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ean Us (w/ ENG)

 

그러니까, I Mean Us는 우리들입니다.
I mean, I Mean Us is us.

 


 

안타깝게도, ‘나’가 정말로 ‘우리’를 뜻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I Mean Us”, ‘나’가 ‘우리’를 의미한다고, 혹은 “I’M U”, ‘나’는 ‘너’라고 발화하면, 분명하게 나뉜 줄 알았던 의미 값들이 서로에게 충돌하고 각자와 겹쳐지며 인상적인 장면들이 나타날 수 있다. 대만의 인디 팝 밴드 I Mean Us의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의 현장이 만들어진다. 록 밴드로서 주로 사용하는 악기들부터 온갖 전자음을 만들어내는 신스와 가상악기들, 오랜 역사의 관현악기와 전통 악기 등에 얽힌 장르적 특징을 결합하며, I Mean Us는 웅장하고 극적이게 펼쳐지는 사운드스케이프로 꿈과 상상, 혹은 기억과 같은 신비한 세계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두 번째 정규 음반인 [Into Innerverse]에서 밴드는 감정이 흔치 않아진 미래를 배경으로, 폭넓고 다채로운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탐험자가 되었다. 멤버들부터 악기 소리와 구간들의 전개, 장르 문법까지 제각기 다른 요소들이 한데 모여 ‘우리’이면서도 ‘너와 나’로 풍부히 나타날 때, 몽환적인 동시에 직설적이고자 하는 사운드 속에서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뜻은 정말로 가까워질지 모른다. 한국의 청자들에게는 아직은 낯설 I Mean Us의 세계에 대해 메일과 번역을 거쳐 질문을 보내, ‘이너버스’의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를 그 답변으로 받아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미 [OST]가 Beeline Records를 통해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되기도 했지만, 이번에 [Into Innerverse]로 처음 만나는 청자들을 위해 I Mean Us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우리는 대만의 인디팝 밴드 I Mean Us입니다. Sigur Rós, M83 그리고 Agnes Obel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드림팝을 기반으로 포스트록, 사이키델릭, 슈게이징과 클래식 음악의 요소들을 결합한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I Mean Us의 음악에서는 현대의 악기들과 관현악기와 전자음, 신비로운 사운드들이 조화를 이룹니다. 이러한 풍부한 요소들로, 우리의 음악은 사람들의 사고를 제한하지 않고, 청자들을 가능성으로 가득 찬 차원으로 인도합니다. Into Innerverse는 모든 종류의 상상, 감정, 기억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프리즘이 될 것입니다.

 

Q. I Mean Us, 가끔씩 줄여서 ‘I’m U’이나 IMU로도 표현되는 팀명이 참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이름 속에 ‘나’와 ‘우리’와 ‘너’가 다 함께 있다는 게 마음에 들더라고요. 혹시 팀명에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렸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밴드의 이름은 우리가 밴드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일상의 대화 속에서 나왔던 말이에요. 누군가가 “I mean us”라고 말했고 그 이름이 우리를 바로 뭉치게 했습니다. 음악도 우리에게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아요. 공연이나 파티 장면들을 보면, 사람들은 음악 속에서 하나가 되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잖아요.

 

 

Q. 이러한 팀명에서는 바이오그래피에서 “각기 다른 모든 악기, 아이디어와 생각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uniting every single piece of different instruments, ideas and thoughts as one)”이라고 하신 것도 생각났는데, 이 문장이 마치 밴드의 형태로 음악을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하나의 ‘밴드’로서 I Mean Us가 지향하는 음악이나 그 이미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가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 장르는 없어요. 모든 멤버들은 각각 다른 음악적인 배경과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클래식부터 포스트록, 전자음악, 한국 힙합까지 모든 장르를 포함해요.

 

우리는 모든 악기, 아이디어 그리고 생각들이 각 멤버들의 강점과 취향이 드러나는 응축된 문장으로 결합되는 걸 목표로 합니다. 밴드로서 우리가 함께일 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Q. I Mean Us의 음악에서 또한 ‘각기 다른 부분이 통합된 전체’와 비슷한 인상이 들었어요. 신시사이저와 전기기타 모두가 다른 소리를 내지만 균형을 잡으면서, 선잠을 잘 때 꾸는 꿈같은 분위기의 사운드를 만드는 인상이 느껴졌습니다. 작업을 하실 때에 이렇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있어 가장 집중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처음에는 보컬라인에 집중해요. 그리고 나서 다른 악기들이나 이펙트를 매치해요. 각 악기가 가지고 있는 음색 외에도, 소리의 잔향이나 울림에 집중해서 더 몽환적인 사운드를 만들고자 합니다.

 

Q. [Into Innerverse]에서는 그러한 ‘균형’이 느슨하게 머물고 있던 드림 팝의 기반을 아예 떠나서, 악기들을 더 폭넓게 사용하며 가볼 수 있는 많은 영역들을 탐색하는 느낌입니다. 이번 음반을 “전적으로 새로운 여정(whole new journey)”이라 부르셨던 것이 함께 생각났는데요, 특히나 이번 음반에서는 어떤 측면이 ‘전적으로 새롭게’ 될 수 있도록 하셨나요?

 

“여정”이라는 단어는 앨범의 제목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청자들이 앨범을 듣는 동안 각자의 내면의 세계를 탐험하는 마음의 여정을 떠나길 바라요. 물론 더 로맨틱하고 젊음을 담고 있는 첫 번째 앨범 OST와 비교했을 때 Into Innerverse는 더 성숙하고, 어둡고, 공격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음악적인 스타일과 주제적인 측면 모두에 있어서요. 지난 3년 동안 너무나 많은 쓰라리고 달콤한 변화들이 있었어요.

 

 

Q. 이 ‘전적으로 새롭다’는 느낌은 이번에 새로 찍으신 프로필 사진에서도 좀 느껴졌습니다. 저마다의 색깔이 담긴 흰옷을 입고 눈가에 페이스 페인팅을 한 것이 묘하게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Aladdin Sane] 속 글램한 이미지들이 떠올랐거든요. 어쩌다가 이런 프로필 사진을 찍게 되셨는지, 그것이 [Into Innerverse]와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앨범의 비주얼 아트의 배경과 주제는 감정들이 드물고 귀중해진 초현실적인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수정 구슬은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고 각각의 목적지가 다른 정서적인 감각을 나타내죠.

 

콘셉트 회의를 기반으로, 우리의 스타일리스트 Dorene은 각 멤버들의 착장에서 먼 곳으로부터 방랑하고 있는 “수정 구슬 요정”의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했습니다. 흰색이 다른 색들을 중화시켜주고, 무(無)의 개념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녀는 흰색을 착장의 시각적 포인트로 사용했어요. 또 보존 처리된 꽃잎으로 만든 얼굴 장식은 사랑과 애정의 지속을 나타내고, 소중한 감정들을 지난한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지키고 영원한 기억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기억으로 간직합니다.

 

Q. 음반 제목에 ‘Innerverse’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이 ‘이너버스(Innerverse)’가 정확히 어떤 “세계”인지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밴드 자체가 탐험해 보고 싶은 어떠한 공간인지, 정말 단어 뜻 그대로 누군가의 “내적 우주” 같은 곳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우연히 앨범의 메인 아이디어를 지난 질문에서 이야기했네요. 우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소중한 감정들을 살펴보고 지켜내길 바랍니다. 각 노래들에 특정 감정을 부과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감정들을 간직하길 바라요.

 

 

Q. 이제 본격적으로 [Into Innerverse] 속 음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트랙들에 새로 들어온 소리가 두드러지는 편이었어요. 대표적으로는 “E.D.E.N”에서의 색소폰과 함께 몽골 지역의 전통 창법인 흐미(khoomei)의 소리가 있을 거 같네요. 어쩌다가 대중음악 트랙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이런 창법의 목소리를 넣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E.D.E.N’의 작곡가 Chun은 트라이벌한 사운드에 주목하고 있어요. 그는 전세계 곳곳에 있는 오래된 노래들이 어머니 지구에 대한 사랑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E.D.E.N’의 데모를 만들고 있는 중에 마침 그의 친구가 내몽골에서 흐미와 마두금을 배우고 귀국했고 친구를 초대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Chun이 전통음악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 트랙의 작곡가로서 곡의 사이키델릭한 분위기와 흐미가 완벽하게 호응할 것이라는 걸 알았죠. 흐미 파트의 가사는 “욕정을 삼가라”라는 의미로, 문수보살(Manjushri)의 진언에서 유래되었습니다.

 

 

Q. “E.D.E.N” 얘기를 좀 더 하자면 ‘네오 사이키델리아’나 ‘드림 팝’의 분위기를 강조하던 전작과는 거리가 꽤 먼 것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댄서블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신스음을 중심으로 반복적인 그루브를 강조한 건 “E.D.E.N”의 앞뒤에 놓인 “普通人類”이나 “I Dot Car”에서도 그랬고요. 어떻게 해서 이런 트랙들에서 그루브나 리듬감을 특히 강조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조금 더해서, 춤추게 하는 음악들을 꿈꾸게 하는 음악들보다 좋아하시는지요?

 

둘 다 좋습니다! 공중에서 부유하는 것과 땅 위에서 춤추는 것 둘 다요.

 

‘I Dot Car’는 우리가 함부로 보냈던 어느 멋진 밤을 위한 노래에요. 이 곡의 믹싱 엔지니어인 Caesar Edmunds는 이 노래가 고등학교 무도회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어요, 하하.

 

‘普通人類 Humans’를 만들 때 우리가 집중했던 단 한 가지는 “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거침없는 사운드를 만들자”였습니다. 절대 “댄서블”하게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Q. 한편, 한 트랙 안에서도 분위기나 박자, 장르적인 특징이 지속적으로 뒤바뀔 때가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E.D.E.N” 얘기를 하자면 곡 내의 강약의 조절이 굉장히 극적인 것도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무언가 지난 음반의 제목이 ‘OST’였던 것도 떠올랐습니다. 이를테면 “Run Ran Run”의 도입부나 브릿지 구간들이 트랙에 ‘삽입’된 듯 들어간 것이 은근히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퀀스처럼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이외에도 “普通人類”의 도입부나 장엄한 “Muséum”의 시계 소리 효과음이 비슷한 감상을 줬는데, 곡 작업을 할 때 어떤 극적인 이미지나 진행을 염두에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Muséum’은 평화와 슬픔으로 가득 찬 혼란 속의 꿈과 같습니다. 도입부의 퍼커션은 시간에 대한 감각을 의미하고 반복되고 패닝하는 리버스 기타 사운드와 함께 우리 머릿속의 작은 카오스를 포착합니다.

 

‘普通人類 Humans’에서는 무감각의 차원에서 비생물적인 존재가 된 당신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곡에는 이교도적이고 종교적인 의식을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를 넣었어요.

 

‘Run Ran Run’의 이미지는 바쁜 날을 보내고 한 후 침대에 누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신과 닮아 있습니다.

 

 

Q. [Into Innerverse]에는 현악기를 사용하는 트랙들도 있었습니다. “Run Ran Run”에서는 컨트리나 웨스턴 음악과 같은 스트링 솔로가 들어오고, “9”에서는 왈츠가 울려 퍼지는 무도회장처럼 나타난 현악 연주가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전환시키네요. 이런 식의 사운드가 록에 현악기를 접목시키는 일반적인 방법들과 조금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스트링 세션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려 하셨나요?

 

두 노래에서는 실제 브라스, 스트링 세션과 녹음했어요. ‘9’는 감정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곡이고, 첫 번째 파트와 두 번째 파트의 갭이 상당히 큰 곡이에요. 프로듀서는 브라스의 톤과 텐션이 곡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두 번째 파트의 (왈츠풍의) 우아한 분위기는 오케스트라로 인해 두드러지죠.

 

‘Run Ran Run’의 작곡가의 의도대로 원 데모에서 스트링과 바이올린을 추가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넓고 광대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도입부가 마치 옛 중국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하기도 해요. 프로듀서는 이 노래에서 블루그래스의 정신이 느껴진다고 했는데, 와이드한 코러스와 스트링을 사용해서 클라이맥스 부분을 만들고자 했어요. 아웃트로를 들을 때 모두가 “와우!”라고 느낄만한 요소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Q. 굉장히 인상적인 톤의 건반과 함께 현악기를 탄탄히 적용한 “24 Years Old of You”는 음반에서 특히나 돋보이는 곡입니다. 싱글로서는 이번 음반과 지난 음반 사이에 놓인 연결점 같은 위치에 있기도 하고,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가사(“Something begin to change and embrace / But you might not know that my feelings will never change”)도 있어서, [Into Innerverse]의 정수가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곡에서 가장 중점으로 두었던 요소가 있다면, 어떤 걸 담아보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4 Years Old of You’는 I Mean Us에게 굉장히 중요한 곡이에요. 대만의 멋진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해주었고, 밴드로서 우리의 발전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작곡가인 Mandark는 이곡의 특별한 요소로, 오보에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녀는 보통 머릿속에 있는 멜로디와 노래의 이상적인 사운드로부터 작업을 시작해요. 그래서 오보에와 스트링 사운드가 그 노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거죠. 프로듀서인 LUB의 제안으로 오보에와 스트링 사운드를 실제 악기의 질감과 가장 비슷하게 구현했지만 더 독특한 느낌을 주는 신스와 가상악기를 사용했습니다. 우리 모두 그게 마음에 들었어요.

 

 

Q. 이번엔 노랫말에 대해서 조금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음반 내내 ‘너’와 ‘나’가 함께 혼란스러운 감정들의 공간 속에서 헤맨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첫 곡인 “Muséum”에서 제시되는 ‘Suddenly awake from the end of the dreams’이나 ‘What if we turned around / There’s nothing there?‘에서 불안하게 요동치는 심정이 음반이 진행될수록 격해진다고 느껴졌는데요, [Into Innerverse]를 관통하는 감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각각의 노래를 독립적인 개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사와 감정의 측면에서, 듣는 사람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들을 남겨두고 싶었어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어떤 감정이든 좋고 나쁜 건 없어요. 그저 지켜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거죠. 어느 날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 그게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닐 거예요.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동반하니까요. 모든 감정을 평가하거나 정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흘러가게 놔두는 거죠.

 

 

Q. 조금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긴 한데, 음반의 8번째 곡이자 마지막 곡의 제목이 하필 “9”더라고요. 이런 불일치가 일종의 농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한편, ‘Fear landing / Inside your heart and you break’ 같은 가사를 보면 “Muséum”에서 시작된 혼란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채 끝난다는 인상도 있습니다. “9”의 진행 또한 에너지가 가장 높이 오른 부분이 갑작스레 뚝 끊기면서 음반을 끝내는 게 겹쳐지기도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음반을 마무리하거나 “9”를 끝내보려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트랙의 순서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 이 앨범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지막 트랙을 끝내고 ‘Muséum’으로 돌아와 반복해서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몰입하고, 반복하는 거죠.

 

 

Q. 2018년에는 <Focus Asia 3>으로, 2019년에는 <잔다리 페스타>로 내한을 하셨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올여름에는 <On-Tact ‘ALIVE’ 축제>로 ‘온라인 내한’을 하시기도 했고요. 그중에서도 18/19년도의 내한 공연 때에 이러저러한 에피소드들이 있었다는데, 그게 어떤 것이었는지, 아니면 내한 공연 당시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한국에 머무르며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그 친구들과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 주는 팬들은 우리가 가장 아끼는 아름다운 것들이에요. 솔직히 한국의 음악 시장은 외국의 인디밴드가 진입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의 팬들이 나날이 늘어간다는 사실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어요. 매번 한국에 갈 때마다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았고요. 게다가 우리는 삼겹살의 노예에요. 사랑하는 친구들과 삼겹살/오겹살을 먹었던 순간들이 그리워요.

 

 

Q. 반대로 대만에서 열렸던 공연에 보수동쿨러(Bosudong Cooler)를 초청하기도 하셨죠. 종종 한국과 대만 밴드들 사이에서 이렇게 공연을 통해 오고 가며 만나는 일들이 많은데, 한국 공연에 함께 가고 싶은 다른 대만 밴드나, 아니면 대만 공연을 함께 하고 싶은 다른 한국 밴드가 있을까요?

 

우리의 친구인 淺堤 Shallow Levée와 함께 하고 싶네요. 예전에 한국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죠. 두 팀이 함께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네요. 倒車入庫 Reversing into Garage, 甜約翰 Sweet John, Deca Joins와 함께 하는 것도 좋겠네요. 대만에는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좋은 음악가들이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도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많아요. 잔나비, 카더가든, 우효, 장기하, 라드 뮤지엄, Mokyo, 나이트오프 등 셀 수 없이 많아요. 물론 우리 친구들인 보수동쿨러, 랜드 오브 피스, 플랫폼 스테레오, 사뮈도 사랑합니다. 지금, 드러머 PP L의 최애는 원슈타인이에요.

 

 

Q.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다시 한번 [Into Innerverse]를 되짚어보는 의미에서, 멤버분들 별로 이번 음반에서 애정이나 개인적인 의미가 많이 담겼다거나, 이것만큼은 한국의 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드려요!

 

Vitz: ‘Muséum’과 ‘I Dot Car’ 중에 고르기가 아주 어렵네요. 둘 다 제가 처음 썼던 데모로부터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좋아해요. 두 곡 모두 소중한 밴드 멤버들과 프로듀서가 없었다면 아름답게 변하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일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곡들입니다.

 

PP L: 사람들은 변하고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이번 앨범은 저에게는 발전이자 성장의 증거에요. 지난 앨범인 [OST]에서 [Into Innerverse]로 오기까지 저의 연주와 편곡 실력이 더 깊이 있어졌고 풍성해졌습니다. 제 자신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 밴드 멤버들에게 감사해요. 또 저의 개성을 지켜주면서 드럼 사운드를 더 멋지게 만들어준 프로듀서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Chun: ‘Run Ran Run’을 가장 추천하고 싶어요. 당신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가만히 멈춰서 생각하게 만드는 곡입니다. 저녁노을과 잘 어울릴 거예요.

 

Mandark: ‘Unicode’에요.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Hank: 우리가 만든 사운드와 음악들 이외에 앨범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은 앨범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나 로맨틱한 감정에만 집중하지 않고 죽음이나 증오, 후회와 같은 감정들도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들으며 더 많이 느끼고 상상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앨범의 모든 곡을 추천하고 싶지만 한 곡을 꼭 골라야 한다면 ‘I Dot Car’를 추천합니다. 젊고, 무모하고 멋진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저는 그러한 정신을 소중하게 여기는데, 우리가 너무 커버린 다면 사라질 감정들이기 때문이죠.

 

 

Interview | 나원영 (대중음악비평가, 웹진 weiv 필진)
번역 및 협조 | Beeline Records

 


 

 

I mean, I Mean Us is us.

 

 

Hello, nice to meet you! [OST] has already been officially released in Korea through Beeline Records, but can you briefly introduce I Mean Us to the listeners who are discovering the band for the first time through “Into Innerverse”?

 

Hi everyone. We are I Mean Us, an indie pop band from Taiwan. Having been greatly influenced by Sigur Rós, M83 and Agnes Obel, our music is based in Dream pop, but also combines styles from genres such as Post Rock, Psychedelic Rock, Shoegaze and Classical music as well.

 

Modern instruments are combined delicately with orchestral and electrical/ethereal sounds in our songs. With those plentiful elements, our music won’t limit one’s thoughts. On the contrary, it can lead the audiences to a dimension full of possibilities. Into Innerverse can be that prism which reflects any kind of imaginations, emotions or memories.

 

I Mean Us, sometimes abbreviated as “I’m U” or IMU, thought the team name was very interesting. I liked the fact that “me,” “we” and “you” are all represented in the one name. Can you tell me what exactly the name means and how you came up with it?

 

Before we started the band, this name had already come up just through general conversation. Someone had said “i mean us”, and we instantly bonded over that name. We thought music meant the same thing to us. In a scene like a gig or party, it’s because of the music that people gather together to share their joy and sorrow.

 

In the album biography you say you are “uniting every single piece of different instruments, ideas and thoughts as one,” and this sentence felt like the story of music being told by a band. What kind of music and image is IMU aiming for as a band?

 

So there’s no specific genre that we try to focus on. All the members of the band have really different music backgrounds and tastes. Everything from classic music, post-rock, electronic music to Korean hip hop.

 

We aim to unite all the different instruments, ideas and thoughts into one cohesive sentence that shows each member’s strengths and tastes. As a band we want to make music that only we can do when we get together.

 

I also had a similar impression that I Mean Us’s music unites instruments, ideas and thoughts as one. Both the synthesizer and the electric guitar make different sounds, but it is balanced well and I felt the impression of a dream-like sound like I was sleeping. What do you focus on the most when making music to create this special atmosphere?

 

Basically we focus on the vocal lines first and then try to match them with other instruments and effects. Besides the timbre of each instrument, we focus on the reverberation and echo effects to make it sound more dreamy.

 

[Into Innerverse] although loosely still tied to Dream Pop feels like you’re exploring instruments more widely and searching out new musical territories to explore. I remembered that you called this album “a whole new journey,”what aspect of it did you make completely new?

 

The word “journey” kind of relates to the album title. We hope that the listeners can go on a journey of the mind to explore their innerverse with us while they listen to the album. Of course, compared to our first album OST which delivers a more romantic and young spirit, Into Innerverse is more mature, dark, and aggressive……? Both in terms of the music style and the topic of the songs. There have been so many bitter and sweet changes during the past three years.

 

This “completely new” feeling was also felt with the new profile picture you took this time. The white clothes with splashes of colour around the eyes reminded me of glam images such as David Bowie’s [Aladdin Sane]. How did this idea come about and how does it relate to the album [Into Innerverse].

 

The time frame/theme for the visual arts of the album is set in a surrealist future where emotions are rare and treasured. The crystal balls act as vehicles for emotional transmission, with each destination representing a different emotional sensation.

 

Based on the concept discussed with us, our stylist, Dorene, attempted to construct an impression of “crystal ball fairies” for the band members’ attire —vagabond fairies who have drifted from afar to many places. She has chosen the color white as the main visual cue for the outfits, because white neutralizes other colors and embodies the concept of nothingness. Also, the ornamental petals on the faces made from preserved fresh flowers attributes to the longevity of love & affection; safeguarding precious emotions from the unforgiving passage of time and forever preserving them in our minds as ever-lasting memories.

 

You used the word “Innerverse” in the title of the album, and I was curious about exactly what an “Innerverse” is. Please let me know what kind of space the band itself wants to explore, is it really someone’s “internal universe” or something else.

 

Coincidentally we mentioned the main idea of the album in the last question. We want to explore and preserve the precious emotions in peoples’ minds. We didn’t assign specific emotion or image to each song, we just hope the listeners could feel something while the music plays, and preserve it.

 

Now, let’s talk about the music on [Into Innerverse]. The first thing that stood out to me is the new sound of the tracks. ‘E.D.E.N’ with the saxophone and the sound of khoomei (a traditional Mongolian throat singing technique) is a good example of this. How did you work this rarely used vocal technique into a pop song?

 

The composer of “E.D.E.N.”, Chun, is really into tribal sounds in music. He thinks ancient chants from all over the world have a deep connection to our love for mother earth. At the time he was making the demo of “E.D.E.N.”, a friend of his has recently returned from Inner Mongolia where he has been learning khoomei and morin khuur, so Chun invited him to collaborate on this song. Even though Chun does not specialize in ethnic music, as the composer of this song, he knew immediately that the sounds of khoomei would fit perfectly with the psychedelic atmosphere of the song. Notably, the lyrics of the khoomei part of the track are from the Manjushri buddha mantra, which means “refrain from the lust”.

 

To talk a little more about “E.D.E.N,” despite it being quite far removed from your previous work that emphasized “neo psychedelia” and “dream pop,” it is very danceable and a lot of fun. The emphasis on repetitive grooves centered on synths was also apparent in “普通人類” and “I Dot Car,” which come lie before and after “E.D.E.N.” on the album. I wonder how you came to emphasize grooves and rhythms in these tracks. Do you like music that makes you dance more than music that makes you dream?

 

We like both! Floating above and dancing on the ground.

 

“I Dot Car” is a song for those wonderful nights that we spent recklessly. Our mixing engineer of this song, Caesar Edmunds, said the song reminded him of high school prom haha.

 

When we were producing “普通人類”, the only thing we thought was to “make it sounds more stylish and ruthless”. We never tried to make it “danceable” at all.

 

On the other hand, even within one individual track, I feel that the atmosphere, beat, and genre characteristics often change continuously. Last mention of “E.D.E.N,” the control of the strong and quiet parts within the song make it very dramatic, and that reminded me that the title of the last album was “OST.” Also, the introduction part of “Run Ran Run” and the bridge section seems to have been “inserted” into the track, and that feels like a sequence in a blockbuster movie. In addition, the introduction of “普通人類” and the sound effects of the majestic “Muséum” gave similar impressions. I wonder what dramatic image or process you had in mind when working on these songs.

 

“Muséum” is like a dream in chaos, filled with peace and sadness. In the beginning, the percussion instruments imply a sense of time, and with those repeating, panning reverse guitar sounds, it captured that tiny chaos inside our brain.

 

In our song “普通人類”, you can imagine yourself as a non-biological being living in a senseless dimension. We also added some heretic and ritual flavors in it.

 

The image from “Run Ran Run” is quite like after you’ve been through a busy day, lying on your bed and starting to get along with yourself.

 

[Into Innerverse] also has tracks that use string instruments. The song “Run Ran Run” contains string solos that are almost like ‘country and western’ music. The song “9” has a string performance that has a waltz-like feel that completely changes the mood of the song. I felt that this kind of sound was a little different from the general methods of incorporating string instruments into rock music, but how did you intend to use the string session in your songs?

 

We recorded real brass and string sessions for both of these two songs. “9” is a song that builds up the emotions little by little, and has a huge gap between the first part and the second part. Our producer thought that the tone and the tension of real brass would work as a link, helping the whole song be more united. Also, the elegant feeling of the second part (waltz-like feel) was accentuate against the orchestra.

 

“Run Ran Run” has arranged strings and violin in the original demo as the composer wanted. We all like the wide and vast feeling, and make fun of it sometimes during rehearsal – in the beginning it feels like riding horses in ancient China. The producer feels the Bluegrass spirit on this song, and tries to make the climax of the song by adding a wide chorus and real strings. We hope everyone can feel the “WOW!” factor while they’re listening to the outro.

 

“24 Years Old of You,” with its very impressive tone keyboard and a solid string instrument part is a stand out track on the album. As a single, I felt like this song links your previous work on the last album with this new album. It also contains the lyrics “Something begin to change and embrace / But you might not know that my feelings will never change” . I think this might be the essence of [Into Innerverse] and thus is a vital part of the album. Was there a particular element you focused on the most in this song, if so, what was it?

 

“24 Years Old of You” is really an important song for I Mean Us! It not only brought us a cool award in Taiwan, but also represents a great improvement for us as a band.

 

As for a particular element of this song, the composer of this song, Mandark insisted on using an “Oboe”. She usually starts her works by having a melody in her brain, and imagining the ideal sounds of the song. So she really insisted on having oboe and the strings in this song. With the suggestions of our producer, LUB, we chose to combine some synth and VST which made the “oboe” and “strings” sounds really close to the texture of real instruments, but also have a more distinctive flavour. All of us really love it.

 

This time, I’ll ask you a question about your lyrics. Personally, throughout the album, I felt that the words “you” and “me” were wandering together in a space of confused emotions. The first song “Muséum” features the lyrics ‘Suddenly awake from the end of the dreams’ and ‘What if we turned around / There’s nothing there?’. The song sets ther scene with an anxious feeling that grows as the listener progresses through the album. What is the emotion that penetrates throughout [Into Innerverse]?

 

We regard each song as an independent individual. As for the lyrics and emotions of songs, we like to leave some space for the listener to interpret it in their own way.

 

If it has to be said, no matter what kind of emotion, there is no good or bad. Just look at it, feel it, then accept it. For instance, if one day we must leave this world, it is not an entirely bad thing. An end must be accompanied by a new beginning. We don’t need to rate or define every feeling, just go with the flow.

 

It may feel a little out of the blue, but the title of the eighth and last song on the album happens to be “9.” While this inconsistency feels like a kind of joke, there is also an impression that the confusion that started with Muséum ends without being properly resolved when looking at lyrics like ‘Fear landing / Inside your heart and you break’. On top of that, the song seems to suddenly end, right at its most intense moment. Why did you decide to end the song and the album in this way?

 

We didn’t think too much about the meaning when we were discussing the track order. But we all agree that the perfect way to listen to this album is on a loop and to go back and restart from Muséum once you have finished. Immerse in it, and repeat.

 

You visited Korea as part of Highjink’s Focus Asia project in 2018 and Zandari Festa in 2019. After the COVID-19 pandemic, you also took part in an online festival called <On-Tact ‘ALIVE’ festival> this summer. Can you tell us about anything you remember from your trips to Korea in 2018/2019. Also, what was the atmosphere like at those concerts?

 

We made many good friends during our stay in Korea. These friends and the people who love our music are the most beautiful things that we want to cherish. To be honest, the Korean music scene seems like it is very hard for a foreign indie band to break into. However, we really appreciate the fact that there are more and more Koreans listening to our music. We received positive feedback every time we were there. Besides, we are slaves of 삼겹살. We miss every moment we had 삼겹살 or 오겹살 with our lovely friends.

 

You also invited Bosudong Cooler to play at one of your shows in Taiwan. There are often times when Korean and Taiwanese bands have performed together. Are there any other Taiwanese bands you would want to bring with you to Korea next time? Or are there any other Korean bands you would like to play with?

 

One of our good friends, 淺堤 Shallow Levée, used to play gigs in Korea too. If we could play shows in Korea with them it would be a lot of fun.  Besides them playing in Korea alongside 倒車入庫 Reversing into Garage, 甜約翰 Sweet John, Deca Joins would be great. There are so many good Taiwanese bands we love and want to introduce to you guys.

 

There are many Korean artists we like. Such as JANNABI, Car the Garden, OOHYO, Kiha Chang, Rad Museum, Mokyo, Night Off… Countless. We also love our friends 보수동쿨러, Land of Peace, Platform Stereo, and Samui (3amui). For now, the top of PP L’s dream list is Wonstein. (Haha)

 

This is the last question. To reflect on [Into Innerverse], could each member of the band tell us what they love most about the album or what it means to them personally. Or, if there is a song you want to recommend to Korean listeners, please let us know which one and why. Thank you so much!

 

Vitz: It’s hard for me to pick my favorite between “Muséum” and “I Dot Car”. I love them both so much because they changed so much from the demos I wrote at first. Neither song would have turned out as beautiful as they did without my dear band members and our producer. It symbolizes how much we can do when we stay together.

 

PP L: People change and improve, so does music. For me, it’s progress and proof of my growth. My playing and arrangement become deeper and richer from [OST] to [Into Innerverse]. I’m grateful that my band members give me space to be myself. I also appreciate our producer kept my personality in the recording and made my drums sound better.

 

Chun: I sincerely recommend “ Run Ran Run”. It’s a song that makes you stop and think about what you lost and got in your life. It also fits with the sunset!

 

Mandark: “Unicode”. It meant a lot to me.

 

Hank: Beside all the sounds and music we made, I think the most precious part in this new album is its core idea. We no longer only focus on “love” or “romantic” emotions between people, but also talking about “death”, “hatred” and even “regrets”. We’d like the audiences to be able to feel and picture more while listening to our music.

 

Actually I recommend all the songs in our new album. However if I really have to pick one, I’d recommend “I Dot Car”. I love the young ,reckless and groovy feeling it represents. I cherish that kind of spirit because it may disappear after you grow up.

 

 

Interview | 羅元煐, Na Won Young
Support | Beeline Records

김예림 (Lim Kim)

 

세이렌이 건져 올린 김예림의 목소리

 


 

Lim Kim이 [MAGO] 이후 4개월 만에 새 싱글 [FALLING]으로 돌아왔다. 신화 속 존재인 세이렌에서 모티브를 얻어 주조한 [FALLING]에서 Lim Kim은 회상을 통해 기억의 시간축을 움직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끊임없이 횡단한다.

발매로부터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찌감치 뮤직비디오가 1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자신의 파급력을 실시간으로 몸소 증명 중인 Lim Kim. 그를 만나 신곡 ‘FALLING’을 비롯하여 그간 Lim Kim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다.

 


 

4개월 만에 신곡 ‘FALLING’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보내셨나요?


일단 최근에는 싱글 발매 후 여러 가지 활동들을 계속 하고 있고요. 인디펜던트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대부분의 활동에 집중하는 시간들로 많이 보내는 것 같아요.


직접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정신없겠어요.


사실 스케줄 자체가 너무 빡빡해서 힘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웃음). 단지, 제가 직접 출연하는 방송이나 프로그램에서 최대한의 모습을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런 측면에서 에너지들을 많이 쓰게 되네요. 제 스스로의 욕심일 수도 있고요.

 

최근엔 <비긴 어게인>을 통해 오랜만에 TV 출연을 하기도 했죠. 실없는 질문이지만, 가족들이 좋아하셨겠어요. (웃음)

 

네네. 아무래도 엄마 아빠는 다른 활동보다 TV에 나오는 걸 훨씬 좋아하시니까요. (웃음)

 

 

본격적으로 새 싱글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FALLING]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세이렌에서 모티브를 얻은 노래로, 과거에 대한 회상에서 출발해 미래로 자유롭게 나아가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런 측면에서, 과거의 저를 회상하게 하는 목소리가 보컬적인 요소로 들어가게 되었고요.

 

흥미롭게도 최근작인 [MAGO] 역시 한국 신화에 등장하는 마고할미를 주제로 하고 있어요.

 

[MAGO]는 브랜드 미스치프(MISCHIEF)와 함께 발매했던 노래였는데, 당시 미스치프의 컬렉션이 <MAGO> 였어요. (웃음) 그래서 MAGO라는 주제가 처음부터 정해진 상태에서 저의 생각을 담았던 케이스였고, [FALLING]은 ‘회상을 일으키는 노래’를 이미지로 옮겼을 때 세이렌에 다다랐던 경우라 약간 접근이 달랐어요.

 

바다의 여신 세이렌은 신화 속 인물이잖아요. 평소 판타지나 신화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인지, 아니면 어떠한 계기에 의해서 불현듯 세이렌 모티브를 얻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세이렌은 노래로 사람들을 유혹하는데, 사람들의 익숙한 무언가를 불러내어서 유혹하게 될 테잖아요. 그 과정에서 ‘회상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아이디어가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신화 속 세이렌을 그저 신비로운 이미지로만 생각했는데, 그런 비화들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 작업하면서도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예전에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인어 목소리 같다’던 평도 떠올랐고요. (웃음)

 

세이렌의 단편적인 요소에서 한층 더 생각한 고민의 결과물이네요.

 

그렇죠.

 

 

목소리 얘기가 나왔으니, 질문을 또 이어가 볼게요. 전작과 달리 이번 싱글에서는 보컬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되었어요.

 

맞아요, 이 노래엔 회상을 갖게끔 하는 보컬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음악적 측면에서의 회상도 충족하지만, 또 사람들이 기억하는 김예림의 목소리에 대한 회상이기도 해요.

 

목소리가 음악을 완성하는 일종의 도구처럼 사용되었네요.

 

예전 인터뷰에서 얘기한 적 있는데, 제가 지금 말하는 목소리와 노래할 때 목소리가 다르잖아요. 그때그때 작품에 따라 ‘제가 되어야 할 무언가’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게 가사부터 목소리까지 모든 적합한 메이킹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의도한 부분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유독 이번 앨범 댓글에서 예전 김예림의 목소리를 좋아하던 팬들의 반색이 자주 보여요.

 

맞아요. 그런 반응을 보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웃음)

 

 

앨범과 함께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현재 100만 뷰를 돌파했네요. 형식적인 질문이지만 소감이 궁금합니다.

 

어떤 뮤지션이라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질 거예요. 감사한 일이죠.

 

트랙 프로듀서로 DPR CREAM이 참여했어요. 림킴님과의 첫 협업인데,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2~3년 정도 전에 DPR 크루 멤버 중 한 분께 연락이 와 같이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 DPR CREAM씨도 계셨고, 나중에 한 번 기회가 되면 작업하자고 얘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인연이 닿았다가 한동안 서로 연락이 없었는데, 갑자기 DPR CREAM과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DM을 보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FALLING]의 스케치나 데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DPR CREAM이 적임자로 떠올랐을까요, 아니면 어떠한 작업물을 그와 함께 본격적으로 같이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이었을까요.

 

후자인 것 같아요. DPR CREAM과 같이 작업하기로 한 이후로 만날 때마다 계속 작업을 이어갔어요. 어느 날엔 EP (Electric Piano) 만들고, 또 만나서는 보컬 라인 조금 만들어보고. 그렇게 처음부터 같이 두 달 만에 작업한 노래라 할 수 있어요.

 

이전 작품들보다 확실히 인터뷰나 라디오/방송 출연의 빈도가 높아졌어요. [FALLING]을 통해 이전에 많이 만들지 못했던 대중과의 소통을 갖고 싶다는 의중이 있었을까요.

 

그런 측면이 아예 없지 않고, 확실히 출연 횟수가 많아진 것도 맞지만요.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에게 제 모습을 보이고 제 음악을 들려주는 게 저의 직업이기도 하잖아요. 물론 이전에도 일부러 출연을 안 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요. (웃음)

 

 

누군가는 분명 오해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Lim Kim으로 다시금 등장했을 때 모든 것이 달라졌잖아요. 이름부터 시작해 장르적 색채, 음악적 태도까지 전부요.

 

사실 Lim Kim은 저의 영어 이름이기도 해서, 활동명을 영어로만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당시 있었는데 ‘이름을 완전히 바꿨다’고 많이들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마침 음악 스타일도 많이 바뀌다 보니 더욱이 그런 크고 작은 오해들이 생겼던 것 같고요. 저는 시리어스한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되게 열려있는 사람이거든요 (웃음). 이런 오해들을 앞으로 더 쌓지 않으려면 저의 오픈된 모습을 더욱 보여드려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SAL-KI]가 워낙 임팩트가 컸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이렇게 소통할 기회도 많이 없었고, 오래 쉬다가 갑자기 이런 음악을 시도하다 보니 (웃음) 그런 오해가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이번 싱글을 발표하면서, 음원 플랫폼 내 아티스트명을 “Lim Kim”에서 “김예림 (Lim Kim)”으로 병기 표기했어요. 지금까지 얘기 나눴던 내용들과 맞닿아있는 지점이라 생각해도 좋겠네요.

 

네. 사실 저는 그냥 Lim Kim이면서 김예림이기도 하잖아요. 이름도 김예림이고 (웃음). 오늘 한 TV 프로그램 사전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요. 작가님께서 “Lim Kim을 부캐라고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인간 김예림의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나타내는 방법이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구분하진 않았으면 해요.

 

[SAL-KI]와 [GENERASIAN]을 발표하던 2019년 당시에도 그 생각은 같았을까요.

 

항상 제 마음에 충실했던 거 같아요. 제가 가장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음악으로 발표하고 싶었고, [SAL-KI]와 [GENERASIAN]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때 당시에 제가 너무나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다 토해냈어요. 원래 사람이 화를 내고 나면 힘을 소진하고 고요해진다 하잖아요. (웃음) 저에게 지금 그런 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인간 김예림으로서 생각했을 때, 어떻게 보면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고요. 사람은 계속 변화하고, 그러한 흐름에 저는 계속 충실해지는 것 같아요.

 

(WONDER! by Lim Kim 바로가기)

 

이제는 조금 가벼운 질문을 드리려 해요. 포크라노스의 플레이리스트 컨텐츠인 <WONDER!>를 통해 여러 음악들을 선곡해 주셨지요. 빛과 소금이나 유재하의 음악들이 빌리 아일리시나 브록햄튼과 같은, 소위 트렌드한 넘버들 사이에 섞여 있어 흥미로웠어요.

 

음악은 예전부터 장르 상관없이 다양하게 들어왔어요. 주제가 ‘저녁에 혼자 방 안에서 있을 때 시간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다 보니, 그에 걸맞은 음악들을 선곡하게 됐던 것 같아요. 요즘 활동기에 노래를 부를 일이 많았다 보니 보컬 중심의 팝을 많이 듣기도 했네요.

 

여가는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제가 별거 안 하긴 하는데요. (웃음) 혼자 시간을 보낼 땐 산책하거나 커피 마시러 카페에 주로 가요.

 

평이하네요. (웃음)

 

혼자 처리해야 할 것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서 여러 행정적인 업무까지 아우르고 있는데, 힘에 부치진 않아요?

 

인디펜던트의 단점이라 말하는 그런 일련의 업무들이 물론 혼자 다 해내기엔 어려운 일들이긴 하지만 ‘못할 일은 아니다’. 딱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웃음)

 

인터뷰도 어느덧 막바지입니다. 차기작을 비롯해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활동과 조금씩 병행하면서 꾸준히 신곡을 작업하고 있고요. 정규 앨범 단위의 규모 있는 앨범에 관해서도 항상 고민 중이에요. 코로나로 해외 활동에 여러모로 제약이 있지만, 내년에는 해외 페스티벌을 비롯해서 더 넓은 음악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Interview | 키치킴

전진희 (Jeon Jin Hee)

 

전진희의 새로운 도전

 


2집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라는 앨범 제목부터 새 EP의 제목, 타이틀곡 ‘여름밤에 우리’까지 전진희의 최근 음악에는 유독 ‘여름’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전진희의 새 앨범 [summer,night]의 댓글에 “짙은 여름색 전진희”, “여름엔 전진희, 겨울엔 강아솔”과 같은 내용이 달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심지어 어떤 이는 “싫어하던 여름도 좋아졌어요”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전진희는 여름에 관하여 “정말 싫은 계절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이 사랑을 이야기하는 타이틀곡 ‘여름밤에 우리’에 대해서는 “울컥하게 만드는 곡”이라고 설명한다.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답이지만, 아래의 인터뷰를 끝까지 읽고 나면 그의 말이 어떤 의도였는지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연주 앨범 [Breathing]과 음악 동아리 ‘작은평화’의 추후 계획 그리고 전진희가 준비하고 있는 ‘비밀 프로젝트’까지 그의 팬이라면 놓치면 안 될 내용이 가득하다.

 


 

 

지난 7월 1일에 EP [summer,night]이 발매됐죠. 그때와 지금은 날씨도, 상황도 많은 게 바뀌었는데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금까지 앨범을 많이 냈는데 그중에서도 반응이 뜨거웠어요. 섭외부터 동료, 팬분들의 피드백까지 연락을 많이 받았거든요. 발매 당시의 날씨가 ‘rain, summer, night’이나 ‘night’를 듣기 좀 그랬다면, 지금은 딱 좋아진 것 같아요.

 

EP [summer,night]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여름밤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취와 기분을 담고 싶었어요. 어느 날 돌아보니 제가 여름에 관해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름에 관한 곡이 쌓였어요. 그것들을 나중에 정규 앨범에 잘 섞어서 풀 것인지 아니면 한 번에 모을 것인지 고민하다가 모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완성된 앨범을 듣다 보면 여름밤의 심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기분이 들어서 재밌네요.

 

 

이번 EP도 그렇고 전진희 님의 음악에서는 ‘여름’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더라고요. 여름을 좋아하시나요?

 

사실 여름은 정말 싫은 계절이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을 ‘비수기’라고 표현하곤 했을 정도예요. 여름에는 발라드 듣기 싫어지잖아요. 저 같아도 무더운 날씨에 지치고 진이 빠지면 흥을 돋워주거나 살랑살랑 흔들 수 있는 음악을 들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여름이 비수기가 아닐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꽂혔어요. 나도 여름을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동시에 싫은 것 투성이였던 여름이 끝나는 게 서운하다는 생각이 몇 해에 걸쳐서 들었어요. 잠도 안 오고, 에어컨 바람은 너무 싫고, 버틴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여름이 9월 1주 차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확 끝나버리잖아요. 이런 점이 어쩌면 사랑이나 감정, 세월같이 지나가 버린 것들과 되게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당시에는 견디느라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까 아름다운 거예요. 쨍한 햇빛과 살아있는 것 같은 나뭇잎의 색, 비 내린 후의 하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하늘의 색은 여름에만 볼 수 있던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더 여름에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타이틀곡 ‘여름밤에 우리’는 그런 내용이 담겨 있겠네요.

 

‘여름밤에 우리’를 만들면서 느리고 슬픈 음악을 만들 때보다 더 울컥한 감정을 느꼈어요. 제가 솔로로 낸 곡 중에서 BPM도 가장 빠르고, 신나고 밝은 느낌인데도 곡이 완성될수록 이상하게 울컥하더라고요. 듣다가 차 안에서 눈물이 흐르기도 했고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이 곡은 결국 여름밤이 그리워서 만든 곡인 것 같아요. 제가 젊었던 때에는 젊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그러다 서른이 훌쩍 넘은 시점부터 ‘끝나버린 건가? 생이라는 게 사실 이때 끝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벽을 마주친 것 같았어요. 인생이라는 게 고독한 게 아닌가 싶었고요. 그런 감정에 휩싸였을 때가 이 곡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젊은 날의 젊음에 대해 곱씹고, 생각하고, 지금은 어떤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 곡의 가사가 나오고, 멜로디가 나오고 또 사운드가 나오게 된 거죠.

 

 

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앨범 아트워크도 비슷한 맥락일까요?

 

사람들이 ‘여름밤에 우리’를 듣고 나서 밝고 반짝이는 여름밤의 이미지가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거든요. 근데 제게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지금 앨범 아트워크 사진을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 고독하고 차가운 여름밤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리운 ‘여름밤’이 가사와 멜로디에서 드러났다면 ‘우리’라는 부분은 wave to earth의 피처링으로 구현된 것 같아요. 전진희 님의 목소리 위로 피처링 게스트의 목소리가 쌓이는 방식으로요.

 

편곡자인 김다니엘 씨의 의도였어요. 제가 노래를 다 부른 뒤에 김다니엘 씨가 어느 부분을 맡을지 고민을 많이 했죠. 아무리 생각해도 제 목소리가 빠지면 좀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목소리는 중심으로 가고, wave to earth의 목소리가 작게 등장해서 뒤로 갈수록 존재감이 점점 커지는 식으로 완성이 됐어요. 저는 그게 정말로 너무 좋았어요. 그 다이내믹 때문에 울컥했던 것 같아요. 제가 혼자였던 날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때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였으니까요. 다 같이 있는 그림이 그려지면서 어디론가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사운드에서는 넓게 퍼져있는 소리에서 여름밤의 정취가 표현된 것 같아요.

 

믹스할 때도 와이드한 사운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죠. 저도 소리 톤에서 장면이 그려지는 걸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역시 저보다는 편곡을 해준 김다니엘이 더 많이 고민했겠죠. (웃음)

 

전진희 님의 지난 음악들을 좋아하시던 분들은 ‘여름밤에 우리’를 듣고 당황하셨을 것 같아요.

 

제 목소리는 전혀 록이 아니지만, 어쨌든 피아노라는 주체를 조금 벗어났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피아노가 저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면, 제가 자주 듣는 음악은 원래 이런 음악이거든요. 피아노 위주나 슬픈 곡을 찾아 듣는다기보다는 얼터너티브한 음악을 항상 곁에 두고 있어요. 사운드를 유심히 연구해보기도 하고요. 실제로 wave to earth가 하는 음악의 사운드를 정말 사랑해요. 음악을 듣자마자 이 친구들한테 연락해야겠다 싶었어요.

 

 

어떻게 본다면 사랑하는 그 소리를 표현할 기회가 적었던 거네요.

 

1집 [피아노와 목소리]는 제목 그대로 피아노와 목소리로만 만들겠다고 스스로 약속을 했었어요. 2집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에서부터 제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던 것 같아요. ‘낮달’에는 그런 시도가 담겨 있고요. 들어보시면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레이어가 되어 있어요. 제가 좋아하고, 추구하고 싶은 사운드를 조금씩 건드려본 거예요.

 

말씀해주신 ‘본질’이란 무엇인가요?

 

제 본질은 피아노에 있다고 생각해요. 피아노 연주로만 구성된 ‘rain, summer, night’를 1번에, 피아노와 목소리로 구성된 ‘night’를 마지막에 넣은 이유도 비슷해요. 저에게도 모험이었어요. ‘여름밤에 우리’는 여름과 당연히 어울릴 거로 생각했는데, 나머지 두 곡은 자투리 곡이 될 것 같아서 속상했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비 오는 날이나 여름밤의 감정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생각보다 여름을 고독하게 보내시는 분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night’가 끝난 뒤 앨범을 연이어 들으면 세 곡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묻어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rain, summer, night’는 저의 본질이고 ‘여름밤에 우리’는 제가 조금 더 시도해보고 싶은 거예요. ‘night’는 1집 [피아노와 목소리]와 2집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를 만들 때의 제 기분과 관련이 있고요. 그래서 세 곡을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었어요. 세 곡이면 싱글 사이즈인데 EP라고 이야기한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인트로, 아웃트로의 개념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이 확실하게 담겨있는 것 같았거든요.

 

한편으로 ‘rain, summer, night’는 지난 연주 앨범 [Breathing]과 연결되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요.

 

의도했어요. 친구들은 제게 ‘rain, summer, night’가 아깝다고, 앨범에 안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거든요. 다른 연주곡을 모아서 두 번째 연주 앨범에 수록하는 게 어떻겠냐고요. 저도 ‘여름밤에 우리’ 앞뒤로 이 곡들을 섞으면 이도 저도 아닌 앨범이 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저다운 앨범이 될지에 관한 고민이 있었죠. 발매 3주 전까지도 고민하다가 수록하기로 마음을 굳혔어요. 결과적으로 잘했다 싶어요.

 

 

[Breathing]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당시 앨범을 ‘살려고 만든 앨범’이라고 언급하셨었는데요. 앨범을 만드는 과정이 회복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현재진행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앨범을 냈던 당시에는 인터뷰나 기사에서 마치 회복이 다 된 것처럼 나왔었는데요.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내가 이 정도까지 이야기하고 다녔으면 당연히 회복해야지” 같은 식으로요. 저 자신에게도 ‘회복이 됐다’라고 되뇌었고요. 근데 사람이 쉽지 않더라고요. 다시 돌아간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현재진행형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어쨌든 회복하려고 앨범을 만든 것은 맞아요.

 

[Breathing]은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시던 연주곡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죠. 회복을 위해 연주를 하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따지자면 제게는 [Breathing]에 들어가 있는 곡들을 만들고, 연주하는 게 가장 자연스러워요. 그 앨범은 애를 써서 만든 게 아니라 뱉듯이 나온 앨범이거든요. 늘 가사가 있는 음악을 발표해왔지만, 사실은 그게 저인 거예요. 지금까지 연주 앨범을 내지 않았던 이유는 일단 제게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재즈 연주에 가까운 방향으로 앨범을 만들까 싶다가도, 제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은 [Breathing]에 수록된 곡들이니까요. 그러다 제 안에서 확신이 생겼을 때쯤 [Breathing]이 나왔죠. 가사와 노래가 있는 곡들이 먼저 나오면서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제 시초는 [Breathing]처럼 피아노로 표현된 곡들이에요. 지금도 쌓여있는 연주곡들이 많아요. 언젠가 자연스럽게 또 다른 연주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뱉듯이 나온 앨범’이라는 점에서 [Breathing]도 일종의 재즈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정말 존경하는, 재즈를 하시는 교수님이 제게 “[Breathing]도 재즈 아냐? 다 즉흥으로 한 거라면서”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재즈라는 장르에 대해 더 많은 연구와 자기 단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재즈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난 6월에도 사운드클라우드에 ‘Breathing in June’을 업로드하셨어요. 처음 업로드할 때와 지금은 심정이나 상태가 많이 다르실 것 같아요.

 

상황은 확실히 다르긴 하죠. 그런데 저라는 사람은 변함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여전히 요동치는 감정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저를 덮치고 먹어 삼킬 것 같은, 좋지 않은 감정들을 이겨내려고 어떻게든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 6월의 호흡에는 아마도 그런 마음이 담겨 있었겠죠.

 

[Breathing]에는 어떤 음악이 담겨있나요?

 

당시 저는 음악적으로 저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지쳐있었어요. 평생 열심히 연습하고, 음악을 만들고, 일하며 살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증명해야 하나 싶었어요. 제가 왜 증명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고요. [Breathing]은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음악이에요.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들이거든요.

 

전진희라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담겨있는 게 가장 중요했던 것이네요.

 

자연스러움이라는 의도와는 달라서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다가 지운 음악들도 있어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다 보니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저도 곡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느껴지더라고요. 매달 호흡하겠다고 했는데 어쩌지 싶어서 30일, 31일 밤에 뭐라도 해보겠다고 피아노 앞에 앉은 적도 있어요. (웃음) 그렇게 억지스럽게 나온 곡들은 올렸다가 지우고, 지우지 않더라도 앨범에는 넣지 않았어요.

 

 

[Breathing]은 ‘Breathing in January’부터 ‘Breathing in December’까지 내림차순으로 구성되어 있죠.

 

아무래도 12개월을 넣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았어요. 제가 이걸 4월에 시작했으니 4월부터 시작하는 게 맞지 않나 싶었는데 그래도 1월부터 12월까지 순서대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수록곡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조회수였어요. 7월, 10월이 가장 높았고요. 10월은 ‘Breathing in October’입니다. ‘Breathing in October Ⅱ’는 그냥 제가 좋아해서 넣었어요. 하나만 넣어도 되는데, 그렇다고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첫 번째 10월을 뺄 수는 없잖아요.

 

타이틀곡이 ‘Breathing in September’인 것도 조회수의 영향인가요?

 

아니요. 그냥 제가 제일 좋아해서 골랐어요. 생각해보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타이틀곡을 잘 안 들었거든요. 같은 가수를 이야기해도 저는 9번, 10번 같은 자투리 곡 좋아하고, 정작 타이틀곡은 못 외웠어요. [Breathing]도 ‘Breathing in October’가 청취수가 가장 많으니 타이틀곡으로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제가 밀어붙였죠. 후회하고 있어요. (웃음)

 

본인을 기록하는 식으로 만든 곡이라면,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담겨있을 것 같기도 해요.

 

‘Breathing in October’는 불안장애가 생긴 첫해에 쓴 곡이고 ‘Breathing in October Ⅱ’는 두 번째 해에 쓴 곡이거든요. 1년의 세월이 흘러서인지 곡의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첫 번째는 10월의 덥기도, 춥기도 한 쓸쓸한 날씨 있잖아요. 병원에서 나와서 그 날씨 속을 천천히, 무겁게 걷는 느낌이라면 두 번째의 10월은 조금 가볍고 산뜻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지금도 계속 기록하고 계시죠.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걸 3년이나 할 필요는 없잖아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요. 근데 댓글이 꽤 달려요. 제가 정식으로 발매한 앨범들보다 더 날 것의 댓글이요. 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오고요. 이 음악들이 사람들의 날 것 같은 마음을 꺼낼 수 있나보다 싶어요. 동시에 2018년과 2021년의 7월은 완전히 다르잖아요. 어쨌든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리라면 아무 욕심 없이 기록하자는 생각으로 한 것 같기도 해요. 앨범도 아무 욕심 없이 만들었으니까요.

 

아티스트로서 꾸준함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게 있으신 걸까 싶었어요.

 

책임감으로 하면 못할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다른 얘기지만, 앨범도 즉흥적으로 내요. 언제부터 앨범을 만들고 이때쯤 내야겠다는 계획을 짜고 움직이지 않아요. [summer,night]도 발매 한 달 반 전에 계획을 세우고 무작정 날짜를 여쭤봤어요. 진상 고객 같은 거죠. (웃음) ‘낮달’도 그랬고요. 하고 싶어서, 내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에요.

 

 

전진희 님의 앨범을 즐기는 또 다른 방식이 앨범에 수록된 에세이인 것 같아요. [낮달]과 [summer,night]에 수록된 글을 모두 즐겁게 읽었어요. 이렇게 매번 에세이를 요청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도 에세이를 좋아해요. 제 음악을 듣고 무언가 떠오른다고 말씀하시는 피드백을 되게 감사히 여기고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박선아 작가님과 좋아하는 뮤지션인 이아립에게 부탁했어요. 둘의 글 쓰는 스타일을 알고 있으니까 믿고 맡겼죠. 저는 자기검열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저를 알고, 제게 애정을 주는 사람들이 보는 ‘제가 모르는 저’를 보는 일이 너무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디어에 비춰진 전진희 님과 실제 전진희 님의 성격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글을 써주신 두 분은 그런 전진희 님의 모습을 알고 계셔서 그런 글을 쓸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어지네요.

 

대부분 저를 참하고, 조용하고 우아한 사람일 거로 생각하시는 그렇지 않거든요. 제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 속 저는 철이 없고 웃음이 많은, 애 같은 유형에 가까워요. 그런데 워낙 고요하고 슬픈 노래들을 쓰다 보니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강아솔, 박현서, 신온유 님과 작은평화라는 음악 동아리를 하고 계시죠. 우선, 왜 동아리인가요?

 

상업적인 느낌이 들지 않기를 바랐어요. 작은평화로 큰 업적을 만들고 돈을 벌기보다는 우리를 위해 모였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고요. 모였을 때 부담스럽지 않고 기분이 좋았으면 했기도 하고요.

 

작은평화라는 이름은 하비누아주의 곡에서 따온 거겠죠?

 

강아솔이 작은평화라는 단어가 너무 좋았대요. 동아리의 취지에도 딱 맞는 것 같다며 이름으로 써도 되겠냐고 묻더라고요.

 

작은평화의 첫 번째 싱글은 ‘메리 크리스마스’였죠.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요?

 

[여름의 마음]이라는 제목의 싱글을 8월 중에 내려고 해요. 수록곡은 두 곡이고요. 제가 아닌 나머지 두 명이 곡을 쓰고 있어요. 공연도 준비하고 있어요.

 

 

 

2018년에 이설아 님과 함께 만든 곡 제목은 ‘크리스마스의 추억이’였어요. 언젠가 전진희 님이 홀로 이야기하는 크리스마스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요?

 

비밀인데… 사실 크리스마스 캐럴을 편곡한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싶어서 계획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때 꺼내 듣고 싶게 만들고 싶어요.

 

[summer,night]의 발매 공연도 준비되어 있죠.

 

예매가 끝났고 8월 중에 열려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에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 이상 공연을 할 것 같아요.

 

그 외의 여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기타리스트 임헌일 오빠와 함께 만든 싱글 “울어도 돼요”가 7월 19일에 나와요. 8월에는 제 공연이 있고, <제2회 자라섬 온라인 올라잇 재즈 페스티벌>에 출연하고요. 작은평화 앨범이 나오고 나면 여름이 끝나있겠네요.

 

꽉 찬 여름이네요. 전혀 비수기가 아닌걸요.

 

학기 중에는 출강을 하다 보니 음악에 목말라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음악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인데 학기 중에는 해야 하는 일들이 있으니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것도 있어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하고 있죠. 너무 신나요.

 

마지막으로, 전진희 님의 음악 중 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추천하고 싶은 곡들이 있나요?

 

아무래도 “여름밤에 우리”인 것 같아요. 힘든 것들을 잠깐이라도 잊었으면 좋겠다  싶어 만든 곡이기 때문에 들으시며 환기를 하면 어떨까요. 한편으로 제가 요즘 요가를 다니는데, 선생님이 항상 [Breathing] 앨범을 틀어두셔요. 사실 저는 되게 민망했거든요. 처음에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상황에 되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걸 보고 ‘숨쉬기 좋은 음악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힘들고, 화가 많이 나고, 지치고, 갈 데까지 간 것 같은데 더 심한 것들이 남아있는 요즘이잖아요. 그럴 때 차분하게 숨 쉴 수 있는 [Breathing]을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누워서 쉰다고 생각하시면 좋겠네요.

 


 

Interview | 심은보 (VISL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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