람객을 맞이하는 MD 부스에서는 색다른 방식으로 포크라노스 뮤지션을 만나볼 수 있는 랜덤 쥬크박스와 메탈 뱃지, 출연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 DAY 1 |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멋이 가득했던 페스티벌의 시작
사라카야콤슨의 익살맞은 오프닝 공연
“제가 포크라노스 참 좋아하는데요 포크로 국수도 잘 먹습니다”
사라카야콤슨 SET LIST
1. Fuckin’ Lonely
2. 가족
3. If There Is No Love
두 번째로 시작된 사뮈의 메인 스테이지
밴드 셋으로 공연장을 꽉 채운 사뮈의 목소리
사뮈는 무대를 찢어
사뮈 SET LIST
1. 작아질까
2. 춘몽
3. 그럴 때가 있지
4. 본
5. 함께 마시며
6. 찌그러진 동그라미
7. 오늘따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핑의 무대
CD 삼킨 줄 알았어요
센스있는 닥터마틴 코디가 돋보였던 오핑
성공적인 페스티벌 첫날 마무리
Offing SET LIST
1. Birthday Harlem’21
2. Message
3. Plain Faith
4. Playback
5. 론리 비치의 개들 (Dogs In Lonely Beach)
6. Fish Tank
7. Yurimental
8. 꿈이야기
9. Zombie Rock
9월 16일 목요일 오후 8시,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며 첫 무대를 장식한 아티스트는 익살맞은 가사로 한껏 기대치를 끌어올린 사라카야콤슨이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사뮈와 오핑의 깊이 있는 목소리는 마치 한 무대처럼 이어지며 관객들을 몰입시켰습니다.
# DAY 2 | 공연은 짧아도 여운은 길어, 완벽한 기승전결의 하루
맑은 목소리가 돋보였던 홍비의 오프닝 공연
레더 스커트와 닥터마틴 워커의 찰떡 같은 조합!
다음에 또 만나요
홍비 SET LIST
1. 미로
2. 속마음
3. 바닷밤
따뜻한 분위기를 선사한 케니더킹의 공연
단정하고 깔끔한 케니더킹의 스타일링과 잘 어우러진 닥터마틴
kennytheking SET LIST
1. BETTY
2. serenade to chicha
3. I Get By
4. 미발매곡
5. 춤
6. Lemonade
7. Untitled
8. State of Unreality
강렬하고 화려한 연주로 시작된 잭킹콩의 공연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
단연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던 Outro 무대
잭킹콩 SET LIST
1. Intro
2. 곱슬머리
3. Dancing Dancing Bluebird
4. Garden
5. 일상다반사
6. COWBOY
7. Zoom in
8. Dive
9. 바다 끝
10. Diamond
두 번째 날은 풍성한 사운드로 가득한 날이었습니다. 맑은 목소리로 막을 열어준 홍비를 지나 나른하지만 캐치한 멜로디로 모두의 귀를 사로잡은 케니더킹, 그리고 갈수록 고조되는 강렬한 연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잭킹콩으로 이어진 무대는 완벽한 기승전결로 마무리되며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 DAY 3 | 색다른 멋을 선사한 장르 음악, 오히려 좋아!
신선한 음악, 신선한 패션으로 눈길을 끈 PAR의 오프닝 공연
긴장한 기색 없이 여유로운 모습
관객들도 어느새 몰입
PAR SET LIST
1. I saw a devil and she said I’m cool
2. 쓰레기음악
3. 천재음악
4. 벌레
감미롭고 따뜻한 음색으로 모두의 귀를 집중시킨 쟈드의 무대
그런데 이제 다채로운 밴드 사운드를 곁들인
특유의 나른하고 여유로운 바이브가 돋보인 무대
쟈드 SET LIST
1. Wallflower
2. Trip
3. To the Moon
4. Tale
5. Present
6. Hometown
7. Monster
8. Up & Down
9. 미발매곡
10. Go Back
홀로 무대를 빈틈없이 채운 최엘비
신입생 환영회! 여러분 환영해!
멋진 퍼포먼스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최엘비의 무대
최엘비 SET LIST
1. 동서남북
2. 사랑+실수=증오
3. 사랑은 위대해!
4. 화분
5. 구름구름
6. 결혼소식
7. 비가와
8. 기회비용
9. CC
10. 난 완벽하지 않아요
11. 아님말고
12. 신입생환영회!
13. 개미
14.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신선한 사운드로 주목 받은 PAR의 음악으로 문을 연 세 번째 날은 장르 음악의 강세로 색다른 멋을 선사했습니다. R&B 아티스트 쟈드의 그루브하면서 따뜻한 무대와 함께 이어진 최엘비의 힙합 퍼포먼스는 마이크 한 자루만으로 무대를 휘어잡으며 뜨거운 열기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 DAY 4 | 밴드 사운드로 꽉 채운, 불꽃 같던 피날레
밴드 HippoPotamic의 오프닝 공연
청량한 바이브로 기분 좋은 시작을 만든 HippoPotamic
신곡 ‘ON AIR’ 무대로 기대감 증폭
HippoPotamic SET LIST
1. Sunday
2. youyou
3. Door
4. ON AIR
완성도 있는 무대로 시작부터 모두를 집중시킨 Marrakech
세련 – 마라케시 = 0
다음에는 완전체로 만나요!
Marrakech SET LIST
1. Intro
2. Taste
3. What a Time to be Alive
4. Feeling
5. Is it True
6. Saint
7. Fever
붐게이징 슈는 온다! TRPP의 폭발적인 무대
소중한 세 사람의 모먼트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엔딩
TRPP SET LIST
1. Coming after (Intro)
2. Pause
3. Yeah
4. BILLY
5. a Joke
6. 3
7. Loss
8. Liars
9. Go away
10. Coming after (Outro)
피날레에 걸맞는 인산인해로 발디딜 틈 없었던 4일차 공연은 3팀의 밴드가 연달아 출연하며 여느 날 보다도 더욱 꽉 찬 무대와 사운드로 관객들을 맞이했습니다. 기분 좋은 합으로 스타트를 끊은 히포포타믹, 진하고 세련된 리듬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던 마라케시의 음악과 더불어 멘트도 없이 10곡을 이어간 TRPP의 폭발적인 무대는 관객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 THANK YOU
많은 관람객 여러분의 참여와 뮤지션들의 열정으로 마무리된 포크라노스의 첫 페스티벌.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돌아오길 바라며, 포크라노스의 다음 행보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김예림 (Lim Kim), NECTA, STOPH00N
눈과 귀가 행복한 컨셉츄얼 싱글 셋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김예림 (Lim Kim)
매회 독창적인 콘셉트와 사운드스케이프를 기반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하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림킴. 더욱이 아시아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로 자리매김 중인 그가 이후 4개월 만에 새 싱글로 돌아왔다.
DPR CREAM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싱글은 신화 속 바다의 여신 ‘세이렌’에서 모티브를 얻은 노래로,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서 위안과 위로를 받은 이야기를 림킴 특유의 몽환적인 목소리로 담아낸 작품. 신비롭고 오묘한 미장센 속에서 과거–현재–미래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연출이 인상적인 뮤직비디오는 현재 100만 조회수를 가뿐히 뛰어넘으며 순항 중에 있다.
NECTA
이어서 소개할 아티스트는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싱어송라이터 NECTA다. 2020년 가을 데뷔 이래, 큰 공백 없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등의 매체를 통해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로 소개되며 장르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매회 발표하는 작품마다 음악에 걸맞은 앨범 커버와 콘셉트 포토를 선보이며 음악이 담고 있는 서사를 더욱 확장시키는 데 능한 NECTA. 그의 새 싱글 는 무미건조한 집단 속 누군가가 되기보다는, 독립적인 개성을 지닌 자아를 갖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가사도 가사지만, 그야말로 댄스 음악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악곡 역시 주목할 만하다. 가능한 높일 수 있는 최대치의 볼륨으로 들어보길 바란다.
STOPH00N
밴드 웨터(wetter)의 베이시스트로 활약하던 정지훈이 ‘STOPH00N’이라는 예명과 함께 첫 싱글 <Fallin’ out of Love>를 발표했다. 여담이지만, STOPH00N은 그의 본명을 영어로 유머러스하게 옮긴 것이라고.
웨터의 최근작 ‘LOVE IS ALL AROUND’를 직접 작사, 작곡하며 한차례 입증한 바 있던 그의 송라이팅은 이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새 시대의 로맨티시스트가 기록한 솔직하고 과감하기 그지 없는 러브 송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이별로 날개가 꺾일 듯한 고통과 함께 끝없는 추락을 겪고 난 후, 다시금 일어서는 화자의 모습을 담은 뮤직 비디오 또한 감상을 권한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58호에 실린 글입니다.
[뮤직&] 선선한 바람 맞으며 즐기는 감각적인 R&B 앨범 7
[2021 Poclanos Festival : vol.1 와다다다] DAY 3&4 라인업 소개
2021 Poclanos Festival : vol.1 와다다다
다양한 장르의 전도유망한 아티스트를 발굴하며 그들과 동행하는 뮤직 딜리버리 브랜드 포크라노스가 첫 번째 페스티벌을 개최합니다.
‘새롭고 신선한 음악’이라는 포크라노스만의 방향성을 공유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라인업 뮤지션들을 소개합니다.
PAR
신선함 가득한 사운드로 꽉꽉 채워진 종잡을 수 없는 구성은 과연 이 신인의 다음 행보가 어떤 식으로 확장되어갈지에 대한 무궁무진한 상상으로 이어진다.
01. 정규 [PC음악] (2021.09.06)
@666par
쟈드 (Jade)
다양한 문화 배경을 바탕으로 완성된 쟈드의 음악 세계는 대중성을 겸비한 R&B 기반의 멜로디, 주제 의식을 이끌어가는 탄탄한 구성력을 두루두루 겸비했다.
01. 정규 [Hometown] (2021.06.27)
02. 싱글 [Girl] (2021.01.25)
03. 싱글 [Tale] (2020.07.21)
04. EP [Mood] (2020.04.07)
05. 싱글 [Letters] (2020.01.21)
06. EP [Wallflower] (2019.10.30)
07. 싱글 [The Fall] (2019.05.30)
08. 싱글 [Irréalité] (2019.02.14)
09. 싱글 [Christmas at Home] (2018.12.20)
10. 싱글 [Run Away] (2018.09.06)
@jadikikii
최엘비 (CHOILB)
노골적이고 거칠며 치기 어린듯한 그의 가사적 표현은 오묘한 화법과 꾸밈없는 목소리를 등에 업고 어우러져 저마다의 공감을 자아낸다.
01. 싱글 [독립음악 예고편] (2021.01.22)
02. 정규 [CC] (2020.10.16)
03. 싱글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020.07.31)
04. 싱글 [사랑은 위대해!] (2020.04.23)
05. EP [PUG LIFE 1/4] (2019.06.07)
06. 정규 [오리엔테이션] (2019.01.25)
07. EP [푸른바다37] (2017.09.19)
@choilb
HippoPotamic
수년간 동고동락한 다섯 명의 멤버가 보여주는 단단한 협동심과 유연한 유머러스함은 경쾌한 사운드 속에 그대로 녹아들어 독보적인 색깔을 만들어낸다.
01. 싱글 [1,2,3] (2021.07.01)
02. EP [Emoji] (2021.03.05)
@hippopotamic
Marrakech
‘진하다’라는 표현으로밖에 수식할 수 없는 이들의 음악은 한없이 그루브하면서도 한없이 편안해서 뭉근한 기분 좋음을 선사한다.
01. 싱글 [Trainspotting] (2021.03.31)
02. 싱글 [Fever] (2020.12.04)
03. EP [Shape] (2020.07.20)
04. 싱글 [Saint] (2020.01.14)
05. 싱글 [Floating] (2019.05.09)
@bandmarrakech
TRPP
정체불명의 3인조 신인 그룹의 등장은 ‘청춘’과 ‘슈게이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손에 쥐고 많은 이들의 늦여름 뜨거운 감성에 불을 지폈다.
01. 정규 [TRPP] (2021.07.05)
02. 싱글 [Pause] (2021.05.28)
@trppmusic
[Music Video Playlist] 아티스트 크루 K.U.W – 실리카겔 외
아티스트 크루 K.U.W, Music Video Playlist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음악의 단위는 몇만 ‘장’에서 몇만 ‘뷰’가 되었다. 다종다양한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고 썸네일이 좋아서 듣는 음악도 부지기수, 뮤직비디오 감독이 어떤 곡에 참여했는지도 척하면 척이다. 보기 좋은 음악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만든 뮤직비디오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싱글 로 돌아온 실리카겔의 크레딧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넷플릭스, 나이키와의 광고 작업부터 EXO, 새소년과의 뮤직비디오 작업까지, 현 시점 모든 영역을 망라하며 가장 활발히 작업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크루 ‘KEEPUSWEIRD (이하 K.U.W)’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한다.
실리카겔 (Silica Gel) “데저트 이글 (Desert Eagle)”
오랜 공백 후 선보인 첫 싱글 이 발매된 지도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곡을 발표할 때마다 “마침내 돌아온”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밴드 ‘실리카겔’, 2년 6개월 여의 공백이 그만큼이나 크게 느껴졌다는 의미이겠다. 신보 은 실리카겔과 유령들이 함께 사막을 횡단하는 가상의 상황을 묘사한 곡으로, 모래 한 줌 없이도 광활한 사막을 연상하게 하는 뮤직비디오는 백윤석(The Docent) 감독이 함께 했다. 앞서 새소년의 싱글 <난춘>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기도 했던 The Docent는 다큐멘터리(DOC)+엔터테인먼트(ENT) 형식의 영상으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장의 도슨트처럼 풀어내는 미디어다. 이번 뮤직비디오의 출연진으로는 데저트 이글로 이동찬 배우가, 섬광을 찾아 떠나는 도굴꾼으로 실리카겔 전 멤버가 출연했다. 더불어 에서도 에서도 의미심장한 존재감의 가수연은 K.U.W.의 멤버이기도 한데, 이어 가수연(Ga) 감독의 영상을 살펴보자.
Director | 백윤석 (The Docent)
Production Company | KEEPUSWEIRD
안다영 “원래 그런 사람”
밴드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의 프론트 퍼슨 ‘안다영’의 정규 1집 . “나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어 도달한 도착지와도 같은 앨범은, “인간은 입체적입니다.”라는 해답으로 현 사회를 살아가며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러 협업자들이 함께한 앨범은, 음악가의 해석으로 협업자들과 함께한 작업물의 의도가 변형되거나 단정 지어지는 것을 소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음악가는 앨범을 만들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 협업자들은 본인만의 해석으로 앨범의 의미를 표현해내며 완성되었다. 타이틀곡인 <원래 그런 사람>의 뮤직비디오 역시 영상 작업자 가수연만의 화법과 해석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영상일 테다. 뮤직비디오에는 나가는 사람, 머무르는 사람, 지키는 사람, 정리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각 등장 인물은 드랙퀸 아티스트 모어(모지민)를 비롯, 흥미로운 위치에서 각자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출연진들이 함께 했다.
Director | Ga (가수연)
Production Company | KEEPUSWEIRD
WOOZE “Party Without Ya”
영국 브릭스턴 ‘머디 야드 컬렉티브’ 출신의 한국인 테오 스파크(Theo Spark)와 영국인 제이미 씨(Jamie She)로 구성된 밴드 `WOOZE`. 데뷔 싱글 를 시작으로 <I’ll Have She’s Having> 등으로 이어지는 뮤직비디오들이 모두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이 흥미롭다. 을지로-종로 일대, 다방, 무도장을 주 배경으로 한국의 올드스쿨을 보여주고 있다. 두 멤버가 한국에 놀러올 때마다 노래방을 방문하며, “노래방에 우리 음악이 등록되면 좋겠다”했던 소망은 뮤직비디오의 모티브가 되었고, 정누리 감독은 이들의 상상을 실현시켰다. 앞서 언급된 서울 배경의 뮤직비디오들 역시 모두 정누리 감독의 작업물로 단편영화, 커머셜 필름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감독의 감각이 두드러진다. 의 뮤직비디오는 ‘쥬만지’에서 영감을 받아 보드게임의 말처럼 서울 곳곳을 누비는 멤버들의 모습과, 팀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 WOOZE의 초현실적인 세계를 그려내며 음악과 영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Director | 정누리 (COSMO)
Production Company | KEEPUSWEIRD
새소년 “집에”
각자의 재정비 후 돌아온 밴드 실리카겔과 새소년의 첫 신보엔 모두 Meltmirror 감독이 함께 했다. 커머셜 필름과 뮤직비디오, 아이돌, 밴드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고, isvn이라는 팀을 꾸려 게임을 만들고, 동반자들과 함께 “CAT%”라는 팀을 결성하여 스플릿 앨범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다. 실리카겔과는 정규 1집 타이틀곡 <9> 작업을 시작으로, 등으로 이어지며 뗄 수 없는 파트너가 되었고, 새소년과는 <집에>로 첫 작업을 함께 했다. 어느 순간 세상에 길들여지고 있음을 깨닫고 그 길들여짐 후에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곡 <집에>는, 활시위를 당기는 사람,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 무거운 것을 버티는 사람 등 고민을 형상화한 듯한 이미지의 연속으로, 명확한 스토리텔링을 배제하고 음악가의 고민을, 청자의 고민을, 각자의 이야기를 대입하게끔 한다.
Director | Meltmirror
Production Company | KEEPUSWEIRD
신세하(Xin Seha) “1000 (feat. Uhm Jung Hwa)
신세하의 정규앨범에 엄정화가 참여했다는 놀랍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지도 어언 2년 전, 그 사이 신세하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의 신보가 궁금해지기 좋은 시기다. 2019년 발매된 신세하 정규 2집 <1000>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테마로, 확고한 태도로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붉은색의 앨범 커버는 사진가이자 영상 제작자 ‘뇌 (N’Ouir)’ 감독이 촬영했고,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컬러가 된 붉은색은 타이틀곡 <1000>의 뮤직비디오로도 이어졌다. 본인만의 빈티지한 감성을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담아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뇌는 신세하, 김사월 등 음악가들의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 포스터, 전시 등을 통해서 여러 작업물을 선보여왔다. 음악가들의 작품에서 뇌의 이름을 언제 발견해도 낯설지 않은 이유다.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모델 겸 타투이스트 푸새(Pusae)를 비롯해,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단단한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출연했다. 한 명 한 명에게 붉은빛을 쏘며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출연진들이었다 하니, 그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 역시 궁금해진다.
Director | N’Ouir
Production Company | KEEPUSWEIRD
에디터: 이지영
※ 해당 컨텐츠는 2021/8/27일자로 인디포스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